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전에.
오늘 새벽에 부름들은 깨셨는지요? 그리고 보름달을 한번 쯤 올려다보셨나요? 오늘 저녁 보름달은 그 노란 빛을 더욱 강하게 발하고 있더군요. 아마도 정월 대보름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의 환한 얼굴빛이 반사되어 그런 것 같았어요.
우리 하늘나라 식구 여러분들 모두, 잘들 보내셨지요? 일년 내내 보름달처럼 환하고 빈틈없이 꽉 들어찬 풍성한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자 그럼, 제 강의부터 보름달처럼 이 강좌 방이 꽉 차도록 부지런을 떨어보겠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지난 시간에 아악의 한 장르 곡으로 소개드린 문묘제례악입니다. 신부님께서 꼬리말로 설명을 해주신 공자님 제사 때 쓰이는 음악이랍니다. 함께 하실까요?
공자님과 문묘제례악(文廟祭禮樂).
문묘제례에서 문묘(文廟)는 문선왕묘(文宣王廟)의 줄임말로, 문선왕은 공자님을 가리킵니다. 공자님은 돌아가신 후에 왕(王)의 칭호를 받으셨지요. 그 공자님을 기리기 위해 만든 사당이 바로 문선왕묘인데요, 이 사당에서 올리는 제례가 바로 문묘제례랍니다. 또 문묘제례에 연주되는 악(樂)이 바로 문묘제례악이 되는거지요.
전에 종묘제례악에 대한 강의 혹시 생각나시나요? 잠깐 그 강의와 음악를 다시 한번 들어보시면, 이 번 강의가 더욱 더 쉽게 이해될 것 같네요. 같은 제례악이므로 절차나 그 연주 형태 등이 거의 같습니다. 물론 반주 음악 자체는 차이가 나지만요...
들어보셨나요? 자 그럼, 문묘제례악에 대한 본격적인 강의로 들어가겠습니다.
문묘에서 연주되는 음악은 기악과 노래 그리고 무용이 어우러지는 종합예술형태인데요, 그 음악의 기원은 지난 시간에 말씀 드린 대로 고려시대 아악(雅樂)의 기원과 같습니다. 그 때의 아악이 바로 제사음악이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기억나시지요? 그러니까 우리나라에 문묘가 들어온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약1,000년 전 정도가 된다는 거예요. 참 오래된 음악이지요? 그 음악이 게다가 중국음악인데,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연주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오히려 중국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역수입(逆輸入) 해가는 실정이니까요...
종묘악(宗廟樂)과 마찬가지로 문묘에 쓰이는 노래는 악장(樂章)이라고 부르고요, 무용은 일무(佾舞)라고 부른답니다. 물론 일무는 문무(文舞)와 무무(武舞)로 나뉘어, 64명이 함께 추는 팔일무이겠지요? 이때 문무는 오른손에 적(翟)과 왼손에 약(籥)을 들고 춤을 추며, 무무(武舞)는 오른손에 척(戚)과 왼손에 간(干)을 들고 춤을 춘답니다. 종묘제례에서와 같아요. 종묘제례악 동영상에서 보신 기억나실 거예요.
음악에 있어서는 종묘악이 5음음계였던 것과는 달리 문묘악은 7음음계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중국음악이므로 중국의 음계 구조에 따랐기 때문이지요. 지난 번 강의에 피리님과 우리음악님께서 올려주신 ‘응안지악’은 문묘제례의 절차 상 첫번째 곡으로 문무와 함께 연주되는 곡이었답니다. 그럼, 잠깐 쉴 겸 ‘응안지악’을 다시 한번 감상해보실까요?
그 음악이 앞 서 들었던 종묘악과 어떻게 다른가요? 가장 두드러진 음악적 현상은 선율선에 대한 가사붙임 일거예요. 우리 종묘악은 가사 한 글자에 여러 음이 사용된다든가 아니면 당김음이 쓰여 리드믹컬하게 들리는 반면, 문묘악은 일자일음(一字一音) 식의 가사 붙임 특징을 보이고 있답니다. 두 곡을 다시 한번 비교하여 들어보시면, 금방 이해가 되실 거예요. 이런 현상이 바로 각 나라의 서로 다른 음악 정서에서 오는 음악적 특성이겠지요?
자, 공자님과 문묘제례악의 관계 잘 아셨죠? 사실 공자님의 유교적 음악관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는데요, 이 강의는 차후로 미루어 놓고 오늘 강의는 이쯤에서 끝을 내야겠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종묘악 강의로 제례악에 대한 선행학습이 되 있으신 상태라서, 오늘 강의는 편하게 따라오실 수 있었으리라 믿습니다. 그럼, 다음 강의 때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음...강신부님께서 성균관대에서 일무를 하셨다는 이야기를 읽었는데...그때 문무를 추셨는지...무무를 추셨는지...궁금해지네요...
어린양님, 안녕하세요? 글쎄요...저도 궁금하네요. 예주님께서 이 방에 들어오시면 답을 주시겠지요? 저도 감사합니다~~
공자님을 기리는 제례때 사용되는 음악이 문묘제례악이었군요.. 예악당 토요상설 연주에서 몇번 제례악을 보기는 했었는데.. 저는 봐도 내용을 잘 모르겠더라구요.. 이렇게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보니 조금더 관심있게 보면 조금쯤 가늠은 할수 있겠다 싶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모니카님, 반갑습니다. 예악당에서 아주 좋은 연주를 보셨군요. 다음에 기회가 있으시면 다시 한번 보세요. 강의를 들으신 후라서 조금은 그 감회가 다를거예요. 감사합니다^^
저도 일무를 강신부님하고 같이 했었는데요..문무와 무무 다 춥니다,....ㅎㅎㅎ 국악고등학교 학생들이 일무를 하거든요.
그러셨군요... 안녕하세요? 우리음악님. 항상 좋은 음악 준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헤정 교수님, 안녕하세여~ 백제졸업한 남경호입니다. 이런 곳에서 뵙게되다니... 참으로 반가움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졸업 후 연락 드리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이곳에서 자주뵙기를 희망합니다.
판소리 전공 경호? 맞지? 반갑구나! 안그래도 근황이 궁금했었는데...그래, 우리 자주 만나자꾸나. 하느님이 마련해 주신 방에서...반가웠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