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1954년 도쿄 출생으로 올해 58세인 그는 지난 9월 26일 일본 자민당 총재로 선출되었다. 아베가 자민당 총재가 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2006년 9월 20일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재의 후임으로 자민당 총재에 당선된 뒤 공교롭게도 똑같은 날인 9월 26일 일본의 90대 총리로 취임하였다. 9월26일과 인연이 깊은 아베는 총리취임 꼭 1년 뒤인 2007년 9월26일 갑작스럽게 총리직을 사임했다. 아베의 부인인 아키에는 '욘사마'의 왕팬으로서 열렬한 한류팬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또한 아베의 집안은 원래 임진왜란 이후 한반도에서 건너 간 조선인의 후예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아베는 일본 안에서도 대표적인 극우파 정치인으로 꼽힌다.아베는 고이즈미 총리시절 관방 부장관으로 고이즈미의 북한 방문을 수행했는데,
이후 일본인 납치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 일본 내 인기가 올라갔다. 총리로 재임할 때는 방위청을 방위성으로 승격했고 과거사를 부정했다. 2006년 12월에는 애국교육을 강조하며 교육기본법을 개정했고, 2007년 3월 종군위안부의 강제연행을 공개적으로 부인했다. 2006년 자민당 총재경선에 나섰을 때는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대해 "갈 것인지 말 것인지는 외국의 지시에 따라 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1년 동안의 총리 재임 동안에는 주변국을 의식해서인지 신사를 참배하지는 않고 공물을 대신 바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지난 10월 9일 자민당 전국 간사장 회의에서 "총리 임기 중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못한 것은 통한"이라고 하더니 10월 17일 급기야 야스쿠니를 참배하기에 이른다.
"오른쪽으로 치우쳐도 너무 치우쳤다." 이 말 한 마디가 아마도 아베를 가장 잘 표현한 말일 것이다. 조선인의 후예가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이라는 사실이 우리에게는 역사의 아이러니로 비쳐지겠지만, 아베의 가까운 선조를 살펴보면 그의 극우성향은 어찌보면 당연한 면이 있다. 그가 2006년 총리로 취임할 때 이미 알려졌듯이, 아베의 외조부는 A급 전범으로 체포되었다가 극적으로 풀려난 기시 노부스케였다. 기시가 풀려난 날은 도조 히데키 등 7명의 전범들이 처형된 다음날인 1948년 크리스마스이브였다. 그렇게 처형된 7명의 전범, 그리고 감옥에서 죽은 7명의 전범들의 위패를 모은 곳이 바로 야스쿠니 신사이다.
기시는 1936년에 만주국의 산업부 차관을 지내며 이른바 통제경제를 실험한 인물로 통한다. 기시가 만주에서 행했던 중요한 정책 중 하나는 1939년 총무청 차장으로 승진한 뒤에 추진한 만주국 산업개발 5개년 계획이었다. 이후 일본 도조 내각에서 상공대신을 지내기도 했던 기시는 1957년부터 60년까지 일본의 총리를 역임했다.
기시 노부스케를 보며 박정희를 떠올리다 기시 노부스케의 행적을 보면서 박정희를 떠올리는 사람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잘 알려진 대로 박정희는 교직을 버리고 만주군관학교에 지원했다. 1차에서 탈락한 뒤에는 '한 번 죽음으로써 충성함(一死以テ御奉公 朴正熙)'이라는 혈서를 쓰기도 했다. 이 내용은 <만주일보>가 1939년 3월 31일자로 보도했는데, 공교롭게도 기시 노부스케가 만주국 총무청 차장으로 승진했을 무렵이었다. 그 뒤 박정희는 일본육군사관학교에 편입했고 졸업한 후 1944년 12월 만주군 소위로 임관하였다.일본이 패망한 뒤에도 한국에서나 일본에서나 이른바 '만주인맥'이 박정희와 기시 노부스케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박정희가 여순반란사건 관련 남로당 프락치로 체포돼 처형될 위기에 처하자 그를 구해 준 것은 박정희의 만주군관학교 선배였던 백선엽이었다.
그런 박정희가 5.16 쿠데타 직후 일본에서 기시 노부스케를 만났을 때는 감회가 남달랐을 것이다. 둘의 첫 만남은 박정희가 대통령이 되기 전이었다. 1961년 일본을 처음 방문한 박정희는 기시에게 유창한 일본어로 자신이 군사반란을 일으킨 것은 일본의 메이지 유신 지사를 떠올리며 구국의 일념에 불탔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 방문 때 박정희가 만주군관학교 시절 교장이었던 나구모 신이치로 중장에게 큰절을 올린 일은 '만주인맥'들에게는 아마도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이후 기시 노부스케는 막후에서 한일협정 체결뿐만 아니라 박정희 시절 내내 한일관계에서 큰 역할을 했다.
박정희는 이런 기시 노부스케에게 1970년 6월18일 일등수교훈장을 수여했다우리가 아베의 재집권을 우려하는 것은 단지 그가 A급 전범의 후손이기 때문이 아니다. 물론 그가 전범의 후손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주변국이 걱정과 우려를 하는 것은 인지상정일 수 있다. 선대의 잘못은 후손과 아무런 상관이 없고, 연좌제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선대의 악행이 그대로 후대에 전승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서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후손이 선조의 잘못을 반성하고 그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아니, 선대의 행위가 잘못된 일이라고 자각 혹은 인식하는 일조차 쉽지가 않다.
만약에 A급 전범의 손자인 아베가 일본의 과거사를 진심으로 반성하고 평범한 정치인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과거청산과 피해배상에 나선다면, 아마도 'A급 전범의 후손 아베'라는 호칭이 우리에게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현실의 아베는 그와는 정반대, 즉 우리의 세속적인 우려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A급 전범'의 후손 아베와 박정희의 딸 박근혜 아베의 사명은 헌법 개정이다. 그의 외조부였던 기시 노부스케는 총리시절 일본의 평화헌법 개헌과 일본식 자주국방을 추진하기도 했으니, 일종의 가업인 셈이다. 아베는 지난 2006년 선거에 나섰을 때도 개헌을 중요한 공약으로 내세웠다. 오는 12월16일 총선을 앞두고 아베 자민당 신임총재는 전쟁 및 군대보유를 금지한 현행 평화헌법 9조를 개정해 국방군을 보유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는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겠다는 공약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공약들이 과거사를 부정하는 아베의 태도와 결부돼 있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이다. 아베는 미흡하나마 과거사에 대해 반성적인 내용을 담은 이전 총리들의 담화(고노 담화 등)를 아예 인정하지 않겠다고 하는가 하면 다케시마의 날을 정부행사로 격상시키며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를 부정하는 외국 홍보를 강화한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역시 A급 전범의 후손다운, 가히 극우공약의 집대성이라 할 만하다. A급 전범 기시 노부스케의 손자인 아베 총재(총선 승리로 총리가 확실시되는)를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이 불편한 또 하나의 이유는, 메이지 유신의 정신으로 쿠데타를 일으켜 A급 전범 기시에게 외교훈장까지 수여했던 박정희의 딸이 한국 대선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이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벌써부터 이 '독재자의 딸'에 관심이 많다. <뉴욕타임스>는 박근혜를 "독재자의 딸"이라고 썼고, 영국의 BBC는 한국의 이번 대통령 선거를 "독재자의 딸과 인권변호사의 대결"로 보도했다. 박근혜를 '독재자의 딸'이라고 보도한 언론은 르몽드, 로이터, AP, AFT 등 유수 언론사를 망라한다.이렇게 외신들이 잇따라 약속이나 한 듯이 박근혜를 '독재자의 딸'이라고 쓴 것은 'A급 전범의 손자 아베'를 바라보는 우리의 걱정스런 시선과 똑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만약 박근혜가 부친의 잘못된 과거사를 올바른 역사관으로 똑바로 직시하고 그 물줄기를 제대로 돌리기 위해 그 누구보다 노력해 왔다면, '독재자의 딸'이라는 외신들의 호칭은 오히려 존경의 표현이었을 것이다.
불행히도 박근혜의 길은 아베의 길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아 보인다. 아베만큼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박근혜는 여전히 5.16 쿠데타 혹은 유신체제가 '잘못된 일'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지 않다. 대신에 그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위로와 '보상'(국가배상이 아닌)만 말할 뿐이다. 가해행위가 역사의 죄악이라는 자각이 없는 셈이다. 야당 후보에게 연일 NLL사수 의지가 있는지를 묻는 박근혜는 정작 권력찬탈을 위해 해병대와 특전사는 물론 휴전선을 지키던 포병부대를 서울로 끌어들인 자기 부친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옹호한다. 야당정부는 이념논쟁만 일삼는다는 '이념공세'가 다시 되살아났다. 경제민주화나 재벌개혁도 은근슬쩍 사라져 버렸다. 쇄신의 화장발이 거추장스러웠던지 이제는 완전히 '70스타일'로 돌아간 느낌이다. '독재자의 딸'이라는 외신기사 제목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이 편치 않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동북아에 '만주인맥' 다시 부상하나 일본의 총선은 오는 12월 16일 치러진다. 한국의 대선은 그로부터 꼭 3일 뒤이다. 일본에서는 아베 총재가 이끄는 자민당의 승리가 거의 확실시된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가장 유력하니, 지금으로서는 동북아에서 이른바 '만주인맥'의 후손들이 다시 정치권력의 전면에 부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제는 이들이 단지 핏줄로만 '만주인맥'의 후손일 뿐만 아니라 그 비뚤어진 역사관까지 제대로 물려받았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크다.
극우파의 대표적인 인물이, 그것도 A급 전범의 손자가 이웃나라 일본의 총리가 된다는 사실을 우리가 마뜩찮아 하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일본 국민들이 좀 더 현명한 선택을 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 아마 이번 선거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인간 심성의 보편성을 믿는다면 우리 주변에는 '독재자의 딸'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일본 국민들의 선택이 마뜩찮았다면, 그와 똑같은 기준으로 우리 스스로를 한번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는 '독재자의 딸'을 선택해야만 하는, 꼭 그래야만 하는 필사적인 이유가 있는 것일까? 동북아의 이런 극우적인 흐름을 제어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좀 더 다른 선택을 해야 하는 건 아닐까?
만약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외신들은 다시 똑같은 단어로, 그러나 지금보다 훨씬 더 크게 보도할지 모른다. 비유컨대 그들의 눈에는 마치 나치의 후예가 권력을 잡은 것 마냥 우리가 비치지 않을까? "오른쪽으로 치우쳐도 너무 치우쳤다." '70스타일'로 복귀한 지금의 박근혜를 보면 아베 신조를 평가한 이 한마디가 문득 떠오른다. 이제는 외신들이 박근혜를 보고 이런 평가를 하지 않을까 싶어서, 그리고 그 평가가 진실이지 않을까 싶어서, 나는 두렵다.
올 대선 본선의 초반 판세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조금 앞서 있다고 한다. 여론조사 수치로는 대략 3% 정도. 무시할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크게 유의미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권투경기로 치자면 10라운드 게임에서 1라운드는 박근혜가 이긴 셈인데 문제는 남은 9라운드 경기를 누가 잘 마무리 하느냐 하는 점이다. 지혜로운 체력 안배와 무엇보다도 ‘한 방’의 결정타도 꼭 필요하다. 또 티 안나게 재주껏 하는 ‘반칙’도 전략이라면 전략이랄 수도 있다. 비록 1라운드이긴 하나 자기편 후보가 이기고 있으니 박 캠프로선 기분이 좋지 않을 리 없다. 그런데 박 캠프에서는 벌써부터 판정승도 아닌 ‘KO승’을 장담하며 경기 후 시상식과 그 때 쓸 샴페인을 준비하고 있다는 식의 얘기가 들린다.
기뻐서 들뜬 나머지 성급한 마음이 드는 사람이 왜 없을까 마는 그래도 이건 너무 빠르지 않은가 싶다. 기껏 1라운드에서 가벼운 훅 몇 방 날렸다고 벌써부터 챔피언 벨트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니 말이다. 지난달 30일자 <경향신문> 보도(29일 밤부터 인터넷판 게재)에 따르면, 새누리당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29일 “문재인은 안철수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프레임도 이상하게 잡고 있다”면서 “어떤 식으로 표 계산을 해도 우리가 이긴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15% 이상 지지 않는 이상 지역별로 표 계산을 해보면 절대로 질 수 없는 선거를 하고 있다”며 “최소한 200만표 이상으로는 이길 것 같다”고도 했다고 한다.
