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관련한 글을 보며, 저의 간접적인 경험을 짧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은 경북 울진이며, 저는 회사 사택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워낙 시골이다 보니, 사택 내 나름대로 복지시설이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테니스, 수영, 마라톤, 축구, 인라인, 해양스포츠, 등산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는 분들이 많으며, 동호회 숫자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 중에는 골프도 포함되어 있으며, 사택내에 골프장이 있어 누구나 관심있는 사람은 무료로 골프를 즐길수 있습니다.
저는 동적인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라 골프에는 별 관심이 없으나, 의외로 많은 젊은 사람들이 골프를 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골프는 다른 운동과는 달리 상당부분 동기와 목적이 엉뚱한 데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출세하려면 골프를 배우라는 말이 사내에 공공연히 나돌고 있으며, 실제로 골프가 출세를 위해서는 매우 효과적이라는 증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본사에 근무하는 저의 입사동기의 말을 듣고는 이것 참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또한, 주변에서 저에게 골프를 배우라는 충고(?)를 많이 듣기도 합니다.
사내의 상황을 예를 들고는 있지만, 어느 조직이나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되어 조심스런 저의 견해를 말씀드립니다.
"골프 = 사회적, 신분적 지위" 라는 공식이 일반화 되어 있다 보니, 회사의 고위간부들은 원만한 대내외 활동을 위해 골프를 반드시 배우려고 합니다.
이러다 보니, 사내 고위간부들을 통해 출세하기 바라는 중간 간부 또는 직원들조차도 골프를 배워놓으면 언젠가는 써먹을 일이 생긴다는 인식이 퍼져 있어 너나 할것 없이 골프를 통해 사교활동의 폭을 넓혀가는 기이한 현상이 오래전부터 퍼져 있는게 현실입니다.
골프로 미리 줄서기해서 출세의 끈을 엮어놓겠다는 뜻이겠지요.
즉, 골프를 치는 목적이 단순히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서라고 한다면 그나마 인정할 만한 구석이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라고 한다면 이의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이상할 수도 있습니다.
스포츠로 즐기는 것보다 정치적 목적, 출세의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면, 종교적인 관점을 대입하지 않더라도 동기와 목적이 매우 불순하며,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출세를 해 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입니다.
공정한 게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있으며, 지켜야 할 자존심마저 팔아치우는 것이고, 윤리적으로도 지켜야 할 선을 넘겠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목사들이 골프를 친다면...
위에 언급한 사례와 다른 어떤 합당한 이유가 있을까요?
첫댓글 한가지가 더 있네요. 지위에 걸맞는 접대문화로 골프가 이용된다는 사실... 어떤 면으로 보나 목회자의 골프는 도무지 이해하기 힘듭니다.
군사정권 시절부터 육군사관학교에서는 승마와 골프가 생도들의 스포츠로 일반화되더니 골프는 이제 우리나라에서 접대문화로 확고하게 자리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골프는 다른 어떤 스포츠보다도 공금으로 접대하거나 접대받기 위하여 배우는 예가 많습니다. 평생 자기 돈으로 즐겨야 한다면 골프에 입문할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개인적으로는 골프를 비용 별로 들이지 않고 배울 수 있는 여건이었습니다. 20년 전에는 시간당 5불이면 필드에서 칠 수 있는 곳에 지냈지만 한국사람들이란 99%가 밤 늦게까지 공부하는 진짜 유학생들만 있는 도시였기에 그들에게 본이 되지 않을 것 같아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근년에는 안면만 있는 사람들까지 찾아와 골프채를 사주겠다 필드로 모시겠다 극성을 피웠습니다만 향후 꼭지 떨어진 후에 제 수입으로는 즐길 수 없는 스포츠라 생각되어 역시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테니스라면 과거 새벽, 점심, 저녁으로 극성을 피운 적도 있건만...20년 전만 해도 주일에 골프치는 성도들은 교회에서 죄인 취급 받았습니다. 설교시간에 설교가 언제 끝나나 하는 생각만 하다가 땡하면 골프장으로 달려간다며 목사들이 참도 많이 꾸짖어댔지요. 이젠 비록 주일에는 아니지만 목사가 성도로부터 골프 대접을 받는 세월이 되었음을 보며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목사라도 절약하여 자기 돈으로 즐기는 것에는 이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