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경복궁으로 돌아오자. 경복궁을 중심으로 서쪽에 자리한 공간이 보이는가. 인왕산과 북악산을 잇는 성곽을 따라가면 자하문이라고도 불리는 창의문과 만난다. 성곽을 경계로 청운동과 부암동이 나뉜다. 성곽 안쪽에 자리한 청운효자동, 통인동, 체부동, 옥인동부터 경복궁역까지, 그러니까 성곽에 안긴 경복궁 서쪽 동네를 '서촌마을'이라 한다. 가만, 익숙한 이름 북촌마을이 보인다. 경복궁 동쪽에 자리했다.
이 대목에서 궁금해진다. 경복궁 서쪽이 서촌이라면, 어째서 경복궁 동쪽 마을을 북촌이라 부를까. 이는 청계천 북쪽에 자리했다고 그리 불렀단다. 북촌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이번에는 경복궁역부터 사직터널 북쪽에 자리한 '서촌'을 중점적으로 살펴보자. 그동안의 역사지식을 모으면 내로라는 권문세가들이 모여 살았다는 북촌, 역관이나 의관 등 전문직 중인이 살았다는 서촌, 그리고 무늬만 양반인 가난한 선비들이 모여 살던 남산골, 조선시대 사대성문 안을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