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칠보산 진달래맞이 봄소풍 다녀왔어요”
등산객과 화전(花煎) 나누어 먹으며 칠보산 가꾸기 다짐해
▲ 칠보산 진달래맞이 봄소풍에서 정삼훈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수원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산 1위는 광교산(光敎山), 2위는 칠보산(七寶山)이다. 칠보산이 2위를 차지한 이유를 생각해 본다. 산 정상 높이가 그렇게 높지 않은 238m여서 부부나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등산객이 많다. 1930대부터 조성된 리기다소나무의 오솔길과 솔바람 소리가 일품이다. 날씨가 맑을 때는 제2전망대에서 서해가 바라다보인다. 특히 서수원 시민들에겐 접근성이 좋고 인근 아파트 주민들에겐 숲은 천혜의 공간이다.
3월 30일 아침식사 후 아내와 함께 출발을 서두른다. 10시부터 ‘제3회 칠보산 진달래맞이 봄소풍’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2주 전에 ‘칠보산을 사랑하는 모임’(약칭 칠사모. 회장 정삼훈) 곽한인 총무로부터 행사 예고를 들었다. 우리 부부는 워낙 산을 좋아하고 시간만 나면 들리는 곳이 칠보산이다. 행사 참석 후 칠보산 등산까지 하면 1석2조다. 새해들어 칠보산의 변화 모습도 궁금하다.
오늘 등산코스는 제7코스. 상촌중학교를 지나 무학사(茂鶴寺)로 올라가는 길. 등산로 입구에는 ‘칠보산은 수원의 보배, 우리가 가꾸자’ 일주문이 보인다. 능선 바로 아래에 야생생물 보호구역이 있다. 여기는 환경부가 지정한 야생생물(2급)인 칠보치마를 비롯한 다양한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 회원들이 준비한 화전과 과일
▲ 등산객도 봄소풍에 동참했다.
능선에서 우회전하니 가진바위와 제1전망대가 보인다. 이곳은 해돋이 전망대이자 전망대 주변은 칠사모 회원들이 진달래와 철쭉, 개나리를 가꾸는 곳이다. 진달래꽃은 활짝 피어 우리를 반겨준다. 조금 더 가니 오늘의 행사 장소인 층층나무 쉼터. 회원들과 등산객 수십 명이 모여 봄소풍 진행 중이다.
행사 주관은 칠사모. 진행자는 곽한인 총무. 정삼훈 회장은 인사말에서 “오늘 제3회 봄소풍에 동참해 주신 회원과 등산객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며 “우리가 준비한 진달래 화전(花煎)을 드시면서 봄놀이를 즐기시기 바란다. 우리의 바람은 칠보산이 여러분들의 힐링의 공간이자 자연학습장을 만들어 추억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내빈 축사로 칠사모 회원이자 이 지역 수원시의회 윤경선 의원은 “여러 회원들의 칠보산 가꾸기 자원봉사 활동으로 아름다운 칠보산이 되고 있다”며 “그래서 여러분들이 매우 고마운 것이다. 훌륭한 분들이 계시기에 우리 사회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층층나무 쉼터에 벤치, 평상, 테이블 의자 등을 의회 차원에서 행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 칠사모가 생각하는 칠보산의 바람
▲ 칠사모 임원들 모습. (왼쪽부터) 정삼훈 회장, 고은희 부회장, 선영미 집행위원장, 곽한인 총무
이어 회원들은 준비한 음식을 들면서 그동안의 노고를 상호 격려하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다. 지나가는 등산객들에게 준비한 떡과 과일 등을 대접하면서 칠사모 활동을 홍보하기도 하였다. 동참을 원하는 등산객에게는 신입회원 입회를 권유하기도 하였다.
필자는 작년 8월 e수원뉴스에 ‘칠보산을 사랑하는 모임을 아시나요?’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칠사모 회원들이 칠보산의 진달래와 야생화 단지를 가꾸는 모습을 소개한 것. 이들은 자발적으로 모임을 만들고 회비를 내어 칠보산을 가꾸고 있다. 대부분 60∼70대 회원인데 칠보산에서 수원시 시화(市花)를 심고 가꾸고 있다.
▲ 수원시의회 윤경선 의원 인터뷰 장면
▲ 칠보산 횡단배수로의 정비된 모습
당시 취재 보도 후 수원시 행정이 미처 미치지 못하는 ‘등산로 횡단배수로 흙 제거’에 대해 정삼훈 회장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후 칠보산 능선에 있는 수십 곳의 횡단배수로 어떻게 변했을까? 필자는 두 눈을 의심했다. 야생화 단지에서 칠보산 정상까지 횡단배수로의 흙과 낙엽은 깨끗이 제거되어 있었다. 누가 했을까? 칠사모 어르신들이 직접 삽과 괭이로 작업한 것. 고맙다는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칠사모 회원들이 만들고 가꾸고 있는 야생화 단지에 가 보았다. 낙엽은 말끔히 치워져 있었다. 100여 개의 식물명 팻말이 정비되어 있고 봄을 맞아 새싹이 움트고 있었다. 봄을 맨 먼저 알려 준다는 노오란 복수초가 활짝 피었다. 괴불주머니도 개화했다. 이곳 야생화 단지에서는 식물 공부하면서 소양을 쌓을 수 있다. 힐링의 공간이 된다. 처음 보는 야생화 공부하기에 아주 적합한 장소다. 칠사모 회원들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