이어 또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마지막 변수는 안철수의 지원 강도다. 안철수가 적극 지원하면 3~4%포인트는 올라갈 수 있다”면서도 “투표율이 야당이 원하는 만큼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표율이 80% 정도 나오지 않으면 우리가 질 수 없는 선거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최대변수였던 야권 후보단일화가 ‘감동’을 주지 못한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근혜가 앞서고 있으니 이같은 희망 섞인 판단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
이 보도가 나가자 트위터 등 SNS에서는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다”, “반드시 뒤집자”는 등 야권 결속을 주장하는 야당 지지자들의 글이 잇따랐다. 급기야 새누리당 김무성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이날 밤 의원들에게 긴급 문자메시지를 보내 ‘입조심’을 시키는 등 부산을 떨었다. 그는 “벌써부터 선거분위기를 해치는 당내 인사의 언론 인터뷰가 나오고 있다. 이런 인터뷰는 절대 해선 안된다”며 함구령을 내렸다. 일종의 ‘표정관리’인 셈이다. 1일자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국내 모 재벌그룹에서 작성한 내부 보고서에는 박근혜가 이기는 걸로 나와 있다고 한다. 선거에 민감한 집단 가운데 하나는 재벌이다. 결과에 따라 회사의 명운이 왔다 갔다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여야 후보들이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하나 같이 경제민주화, 즉 재벌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있어 더욱더 민감할 것이다. 어떤 그룹에서는 자체적으로 여론조사를 하기도 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모르긴 해도 앞에서 언급한 ‘모 재벌그룹’은 국내 1위의 삼성그룹일 가능성이 크다. 그들 역시 선거에 관심이 있으니 선이 닿는 대로 안테나를 풀로 가동해 정보를 모으고 또 분석을 할 것임이 분명하다. 국내 재벌그룹의 경우 계열사 가운데 보험회사를 갖고 있는 곳이 많은데 이곳이 주요 정보수집 창구로 알려져 있다. 실핏줄 같은 전국의 지점망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날 것’으로 수집하고 있는데 이는 전국조직인 경찰 정보와 버금갈 정도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새누리당 자체 분석이나 모 재벌그룹의 내부 보고서는 현 시점에서는 나름으로는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지속성’이다. 이미 ‘박근혜 대세론’이 엎치락뒤치락 한 적도 있고, 여론조사 역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런저런 변수로 인해 ‘지속성’이 담보될 수 없다면 그런 정보는 일시적으로 유용할 뿐이다. 따라서 본선 초반에 박근혜가 승기를 잡은 것은 흔히 화투판에서 하는 말로 ‘초장 끗발’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여러 정황을 볼 때 새누리당이 대선 승리의 관건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 안철수의 지원 여부와 그 강도, 그리고 다른 하나는 ‘투표율’이다. 우선 안철수의 문재인 지지 여부와 그 방식, 강도 등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치 않다. 3일(월) 안 캠프 해단식 때 참석해 이와 관련해 무슨 입장표명을 할 것이라고 하니 미리부터 왈가왈부할 것은 없다. 그 때 들어보면 안다. 다만 어떤 형태로든 문재인을 돕지 않겠느냐는 것이 중론이다. 다음은 투표율. 이건 문재인에게 불리한 편이다. 문재인에게 우호적인 20~30대 젊은층은 박근혜에게 우호적인 50~60대보다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낮다. 이번 선거에서 이런 ‘경험칙’이 깨질 것이라는 기대는 갖기 어렵다. 게다가 안철수와의 후보 단일화 역시 매끄럽게 마무리되지 않아 안철수 지지자 가운데 예상보다 ‘이탈자’가 많을거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여럿 있었다. 결국 객관적으로 볼 때 이변이 없는 한 문재인이 불리한 형국인 것만은 틀림없다.
그러나 위의 둘만이 대선의 변수는 아니다. 변수는 얼마든지 있다. 우선 상상해볼 수 있는 것으로 투표일에 임박해서 터질 수도 있는 ‘돌발사건’을 들 수 있다. 대표적인 유형으로는 대형 금전비리사건이나 사생활 관련인데 이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자칫 한순간에 선거 판도를 뒤엎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점은 여야 유력후보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박근혜, 문재인 두 사람 모두 오래전부터 대통령을 준비해온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음 변수로는 박근혜의 지지율(혹은 지지기반)이다. 혹자는 박근혜는 40% 안팎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갖고 있다고 한다. 정수장학회, 5.16쿠데다, 유신 등 잇따른 과거사 논란은 물론 측근들의 잦은 ‘말썽’에도 불구하고 끄떡없는 걸 보면 이는 객관적 ‘사실’로 인정할 만하다. 혹자는 박근혜가 설사 사생아 열을 낳았다고 해도 이 ‘콘크리트 지지율’은 깨지지 않을 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결정적인 문제는 박근혜가 이 ‘콘크리트 지지율’ 안에 갇혀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박근혜 지지율은 ‘취약점’이 적지 않다. 우선 전국적인 판세로 한번 따져보자면, 제일 덩치가 큰 서울/수도권은 여전히 야권 강세다. 과거에도 그랬고 이번 대선에서도 별다른 변화는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은 여전히 ‘텃밭’ 그대로다. 반면, 또 하나의 텃밭이었던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은 지금은 사정이 좀 다르다. 여전히 우세이긴 하나 지금은 ‘공동농장’ 비슷하게 돼버렸다. 참고로 문재인과 안철수가 부산 출신이다. 호남(광주/전남북)은 여전히 민주당의 ‘문전옥답’이다. 다만 밭고랑에 ‘금’이 좀 갔다. 밭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탓이다. 강원도는 현재로선 새누리당이 절대 우세지역이다. 다만 문재인이 대북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비집고 들어갈 여지는 있어 보인다. 대전/충청은 현재로선 ‘무주공산(無主空山)’에 가깝다. 옛 주인(자민련, 자유선진당 등)이 주인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이다. 그래서 누가 잘하느냐에 따라 아무나 새 주인이 될 수 있다.
결국 박근혜가 공략할 포인트는 두 지점으로 판단된다. 우선 과거 새누리당의 ‘텃밭’이었다가 지금은 ‘공동농장’으로 변해버린 ‘부울경’이다. 그래서 요즘 박근혜의 부산/경남 방문이 부쩍 잦다. 일단은 ‘집토끼’부터 챙기는 게 상책이다. (반대로 문재인은 요즘 광주/전남행이 잦다) 그다음은 ‘무주공산’을 상대로 ‘땅따먹기’에 나서고 있다. 박근혜가 27일 공식 선거유세 첫날 대전과 충남 공주를 찾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 두 지역 공략을 위해 박근혜 캠프는 이곳에 정치적 기반을 둔 외부인사를 잇달아 영입했다. 호남 공략 차원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 가운데 한 사람인 한광옥 전 민주당 대표와 한화갑 전 의원을, 충청 공략을 위해서는 이인제 전 선진통일당 대표와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를 잇달아 영입했다. 다만 이들이 호남-충청 지역에서 얼마나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인지, 그래서 표를 얼마나 모아올지는 미지수다.
그렇다면 표 계산을 한번 해볼 필요가 있다. 박근혜는 취약지역인 광주/전남북을 공략하고 있으나 텃밭인 ‘부울경’에서는 문재인에게 제법 잠식당했다. 그런데 ‘부울경’은 전체 유권자의 15.8%(부산-7.2, 울산-2.2, 경남-6.4%)를 차지하는 데 비해 광주/전남북의 유권자는 10.3%(광주-2.8, 전남-3.8, 전북-3.7%)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부울경’의 10%와 광주/전남북의 10%는 비율은 같지만 표차는 5.5%(대략 200만표)나 된다. 박근혜로서는 득보다 실이 커 보인다. 게다가 ‘아성’으로 믿고 있던 ‘TK’도 흔들리고 있다. 8대 지역 언론사들이 지난 11월 27~28일 리얼미터에 의뢰해 19세 이상 TK지역 주민 194명을 대상으로 한 4차 여론조사에서(유선전화 80%·휴대전화 20% 자동응답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7%포인트)에서 문재인이 25.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17대 대선 때 정동영이 얻은 득표율 6%와는 큰 차이가 있다. 특히 이 조사에서 문재인은 20대에서 50.8%의 지지율로 박근혜(29.3%)보다 21.5% 포인트 앞선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라고 하겠다.
박근혜는 1일 김무성 총괄본부장 등 당 핵심인사들을 대거 대동하고서 부산 범어사를 찾았다. 두 가지 목적에서다. 하나는 ‘집토끼’ 단속 차원, 또 하나는 불심(佛心) 잡기. 전통적으로 부산/경남은 전국에서 불심이 가장 깊은 곳이다. 이날 범어사 부(副)주지인 범산스님은 김 본부장 등에게 ‘아픈 얘기’를 했다. 범산 스님은 “지금 가장 새누리당에서 문제가 되는 게 네거티브”라며 작심한 듯 ‘쓴소리’를 했다고 한다. 또 소통 문제도 지적했다고 한다. 본선 초반에 여야 할 것 없이 ‘네거티브’에 매몰된 형국이다. 분명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며 여야 후보 진영 모두 경계해야할 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네거티브 전략이 누구에게 불리할까 하는 점인데, 문재인보다는 박근혜에게 불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왜냐하면 문재인보다는 박근혜의 지난 삶이 더 ‘복잡다단’하기 때문이다. 이미 나올 만큼 나왔다고 해도 ‘과거사’는 털면 또 나오는 법이다. 또 포장하기 나름으로 ‘얘기’가 되기도 한다. 요즘, 마치 인디언 인형처럼 웃고 있는 박근혜는 과연 막판까지 웃을 수 있을까?
"칼로 흥한 자는 칼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 이명박 정권 아래서 정치 검찰이 '정권의 앞잡이'로 칼을 휘둘러온 여러 악행들, 특히 '스폰서 검사', '벤츠 검사' 등에 이어 최근 '뇌물 검사' '성추행 검사' 등 온갖 추악한 모습에다, 한상대 검찰총장-최재경 중수부장 사이의 아귀다툼 같은 권력투쟁을 보면서 "검찰로 흥한 자, 검찰로 망한다"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치명적 시점에 터진 검찰 개혁 문제 그 추악한 모습이 시궁창 같다. 조직을 곪을 대로 곪게 만든 병균이 워낙 넓게 번져 있어 도려내야 할 환부조차 찾기 어려울 정도다. 특정 지역, 특정 출신교 중심의 인사 편중, 견제 없는 권력기관의 권력 남용과 부패, 수사권·공소권의 독점 같은 제도적 문제점 등 검찰의 모순이 이 정권 들어 아주 깊고 폭넓게 누적되어 왔다. 편중 인사의 예로, 법무부와 검찰의 핵심에 자리잡은 TK(대구-경북)와 고려대 출신 인사들의 독과점 체제를 보면 무슨 부족의 조직 같다. TK 인사편중 예만 한번 보자. 이명박 정권 5년 동안 세 명의 법무장관이 있었는데, 초대 김경한 장관(경북 안동), 지금의 권재진 장관(경북 대구) 모두 TK 출신이다. 나의 배임죄 사건의 실무 책임자(당시 서울중앙지검 차장 검사)이자 지금 서울중앙지검장인 최교일 검사도 경북 영주 출신이고, 그의 선임자였던 노환균 지검장도 경북 상주 출신이다.
이러한 인사 편중과 그 혜택을 받아온 인물들 중심으로 진행되어 온 가혹한 정치 보복 수사와 철저한 보은 인사, 수사권·공소권의 독점 등으로 인한 구조적 문제 등 검찰의 모순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치명적 시점에 그 모순은 터지고 말았다. 바로 대선을 앞둔 시점이다. 오죽했으면 제 편인 검찰의 마음을 거스르지 않으려고 갖은 노력을 해온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조차 부랴부랴 나서서, 선거를 불과 2주일 정도 앞두고 그동안의 입장을 뒤집고 '검찰 개혁'을 주장하고 나섰겠는가. 그러한 태도의 표변은 그만큼 이 사안의 폭발성과 중대성이 엄중함을 반증해준다. 검찰에 의해 인간의 기본 권리가 짓밟힌 사람들이 어디 한둘뿐이겠는가.
나는 개인적으로 새누리당의 뿌리인 공화당과 한나라당 시절에 긴급조치 9호 위반(1978년 공화당 시절)과 배임죄(2008년 한나라당 시절)로 정치 검찰의 그 혹독함을 겪어보았다. 정치 검찰들은 박정희 시절에도 잘 살았고, 그리고 지금도 승승장구 잘 살고 있다.이런 일들은 이명박 정권의 가치와 체제, 권력구조를 고스란히 승계하는 박근혜 정권이 성립되면 수구언론과 함께 고스란히 이어지게 되어 있다. 한 뿌리이고, 가치와 지향성에서 일란성 쌍둥이이고, 이익을 나누어 갖는 측면에서 동지적이기 때문이다.
노무현·한명숙·피디수첩·미네르바... 정치검찰의 '맹활약' 지난 5년 가까운 세월을 한번 둘러보자. 이 정권 들어 정치 검찰이 어떤 짓들을 해왔는지 그 목록을 펼치자면 끝이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표적수사, 피디수첩, 미네르바, 나의 배임 사건, 전교조 시국선언 및 교사 징계를 거부한 김상곤 경기교육감에 대한 직무유기 수사, 그리고 촛불 집회 참가자 처벌 등 정권수호를 위한 정치검찰의 활약은 맹렬했다. 정치적 반대자에 대해서는 그렇게도 혹독한 정치 검찰은 그러나 정권 핵심 또는 동조자에게는 너그럽기 그지없고, 자비롭기까지 했다. 시간이 흘러도 달라지지 않았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가 지난 10월 중순 발표한 '이명박 정부 4년 검찰 보고서'의 서문에는 이런 글이 담겨 있다.
이명박 정부 아래에서의 검찰은 법과 정의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정면에서 부정해왔다. 현 정부는 검찰을 집권의 수단으로 되돌려 검찰을 시민사회와 시민들을 통제하는 장치로 변질시켜버리고 말았다. (줄임)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과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형사사법의 족쇄로 옭아매었다. 정치적 반대세력에 대하여는 무리한 수사와 기소로 그 활동반경을 최대한 위축시키는 한편, 정치과정을 집권세력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변형, 왜곡시키는 정치검찰의 폐해까지도 서슴지 아니하였다.
반면, 집권세력이나 재벌 등 권력을 가진 자들의 부정과 부패에 대하여는 수사회피, 봐주기 수사 혹은 무한한 관용으로 그들의 징벌과 정의의 확립에는 더 없이 무능하고도 비열한 행태를 보여왔다. 여기에 검찰조직마저 '위장전입' 등 비리의 혐의를 가진 검사가 법무부와 검찰의 수장이 되고 연이은 스폰서 사건이 터지면서 내부적인 자정능력까지 상실해버린 검찰은 내·외적으로 법과 정의의 집행자가 아니라 권력과 비리·부정의 통로이자 그의 은폐·엄폐자로 자리매김되었다. 참여정부에 이르기까지 수차의 사법개혁을 통해 시민사회가 어렵게 이루어놓은 검찰개혁의 성과들을 일거에 무너뜨린 것도 모자라 스스로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에 종속되어 법과 정의를 오염시키는 반(反)법치의 첨병이 되어버린 것이다.
