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 꽃 만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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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중에 주말이 끼면 시내구경을 할 수 있는 좋은 면도 있다. 모처럼 출장 중에 며칠을 더 머물러야했다. 현장을 확인해야하는 곳도 있고 런던과 암스테르담에서 직접 소피아로 날라 오겠다는 사람이 있어서 기다리자니 토요일과 일요일을 피해갈 수 없었다.
일요일 아침산책을 나섰다. 호텔에서 나오면 10여분이면 다 갈 수 있는 곳이라 구경삼아 어제 보지못한 부분을 더 보고 싶었다. 알렉산더 성당은 아침햇살을 받아 더욱 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성당 주위의 공원들은 모두 데이지 하얀 꽃들이 모여 있었다. 하도 많은 꽃들이라 나는 한 송이를 꺾어서 수첩에 넣었다. 잔디에 꼭 달라붙어서 클로버 꽃과 다르고 클로버보다 더 작은 앙증맞은 꽃이다.
호텔로 돌아와 11시 경에 오겠다는 불가리아인 친구를 기다렸다. 그는 그의 막내딸을 데리고 오면서 ‘오늘은 딸을 봐주기로 했다며 인사를 했다. 너무 귀엽다. 첫딸을 열아홉 살 되던 해에 교통사고로 잃어서 작은 딸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다. 나는 아이가 아침에 본 데이지 꽃을 닮았다고 생각되었다.
호수가 아름답다고 하여 산보다 호수로 가보기로 했다. 호수는 많으나 도심에서 약 30분이면 가는 작은 호수라고 하여 따라갔다. 호수는 작은 오창의 호수정도의 크기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낚시를 들고 호숫가에 줄을 서 있었다.
호숫가에서 차나 한잔 하는 줄 알았는데, 낚시를 하러온 모양이었다. 차 안에는 릴낚싯대가 세 개나 들어 있었다. 하나를 더 빌려 모두가 하나씩 낚싯대를 잡았다.
작은 붕어종류이지만 나는 아홉 마리를 잡았다. 잡은 숫자는 내가 1 등이었다. 불가리에서 잡은 물고기를 나는 놓아 줄줄 알았다. 그러나 그는 고기를 모두 챙기고 큰 붕어를 더 사서는 집으로 가져가는 것을 보고 낚시가 취미가 아니라 전문낚시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낚시를 즐기려 왔었다. 그리고 어린 딸에게 잡아서 놓아주었으면 얼마나 좋은 아빠가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호수주변에도 데이지 꽃들이 피어 있었다. 아름다운 꽃 같은 딸이 보는 아빠가 나도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