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이상을 읽다 - 김병호 시집 / 문학수첩
책소개
시인 김병호의 『밤새 이상을 읽다』.
1997년 문예지 '월간문학' 등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저자의 두 번째
시집이다. 직유의 시인이자 사랑의 시인이 선보이는, 직유와 사랑이 연대하는 아름다운 풍경 속으로 안내한다. 직유와 사랑이 서로 사랑을 나누는 파르나소스를 만끽하게 될 것이다.
저자소개
김병호
1971년 광주 출생
중앙대학교와 동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
1997년 『월간문학』, 2003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등단
시집 『달 안을 걷다』와 연구서 『주제로 읽는 우리 근대시』 등
현재 협성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
계간 『시인수첩』 편집장.
목차
시인은,
이름 없는 풍경
우리는 별이었다
한여름의 폭설
사소해서 무고한 듯
고비
공일空日
꽃나무가 잊어버린 일
저녁의 계보
섬이었거나 산이었거나 혹은 늙은 고래이었거나
우주의 가난
세상 끝의 봄
수상한 꽃나무
침례교회가 있는 골목
여름의 바깥
재개발지구
편서풍
사랑의 소멸
달과 날과 밤이 낳은 파랑 속에
서리 내린 물가의 집
겸상
첫눈
쿨럭쿨럭
버려진 화분
누가 다녀가는지
시를 신고
새
엉거주춤
그새
동백
네게 줄 이름이 없어
열하일기
창밖의 남자
강변북로
당나귀를 위한 시간
겹
별들의 합창
어떤 궤도
누가 이곳까지 차갑고 슬픈 저 눈을 끌고 왔을까
창가
팔월의 악기
우주사막
육교
눈 쌓인 둥지의 새들은
하루 종일 노랑
꽃놀이
꽃들은 어디로 갔나
달의 정원
여름밤을 해찰하다
산수유 그늘
겨울나무 아래에서
낯선 항해
꽃무덤
어느 싸움의 기록
그물을 거둔 자리
당신의 서쪽
마흔
검은 구두
해설- 직유와 사랑(류신)
출판사 서평
직유의 시인, 김병호 두 번째 시집
김병호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밤새 이상을 읽다』가 문학수첩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을 통해 시인은 “직유의 시인”으로서 사랑의 형식을 규정하고, 사랑은 직유의 내용을 채우며, 시편들을 수놓는다. 그에게 직유는 형식과 내용을 통합하는 시적 매체다. 그런 만큼 김병호 시인은 직유와 서정이 어디서 어떻게 만나야 신선한 시적 효과를 자아낼 수 있는지 정확히 아는 시인이다. 신작 시집의 시편들 역시, 그의 직유는 정치하게 서정적이며, 내적 구조는 농밀하고 외적 모양새는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병호 시가 매력적인 이유다.
홀로 꽃놀이를 나온 노인에게 겸연쩍게 사진을 찍어 달라며, 그의 살짝 붉어진 얼굴에서 푸른 파도는 읽어내는 일이나, 옛친구와 백주대낮 중국집에 앉아 배갈을 마시며 옛사랑을 추억하지만 “펑펑 울”지도 못하는 야속한 세월의 한복판에 서 있음을 자각하는 일 모두 시인에게는 생의 근기이지 시적 동력이다. 이것이 김병호 시세계의 근원이다.
문학평론가 류신은 “김병호 시인은 직유의 시인이자 사랑의 시인이며, 김병호의 시세계에서 직유는 사랑의 요람이고, 사랑은 직유로 꽃핀”다고 말한다. 특히 나이 마흔에 속울음을 삼키며 현실의 강가에서 그물을 던지는 어느 중년의 시편은 시인의 진득한 성찰을 규지할 수 있다.
김병호 시집 『밤새 이상을 읽다』는 “직유와 사랑이 서로 사랑을 나누는 파르나소스”다. 우리는 그곳에 직유와 사랑이 연대하는 아름다운 풍경을 확인하게 된다.
김병호는 직유와 서정이 어디서 어떻게 만나야 신선한 시적 효과를 자아낼 수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시인이다. 김병호의 직유는 정치精緻하게 서정적이다. 내적 구조는 농밀하고 외적 모양새는 아름답다. 김병호 시의 매력이 발생하는 지점은 여기이다.
―류신(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