법과 정의를 오염시킨 반(反)법치의 주범 보고서는 이어 구체적으로 지난 1년간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몇 가지 사례들을 보여주었다.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한 고공농성과 희망버스 등의 사건에 대하여는 무리한 수사와 법적용으로 일관했던 반면, 내곡동 대통령사저부지 불법매입의혹, 불법사찰 관련 보복형 수사 등 정치권력의 불법·비리에 대해서 철저하게 부실수사, 꼬리 자르기 수사, 변죽수사 등의 방법으로 면죄부를 발부하기에 급급했다. 그리고 SK그룹을 비롯한 재벌범죄나 권력형 부정의 의혹이 있는 저축은행사건 등에 대해서도 봐주기 수사, 늑장수사, 축소수사의 혐의를 벗어나지 못하였다고 정치 검찰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런 추악한 정치 검찰에다 스폰서 검사, 벤츠 검사 등의 오명에 이어 최근 수억 원의 뇌물을 삼킨 '부패 검사', 피의자와 성관계를 맺은 '파렴치 검사'에 이르기까지 검찰 조직은 말 그대로 만신창이 정도가 아니라 시궁창처럼 되어버린 모습이다.
그런데 그걸로 끝이 아니다. 한상대 검찰총장과 최재경 중수부장 사이의 권력 다툼 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이야기들을 보면, 이런 수준의 조직과 인물들이 공소건과 수사권을 독점하면서 우리들의 삶을 지배하고 인권을 침탈해왔는가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은 유진그룹 등으로부터 10여억 원이 넘은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수사를 받고 있던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에게 이런 '언론 대응 도움말'을 주었단다. "'법에 어긋나는 일을 한 적이 없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다' 이렇게 하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마세요." "강하게 대처, 위축되지 말고."
BBK 수사 뒤 출세가도를 달려왔다는 최재경 중수부장의 조언은 '무조건 오리발을 내밀라'는 것이었다. 그런가 하면 한상대 검찰총장은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그동안 어떻게 구체적으로 정치사건에 개입했는지가 다시 조명을 받게 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사건 수사 때는 핵심 피고발인인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에 대해 소환 조사 한 번 하지 않고 서면조사로 끝낸 뒤 관련자 전원을 무혐의 처리한 수사 과정의 주요 국면마다 그는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테니스 친구로 알려진 SK그룹 최태원 회장에게 수사를 맡아온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7년을 구형하려 했으나 그가 개입하여 4년으로 경감시켰다는 내용도 언론보도를 통해 폭로되었다.
12월 19일 투표 통해 '시궁창 검찰' 심판하자 시궁창 같은 검찰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어떻게 우리 사회의 정의를 세우고, 권력 남용으로 인한 인권 침해를 막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위한 토양을 만들 수 있을까. 세상이 그렇게 바뀌어야 된다고 믿는다면, 지금의 권력 구조와 세력이 그냥 연장되고, 승계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검찰, 새로운 세상으로 바뀌어야 된다고 믿는다면, 12월 19일 투표장으로 달려가 당신들의 뜻을 보여주면 된다. 아주 간단하고 쉽게, 검찰을 근본적으로 뜯어 고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어제(4일) 박근혜는 일진(日辰)이 매우 좋지 않았나 보다. 낮에는 전여옥이 난데없이 박근혜의 뺨을 좌우로 냅다 후려갈겼다. 이제는 거의 정계를 은퇴하다시피 한 전직의원 자서전에서.채 분이 풀리기도 전에 밤에는 조카뻘인 이정희한테 완전히 ‘발렸다’. 그것도 전 국민이 지켜보는 생방송 TV토론에서.
1. 전여옥의 ‘일갈’
'조짐'은 어제 낮부터 시작됐다. 한 때 ‘몸종’과도 같던 전여옥이 자서전을 통해 박근혜를 물어뜯고 나섰다.그냥 정치적 언사로서의 비판 정도가 아니라 박근혜의 ‘민낯’을 보여주었다. 자서전 가운데 몇 대목을 원문대로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4일자 한겨레 참조)
“박근혜 후보. 내가 당에 들어와 지난 3년 동안 지켜봐 왔다. 가까이서 2년을 지켜보았다. 그래서 나는 잘 알고 있었다. 대통령 감
은 아니라는 것을. 그녀가 과연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나의 답은 이미 정해졌다. 아니다. No였다. 대통령이 될 수도 없고 또 되어서도 안되는 후보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의원의 서재는 날 감동시키지 못했다. 서재라고 부르기도 좀 그랬다. 나는 언론에서 맨날 박근혜고 안철수고 ‘대권 공부’를 한다는데 그런 기사를 접할 때마다 짜증이 난다. 공부가 끝났어도 시원찮은데 말이다. 교수들에게 특별과외를 받는 것도 사실 웃기는 일이다”라며 김종인 새누리당 행복추진위원장(당시 비상대책위원)의 말을 이어 전했다. “옛날에 비하면 엄청나게 나아진 거지요. 그런데 아직 초보 수준이고 자기가 얘기하는 것이 다 알고 얘기하는 것 같지는 않고 옛날보다 나아진 것은 있지요.”
전 전 의원은 또 “거의 교과서를 암기하고 족집게 과외 공부하는 수준이라면 이 나라 국민이 곤란하지 않는가?”
“박근혜는 늘 짧게 답한다. ‘대전은요?’, ‘참 나쁜 대통령’, ‘오만의 극치’. 그런데 이 단언은 간단명료하지만 그 이상이 없다. (중략) 국민들은 처음에는 무슨 심오한 뜻이 있겠거니 했다. 뭔가 깊은 내용과 엄청난 상징적 비유를 기대했다. 그런데 거기에서 그쳤다. 어찌 보면 말 배우는 어린아이들이 흔히 쓰는 ‘베이비 토크’와 다른 점이 없어 보인다”
“박근혜는 너무 어둡다. 사람에 대한 따스함이 없다. 박근혜는 국내선 비행기를 타면, 널리 알려졌듯이 이코노미를 탄다. 그런데 박근혜의 이코노미석 옆은 대개 블록이 되어 있다. 옆에 사람이 앉지 않게 하는 것이다.
비행기가 만석일 때 빼놓고는 옆에 사람이 앉지 않는다. 이코노미 타는 이유가 뭔가? 사람들과 섞이기 위해 아닌가? 한정된 좌석의 비즈니스클래스를 타면 볼 수 없는 것, 만날 수 없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장점이건만-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친박 의원들 사이에서는 박 전 대표의 뜻을 헤아리느라 우왕좌왕하는 것이 이미 널리 알려진 일이다. 그러면 박 전 대표는 ‘제가 꼭 말을 해야 아시나요?’라고 단 한마디 한다고 한다. 말하지 않고 어떻게 아나?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다. 정치인은 최선을 다해 말로 자신의 원칙과 소신을 유권자와 국민에게 설명하고 호소해야 한다. (중략)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라’ 하는 것은 그 자체가 비민주적이다”
“그녀는 대통령이 되고 싶어 했다. 나는 그런 속내를 알고 있었다. (중략) 박근혜의 권력 의지는 대단했다. 나는 그녀를 관찰하면서 아 저렇게 까지 대통령이 되고 싶을까 싶었다. 그러면서 몇 가지 사실을 알게 됐다. 그녀에게 있어서는 권력이란 매우 자연스럽고 몸에 맞는 맞춤옷 같은 것이라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그녀에게는 생활 필수품이라는 것을 말이다. 박근혜에게 한나라당은 ‘나의 당’이었다. 대한민국은 우리 아버지가 만든 ‘나의 나라’였다. 이 나라 국민은 아버지가 긍휼히 여긴 ‘나의 국민’이었다. 물론 청와대는 ‘나의 집’이었다. 그리고 대통령은 바로 ‘가업’이었다”
화법, 인간미, 비민주적 업무지시 관행, 신격화, 권력의지 등 박근혜에 대해 이보다 더 구체적이고, 리얼하고, 신랄한 비판은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보기 어려울 것이다. 지난 2005년 당시 박근혜가 한나라당 대표 시절 박근혜 밑에서 대변인을 지낸 전여옥은 박근혜를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적이 있다. 곁에서 지켜본 사람이 아니고서는 이런 글을 절대로 쓸 수 없다.
전여옥이 과연 어떤 배경(혹은 목적, 취지)에서 이 시점에 이런 책을 펴냈는지는 알 수 없다. 또 전여옥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그리 좋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점을 감안한다고 쳐도 이번 책에 담긴 내용 자체에 대해 토를 달 것은 없어 보인다. 이 책으로 전여옥은 박근혜와는 건널 수 없는 강을 만들었고, 두 사람은 다시는 화해하기 어려워 보인다.
2. 이정희의 ‘맹폭’
어젯밤, TV토론이 끝난 직후 지인의 모친상 상가에 문상을 갔었다. 그곳에서도 TV토론이 화제였고 그 중에서도 이정희가 단연 주인공이었다. TV토론 전까지만 해도 별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정희였다. 그런데 이정희가 돌연 ‘TV토론 스타’가 된 건 그가 토론을 쥐고 흔들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토론장만 쥐고 흔든 게 아니라 대선정국, 아니 온 나라를 그냥 제 맘대로 쥐고 흔들었다. 이로 인해 어떤 집단의 사람들은 ‘멘붕 상태’에 빠졌을 거란 얘기도 들린다. 이정희는 박근혜에 비해 겉으로는 참 보잘 것 없다. 박근혜의 새누리당 원내 의석수가 149석인반면 이정희가 대표로 있는 통합진보당은 겨우 6석이다.
또 이정희는 18대 비례대표 초선이라면 박근혜는 5선(최근 19대 비례대표 사퇴함)이며, 이정희는 1969년생, 박근혜는 1952년생이다. 나이로는 박근혜가 17세 연상이니 이정희는 조카뻘 정도 된다. 특히 정치판 경력으로 치자면 이정희는 박근혜 한테 ‘쨉’이 안된다. 그런 이정희가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뽑았다. TV토론과 같은 자리에서 그 누구도 함부로 입에 담기 쉽지 않은 주제들을 어제 이정희는 여유작작하게 모두 다 까발렸다. (사람들은 이걸 ‘이정희 돌직구’라고 부른다.) 이를 두고 어젯밤 상가에서 만난 한 인사가 무심결에 한 마디 내뱉었다. “이정희가 오늘 박근혜를 완전히 발랐다”고. ‘발랐다’를 피동태로 하면 ‘발렸다’가 된다. 그 ‘발렸다’의 현재형인 ‘발리다’의 뜻을 네이버에서 검색해 보았더니,
결국 박근혜는 어제 이정희한테 완전히 (까)발렸다. 마치 사전의 해설처럼 이정희는 박근혜의 껍질을 벗겨 그 속에 들어 있는 추한 알맹이를 모두 꺼집어 냈으며, 심지어 ‘박근혜’라는 뼈에 붙은 살점(오점)들을 하나하나 모두 발겨냈다. 이정희는 날이 시퍼렇게 번덕이는 칼로 찬찬히, 그리고 구석구석 살점 한 점도 남기지 않고서. 그제서야 뼈만 남은 박근혜의 앙상한 골격이 드러났다. 초라하고 볼품없었다. 이정희는 그야말로 종횡무진했다. 주제를 고르는 범도 없고, 발언 수위를 조절하는 법도 없었다. 또 시기를 놓치는 법도 없었고, 매번 위력은 가히 메가톤급이었다. 이정희의 발언을 정리한 <뉴스토마토>의 김기성 기자는 이를 두고 “첫 TV토론은 ‘이정희의 장’이었다. 맹폭이었다. 달변가다웠다. 수위를 가리지 않고 고강도 맹공을 이어갔으며, 이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 가운데 몇을 소개하면,
- “공감과 소통, 경청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박근혜 후보는 불통, 오만과 독선, 구시대 제왕적 리더십의 전형이다. 여성 대통령이 아니라 여왕이다. 불통과 독선, 오만은 대한민국에 필요치 않다. 전태일 열사 동상에 헌화하겠다며 노동자 강제로 끌어내리고, 동생 박지만씨 비리 의혹 터져 나오자 (지만 씨가) 아니라면 아닌 거라고 했다. 이게 무슨 리더십이냐.”
-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이 정치쇄신을 말할 자격이 있나. 새누리당 없어지는 것이 정치쇄신이다.”
- “권력형 비리,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비리가 가장 큰 문제다. 박근혜 후보는 평생 장물을 받고 살아온 분이다. 전두환 군사정권이 6억원을 줘서 받았다고 고백하지 않았나. 당시 은마아파트 30채 살 수 있는 돈이다. 정수장학회, 영남대 다 강탈한 장물이다. 새누리당 비리 터져 나오고 있는데 다 꼬리자르기 하고 있다. 박근혜 후보 지지율 지킨다고, 박근혜 후보 대통령 만들겠다고. 측근비리가 발생하면 그 즉시 대통령직 사퇴하겠다는 의지를 밝혀라.”
- “박정희 정권 때 처음으로 영해법이 제정됐다. 서해 5도 수역에는 초기 영해선이 없었다. 공동어로구역과 서해평화협력지대가 ‘10.4선언’의 핵심이다. 박근혜 후보 발언을 보면 한반도 책임지겠다고 나서면 안 된다. 구시대 유신시대 대결주의 사고에 머물러 있다.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는 것 같다.”
- “유신의 첫 퍼스트레이디, 이런 분이 남북 화해를 이뤄야 하는 대통령 선거에 나서는 것, 옳지 않다. 무자격자다. 상호비방 금지하겠다는 7.4 남북공동선언 지키겠나. 10.4 선언 공동어로구역 어떻게 하겠나?”
- “외교의 기본은 나라의 주권을 지키는 것이다. 일본에 충성맹세한 일본군 장교 다카키 마사오, 누군지 아실 거다. 박정희다. 친일로 나라 팔아먹더니 군사쿠데타로 집권했다. 철권을 휘두르면서 유신 통치했다. 뿌리는 속일 수 없다. 한미 FTA로 경제주권 팔아먹질 않았나. 박근혜 후보야말로 애국가 부를 자격 없다. 대대로 주권 팔아먹었다. 국가 보위를 약속하는 취임선서 할 자격 있나?” - “(제 대선 출마 이유가) 궁금하신 모양인데 박근혜 후보 떨어뜨리기 위한 거다. 이것만 기억하면 된다. 진보적 정권교체 이뤄내겠다.”
