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서울반도체 성공비결 | |||||||||||||||||||||||||||
5000여개 LED 특허가 핵심역량 | |||||||||||||||||||||||||||
이승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조명용 발광다이오드(LED) 제품의 경우 고객들이 니치아와 소송을 이유로 들어 서울반도체의 조명용 LED 제품 구매를 꺼려왔는데 이 부분이 해소되면서 빠르게 주가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LED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한몫했다. 한국광기술원에 따르면 세계 LED시장은 지난해 214억달러 규모였지만 성능 향상과 응용 분야 확대로 오는 2015년에는 약 1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정부에서도 녹색뉴딜 사업의 일환으로 2012년까지 총 1조3000억원을 투입해 공공시설 조명의 20%를 LED조명으로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주가를 짓누르던 내부 악재가 사라진 데다 LED시장에 대한 성장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서울반도체의 목표주가도 3만원 초반대로 올라갔다. 더군다나 미래에셋의 서울반도체 지분 취득 소식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개인투자자의 추격매수로 주가는 고공행진을 펼쳤다. 단기간 급등하다 보니 자연히 주가가 과대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 근거로 현 주가를 주당 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을 얘기한다. 서울반도체의 올해 실적추정(주당순이익 489원, 주가 2만7500원, 3월 12일 종가 기준) 기준 PER는 56.2배였다. 2010년 추정 주당순이익 928원을 적용해도 PER는 29배에 달한다. 이 정도는 IT거품 때의 일부 급등종목 수준이다. 이를 두고 미래 성장성을 감안하면 “괜찮다”는 의견과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반론이 팽팽히 맞섰다. 상대적으로 투자 여지가 남았다는 분위기가 앞선다. 그 근거는 크게 2가지다. 비결 ① 특허와 기술력 서울반도체의 핵심역량은 기술력에 있다. 이 때문에 값진 특허를 많이 보유한다. 서울반도체는 현재 약 5000여개의 LED 관련 특허와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있다. 특허 확보는 안정적으로 LED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수요소다. LED는 전기, 전자, 광학, 화학, 반도체, 디자인 등 다양한 기술이 집적된 종합부품이다. 이 기술들에 따른 특허도 다양하다. 그렇다 보니 LED는 IT부품 산업 가운데 특허 분쟁이 가장 빈번히 일어난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 LED 업체들은 원천기술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거나 직접 연구를 통해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 서울반도체가 최근 일본 니치아와 특허공유(크로스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사장(56)은 특허분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갔다. 니치아 건에 앞서 회사는 LED업계 2위인 오스람(독일)을 비롯해 크리(미국), 트리도닉(오스트리아) 등과도 특허 공유를 했다. 현재 LED 빅5 업체 중 4개 업체와 특허를 공유했기 때문에 제품 생산에 보다 유리한 입장에 서있다. 백해선 서울반도체 홍보팀장은 “국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세계 업체들과의 특허 공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사는 87년 3월 페어차일드(미국계 반도체 제조업체)에서 근무하던 엔지니어들에 의해 설립됐지만 91년 경영상의 문제로 매물로 나왔다. 이를 이 사장이 인수해 키웠다. 이 사장은 하부조직에 책임과 권한을 과감히 위임해 유연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경영관리를 뜯어고쳤다. 이 사장은 고려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클라호마시티대에서 MBA를 수료했다. 자연히 기술과 경영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났다. 그 결과 회사는 백색 LED에 대한 특허 솔루션을 국내 최초로 확보한 데 이어 2005년에는 세계 최초로 교류(AC)전원용 LED 반도체인 ‘아크리치’를 개발했다. PC나 TV, 형광등 같은 모든 전자제품이 교류를 직류(DC)로 바꾸기 위해 컨버터(변환기)를 써야 하지만, 아크리치는 교류전원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다. 아크리치 개발 이후 서울반도체는 ‘세계적인 기업’이란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미국 경제 주간지 포브스와 비즈니스위크 지는 회사를 ‘아시아 최고의 유망 기업’으로 선정한 데 이어 유럽 최고의 전기·전자 전문 잡지 일렉트로닉지는 아크리치에 최우수 제품상을 수여했다. 비결 ② 양산 수직계열화 둘째, 서울반도체는 LED 양산체계를 수직계열화했다. LED는 크게 칩, 패키지, 모듈 3단계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데 이 모든 공정을 갖추고 있는 기업은 국내에 삼성전기, LG이노텍, 서울반도체 3군데뿐이다. 서울반도체는 LED패키지 제품을 주력으로 만들어오다가 2002년 LED칩 제조 전문 업체인 서울옵토디바이스(SOD) 자회사를 설립했다. 이로써 회사는 LED칩부터 최종 제품인 모듈까지 전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양산체계를 갖췄다. 김도한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LED는 단품이 아니라 고객이 요구하는 색감, 휘도 등 다양한 기술을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전 공정을 다하는 기업이 유리하다”고 말한다. 공정 초기단계로 갈수록 기술 장벽과 부가가치가 높다. 같은 LED 업체라도 품질이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울반도체는 칩 생산체계까지 갖춘 2002년 처음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2841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LED부품 선두업체로 성장했다. 서울반도체는 월 5억개 이상의 LED패키지 생산능력을 갖췄다. 현재 서울반도체는 LED업계에서 국내 1위, 세계 6위(2007년 시장점유율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유영문 LED반도체 조명학회 회장은 “과거엔 칩만 잘 만들고 패키징만 대충해도 시장에 제품이 팔렸지만 지금은 칩부터 패키징, 최종 완성품인 조명시스템까지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야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LED 제품의 기술 수준은 선진국의 80% 수준”이라며 “칩의 성능이나 종류가 단순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R&D와 기술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반도체 주가 전망 / 권성률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 ■ 실적 기대되나 주가 급등 부담
지난해 매출액 중 휴대전화용이 41%, 조명용이 31%로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올해는 TV용으로 영역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조명용은 비중이 더 커지고 휴대전화용은 비중이 더 줄어들 전망이다. TV용은 국내 양대 LED 업체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조명시장의 활성화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만 교류용 반도체 광원인 ‘아크리치’를 개발해 조명용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크리치는 교류전원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다. 현재 유럽 시장 등 선진국 시장에서 반응이 좋다. 실적을 점검해 보면 3월 주문 물량이 기대 이상이어서 1분기에는 사상 최대 매출액이 기대된다. 영업이익도 시장 기대수준인 30억원 이상 충분히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노트북용과 휴대전화용의 주문이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2분기에는 특허소송 비용이 줄어들면서 본격적으로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측은 올해 매출액 3400억원, 영업이익률 8%를 제시하고 있는데 1분기 실적 발표 후 이러한 목표액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2841억원, 영업이익률 -3.5%였다. 서울반도체의 약점이라면 크게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안정적인 전속시장(Captive market)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단일 제품으로 대량 매출을 유발하기가 어렵다. 둘째, TV용 LED 진입이 경쟁사에 비해 다소 늦었다. 셋째, 자회사인 SOD로부터 공급받는 칩의 비율(내재화 비율)이 낮다는 점이다. [김충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