일요일을 맞아 모처럼 여유 있게 앉아 글작업을 좀 했다.
눈도 침침하고 허리도 아파 중단하고 TV를 켜 채널을 돌려본다.
그러다 MBC-ON이란 채널에서 멈춘다.
참 오랜만에 ‘전원일기’의 장면이 나와서다.
그러니까 80년대 내가 서른 즈음부터 즐겨 보았던 전원일기.
그리고 오십 즈음까지 그 드라마를 보며 웃고 울기도 했었다.
아무리 도회지에 산다 해도 영원한 촌놈의 뿌리는 변하지 못했다.
최불암, 김혜자, 정애란, 김용건, 고두심, 유인촌, 박순천, 남성진,
일용엄니로 굳어진 김수미, 극중 어머니 보다 실제 나이가 더 많은
아들 박은수, 그리고 본명보다는 응삼이로 더 잘 알려진 박윤배.
연예인 이름을 거의 외지 못하는 나도 전원일기 출연진들은 다 안다.
그만큼 나의 내재된 향수와 그들의 연기력이 맞아 떨어진 탓일 게다.
지금은 도회지에서 살지만 태어난 곳은 농촌인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도회지로 나와 살기 위해 앞만 보며 뛰어야만 했다.
그러다 ‘전원일기’를 보며 잠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
고향의 부모님도 생각하고 마을 친구들도 그려보았을 것이다.
이제 나도 정말 나이를 먹긴 먹었나보다.
현재와는 많이 동떨어진 스토리임에도 다시 봐도 꽤나 정겹다.
그리고 전원일기를 다시 보면서 은근히 하나의 욕심도 생긴다.
내가 다시 촌으로 돌아가 삶의 터를 잡게 되면 직접 보고 느끼는
감정을 토대로 ‘새로운 전원일기’라도 한번 그려보면 어떨까 하는 욕심.
늘 뜬구름 잡는 망상에 젖어 살지만 그게 팔자라면 도리가 없다.
또 이렇게 2021년 9월 12일 일요일 하루가 저물어간다.
2021. 9. 12. 淸鄕
첫댓글 전원일기 고향의 향내가 나는 드라마 저도 보고 자랐습니다.
아마 지금 중장년 세대들 중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도 가끔 채널돌리다보면 마주하게되죠.시청믄 안 하지만~~
나이든 세대들 대부분이 고향떠나 타향살이를 하기에 전원일기가 인기몰이를 했던것같습니다.
대리만족 이였겠죠
몇 편 이어 하기에 한참을 보았습니다.
여전히 정감은 가더군요.
요새 TV를 보면 어느 방송이 히트쳤다하면 따라하기에 정신줄을 놓더군요. 그러니 프로그램이 온통 가요,팝, 어눌하거나 한물간 노땅급 애들 망가지며 나오는 예능, 등으로 도배되고 광고가 수시로 튀어나와 짜증납니다.
볼 만한 프로 뒤지다 보면 돈 달라하니 또 짜증!
시청률 높이는 걸 해야 광고수입 올리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겠죠.
전원일기를 보면 인간과 향수를 떠오르게 해서 좋지요.
전 농막에 TV 없이 지내는데 점점
휴식시간을 늘려가게 되고, 책 보다 눈 비비는 횟수가 잦아지니 하나 놔?말아? 하며 왔다갔다 합니다.
바보상자 없이 사는 분들도 꽤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정 무료하실 때 잠시라도 볼 수 있도록 한 대 놓으심도 나쁘진 않을 듯...
나도. 늙었네. 생각이. 듭니다
ㅎㅎ 그러신가요?
tv채널이 아마 190여개 되는거같아요.300번대도 있는거 갔기도 합니다. 엄청나게 많더군요.
그중에보는채널 5개 미만.
요즘은 그나마 tv안 켜는날이 더 많은거 갔습니다.
밤에 잠못 이룰때 가끔 tv켜 채널 이동하다보면 전원일기"재방송 해주더군요.
볼때면 아주 먼 옛날 생각이 납니다.
그 많은 채널들이 다 돈이 되긴 되는지 저도 의아스럽긴 합니다.
일반인들은 고작 스무 개 정도의 채널만 볼 텐데 말입니다.
한창 바쁘실 텐데 댓글까지 주시니 고맙습니다.
정감어린 프로이기에 채널돌리다 가끔씩 보게 됩니다ㆍ
꼰지님도 가끔 보시는 모양입니다.
오늘은 새벽 취기에 하루 휴가 내고 농땡이 부리고 있습니다. ㅎㅎ
@청향/정연균 가끔은 그렇게라도 쉬어가세요ㆍ저도 눈만뜨면 집ㆍ밭만오가다 가끔은 느긋하게 늑장도 부린답니다ㆍ
유인촌은 장관안 했으면 좋았을것을 멍박 개가되여 오점을 남긴 사례가 인생에 오점같습니다
벼슬을 신중하게 받으면 가문의 영광이 되고
아무 생각 없이 덥석 받으면 오명만 남게 되겠지요.
전원일기~
우리 세대면 거의가 알고 있을것 같아요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 다시 한다는데 한번도 본적은 없어요
아주 오래 전 영상이라 화질은 좋지 않더군요.
물론 예전에 소리님도 즐겨 보셨을 줄 압니다.
황순원의
소나기가
자꾸 오버랩됬던 기억이 있어
좋아하는 프로입니다
꾸밈 없는 그들의 연기력도 한몫 했던 드라마지요.
추석 앞입니다.
늘 편안한 하루하루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