앞에서 언급한 전여옥은 자서전에서 “박근혜, 대통령 될 수도 돼서도 안된다”고 썼다. 그 이유는 어린아이 화법, 따스함이 없는 인간미, 비민주적 관행 등을 감안할 때 “대통령감이 아니다”는 것이었다. 특히 전여옥은 박근혜가 “한나라당은 ‘나의 당’, 청와대는 ‘나의 집’, 대통령은 ‘가업’”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우연하게도 이정희의 어제 발언이 이와 큰 틀에서 보면 상당히 맞아떨어진다. 사람 보는 눈은 비슷하다는 얘기가 아닐까?
그런데 이정희 발언 가운데는 전여옥 책에서는 물론, 그 어디에서도 접할 수 없는 ‘참신한 내용’들이 적지 않다. ‘여성대통령’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박근혜에게 이정희는 “여성대통령이 아니라 여왕”이라고 일갈했다. ‘여성대통령’과 ‘여왕’은 얼핏 보면 유사어 같아 보이지만 그 속뜻은 거의 정반대에 가깝다.
‘유신의 첫 퍼스트레이디’ ‘유신시대 대결주의 사고에 머물러 있다’며 대통령 후보 자격을 문제삼은 것도 박근혜에 뼈아픈 지적일 것이다. 빼도 박도 못하고, 그렇다고 변명 한마디도 못한 채 ‘당한’ 것이 바로 10.26사건 후 전두환이 준 ‘6억’이다. 물론 박근혜는 이 돈을 전두환에게서 받은 사실을 시인한 바 있다. 그러나 그걸 아는 유권자가 몇이나 될까? 게다가 문제는 그 ‘6억’의 규모다. 이정희는 “당시 은마아파트 30채 살 수 있는 돈”이라고 폭로했다. 강남 부자아파트의 상징인 은마아파트 30채를 살 돈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리고는 말끝에 “정수장학회, 영남대 다 강탈한 장물이다.”고 했으니 관 뚜껑 닫고 못까지 박은 셈이다. (박근혜는 얼떨결에 ‘6억’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국민질문’ 가운데서 선정된 ‘국민불신 해소방안 및 실행계획’에 대해 박근혜는 약속 지키기, 통합의 정치, 깨끗한 정치, 기득권 버리기 등 4가지를 제시했다. 그러자 그 다음 발언자인 이정희는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이 정치쇄신을 말할 자격이 있나? 새누리당 없어지는 것이 정치쇄신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간의 토론에서 이같은 직설화법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발언자의 체면 등을 감안해 돌려 말하기가 일쑤였다. 그러나 이정희는 급소를 찔렀다. 자칫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곳임에도.
‘다까끼 마사오’는 압권이었다. ‘다까끼 마사오(高木正雄)’는 박정희가 창씨개명한 일본식 이름이다. 어제 토론에서 ‘다까끼 마사오’를 끌어내기에는 좀 무리가 있는 자리였음에도 이정희는 아주 자연스럽게 불러냈다. “외교의 기본은 나라의 주권을 지키는 것”이라는 도입말이 결국 일제시대로 이어지면서 박정희의 친일로 이어졌고, 다시 5.16쿠데타, 유신 통치 등 박정희의 과거사를 일거에 전부 꿰었다. 그리고는 한미 FTA로 건너 뛰어 경제주권을 거론하고는 ‘애국가 시비’조차 털고 나가는 이정희의 언어마술은 가히 놀랄 만하다 하겠다.
‘백미’는 단연 ‘박근혜 떨어뜨리기’ 발언이다. 필자 생각에는 애초 이정희가 이 말을(혹은 ‘이 말까지는’?) 준비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평정심을 잃은 박근혜가 주제를 벗어난 질문을 하면서 불편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 결과적으로 이 발언의 빌미를 제공한 감이 없지 않아 보인다. (기회가 되면 이정희에게 이 발언을 하게 된 경위를 확인해보고 싶다.)
‘외교분야’ 코너에서 박근혜는 이정희로부터 론스타와 ISD 건에 대한 질문을 받고서 답변한 후 자기가 질문할 차례가 되자 돌연 “단일화 주장하면서 토론회는 왜 나오느냐?”고 물었다. 아마 바로 직전에 이정희가 한 ‘다까끼 마사오’ 발언이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이 질문은 사회자로부터 주제를 벗어났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먹잇감을 그냥 넘어갈 이정희가 아니다. “궁금하신 모양인데 박근혜 후보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 다른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출마했다는 것을 직설화법으로 표현한 후보는 전무후무 하지 싶다.
3. 반응(1)-세 후보측
그렇다면 이날 TV토론에 대한 세 후보들의 반응, 혹은 자평은 어떨까? 몇몇 언론 보도를 통해 살펴본 바로는 이정희와 박근혜 측은 모두 ‘잘했다’인 반면, 문재인 측은 존재감을 상실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새누리당은 이정희 후보에 대해 “이런 후보가 다음 토론에 나와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고 한다. <오마이뉴스>가 전한 관련내용을 소개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박근혜 측) TV토론이 끝난 뒤 안형환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근혜 후보는 오늘 토론에서 준비된 여성 대통령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줬다”며 “그동안 꾸준히 국정에 대해 공부하고 고민해 온 결과를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 후보의 공격과 박 후보의 방어로만 치닫다 보니 주목받아야 할 문 후보가 가려져 오히려 이득이라는 것이다.
안 대변인은 또 “통일·외교·안보·정치 분야는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분야다. 박 후보는 이 분야에 대한 구체적 정책을 설명하면서 국정운영 능력을 충분히 보여줬다”며 “이정희 후보의 예의를 벗어난 질의와 인신공격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게 대응해 지도자다운 면모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측)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열심히 토론 준비한 게 무참하게 됐다”며 “후보 존재감이 너무 없어졌다”며 이정희 후보에게 섭섭함을 내비쳤다. 그는 “이정희 후보의 공격은 본인의 존재감을 살리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두 여성 후보자가 피 튀기게 싸우는데 문 후보가 끼어들 분위기도 아니었고, 후보 본인이 끼어들 성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문 후보는 토론이 끝난 후 ‘만족하냐’는 질문에 “잘 안 되네요”라며 헛헛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이날 3자 TV 토론 방식에 대해 “반론과 재반론의 기회가 있어야 활발한 토론이 될텐데, 묻고 답하고 정해진 시간에 끝나니 토론 자체가 활발하게 되기 어려웠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정희 측) 토론 내내 이정희 후보 측 관계자들이 머문 대기실에는 여유와 박수,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토론을 마친 후 이 후보의 표정에도 ‘승리’의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는 ‘박 후보에게 맹공을 퍼부었다’는 질문에 “(박 후보는) 공격 받아 마땅한 분”이라고 일갈했다.
승리를 자축하는 세리머니는 토론회장 바깥에서도 이어졌다. 30여 명의 지지자들은 정문 밖으로 걸어 나온 이 후보를 향해 “이정희!”를 연호하며 반갑게 맞았으며, 이 후보는 활짝 웃으며 지지자들과 포옹을 나눴다. 명확한 2자 구도로 굳혀진 대선판에 ‘이정희’라는 이름을 널리 알린 것만으로도 큰 성과였다. 통합진보당은 토론 도중 “이정희=박근혜 저격수”라며 논평을 발표하기도 했다.
4. 반응(2)-페이스북 등 SNS
첫 TV토론 박-문 후보 캠프는 나름대로 ‘만족감’을 표했다. 이정희로부터 맹공을 받은 박근혜 캠프는 “여성대통령, 지도자다운 면목을 보여줬다”고 했고, 또 존재감이 별로 없었던 문재인 캠프는 “겸손하고 소통하는 새 시대 대통령의 모습을 보였다”고 자평했다. 그렇다면 트위터 등 SNS의 반응은 어땠을까?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캠프와는 정반대다.특히 박근혜에 대해서는 '내상'이 클 것으로 봤다. 박근혜는 이정희에게 벼랑 끝까지 내몰려 쩔쩔맸다는 식이다. 한 네티즌이 “(박)정희의 딸이 (이)정희에게 완전 당했다”는 촌평은 어젯밤부터 널리 회자되고 있다.
이정희는 생방송 시작과 함께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른 이후 토론이 끝난 이후까지도 계속 검색어 순위 1위를 놓치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 봐도 첫 TV토론은 이정희의 독무대였다고 할 수 있다는 것.
반면 문재인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이정희와 박근혜의 공방에 가려 뚜렷한 이미지를 남기진 못한 점은 분명 있지만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은 향후 대선 레이스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돼 나름으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그것이다. 토론 후 진중권이 트위터에서 “이번 토론은 왜 박근혜 후보가 그 동안 TV토론을 기피해 왔는지 라이브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고 지적했는데 박근혜로서는 약점이 노정된 셈이다.
TV토론이 끝난 직후부터 페이스북에 올라온 몇몇 글들을 ‘날 것’으로 소개하면,
이준희 안철수의 미지근함도, 문재인의 답답함도, 간질나게 내리던 첫눈 소식에도 가슴에 불이 지펴지지 않았다. 그런데 꺼져가던 정권교체의 불씨를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가 한방에 지펴올렸다. "난 박근혜 (후보) 떨어트리려 나왔다. 이건만 기억해 달라." 오늘 토론으로 이번 대선의 목표가 분명해졌다. "박근혜 떨어트리기" 이정희 후보의 한판승이다!!!
조국 (* 5일 새벽2시경에 올린 3건) - 오늘 3자 토론 이후 박근혜는 문재인과의 2자 토론에 동의하지 않을까? 그 이유는 다 아시겠죠?
- 내일부터 '어버이연합' 등에서 이정희 후보 공격할지도 모르겠다. 후보경호를 맡고 있는 경찰관들, 잘 막아야겠다.
- 3인 대선 TV토론 소감. 박근혜 집권하면 이정희 감옥에 들어갈 것 같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문재인 이겨야겠다. : 공기현, Shin Pyoungho, 서진희님 외 204명이 좋아합니다.. (* 아래 댓글은 5일 새벽 2시 40분 상황, 순차적으로 인용함)
윤성열 이정희 5년형이요?ㅋㅋㅋㅋ Jeong-wa Im ㅎㅎㅎ 강은희 하하하... 꿈 보다 해몽입니다... ㅋㅋㅋㅋ 배성희 필승!! 남산 ㅎㅎㅎ 제 생각엔 박그네 낙선할것 같습니다..이정희 덕분에 박성율 하하하.. 박재하 아마 ㅂㄱㄴ 는 왜 mb가 검찰을 권력의 시녀로 만들고 불법으로 민간인을 사찰을 했는지 새삼 느끼고 감탄의 감탄을 마지 않았을 겁니다... Paul Yi 정상인이라면 박근혜의 토론을 보고 대통령감이라 생각하지 않겠죠. 물론 40%의 무뇌들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승리할 것 입니다. 뽈~@@ 박일호 오늘 정희딸이 왜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되는지를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정희씨가 알려주고 담론형성케 한 것 같습니다. [다카키 마사오] 완전 대박입니다. 정재영 MB의 추억이 그리워 진다는. 盡人事待天命. Paul Yi 아참...문재인은 안철수가 아니라 이정희를 잡아야 할 듯. ㅋㅋㅋ 완전유쾌상쾌통쾌했습니다. 이정희만이 할 수 있는 발언이었습니다. 뽈~@@ 장승현 그럼 정치권들, 언론인들, 정치평론가들 모두 감옥 가기 싫어 오늘 같은 이야기들 하지 못한 것인가? 문재인이 되어야 하는 건 밎다. 강은희 박근혜와 이정희는 적대적 공생관계라고 하죠... 서로에게 없어서는안될 존재...그러니 제3지대가 뜨는 것인지도 모르죠.. ㅎㅎ Kyung Mook Choi 전여옥도 문재인을 응원하고 있어요 ㅋ Alexander Park ㅂㅂㄷㅇㄴ Paul Yi 아....전여옥. 그 인간이 도움이 될런 지. 참나 좋아할 수도 없네요. 헐~! 뽈~@@ (이하 줄임)
Kim Min 논란의 소지가 있는 발언, "박근혜를 떨어트리기 위해 나왔다"는 이정희 후보의 발언은 "단일화를 하면 대통령후보지원금을 반환해야 하는데 대선후보로 나와서 단일화를 말하는 이유가 뭐냐? 즉 당선도 못될 것이 애초에 감도 안되는 것이 왜 나와서 설쳐대냐?" 라는 박근혜 후보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즉, 이정희 후보를 건드린 건 박근혜 후보이다. 정확히 짚고 넘어가자
임재해 <이 정희와 저 정희> 이 정희가 지금 여기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저 정희인 박정희를 다카기 마사오로 호명하며 토론마당으로 소환하여 역사의 법정에 세워두고 일본군에게 혈서로 충성을 맹세한 친일행각을 준엄하게 꾸짖으며 박근혜의 박통 가능성을 아주 통박으로 면박을 주었군요.
최강욱 박근혜, 중인환시리에 이정희에게 생애 최대의 수모를 당한 듯. 오늘 밤 편안히 잠들 수 있기를 바란다. 물론 토론을 지켜 본 시민들의 생각과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입만 열면 국격 운운하며 자화자찬에 여념이 없던 이명박에게 당한 지난 5년간의 모욕을 기억한다면 진정 잘 새겨야 할 일이다.
