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 <곡예사>
줄거리
‘나’는 가족과 함께 대구의 변호사 저택의 헛간에서 피란살이를 시작하는데, 주인집에서 구공탄을 들이는 장소로 헛간을 사용하겠다고 쫓아내자 대구 시내를 전전하다가 결국 부산으로 내려오게 된다. 처제가 세 들어 있는 모 변호사 집에 얹혀 지내게 되었지만, 또 방을 비워 달라는 요구를 받는다. 제때 방을 비우지 못하면 변호사 영감이 법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변호사의 딸들이 방을 점거하고 비워 줄 것을 채근한다. 방을 구할 수 없어 애걸하며 버티자 급기야 집주인은 전기까지 끊으며 압박을 한다. 어느 날 온 가족이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며 노래를 부르다가 ‘나’는 자신과 가족들이 위태로운 곡예를 하는 ‘곡예사’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전쟁 중에 겪은 작가 자신의 실제 체험을 바탕으로 당시의 비참했던 피난민들의 생활상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 ‘나’는 피란 생활을 하는 가족의 가장으로서 생활의 거처인 ‘방’을 확보해야 하는 의무를 지녔다. 그러나 전쟁으로 인해 사람들 사이의 정과 배려는 사라지고 인간성은 상실되어 가는데, 이러한 모습은 ‘금 손목시계’를 얻기 위해 ‘나’의 가족을 쫓아내려는 ‘주인댁’의 모습을 통해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작가는 이를 통해 전쟁으로 만연해진 비인간성과 연대감이 사라진 사회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또한 ‘나’는 자신과 가족들을 ‘곡예사’에 비유하여 절망적인 삶을 표현하고 있다.
주제 : 긍정적 삶의 자세와 피난살이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