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 루카 10,1-9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 하고 말하여라.”
유럽인들 중에 아메리카 대륙을 처음으로 발견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아마 많은 이들이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라고 답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메리카 대륙의 최초 발견자는 '아메리고 베스푸치'입니다. '아메리카'라는 대륙명 자체가 그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것이지요. 콜럼버스는 새로운 대륙을 찾겠다는 목표로 대양을 건넜지만 결과적으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아메리카 대륙하면 콜럼버스를 떠올리는 이유는 '전기 작가' 때문입니다. 베스푸치에게는 자기 삶의 여정을 기록해줄 전기 작가가 따로 없었지만, 콜럼버스에게는 훌륭한 전기 작가가 있었던 겁니다. 바로 그의 아들 '디에고 콜럼버스'입니다. 디에고는 자기 아버지가 신대륙을 발견하는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므로 마땅히 그 공로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런 마음가짐으로 아버지의 삶을 기록하는 일에 최선을 다 했습니다. 그런 그의 노고 덕분에 오늘날 많은 이들이 콜럼버스의 항해여정을 접하며 그를 위대한 탐험가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가 오늘 기념하는 '성 루카' 복음사가가 교회의 역사 안에서 디에고와 같은 역할을 했던 사람입니다. 그는 바오로 사도와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예수님에 대한 방대한 양의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여 복음서를 집필했습니다. 또한 다른 복음서에는 제대로 기록되어 있지 않은 성모 마리아의 잉태와 출산 과정, 그리고 예수님의 유년시절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록하였고, 특별히 힘 없고 가난한 이들, 사회적으로 무시당하고 핍박받는 이방인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베풀어주신 큰 은총과 사랑에 대해, 그리고 그 은총과 사랑 덕분에 믿음이 깊어지고 구원받는 그들의 모습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한편 사도들이 복음을 전하는 과정을 '사도행전'으로 기록함으로써 예수님이 선포하신 구원의 기쁜 소식이 사람들 사이에서 어떻게 퍼져나갔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이와 같은 루카 복음 사가의 노력을 통해 우리는 예수님의 삶에 대해, 그분께서 보여주신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보다 풍요롭게 접할 수 있는 것이지요.
우리가 오늘 성 루카 복음사가의 축일을 지내는 것은 그분의 삶을 본받기 위함입니다. 루카 복음사가가 '글 쓰기'라는 탈렌트를 활용하여 복음을 선포했듯, 세례를 받아 그리스도인이 된 우리는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고유한 탈렌트를 활용하여 삶으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퍼뜨리고 복음을 선포하는 '선교 사명'을 충실히 수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힘들고 지친 이들을 다정한 말과 따뜻한 손길로 보듬고 위로하는 것은 복음을 선포하는 일입니다. 나에게 잘못한 이를 기꺼이 용서하고 그를 위해 기도하며 더 나아가 그를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복음을 실천하는 일입니다. 그렇게 더 큰 이해와 용서, 더 큰 사랑과 자비로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여 하나되면 이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의 기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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