유신 공주 박근혜의 나라,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으로 있는 나라. 세계 속의 한국,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는 대한민국과 국민들에게 이보다 더 큰 수모는 없다. 수치심을 모르고 자존감이 없이 그저 눈 앞의 이익에만 골몰한다면 모르되, 제대로 된 양심과 인격이 있다면 냉정하게 판단할 일이다. (* 참고로, 첫줄의 ‘중인환시리’는 한자로는 ‘衆人環視裡’이며,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중에’라는 뜻입니다. 여기서는 ‘전국민이 TV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정도로 해석하면 좋을 듯합니다)
이우태 조금전 집에와서 오늘 대선토론회 재방송 잠깐봤다. 정희의 딸이 정희에게 완벽하게 털렸다. 지금 잠자리에 들었는데 털이 듬성듬성 뽑힌 생닭의 망연자실한 모습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김갑수 (전략)... 이정희의 압승이었다. 내 친구 중에 문재인을 강고하게 지지해온 작가가 있다. 그는 토론 시청 소감을 화급히 날렸다. 문재인은 어서 야권연대를 제안하고 이정희에게 차기총리, 최소한 법무장관을 제안해야 한다고. 이정희의 승리는 명징, 명확한 것이라고 그는 단정했다.
어차피 박근혜는 그 정도일 것이라고 지레 알고 있었다. 하지만 문재인이 토론을 통해 무언가를 보여주기를 기대했던 지지자들의 꿈은 풍비박산되고 말았다. 요컨대 문재인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 여실히 입증된 토론이었다....(후략)
손창연 문재인 후보 2차 TV토론 준비 잘해야겠다.
박근혜가 왜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되는가를 5~10가지를 조목조목 제시하여야한다. 그리고 자신이 대통령이 왜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가를 또 5~ 10가지 간단명료하게 제시하여야 한다.
말을 이정희 수준은 아니더라도 빠르게 해야 한다. 느릿느릿 답답해한다. 특히 20~30 대 젊은 사람들은.. 말 바르게 하면 박근혜 무슨 말인지 파악 못한다. 안그래도 버벅대는 박근혜 헛소리 해댈 것이다.
김경아 공영방송 3사와 YTN... 모두 대선후보 토론회에 대해 입을 다물다...무슨 뜻일까? 종편만 토론회에 대한 토론을 하네... 공영방송아!! 갑자기 공정해지기로 했니?
이우완 잠이 안 오네요. 지금의 이 흥분이 내일 조중동을 비롯하여 공중파 방송에서 보내올 온갖 날조로 인해 깨어질까 두렵네요.....
어제 전국적으로 생방송 된 TV토론은 보는 사람마다 평가가 다를 수 있다. 특정후보에 대한 호불호와 정치적 입장 때문에 더욱 그럴 수 있다. 이는 비단 개인만이 아니라 매체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5일 오전 2시30분을 기준으로 볼 때 조중동의 인터넷판은 TV토론 관련 기사에 별 무게를 두지 않았다. 반면 한경오(한겨레-경향신문-오마이뉴스)는 전부 TV토론 기사를 톱에 배치했다. 왜일까?
한편, 그 와중에 <중앙일보>는 TV토론 직후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5일 새벽1시 13분에 입력, 보도했다. 조사결과는 세 명의 후보 가운데 박근혜가 가장 잘한 것으로 나왔다고 한다. TV토론을 지켜보고 있거나 봤다는 응답자 554명을 대상으로 ‘누가 토론을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가’는 질문에 박근혜가 36.0%로 가장 높았고, 문재인 29.2%, 이정희 19.2% 순이었다고 한다. SNS 등의 의견과는 상반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 4일 오후 8시30분~10시, 집전화, 편의표집 방식, 집계과정에서 가중치 부여, 최대 허용오차범위는 무작위 전제시 95% 신뢰수준에서 ±4.2%포인트, 응답률은 36.3%)
다카키마사오,이정희 공격 속절없이 무너진 박근혜/TV토론 맹점 맹공한 이정희 화법 대선 변수
얼마전 '행복멘토'로 유명했던 '희망수업'의 저자 故최윤희씨는 글쓴이 등과 함께 서울시(당시 오세훈 시장)의 시정을 돌아볼 수 있는 자리에 초대됐다. 글쓴이는 부끄럽게도 '파워블로거' 자격으로 초대된 자리였다. 최씨는 그 자리에서 10분간의 짧은 강의를 했는 데 매우 또렸한 메세지를 남겼다. 속사포처럼 쏟아져 내는 언어들이었지만, 듣는 이들을 한 곳에 몰입시키며 기분좋게 만들고 있었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전도사이자 행복멘토가 틀림없었다. 10분간의 짧은 강의를 통해 사람들을 기분좋게 만드는 한편 그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 전부를 담아내고 있었다. 강의 일부를 소개하면 이렇다.
"...가슴만 열어주세요. 장대비가 쏟아져도 항아리 뚜껑이 닫혀있으면 비가 한 방울도 안 고이잖아요. 이슬비가 내려도 항아리 뚜껑을 열어두면 고여요. 제가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여러분의 가슴이 닫혀있으면 한마디도 안 꽂혀요.제가 아무리 시시한 말을 해도 여러분의 가슴이 열려있으면 제 말이 빛의 화살이 되어 날아가서 꽂혀서 뜻 밖의 행복을 줄 수가 있어요. 지금 너무 점잖게 앉아 있어요. 저는 이런 꼴을 못 봐요. 머리에 조깅부터 시켜드리고 시작할 게요. 저는 여러가지를 할 수 있지만 시간 관계상 하나만 할 게요.
아주 유식한 선비가 살았어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유식한 말만 하는거예요. 대게 유식한 사람들은 허리를 (뒤로)젖히고 (폼을 잡고)살잖아요. 외나무 다리를 건너다가 그 폼으로 걷다가 외나무 다리밑에 삐꺼덕 빠져버렸어요. 여러분이나 저 같으면 "사람살려,사람살려" 했으면 살았을 텐데, 워낙~유식하니까 쉬운 말을 쓸 수가 없어요.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 구제~인간구제~" (폭소이어짐)...그래서 아무도 몰라서 죽고 말았어요. 우리는 누구에게나 배워야 돼요. 저는 배웠어요. 말은 쉽게 해야되겠구나. 저는 어려운 말 알 지도 못해요. 아주 쉬운 말로 10분간 '행복의 홈런을 날려라'에 대해서 말씀 드릴게요..."
그녀의 짧은 강의는 이렇게 시작됐다. 당시 서울시에는 '창의시정발표회'라는 열린제도가 있었다. 하지만 오세훈 시장은 무료급식 문제 등 닫힌제도와 이념 등 구태의연한 시정 때문에 결국 물러가게 됐다. 또 사람들에게 행복멘토가 되었던 최씨는 정작 당신이 불행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그러나 그녀가 남긴 무수한 강의는 대한민국 사람들이 안 들어 본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그녀는 당시 대한민국 최고의 명강사였다. 그렇다면 그녀를 명강사로 만들어 준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그게 강의 시작전 몸을 풀듯 쏟아낸 '직접화법'이었다. 남들이 다 아는 말을 쉽게 말해야 했다.
상대방이 듣기 쉽고 좋게 간결하게 말하라는 것.간밤에 그런 모습을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로부터 (들어)볼 수 있었다. 그 장면을 보자마자 '바로 저거야'하고 쾌재를 불렀다. 선관위가 마련한 경직된 TV토론은 맥이 끊기며 지루하게 이어졌는 데, 그 때 마다 청량제 처럼 주변을 환기 시키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 시킨 게 '이정희식 직접화법'이었던 것이다. 이 후보는 기조발언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있는 키워드를 간추려 또박또박 빠르고 힘차게 전달하고 있었다.
"유신독재의 퍼스트레이디가 청와대에 가면 여성대통령이 아니라 여왕 됩니다. 여성대통령 필요하지요. 그러나 여왕...안 되지 않습니까. 불통 오만 독선의 여왕은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없습니다...(중략)"
이 후보는 이 밖에도 박 후보와 문답을 주고받을 때도 유신독재 프레임을 간략하고 또박또박 설명해 가며 박 후보를 압박해 나갔다. 이 때문에 박후보는 TV토론이 시작된 이후 계속 불편했던 지. 이정희 후보가 외교분야 토론에서 최근 론스타가 한국정부를 제소한 사건을 언급하며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의 위험성을 언급하자, 이 후보측의 질문에 깜짝놀랄 만한 공격적 답변이 이어지기도 했다. 박 후보가 주제 밖의 이야기로 시비를 자초한 것 .박 후보는 "...외교문제와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이정희 후보는 계속 단일화를 주장하면서 왜 토론회에 나왔느냐. 나중에 후보를 사퇴하면 국고보조금을 그대로 받게 된다.
그런 도덕적 문제도 있는데 왜 나왔느냐"에 대한 이 후보의 간략한 답변은 "대단히 궁금하신 모양인데 말씀드리겠다. 저는 박근혜 후보 떨어뜨리려 나왔다. 그것만 기억하시면 된다"라고 반격한 것이다. 혹 떼려다 매 맞은 격이었다. 그리고 이 후보의 이 같은 진가는 외교분야에서 도드라졌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측에서 혼절을 할 정도로 이 후보의 공격은 매서운 모습이자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속 마음을 뻥 뚫어주는 '카타르시스' 그 자체였다.
"외교의 기본은 주권을 지키는 것. (일본국에)충성혈서를 써서 일본군 장교가 된 '다카키 마사오'...누군지 알거다. 한국이름 박정희...군사쿠데타하고 굴욕적인 한일협정 밀어붙인 장본인..."
이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박 후보가 집권하게 되면 대미관계를 돈독하게 하겠다는 취지 등의 발언 때문이었다. 이 후보가 박 후보에게 이런 답변을 하게된 이유는 '뿌리(피)는 속일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박 후보의 정체성 내지 실체를 널리 알리고 싶은 전략이 표출된 것으로 보였다. 대선 후보의 구도와 구조상 그녀는 대통령 후보에 당선될 확률이 민주당 문재인 후보나 박 후보 보다 떨어지는 걸 200% 활용하며 선관위가 마련한 TV토론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언급처럼 이정희 후보가 TV토론에 나온 목적은 '박근혜 후보 떨어뜨리려 나왔다'는 데 잘 나타나 있었다.
대략 여기까지 선관위가 마련한 TV토론 장면 일부를 엿보는 동안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존재감은 드러나지 않는다. 예상된 TV토론 수순이라고나 할까. 문재인 후보는 첫 TV토론에서 이정희 후보 보다 뚜렷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그 대신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주며 '싸움'을 피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를 테면 단 '세 번 밖에 없는 TV토론'의 탐색전이라고 할까. 문 후보의 소극적이고 간접적인 화법 보다 이 후보의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화법은 중앙선관위 TV 토론에 가장 적합한 모델이다. 이유가 뭔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보좌관의 교통사고상(喪)을 당하기 전까지 TV토론을 기피해 왔다. 그 대신 지방도로에서 자동차를 (불법)과속으로 몰고 지방유세를 다니는 전형적인 '아나로그' 유세 방법을 택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그런 박 후보에게 '수첩'을 보거나 '프롬프터'를 보던 지. 그것도 안 되면 아예 '질문지'를 주겠다며 TV토론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유세일정 등의 이유로 거부를 한 박근혜 후보였다.
그 이유가 이정희 후보의 공격에 치부를 드러낸 박 후보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토론을 할 수 없거나 토론에 약하거나 토론을 기피할 수 밖에 없는 치명적 약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박 후보를 가리켜 '수첩공주'라고 비아냥 거리는 이유가 론스타 사건을 언급할 때 일면 드러난 것이다. 박 후보가 반론 중에 '약정'이라고 말하자 즉시 이 후보가 '약관'이라며 고쳐주었다. 물론 '아 약관'이라며 고쳐 말한 것도 박 후보이다. 단순히 말 실수가 아니다. 박 후보가 비례대표직을 내 놓으며 '대통령직을 사퇴하겠다'는 말실수와 전혀 다른 '위험한 모습'이었다.
예컨대 약정(約定)은 그냥 (손가락 걸 듯)약속하는 일로 법적구속력이 없는 상태지만, '약관(約款)'이란 '조약이나 계약 따위에서 약속하여 정한 하나하나의 조항'을 말하고 있는 법적구속력 등을 포함한 엄청난 차이이다. 가장 기초적인 (법적)지식이 결여된 것이다. 이런 사소해 보이는 큰 문제가 (이명박)정부 여당(새누리당)의 골칫거리였으므로 TV토론을 기피하는 건 당연지사. 따라서 세 번 밖에 안 되는 짧은 TV토론에서 미사여구와 비유법 등을 사용하는 간접화법은 토론자을 위험에 빠뜨리는 매우 위험한 토론전략이 아닌가 싶다. 전달하고자 하는 뜻을 간단명료하게 사용해야, 그나마 맥락을 잘 알 수 없는 (나쁜)진행방식에 유리하게 작용되며, 시청자(유권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될 것이라는 것.
그래서 첫 TV토론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 깊이 남는 건 직접화법이 남긴 결과였다. 불과 세 차례의 짧은 시간에 차기 대통령 후보의 자질을 검증하는 불편부당한 제도지만, 제도의 맹점을 활용하는 정도에 따라 토론을 기피하는 상대 후보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 것이다. 이정희 후보의 직접화법에 완전히 무너져내린 박근혜 후보이자 대통령의 자질과 정체성 모두를 드러내 보인 화끈한 한 판 승부였다. 이 후보가 사용한 키워드는 일상에 널린 것이었으며 사람들로부터 자연스럽게 회자되던 몇 가지 단어가 전부였다. 비록 그게 '과거사의 프레임'이면 어떤가. 박근혜 후보는 그녀의 아버지 박정희에게 따라다니는 '친일혈서,군사쿠데타,유신독재자' 등으로 이어지는 몇 안 되는 키워드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져내린 것이다.
이날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대박근혜 공격으로 인해 어부지리를 얻은 것 같다. 두 번 째 TV토론에서는 유세 중에 보여준 간결하고 명확한 직접화법이 필요해 보인다. 지금 선관위의 TV토론 제도를 탓할 시간이 없거니와 고치려 들 것도 아닌 것 같다. 따라서 두 번 밖에 남지 않은 TV토론에서 부동표의 향방을 한쪽으로 이동시키는 길은, 상대 후보의 대통령 자질이 부적격하다는 걸 만방에 떨쳐야 한다. 중앙선관위가 마련한 단 세 번의 TV토론과 토론 방식 때문에 각 당 후보의 정책대결과 같은 토론의 백미를 볼 수 없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린 금번 대선에서 '화법의 전쟁'이 급히 떠오른 이슈이다. 국민적 행복멘토였던 故최윤희씨의 명언 속에 답이 있었다. 대중들이 알아듣기 쉽도록 말을 쉽고 간결하게 적극적으로 하라. 그 명언을 실천에 옮긴 이정희 후보의 한판승이 첫 TV토론이 아닌가 싶다. 이 후보가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선 TV토론' 박근혜,문재인,이정희 누가 승자?
