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인 앨범방에 올라온 무영친구 민들레 사진
두 점을 보며, 민들레 동화 썼던 기억이 나서
올려 둔다.
시간 많은 친구들만 읽어 주세요~~ ㅎㅎ
<민들레>
오월의 날씨 맑은 어느 날, 곧 먼길 떠날 민들레 씨앗들이 미지에로의 여행에 들떠 서로 재잘재잘,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애들아. 너희도 곧 떠날 때가 되었구나. 내 말 좀 듣고 떠나렴."
기대로 들떠있던 씨앗들은 엄마의 목소리에 감추어진 슬픔을 눈치채고는 노란 엄마 얼굴로 시선을 모았습니다.
"엄마가 너희들처럼 길을 나서던 그날이 생각나는구나. 그날도 오늘처럼 이렇게 맑았단다."
하늘을 한번 올려다 본 민들레 엄마가 말을 이었습니다.
"아주 예쁜 여자아이였단다. 다섯 살쯤 되었을까? 우리에게로 다가와 한참을 그 맑은 눈으로 살펴보더니 이렇게 말을 했었지."
"너희들 날고 싶구나.......내가 날려 줄게. 다들 조심해."
그 아이 볼이 사탕을 머금은 듯 빵빵해지더니 푸우~
"우리들은 하늘로 둥실 떠올랐단다. 그 아이의 맑게 웃는 눈과 슬픈 엄마의 얼굴을 보며 실바람에 몸을 실었지. 이별의 슬픔은 아주 잠깐이었고, 미지에 대한 기대로 온 몸을 떨며 하늘로 날아올랐단다."
그 느낌이 어떨지를 음미해보려는 듯 씨앗들은 가만히 눈을 감았습니다.
"더러는 얼마 못 가 떨어져 내렸지. 운이 나쁜 씨앗들은 웅덩이에 고인 채 썩어가고 있는 물위에 떨어지기도 했단다."
"엄마는요?"
궁금함을 참지 못한 씨앗들이 어느새 눈을 뜨고 엄마 민들레에게 물었습니다.
"나는...날다가 날다가 어느 잘생긴 총각의 어깨 위에 내려앉았지."
"그래서요?"
"잘 생긴 총각의 어깨에 앉은 채, 버스도 타고 전철도 타고, 아주 예쁜 꽃들이 만발한 어느 공원에 가게 되었지."
"아하...알았어요. 바로 이 공원에 오게 되었군요."
"그래. 맞았어. 그 잘생긴 총각의 어깨에 앉은 나를 보고 그 총각의 애인이 말하더구나."
"이 민들레 꽃말이 뭔지 알아요?"
"모르는데...뭐지요?"
"민들레 꽃말은 여러 가지인데, 저는 그 중에서 '일편단심'을 좋아해요."
"그날로 여기 잔디밭 모퉁이에 자리를 잡았단다. 뿌리를 내리며 꽃 피울 때를 기다렸지. 세상에는 참 예쁜 꽃들도 많이 있더구나. 너희들도 보았지? 저 수많은 예쁜 꽃들..."
"네~ 부러웠어요~"
"그래 참 부럽지. 그렇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말이야...."
초롱초롱한 눈으로 쳐다보는 씨앗들에게 민들레 엄마가 말해 줍니다.
"저 모든 예쁜 꽃들이 부러워하는 건 바로 너희들이란다. 곧 하늘로 날아오를 너희들 말이야."
씨앗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 피어오릅니다.
"그래서 엄마는 우리들의 꽃말을 이렇게 짓고 싶단다."
"어떻게요?"
"미지에로의 손짓. 어때?"
"좋아요~ 좋아요~"
"저기 너희들을 날려 보내줄 아이 하나가 오고 있구나. 엄마 때처럼 맑고 사랑 가득한 눈을 가진 아이라 분명 너희들을 날려보내 줄 것 같구나. 마지막으로......이것 한가지는 기억하고 가거라."
슬픈 듯 기쁜 듯 민들레 엄마가 말했습니다.
"우리들의 전설 이야기란다. 잘 기억해 두었다가 너희들의 씨앗들에게도 꼭 전해주렴."
"꼭 전하겠다고 약속할게요. 엄마."
"원래 민들레는 다른 꽃들과 마찬가지로 나비나 벌에게 사랑의 메신저 심부름을 시키는 꽃이었단다. 노아의 대홍수가 닥쳤을 때, 모두들 도망을 가는데 민들레만 발이 빠지지 않아 도망을 갈 수 없게 되었어. 사나운 물결이 목까지 차오자 무섭고 두려워진 민들레는 그만 머리가 하얗게 쇠고 말았지. 마지막으로 구원의 기도를 했는데 가엾게 여긴 하늘님이 그 씨앗을 바람에 날려 멀리 산 중턱 양지바른 곳에 다시 피게 해 주었단다. 민들레는 하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그 후로 지금까지 씨앗을 널리 널리 하늘로 날려보내면서 하늘님의 구원과 사랑, 희망을 전하는 꽃으로 살게 되었지."
"자...떠날 때가 되었구나. 날아서 어디에 닿든, 너희는 미지를 향해 나는 용감한 꽃임을 잊지 말아라."
눈이 맑은 아이가 다가오더니 민들레 씨앗들을 가만히 살펴보다가, 뭔가를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득였습니다.
"그래. 알았어. 내가 날려 보내줄게."
아이의 볼이 탱탱하게 부풀어오르더니 푸우~
"잘가~"
"엄마도 잘 있어요~"
"구원과 사랑, 희망. 꼭 기억해라~~~~~~~"
엄마 민들레의 외침이 메아리로 돌아왔을 때, 분분히 하늘로 날아올라 실바람에 몸을 맡긴 씨앗들은 미지의 세상을 향해 가물가물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가슴에 구원과 사랑. 희망을 전할 사명을 품고 말이지요.
첫댓글 민들레 홀씨처럼 뿌리내린곳이 내가 사는 곳이지 ㅎㅎ
난 그 홀씨가 날다날다 미국까지 와버렸네. ㅎㅎ
밤에 바야징
미지에로의 손짓
희망 사랑을 품고 날아가야하지만
한편으론 슬프네
민들레 🎵 홀씨되어
🎶 강바람타고 훨훨훨~~~~
내곁으로 간다~~
떠나 보내기 위해 키우는 것이
자식 인연이라... ㅎ
그래도 꿈을 품고 떠나가는 자식들,
그 모습이 참 귀해.
조
밑에
조
사진의 민들레가족의
속삭거림이
들리는듯한
아름답지만 슬프기도한
이야기에
몰입되며
내 품을 떠나
한가정을 이루고 살고있는 딸이
많이 생각나네....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걱정되지만 그 길 열어주느라
키워낸 것이니...
자식과의 인연은
이별이 예고된 깊은 사랑 같은 것.
민들레 씨앗은
구원과 사랑과 희망을 전할 사명을 품고ᆢ
훨훨 날아서~~~
이왕 떠나는 거,
훨훨 날아서 떠나는 것이 보기 좋다.
아~~~
슬퍼ㅠㅠ
진미령 씨. 노래가사가. 떠오르네요
엄마품이 아무리 따뜻하지만. 때가되면 떠나요~~~할수없어요
안녕~안~녕안~~녕 손을 흔들며
두둥실~~ 떠나요
맞네. 딱 그 가사다.
우짜겠노...
목숨 걸고 사랑하고 키워서
떠나 보내야 하는 것이
그 부모 자식 인연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