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8일 오늘 딱 아래의 시와 같은 날입니다.
이 무더위, 지구 이상기온 그거 아닌거 같습니다.
뭐 옛날에도 이랬구먼
이분 시집 보면
이렇게 덥다가
장마
지겨운 비
... 우리와 같네요.
우린 선풍기, 에어컨 있구먼
이분들 어쩜 좋대 ...
동주집 시집 제5권 / 시(詩)○철성록5(鐵城錄五)
가뭄 속의 더위〔旱熱〕
여름이라 사람도 더위에 시달리는데 / 暑月人氣燥
끔찍하게도 가뭄까지 만났네 / 兇遭旱魃纏
옷 풀어 헤치고 자리에 쓰러지니 / 披衣偃枕席
뜨거운 열기가 밤낮으로 달달 볶네 / 膏火日夜煎
찬 샘물이 오래도록 맑은 소리 내며 솟아 / 寒泉舊漱玉
이 닦으면 얼음과 눈처럼 시원하더니 / 滌齒氷雪鮮
더운 물결이 탕처럼 끓어 / 炎波沸如湯
바짝 마르기 직전이네 / 枯涸在目前
헤엄치던 물고기는 지느러미 말라붙었고 / 游魚鬐鬣焦
풀과 나무에서는 연기가 피려 하네 / 草木欲生煙
나는 한가한 사람이라 바깥일 없어서 / 我閑無外事
편한 대로 지내는데도 / 動靜隨所便
오히려 삼복더위 만나 / 尙當三伏際
무더위에 계속 시달리네 / 執熱浩沈綿
생각해 보니 호미 멘 농부들 / 言念荷鋤夫
등짝 구워져 김매던 밭에서 죽을 지경이겠지 / 炙背死耘田
하늘이 백성들에게 야박하여 / 皇穹薄下民
재앙이 해마다 이어지네 / 降災莽連年
썩어 문드러지게 하는 혹독함도 마다 않지만 / 不辭糜爛酷
어떻게 백 전의 수확을 보겠는가 / 何以瞻百廛
큰 화로와 구렁에서 / 洪壚與溝壑
목숨 다하리니 먼저나 나중이나 마찬가지 / 畢命等後先
누리와 마디충마저 사납게 기승부리는데 / 蝗螟助虐戾
뜨거운 불꽃만 붉게 빛나네 / 烈焰徒赫然
안타깝다 밭두둑의 보리 / 惜哉壟上麥
참담하게 한해 농사 망쳤네 / 慘慘歲功捐
바라노니 선갈의 인정 들리고 / 願聞扇暍仁
〈운한편〉 베풀어졌으면 / 兼陳雲漢篇
살랑살랑 만 리의 바람 불어와 / 颯颯萬里風
휙휙 남쪽 두렁에 뿌렸으면 / 飄颻洒南阡
단비 내려 벼 적셔 주고 / 甘霖濯嘉禾
마른 식물들 무성하게 우거졌으면 / 群槁鬱芊芊
그러면 어찌 다만 오두막 안의 사람만 / 豈惟蓬室內
부른 배 내놓고 잘 수 있을 뿐이랴 / 得遂坦腹眠
떠도는 백성들 모두 생업에 몰두하여 / 流逋各沒業
성덕을 주 선왕에 비겨 노래하리 / 盛德歌周宣
깊은 마음 바로 여기에 있어 / 深衷正在此
멍하니 아득한 하늘만 바라본다 / 悵望冥茫天
[주-D001] 찬 …… 솟아 : 수옥(漱玉)은 샘물이 솟아나며 돌에 부딪칠 때, 옥이 부딪치듯 맑은 소리가 난다는 말이다.
[주-D002] 어떻게 …… 보겠는가 : 가뭄 때문에 수확을 기대할 수 없다는 말이다. 《시경》 〈벌단(伐檀)〉에 “심지 않고 수확하지 않으면, 어떻게 삼백 전의 벼를 수확하랴.〔不稼不穡, 胡取禾三百廛兮.〕”라고 하였다.
[주-D003] 바라노니 …… 베풀어졌으면 : 선정(善政)이 베풀어져서 가뭄으로 고생하는 백성들이 구제되기를 바란 것이다. 선갈(扇暍)은 주 무왕(周武王)이 더위 먹은 사람에게 부채질하여 시원하게 해 주었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淮南子 人間訓》 〈운한(雲漢)〉은 주 선왕(周宣王)이 가뭄이 들자 맑은 날의 밝은 은하수를 바라보며, 비가 오기를 빌었다는 내용의 시이다. 《詩經 雲漢》 여기서부터 군고울천천(群槁鬱芊芊)까지는 실제 상황을 읊은 것이 아니라, 이민구의 바람을 읊은 것이다.
[주-D004] 그러면 …… 노래하리 : 이민구의 바람이 이루어져서 비가 내리게 된다면, 자신만 집안에서 편히 잠잘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백성들도 임금의 성덕(盛德)을 주 선왕(周宣王)에게 비겨 노래하게 되리라고 말한 것이다. 탄복(坦腹)은 뱃살을 드러낸다는 말로, 진(晉)나라 태부(太傅) 치감(郗鑑)이 명문가인 왕도(王導)의 집안에서 사윗감을 고르려고, 자신의 문생(門生)을 왕도의 집에 보냈는데, 다른 신랑감들은 모두 잘 보이려고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있었으나, 왕희지(王羲之)만은 동상(東床)에서 배를 드러내 놓고 태연히 누워 있었으므로, 오히려 그를 사위로 정했다는 고사가 있다. 《世說新語 雅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