제18대 대선의 공식적인 TV토론이 열렸습니다. 지난 역대 대선과 비교하면 TV토론이 거의 실종되다시피 했다가 처음 열린 대선 TV토론인 탓에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대선 TV토론이 선관위의 이상한 룰 때문에 자칫 유권자들이 채널을 돌릴 뻔 했는데, 이정희 후보 때문에 새로운 전환을 맞기도 했습니다. 어제 대선 TV토론은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간의 대격돌로 볼 수 있습니다. 두 후보 간의 치열했던 대선 TV토론을 정리하면서 대선 TV토론이 가진 의미와 누구에게 효과적이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박근혜 후보의 실책'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는 대선 TV토론이 시작되자마자 기조연설부터 박근혜 후보를 향해 강한 펀치를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정희 후보는 기조연설에서 쌍용차 사태를 통해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를 비판했고, 이를 시작으로 두 후보 간의 대격돌이 벌어졌습니다. 이정희- 박근혜 후보 상호 간의 공식적인 토론 대결의 포문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시작했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이정희 후보를 동시에 공격하기 위해서 통합진보당 이석기, 김재연 의원을 거론했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연대를 공격하기 위해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거론했지만, 이름과 성을 거꾸로 부르는 실수를 통해 오히려 불발탄이 돼버렸습니다.
또한, 박근혜 후보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를 종북으로 몰아넣기 위한 색깔론으로 "이정희 후보와 통합진보당은 국기에 대한 경례도 하지 않고 애국가를 안 부르는 것으로 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것은 악의적인 언론을 그대로 인용한 박근혜 후보의 실책이었습니다. 국회나 공식적인 국가 행사에서 애국가를 부르지 않았으면 효과적인 공격이 되었겠지만, 사실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를 비롯해 국회의원들 대부분 공식적인 국가행사에서는 모두 애국가를 부르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합니다. 결국, 눈에 뻔히 보이는 공격을 했다가 오히려 박근혜 후보는 본전도 못 찾은 꼴이 된 대선 TV토론이었습니다.
'이정희의 거센 공격에 당황한 박근혜'
어제 대선 TV토론에서 이정희 후보는 박근혜 후보를 향해 핵폭탄급 발언을 했습니다. 그중에 핵심을 세 가지로 압축시킬 수 있습니다. 첫 번째가 공식적인 방송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일본이름인 '다카키 마사오'를 거론했다는 사실입니다. '충성혈서를 써서 일본군 장교가 된 다카키 마사오, 한국이름 박정희'라고 발언한 이정희 후보의 말은 팩트임에도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것은 그동안 우리 언론과 방송이 감히(?) 박정희 대통령의 일본군 충성혈서와 일본이름을 거론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전두환으로부터 청와대 금고에서 받은 6억 원에 대한 공격이었습니다. 이정희 후보의 6억에 대해 박근혜 후보는 다음과 같은 변명과 약속(?)을 했습니다.
"당시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도 그렇게 흉탄에 돌아가시고 나서 어린 동생들과 살 길이 막막한 상황이었다. 아무 걱정 문제없으니 배려 차원에서 해주겠다고 하는데 경황없는 상황에서 받았다. 저는 자식도 없고, 가족도 없다. 나중에 사회에 다 환원할 것이다." 살길이 막막했기에 6억 원을 받았고, 나중에 사회에 다 환원할 것이라는 그녀의 약속을 (지금 시세대로 계산해서 사회에 환원할까요?) 믿는다면 아마 나중에라도 증거(?) 차원에서 아래 영상은 꼭 보관해야 할 듯싶습니다.
세 번째는 정수장학회와 영남대를 거론하면서 사용했던 '장물'이라는 단어입니다. 이정희 후보는 "권력형 비리를 반드시 없애야 한다. 가장 큰 문제가 대통령 측근비리, 친인척 비리다. 박 후보께서 권력형 비리근절을 말했는데 솔직히 말해 권력형 비리를 장물로 월급받고 지위 유지하며 살아온 분이 말하니 잘 믿기지 않는다. 박 후보가 이사장이던 정수장학회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지태 씨를 협박해 뜯어낸 장물 아닌가"라는 말을 통해 그동안 박근혜 후보에게 제기됐던 장물 정수장학회에 대한 논란을 다시 한번 공중파 방송에서 꺼낸 것입니다. 이정희 후보의 거센 공격에 화면에 비친 박근혜 후보의 얼굴과 말은 그리 좋은 표정은 아니었으며, 이는 박근혜 후보가 시작한 네거티브 공세에 오히려 역습을 당한 상황이었습니다.
' 이런 엉터리 대선 TV토론이 어디 있는가?' 어제 대선 TV토론을 보면서 느낀 가장 큰 분노는 선관위가 철저히 대선 TV토론을 농락했다는 점입니다. 선관위는 이번 대선 TV토론에서 토론진행방식을 '질문1분,답변1분30초'로 제한하는 이상한 규칙을 세웠습니다. 질문과 답변 시간을 정해놓은 것까지는 좋은데, 가장 큰 문제는 1분의 질문 시간과 1분 30초의 답변 시간을 후보자가 나눠서 사용할 수 없게 했다는 점입니다. 이런 규칙 때문에 질문과 답변을 한 번으로 제한했고, 이에 따라 재질문과 재반론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딱 한 번만 질문하고 답변하고 무조건 넘어가라는 이런 식의 토론규칙은 토론을 통해 후보자를 검증하는 애초 취지와는 전혀 다르게 부실한 TV 토론 상황을 미리 만들어 놓은 꼴이 됐습니다.
TV 토론의 핵심은 토크쇼가 아니므로 사회자 발언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어제 신동호 아나운서는 사회자가 아닌 토크쇼 진행자처럼 토론 내내 매끄럽지 못한 진행을 했습니다. 우선 사회자 발언이 너무 길었습니다. 짧고 간결하게 설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TV토론 내내 장황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보통 미국 대선 토론 90분이 진행되면 그 중 사회자 발언은 대략 5분 안팎인데 반해, 신동호 아나운서는 대선 토론 30분 중에 무려 5분이나 시간을 끄는 이상한 진행을 했습니다. [정치] - 박근혜 토론? '송지헌의 박근혜 후보 구하기' 지난번 박근혜 후보 단독 토론(?)에서도 송지헌 아나운서가 편파적인 진행을 하더니, 이번 신동호 아나운서는 사회자가 주인공이 되는 진행을 했습니다. 이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모니터링을 통해 반드시 개선하고 명심해야 할 부분이라고 봅니다.
'경상도 싸나이 문재인의 TV토론 문제점' 첫 번째 대선 TV토론에서 문재인 후보의 모습은 보면 중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워낙 이정희 후보와 박근혜 후보 간의 토론이 거셌기 때문에 네거티브 공세는 하지 않고, 중도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토론 내용을 보면 무난했다고 볼 수 있지만, 전체적인 대선 토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득이 되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문재인 후보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경상도 사람에게 잘 나타나는 '쌍시옷' 발음을 '시옷' 발음으로 하는 말투입니다. 쌍용차, 싸움 들의 단어를 사용할 때 나타나곤 했는데, 이것이 쉽게 고쳐지는 문제는 아니라, 앞으로 더 노력해야 할 부분입니다. (경상도 사람들은 별로 그런 것을 느끼지 못했다고 하는데, 아마 지역적인 문화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토론 중간에는 많이 없어졌지만, 토론 처음에는 말을 하면서 쩝쩝거리는 소리를 냈는데, 마이크가 워낙 좋아서인지 몰라도, 시청자들이 듣기에는 많이 거슬리는 부분입니다. 마지막으로 약간씩 새는 발음입니다. 지난 참여정부 시절 얼마나 힘들었는지 치아 10개를 몽땅 임플란트해서 발음이 조금씩 샌다고 합니다. 치과 전문의 말로는 그래서 임플란트는 미세한 교합의 차이로도 발음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당장 고칠 수는 없겠지만, 이런 사소함도 꼭 대비해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어제 TV토론의 실질적인 승자는 오히려 박근혜 후보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것은 이정희-박근혜 후보 때문에 문재인 후보의 존재감이 미비해졌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박근혜 후보 지지층은 아무리 이정희 후보가 '다카키 마사오','장물','청와대 금고 6억'을 들고 나와도 귀를 막을 것이고, 문재인 후보의 장점이 전혀 보이지 않았기에 문 후보 처지에서 득표 전략에는 이득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문재인 후보의 득표전략 미비와는 별도로 어제 대선 TV토론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하고, 생각하게 했던 TV토론이었습니다.
이정희 후보는 대선 TV토론 마지막 연설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대선 전 통과,' 전두환으로부터 받은 돈 6억 원 대선 전 사회 환원','측근 비리 근절위해 비리 발생하면 대통령직 사퇴 약속'을 촉구했습니다. 이는 박근혜 후보가 가진 한계가 무엇인지 분명히 보여줬습니다'아이엠피터'는 어제 대선 TV토론을 보면서 누구의 유불리를 떠나 '다카키 마사오'라는 이름이 공중파에 나왔다는 사실에 더 흥분됐습니다. 이는 그동안 수차례 찾았던 자료 조사를 통해 느꼈던 박정희의 실체를 국민이 이제야 조금은 관심을 두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이엠피터'는 '다카키 마사오'라는 이름 그 자체를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의 이름이 오로지 권력과 성공을 위해 바뀌었다는 사실과 함께 일제강점기부터 가졌던 그의 권력욕이 총칼을 통해 대한민국을 독재와 암흑으로 몰아넣은 일에 분노하고 더 많은 국민이 진실을 알기 원할 뿐입니다.
흥미진진했던 제1회 대선후보 TV토론이 끝났다. 토론 후 기자들의 질문에 박근혜는 “지금은 (머리 속이) 복잡하니까 여기에서 끝내겠다”는 말만 남기고 황망히 MBC를 빠져나갔다. 동행했던 새누리당 대변인 중 한 명은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혼잣말로 “애가 어른을…”이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못했다. 박근혜 캠프는 ‘멘붕’에 빠졌다. 이번 토론회는 직전(2007년) 대선후보 토론회의 21%를 훨씬 뛰어넘는 평균시청률 29%(종편 채널 포함 시 30% 이상)를 기록해 표심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5일(수) 박근혜는 전북 지역에 대한 본격적인 유세를 펼치는데 복잡한 머리 속이 정리될 듯 싶지 않다.
비록 지지자 수천 명을 모아놓고 일방적인 사자후를 토해낸다고 해도 천 만명 이상이 동시에 시청하고 의견을 공유하는 TV토론의 영향력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각 언론사에서는 TV토론 후 긴급 지지율 조사에 착수했을 것이다. 토론 잘한 순서를 물었을 것이고, 지지후보를 물었을 것이다. 1% 미만 후보 이정희의 대약진 – 문재인 상승 – 박근혜 하락으로 예상된다. 무슨 말로 방어하려 해도 결국 박근혜는 준비가 부족했다. 수 없이 예행연습을 했겠지만 (전여옥 표현을 빌리자면) 근본적으로 부족했기에 충분히 예상된 이정희의 공격을 감당하지 못했다. 박근혜는 통합진보당을, 이정희의 능력을 과소평가한 벌을 톡톡히 받은 셈이다.
왜 애국가를 부르지 않느냐, 야권단일화를 말하면서 왜 국고에 손실을 끼치면서 출마를 했느냐 등이 본전도 못 건진 박근혜의 질문이었다. 바로 위 두 가지 질문이 지금 인터넷과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정희의 촌철살인을 낳게 한 것이다. 애국가를 왜 안 부르느냐는 통진당의 국가관을 묻는 질문에 이정희는 공식행사장에서 애국가를 불렀다, 좀 알고 질문하라고 가볍게 무시한 후 ‘다카끼 마사오’란 친일의 부끄러운 이름을 알리는 열변을 토했다.
날치기해 놓고 애국가만 부르면 용서받는지를 묻고는 답을 마쳤다. 박근혜는 얼굴이 빨개졌다. 단일화할 거면서 왜 출마했느냐는 질문은 박근혜 지지율을 최소 2%는 떨어뜨릴 멍청한 질문이었다. 박근혜는 그 질문으로 2가지를 얻었다. 하나는 사회자로부터 ‘주제와 어긋나는 질문은 자제해 달라’는 지적이었고, 또 하나는 ‘너(박근혜) 떨어트리려고, 반드시 떨어트리려고 나왔다’는 이정희의 독설을 맥 놓고 들어야 했다.
호텔링의 법칙에 충실했던 문재인 웃다
이정희의 날 선 공격에 종편이 격앙돼 있다. 한 종편은 이정희의 공격을 아예 ‘독설’이라는 자막을 넣어 박근혜를 대변했다. YS로부터 칠푼이라고, 전여옥으로부터도 그와 비슷한, 심지어 김무성으로부터도 유사한 평가를 받은 박근혜는 전혀 상대가 되질 못했다. 어금니를 앙 다문 모습만 몇 차례 보였을 뿐이다. 상승세를 탔다면서 큰 소리치던 캠프 분위기는 일순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정희를 상대하면서 문재인이 얼마나 젠틀하고 고마웠을까. 반면 문재인의 토론은 (날카로운) 창과 (칠푼이의) 방패 속에서 다소 밋밋했다는 아쉬움이 터져 나왔다. 변희재 등 보수논객들로부터는 ‘계셨어요?’는 비아냥도 들린다.
