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정성으로 너무나 행복합니다”
마량면 수인마을에서 70세된 장애인 딸을 돌보고 있는 90세된 박태례 할머니는 요즘 너무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매년 비가 새고 추위에 떨어야했던 낡은 집이 지난달 새롭게 고쳐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선천적 왜소증(키가 크지 않은 병)을 앓고 있는 딸 김수덕(70)씨의 표정도 많이 밝아졌다.
박씨는 태어나면서 장애가 시작된 딸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해야했다. 10년전 큰아들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생활은 더욱 궁핍해졌다. 딸 앞으로 정부에서 지원되는 40여만원의 보조금이 박씨모녀의 전체 생활비. 각종 공과금과 부식비를 해결하기에 턱없이 모자라는 금액이다.
박씨는 생활비를 마련하기위해 굳은 일을 마다할 수 없었다. 90살의 나이에도 인근 주민들의 밭일을 나가 품팔이를 해야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힘든 생활이 계속됐다.
박씨는 장애인 딸을 놔두고 일을 나서기도 힘든 실정이다. 군동 사랑의집에서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지만 아침, 저녁 식사와 빨래, 청소는 모두 박씨의 차지가 된다. 또한 장시간 집을 비우기도 힘들다.
장애인 딸이 보조기구를 이용해 걸어다닐 수는 있지만 잠시도 박씨의 도움 없이는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박씨가 가장 마음아픈 것은 장애를 앓고 있는 딸에게 뒷바라지를 해주지 못한점이다. 왜소증을 앓고 있는 딸이 점점 몸이 굳어져 가고 청력을 잃어 귀도 들리지 않는 상태가 됐다. 하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에 종합병원 한번 제대로 가보지 못하고 보건소에서 검진을 받는 정도밖에 도움을 주지못한 것이 한평생 박씨의 가슴에 멍으로 남아 있다.
최근 박씨모녀는 이웃주민들에게 사랑을 선물 받았다. 어려운 박씨모녀의 사정을 알게된 군동면 사랑의집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연결해 11평 조립식건물을 새로 만들어줬다.
여기에는 집수리를 맡았던 해남 옥천에 사는 대한기업 조승일사장은 자재대금에 불과한 600만원에 공사를 흔쾌히 승낙했다.
또 군동 사랑의집에서는 이틀에 한번씩 인부들의 식사를 제공했고 마량면사무소 직원들도 현장을 들려 현장 인부들에게 식사를 대접했다.
또한 강진군 여성자원봉사회에서는 새로 만들어진 실내 도배봉사에 참여했고 군동면 사랑의 집 김유웅위원이 싱크대를 지원하는등 이웃들의 사랑으로 박씨모녀집을 채워갔다.
이웃들의 정성에 고마움을 느낄 사이도 없이 박씨는 생활고에 다시 고개를 숙여야했다. 한파가 찾아오면서 보일러를 가동해야하지만 기름값이 없어 방안에는 냉기가 코끝을 시리게 만든다.
박씨는 이제 두툼한 겨울옷을 챙겨 입어야한다. 박씨는 백내장증상으로 점점 시력을 잃어가고 있지만 생활비를 벌기위해 또다시 품팔이에 나서야하기 때문이다.
박씨는 “장애를 앓고 평생을 살아가는 딸을 보면 항상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난다”며 “내가 조금이라도 더 오래살아 딸을 돌볼 수 있다면 소원이 없다”고 울먹였다.
첫댓글 가난한 아름다운 모녀 마음이 아프네요 도와준 고마운분들 복많이 받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