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로 일기장을 받다니!
이젠 별게 다 생기는군.
"사랑스런 조카 보아야!일기장은 내가 너만 할때 나의 가장 중요한 동반자 였단다."
라는 글과 함께 도착한 고모의 선물‥‥‥.
그것은 진짜 일기장이였다.
하긴,고모가 이제까지 보내주셨던 촌스러운 잠옷보다는 낫다고 할 수도 있겠군.
일기장 겉표지에는 잔잔한 꽃무늬가 그려져 있다.아기 곰이나 아기 고양이 무늬의 잠옷 등을 보내던 고모의 취향이 드디어 발전되는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고모가 보내주신 일기장을 보고 엄마는 감동한 목소리로 수선을 떠신다.
"보아야,너희 고모가 이번에는 정말로 멋진 것을 보내셨구나,세상에 아직까지 이런 게 있다니,"
나는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요즘 같이 컴퓨터가 널려 있는 세상에 도대체 누가 일기를 쓴담? 침대 머리맟 서랍장에 일기를 놔두는 사람은 이제 어무도 없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머리맡에 서랍장이 달린 구식 침대를 쓰는 사람조차도 없잖아.
요즘 엄마들은 자기 딸들의 뭔가 비밀스러운 구석을 캐내기 위해선 일기장이 아니라 은밀한 곳에 숨겨둔 디스켓을 찾아내야 할 정도로 시대가 바뀌고 있다구.그런 위험 때문에 패스워드가 필요한거지.
뛰어난 컴퓨터 실력을 갖춘 부모들 수가 점점 늘고 있기는 하지만.
자녀들이 학교에서 인생을 위하여 머리에 쥐가 나도록 공부하는 그 시간에, 컴퓨터 앞에 앉아 자식들에게는 그토록 못 하게 하던 바로 그 컴퓨터 게임을 하는 부모들도 있고‥‥‥.
그건 그렇고,이 일기장을 어떻게 하지?
고모는,
"일기장에 너만 알고 있어야 할 일들을 써 넣으렴."
이라고 쪽지에 써놓으셨다.
전혀 나한테는 해당사항이 없는 말씀이다. 내 인생엔 나만 알고 있어야 할 일들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내 인생은 활짝 펼쳐진 책이나 마찬가지이다. 속이 훤히 다 드러나 있다는 뜻이다.
세상에서 제일로 성가신 여동생이 하나 있고, 세상에서 제일로 덜렁대는 엄마가 있고,세상에서 제일로 멍청한 반 친구들이 있는 엄청 따분한 인생이다.
이런 건 누구에게도 숨길 필요가 없는 일이잖아?
고로 난 일기장이 필요없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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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좋아하는 작가 호르텐제 울리히님의
소설인데요,-_-//
이름만 바꿔서 쓴답니다.
첫댓글 다닥 붙어쓰니깐,, 보기싫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