그러나 목소리 크다고 꼭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문재인의 토론하는 방식을 보면서 굉장히 전략적으로 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2시간 동안 문재인은 일관되게 움직였다. Negative하지 않았다, 상대 의견을 대단히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근혜의 Negative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했다. 게임이론에 호텔링의 법칙이 있다. 양자대결 구도 속에서 가장 빛을 발하는 전략 중 하나이다. 나와 상대를 골수 지지하는 세력들을 끌어오기 힘들기 때문에 ‘중도’만 공략하는 전략이다.
오바마가 확고한 지지기반인 뉴욕, 캘리포니아에 가지 않고 왜 그토록 ‘오하이오, 플로리다’ 등 스윙스테이트만 다녔는지를 설명하는 이론이다. 그리고 문재인은 오늘 120분 동안 호텔링의 법칙에 충실했다. Negative를 싫어하고, 상대 의견을 경청하는 모습을 일관되게 보임으로써 소통하는 리더십을 보였다. ‘밋밋했다’ 왜 좀 더 박근혜를 화끈하게 공격하지 않았냐면서 아쉬워하는 사람들은 문재인이 어떻게 하든 문재인을 지지할 것이다. 중도에서 지지를 유보하는 세력에게 문재인은 집중해 토론에 임했다. 이 노력이 내일부터 나올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줄지 기대된다.
충격의 박근혜 캠프, 플랜B를 고민할 듯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에서 가장 감정이 격해 있을 사람은 박근혜이리라. 아버지의 이름을 위해, 가문의 명예를 위해 정치를 하는 사람인데 면전에서 다카끼 마사오의 치부가 까발려졌고, 개인적으로는 아파트 30채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부하겠다고 얼떨결에 약속했다. 전두환에게 6억원 받았다고 시인할 때의 태도는 보는 사람이 다 불쌍할 정도였다. 평생 혼자 살면서 정치만을 생각해 왔을 박근혜에게 이는 얼마나 수치스러웠겠는가. 박근혜 캠프도 안절부절 못하고 있을 것이다. TV토론은 앞으로 2회 더 남아 있고, 이정희의 활약으로 2, 3차 토론회 시청률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생각만으로 악몽이 아니겠는가.
박근혜에게 더 큰 문제는 이정희의 날선 공격에 거짓이 없었다는 점이다. 오마이TV에 등장한 새누리당 조해진 대변인은 ‘이정희 공격 중에서 사실이 아닌 것이 있다면 하나만 대봐라’라는 서해성의 질문에 답을 하지 못했다. 오늘 확인됐듯이 준비를 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다. 박근혜는 예비된 두 차례의 수모를 더 겪어야 투표일을 맞이할 수 있고, 그런 식의 두 차례 수모가 더 있게 된다면 그의 대세는 꺾이게 될 것이다. 멍청하고 말 못하는 대통령을 원하는 국민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3자 토론을 변경하지도 못한다. 이미 선거법 기준에 따라 이정희는 무조건 참여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대로 눈 뜨고 당할 박근혜 캠프가 아니다. 박근혜를 바꿀 수 없기에 토론회를 바꾸려 들 것이다. TV토론을 규정한 선거법 제82조의 2항의 여러 내용 중에 박근혜측이 미친 듯이 살펴보고 있을, 그리고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은 총 3가지 이다. 박근혜측에서는 이 3가지 방법 중 하나를 쓰고 싶어할 유혹에 빠져 있을 듯 싶다. 먼저, 82-2의 6)에 TV토론 불참이 있다.
원칙과 약속을 지키는 후보로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이정희에 대한 방어에 자신 없다면 이 방법을 적극 고려할 것이다. 이 경우 선관위는 토론회를 강행하되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불참’ 사실을 시작화면에 공지해야 한다. 단지 그 뿐이다.
‘2대 1 불합리한 싸움’이라면서 외곽 지원을 할 MBC, 조중동, 종편 등 보수언론을 믿고 이 방법의 사용을 고려할까?다음으로 8)을 염두에 둘 수 있다. 이 조항은 토론 참여자가 법에 위반되는 내용을 발표하거나 시간을 초과하는 경우 ‘자막안내’를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이정희 후보의 발언이 시간을 초과하는 경우가 제일 많았는데 시간도 안 지키는 후보라는 강력한 자막안내를 선관위에 요구해 이정희에 대한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려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마지막으로 9)항이 있다. ‘토론회 진행을 방해하거나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자가 있으면 중지를 명령하고, 그 이후에는 퇴장’시키도록 기술된 항목이다.
오늘 내용으로만 보면 이정희의 주장에는 아무 문제도 없고, 이는 새누리당에서조차 인정했으나 최근 선관위의 행태를 보면 ‘혹시’하는 우려가 든다.이 규정을 확대해 해석하면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이정희에 대한 ‘토론회 도중 퇴장’을 강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토론회 불참인 6)은 아무리 언론의 외곽지원을 받는다 해도 너무 Risky하기 때문에 쉽게 선택하지 못할 것이다. 물론 남은 2번 중 한번 정도는 ‘몸이 아프다’면서 빠질 가능성도 크다.
8)항을 선관위에 요구해 이정희를 위축시키고 싶을 유혹이 클 것이며, 자연스럽게 진행할 수만 있다면 어떻게든 9)항을 통해 이정희를 퇴장시키고 싶을 것이다. 문재인 후보는 생방송 도중 9)항이라는 돌발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어떻게 대응할지 이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다. ‘멘붕’ 박근혜 캠프는 어떤 식으로든, 그리고 무엇인가를 준비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단순히 토론만을 준비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이미 너무나 벅차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김무성은 200만표로 이긴다고 허풍을 쳤지만, 본격적으로 대선은 흥미진진해 가고 있다. 이정희의 기여가 매우 컸다.
이정희 후보가 박근혜 후보에게 해야 할 질문 10가지
1. 대학등록금 인상 주범인 비리재단 개혁법인 사학법 개혁에 반대하며 촛불시위를 한 것은 부패척결을 반대하는 시위 아닌가?
2. 부자감세 98조 날치기를 하더니 서민 복지예산도 삭감하더니 무상급식하면 나라 망한다고 서울시장 오세훈 선거동을 했는데 왜 서민을 위한다고 속이지요?
3.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신설을 반대하면 부패한 권력을 막을 수 없고 나라와 서민의 불행을 막을 수 없는데 왜? 반대하지요?
4. 한나라당이 아이엠에프로 나라를 망하게 해서 국민에게 심판을 받고 국민의 정부에게 정권을 주었고 국민의 정부는 아이엠에프를 극복하여 참여정부를 계승하게 하였으나 참여정부에서도 악법의 개혁을 통한 민주와 복지를 이루고자 했으니 박근혜와 한나라의 발목 잡기 때문에 실패해서 다시 한나라당에게 정권을 맡겼는데 이번에는 사대강과 부자감세로 빗더미 국가로 만들고 국정과 민생을 파탄 냈으면 심판을 받아야지 어떻게 심판을 받은 참여정부를 심판받아야 한다고 국민을 속이지요?
5.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로 인하여 남북관계가 경제교류를 통하여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갔는데 새누리당만 정권을 잡으면 남북관계가 대결관계로 전쟁의 위험으로 항상 국민이 불안속에서 살아야 되고 나라도 경제도 민생도 위험하게 하는 책임을 지고 국민을 심판을 받아야 하지 않는가?
6. 지금까지 국가보안법은 한나라와 보수세력이 정권을 잡을 목적으로 민주화운동세력이나 양심세력 평화세력을 좌익용공으로 몰아서 죽이는 목적으로 사용했고 세계인권기구에서도 항상 국가보안법이 문제있는 악법이라고 주장하고 잇는데도 오로지 새누리와 박근혜는 반대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정당과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국민을 속여서 인권을 유린하는 법의 개혁이나 폐지를 반대한다는 것은 반사회적 범법 행위이므로 후보를 사퇴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
그 좋은 예가 바로 인혁당 사건이며 이사건은 순수한 민간인을 정권연장을 목적으로 좌익 빨갱이로 몰아서 8명의 생명을 단 하루만에 죽여버린 국가보안법의 무서움을 보여주는 것이고 이것이 박근혜의 아버지 독재자에 의해서 저질러진 일이다
사과하고 사퇴하던지 아니면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국민에게 약속하라
7. 박근혜와 새누리는 서민을 위한다면 보편적복지를 해야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데 반대하고 있다 또 보편적복지를 할려면 직접세를 OECD 국가 평균이상으로 올리고 1% 부자에 대한 부유세나 사회복지세를 신설하여 모든 국민에게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것을 반대하면서 서민을 위한다고 속이고 있으니 국민을 속인 죄로 후보를 사퇴하는 것이 어떤가?
8. 지금처럼 정치가 분열과 혼란을 조장하고 부패가 끊이지 않고 정당이 정책경쟁을 하지 않고 민의가 왜곡되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지역대결만 하고 싸움만 하는 난장판 국회와 정치가 되는 이유는 한나라당이 불공정한 악법의 개혁을 반대하기 때문이다
그 첫 번째가 바로 불공정한 선거법의 개혁을 반대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망국적인 지역대결을 막고 국민을 위한 정책경쟁을 하려면 선거법을 독일식으로 공정하게 개혁하여야 국민을 위한 정책경쟁을 하게 되고 민의가 올바로 반영이 되고 분열과 혼란과 부패도 사라져서 나라와 국민이 잘살게 된다
그런데 박근혜와 새누리가 이런 정치개혁을 반대하고 있으니 반국가적 반사회적 범죄집단으로 해체하고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9. 민주주의 국가에서 야권이 단일화를 하는 것 민주주의 원리나 정당정치에 반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와 새누리가 악법의 개혁을 반대하여 나라가 분열과 혼란과 부패와 망국으로 가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범죄집단인 박근혜와 새누리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 힘든 단일화를 하고 잇는 것이다. 그러므로 악법이 개혁을 반대하는 박근혜와 새누리는반국가적 반사회적 범죄집단으로 국민에게 사과하고 해체해야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만일에 지금이라도 반성한다면 국회의원선거법은 가장 공정하다고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독일식선거법으로 개혁하여 국민을 위한 정책경쟁을 하겟다고 선언하고 대통령 선거법은 결선투표제를 도입하여 국민통합을 할 수 없는 20~30%짜리 대통령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하므로 지금 당장 국민들 앞에서 약속할 수 있는가?
10. 박근혜와 새누리는 양심이 있다면 지금까지 지적한 불공정한 악법의 개혁을 반대하는 범죄행위에 대하여 국민에게 사과하고 야당이 제기하는 나라와 국민을 불행하게 하는 모든 악법의 개혁을 국민에게 약속하던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당을 해체하고 대통령후보를 사퇴하는 것이 어떤가?
한가지가 빠졌네여
11.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없다면 민주주의에 반하고 불공정으로 인하여 경쟁력이 약화되고 부가 편중되어 망국을 갈 수 잇는데도 처음에는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약속하더니 지금 김종인씨가 제시한 재벌개혁의 핵심을 빼버린 이유가 무엇인가?
박근혜의 식민지 시대를 허용할 것인가?
조지오웰은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Who controls the past controls the future. Who controls the present controls the past)'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이 말을 되새겨 보면 이명박 정부에서 자행되었던 친일역사 세탁의 과정과 의도를 정확하게 간파할 수 있습니다. 먼저 그 과정을 보자면, 현재 권력을 활용, 이미 어용으로 전락한 언론을 통해 이승만, 백선엽, 박정희 등의 쥐꼬리만한 업적을 과대포장하고, 생뚱맞은 ‘건국 60년’ 행사를 통해 민중의 항일독립 의지가 담긴 광복절의 의미를 의도적으로 평가 절하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의도는 당연히 미래의 지배, 즉 박근혜의 집권에 있습니다.역사를 돌이켜 보면 친일이란 단순하게 외교적 관계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된 이래 우리나라에서 친일 정치가들의 득세는 어김없이 민족의 번영을 저해하고 민중을 수탈하는 반역행위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제작 배포한 영화 ‘백년전쟁 스페셜 에디션 - 프레이저 보고서 1부’를 보더라도, 국내의 친일파와 일본의 극우주의자가 결탁했을 때 어떤 끔직한 일들이 벌어졌는지 정확하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먼저 반공이데올로기를 통해 민주개혁진영을 이간질 또는 위축시킴으로써 민주주의의 확산을 방해합니다. 다음에는 마땅히 국민에게 주어져야 할 경제적 이익을 착취함으로써 대내적으로는 소수의 기득권 세력이 부를 독점하게 되고 대외적으로는 대일 무역적자가 증가하여 경상수지가 악화됩니다.
※ ‘프레이저 보고서’ 동영상 관람하기
제가 ‘프레이저 보고서’를 보면서 가장 섬뜩했던 것이 바로 이 장면입니다.
박정희와 기시의 공통분모는 만주국…그들은 ‘제국주의의 귀태’였다
“1961년 11월11일, 오카모토 중위는 군사쿠데타를 주도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박정희로서 다시금 일본 땅을 밟게 되었다.” 박정희가 1961년 일본을 방문해 만난 인물 중에는 기시 노부스케(1896~1987)가 있다. 그는 박정희에게서 들은 말을 이렇게 전했다. “ ‘우리 젊은 육군 군인들이 군사혁명에 나선 것은 구국의 일념에 불탔기 때문인데, 그때 일본 메이지유신 지사들을 떠올렸다’는 겁니다.” 책이 서술한 오카모토 미노루(岡本實)는 박정희가 다카키 마사오(高木正雄)에서 일본색을 더해 다시 바꾼 이름이다.
저자인 강상중 도쿄대 교수와 현무암 홋카이도대 교수가 소개한 일화는 당시 한·일 정치인 간의 의례적인 회동 이상의 맥락과 의미가 있다. 두 저자가 주목한 것은 “극단적인 세기에 아시아의 ‘뉴 아틀란티스’처럼 우뚝 솟았다가 신기루처럼 감춰진 제국 ‘만주국’ ”이다.
