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마로니에 공원을 거닐었습니다
삶과의 싸움을 시작한 사람과 그 아내
그리고 나 세사람이 운동을 빌미로
공원길을 조금은 힘들게 올라갔습니다
지켜보는 이 마음을 아는듯 날은 포근했고
그리고 점심을 위해 찾아간 음식점은
오리전문식당인 '또오리' 였습니다
모처럼 반주를 곁들여 낮술을 한 잔했고
나오는 길엔 일부러 인삿말을 남겼습니다
'안녕히가세요' 아닌 또오시라 말 하라고
그랬는데 그랬었는데..
그리고 6년이 지나갔습니다
밤이 오면 하루의 영상이 지나가고
모든 시름이 잠든다
사랑하던 흔적 이별의 몸짓
아가의 울음도 모두 평온하다
밤 별과 달 길목을 지켜선 가로등은
침묵하고 서 있다
고요한 꽃은 엽서를 띄운다
우리에겐
기다리는 희망의 물결이 다가옴으로
하늘에선 이슬을 날리신다
낙토를 향한 낙타의 행렬이 즐비하다
믿음따라 그대들 아침이 오면 우리는
마로니에 거리를 마주할 것이다
/ 최호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