저자들은 일본 관동군의 괴뢰정부로 1932년 3월부터 1945년 8월까지 15년간 존재했던 만주국이 두 국가의 뿌리라고 할 만한 ‘공통의 모태’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박정희와 기시 두 사람을 안내자로 만주국과 전후 한·일 역사를 살핀다. 강 교수는 “무엇보다도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라는 두 인물을 통해 만주국과 전후의 일본 그리고 해방 후 한국의 연속성에 주목했다”고 적었다.
기시는 일본 정치 엘리트 집안의 자손이었고, 박정희는 식민지의 가난한 청년이었다는 점을 빼면 두 사람의 정치 역정은 만주국을 공통분모로 묘하게 닮아 있다.
기시는 만주국 부임 당시 ‘혁신관료’로 불리던 테크노크라트였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도조 히데키와 함께 A급 전범으로 체포됐다. 극형에 처해질 운명이었지만, 시나 에쓰사부로 같은 만주국 관료 출신의 석방 탄원 등에 힘입어 무죄로 풀려났다. 이후 일본의 고도성장을 주도하며 총리 자리까지 올랐다.
박정희는 “일본인으로서 부끄럽지 않을 만한 정신과 기백으로 일사봉공의 굳은 결심”을 피력하며 만주 군관학교 시험에 합격했다. 패전 뒤 귀국해 남로당 활동을 하다 붙잡혀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만주인맥’ 백선엽의 도움으로 석방됐다. 5·16 쿠데타로 집권하는 그는 한국의 고도성장을 주도했다.
와중의 한국전쟁은 두 사람에게 전범과 좌익이라는 낙인을 벗어내는 기회로 다가왔다. 저자들은 “미국과 소련의 대립 및 냉전이 기시를 유폐의 나날에서 해방시켜준 절호의 기회였던 것처럼 박정희에게 냉전과 분단은 ‘친일파 군인’이라는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깨끗하게 지워 줄 ‘뜻밖의 행운’이었다”고 말한다. 기시의 외손자 아베 신조가 2006~2007년 일본 총리를 지냈고, 박정희의 딸 박근혜가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뽑혔는데, 자손들이 유력 정치인이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일제 경험이 박정희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더 구체적으로는 만주국 경험이 박정희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기시는 만주국에서 총무차장으로 일하며 계획적이고 통제적인 경제정책을 시행했는데, 그 이름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닮은 ‘만주국 산업개발 5개년 계획’이다. 기시는 농업국이던 만주에 중화학공업의 뿌리를 내리기 위해 부심했다. 저자는 기시의 실험이 “한국의 개발독재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면서 “군사정권에 의한 국가주도형 중화학공업화와 군수산업의 육성은 만주국에서 기시 등 소장 혁신관료들이 좀처럼 이룩할 수 없었던 꿈을 실현한 것”이라고 평한다. 기시 또한 만주국의 경험으로 ‘신(新)장기경제계획’ 등을 만들어 요시다 정권 이후 일본의 경제 방향을 결정했다.
경제부문뿐만 아니라 만주의 정치제도도 모태를 이룬다. 만주는 겉으로는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푸이를 내세운 입헌공화국이었지만, 속으로는 “제국의 정치적 위력을 심어 넣을 중앙독재주의”에 따르는 국가였다. 박정희는 병영국가적인 국력 배양과 총력 안보라는 ‘한국적 민주주의’를 내세웠는데, 저자들은 만주국의 유산이라고 본다.
박정희가 꾀한 정신적인 동원 즉 정신적 근대화의 연원도 만주국이다. 반공·멸공대회, 학생웅변대회, 재건체조 등의 원형이 만주국의 행사·제도와 닿아 있다. ‘건설’과 ‘재건’, ‘총력안보’, ‘총동원’ 같은 말들도 만주 것을 모방했다. 저자들은 “박정희 정권은 근대화의 논리로서 효율적인 동원과 노동, 근검절약, 집단주의, 욕망의 절제 등을 국민에게 요구했다”고 한다.
저자는 국민교육헌장 제정에 관여하고 새마을정신과 유신정신을 연결시킨 이선근 같은 ‘만주인맥’의 과거사도 다룬다. 이선근 또한 만주국의 동원기구였던 협화회 협의원이었다.
저자들의 평가는 이렇다. “만주국의 제국군인과 협화회 협의원이 의기투합함으로써 만주국에서의 ‘비합리적 정신주의’가 한국사회에도 만연하게 된다.” 박정희 정권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한 정일권도 만주국 헌병 대위 출신이다.
한·일 간 ‘만주인맥’도 끈끈하게 이어졌다. 기시는 “포항종합제철소와 서울지하철 건설, 나아가 한·일 대륙붕 석유공동개발 등 한·일 간에 이루어진 거대 프로젝트의 이권에 개입했다”고 한다. 기시는 1973년 김대중 납치사건 때도 방한해 박정희와 회담을 했다. 그는 1970년 박정희로부터 일등수교훈장을 받았다.
저자들은 박정희와 기시 두 사람을 작가 시바 료타로의 조어를 빌려 ‘제국주의의 귀태(鬼胎)’라고 말한다. 귀태는 융모막 조직이 포도송이 모양으로 이상증식하는 것을 가리키는 의학용어지만, ‘태어나서는 안될’ ‘불길한’ 같은 부정적 뉘앙스가 들어간 말이다. 저자들은 국가나 통제, 계획화 같은 귀태의 유산이 금융위기 이후 다시 주목받는 현재의 귀추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뉴라이트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박근혜 집권이 유력한 상태이며, 일본은 우리 보다 3일 앞서 치러지는 총선에서 아베신조라는 극우주의자의 수상 당선이 유력한 상태입니다. 알다시피 박근혜는 박정희의 딸이며 아베신조는 기시 노부스케의 외손자입니다. 따라서 두 사람이 모두 최고의 실권자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면, 양국의 정치 지형은 대동아공영권의 본산인 만주국 인맥에 근거하여 국내의 친일파와 일본의 극우주의자들이 서로 밀월 관계를 유지하며 민주주의를 질식시키고 국부를 수탈하던 시대가 그 후손들에 의해 재현되는 것입니다. 일본 총선에서 아베신조 자민당 총재가 발표한 선거 공약을 살펴보면,
‘다케시마의 날’을 정부 행사로 승격시키고, 일본군 위안부의 정당성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전쟁 및 군대 보유를 허용하는 평화헌법 수정안을 제출하고,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추진하고, 교과서 검정제도를 수정하여 우익 교과서를 활성화 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는데, 이는 한마디로 극우 군국주의 부활을 공식화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정치적 환경은 이미 식민지 시대의 도래를 보는 듯합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국가보안법으로 수감되는 사람들이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였습니다. 수구언론의 집요한 종북 공세 강화는 민주개혁진영을 이간질시키는데 성공함으로써 12.19 대선에서 4.11 총선의 야권연대를 기대하기 힘들어졌습니다.
나로호나 광명성 모두 위성발사체이며 해외 언론도 지속적으로 위성으로 기록하고 있는데 한국의 언론만 유독 로켓 또는 미사일 발사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광명성을 로켓이나 미사일로 지칭하지 않으면 바로 종북주의자라는 낙인을 찍을 태세입니다. 경제적 환경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한미FTA에 의거 도요타 같은 일본의 전범기업에서 만든 제품들이 ‘made in USA'로 둔갑하여 우리 시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중일FTA 협상을 시작하겠노라고 정부의 공식적인 선언이 있었습니다. WTO 체제만으로 충분히 보장되는 자유무역을 굳이 FTA 체제로 전환하려는 시도는 응당 99%의 국민이 누려야할 경제적 혜택을 1%의 친일 민족반역자들이 독점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식민지근대화론을 빌미로 국민의 경제적 이익을 수탈 했듯이, 신자유주의를 빌미로 내세웠던 IMF체제의 완결판인 것입니다.
우리에게 아직 약간의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담대하게 진실을 향한 끊임없는 정진이라고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박정희의 정치적 경제적 멘토로서 한국에서 훈장까지 받은 기시 노부스케. 비록 그의 외손자 아베신조의 등장을 막을 수는 없다고 해도, 민주개혁진영의 총궐기로 박근혜의 집권을 저지할 시간은 우리에게 아직 남아 있습니다. 우리의 과거와 현재도 모자라 이제는 우리의 미래까지 지배하려고 하는 친일 민족반역자와 일본 극우주의자의 재등장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습니다. 다시 한번 역사의 교훈을 되새겨 깨어있는 모든 시민들이 함께 연대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것을 호소드립니다.
박근혜가 숨기고 싶은 '불편한 진실'
대통령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드디어 전략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일입니다. 그동안 박근혜 후보는 이명박 정부와 차별은 없다는 점을 강조했던 인물입니다. 특히 올해 초만 해도 "현 정권과 인위적 차별은 없다"고 했는데, 선거를 불과 15여일 앞두고 갑자기 이명박 정부를 실패한 정부로 몰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이명박 정부도 양적 성장을 중시하는 과거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며 이명박 정권과의 차별화를 계속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박근혜 후보의 선거전략이 놀라운 이유는 그녀가 전혀 예상치 않은 "정권교체'라는 전략을 들고 나왔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사람은 새누리당과 이명박,박근혜는 하나의 정권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박근혜는 아예 이명박 정권을 부정하고 나와버렸습니다. 이렇게 그녀가 이명박 정권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서입니다.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MB정권 심판과 정권교체'를 내걸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박근혜 후보의 대응은 아예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권을 하나로 묶어 '실패한 정권'으로 만들어 놓고, 문재인 후보를 '실패한 정권의 계승자'로 규정해버리는 것입니다. 이런 그녀의 방법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도 있지만, 대단히 효과적입니다. 그 이유는 일부 유권자들은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 또한 정권교체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겨레 신문이 11월30일~12월1일까지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권교체를 원한다는 답변이 53.5%였습니다. 그런데 이 정권교체에서 박근혜 지지층의 14.0%도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이들은 '박근혜 집권'도 정권교체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야권 성향의 지지자들로서는 전혀 말이 되지 않는 일이지만,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가능한 일입니다. 그것은 대다수 언론이 새누리당을 한나라당과 동일시하지 않고 있으며, 이명박 대통령을 아예 박근혜 후보와 대결구도로 만들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후보는 한 몸과 다를 바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 무서운 보수 세력의 결집' 이명박 대통령의 친이계와 박근혜 후보의 친박계는 2007년 대선 경선부터 경쟁 관계에 있던 인물들입니다. 그래서 늘 공천과 한나라당 주도권을 놓고 다툼을 벌였습니다. 특히 지난 4.11 총선에서 친이계는 친박계에 학살당했다고 할 정도로 공천을 받지 못했습니다. 지난 4.11 총선에서 이재오계인 진수희 의원이 친박계 김태기 단국대 교수에게 밀려 공천에 탈락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친이계 의원이 공천탈락하자, 일부에서는 '비박근혜 연대'를 구상해서 탈당하겠다고 나섰지만, 김무성 의원이 "보수분열의 씨앗이 될 수 없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하자, 탈당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 여의도 연구소 부소장을 비롯해, 조전혁,이경재,박종근,정해걸,이동관,권오을,김해진 등 친이계 인사들도 무소속 출마와 탈당을 선언했다가 뜻을 접기도 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대권도전을 선언했던 박근혜 후보를 향해 "사자가 아니다, 그건 아주 칠푼이야, 사자가 못 돼"라고 혹평을 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갑자기 11월30일 김무성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에게 전화해 '박근혜 후보를 적극 지지'하겠다고 했습니다.
친이계의 행동대장이었던 이재오 의원도 지난 12월2일 박근혜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습니다. 이처럼 그동안 박근혜 후보와 대립각을 가졌던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보수세력이 정권 연장을 위해서라면 적과도 동침할 수 있는 뻔뻔함을 보여주는 무서움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야권은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정부패로 망한다는 말처럼 보수세력은 절대로 분열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그들의 노림수는 정권 연장만 하면 당연히 그들에게 기득권 분배가 잘 이루어지리라는 믿음과 신뢰(?)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 박근혜와 이명박은 자웅동체' 박근혜 후보와 이명박 정권은 떼려야 뗄 수가 없는 존재입니다. 그것은 그들이 새누리당이라는 하나의 정당 속에서 그들이 원했던 법과 정치를 함께 이루어 나갔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둘 사이의 갈등은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언제나 힘을 합쳤고, 그들만을 위한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지난 2009년 한나라당은 재투표, 대리투표 논란이 있었던 미디어법을 날치기 통과시켰습니다. 당시 박근혜 의원은 '여야 간 합의처리'를 강조하면서 언론플레이를 하다가 돌연 한나라당의 최종미디어법 수정안이 ' 이정도면 국민들이 공감해주실 것이라고 본다'는 말로 미디어법 날치기 강행에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갈등은 있었어도 법안 통과에 대해서는 박근혜 의원이 친박계 의원을 동원해 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한미FTA 비준안에 대한 국민의 반발과 야당 의원의 반대가 있었던 2011년에도 FTA 비준안에 찬성 표결을 했습니다. 그녀는 찬성표에 대해 당 지도부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었지만, 한나라당의 지도부가 박근혜 전 대표라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진실입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말 한마디면 통과되지 못했던 법안도 통과됐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전 대표는 '한나라당 당심','당 지도부 결정'이라는 말로 교묘하게 자신의 책임론은 늘 피해 갔습니다.
친박계 의원들이 박근혜 전 대표의 말과 의중에 따라 표를 던지는 것이 뻔한 상황에서 그동안 이명박 정권의 수많은 법안이 어떻게 통과됐습니까? 박근혜 전 대표가 찬성했고, 동의했기 때문에 그 법안들이 통과된 것입니다. 이명박 정권이 실패한 정권이라고 연일 말하는 박근혜 후보가 거느린 친박계 의원들이 법인세법,소득세법,종부세법에 모두 찬성했습니다.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조세 관련 법안을 박근혜 후보가 통과시켰고,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지대한 협력을 한 것입니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MB정부 임기 내내 함께 힘을 합쳐 실패한 정권을 유지했던 파트너였습니다.
' 정권 심판론 VS 정권 재창출' 정권 심판론을 가지고 현재의 박근혜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한 보수세력을 무너뜨리기는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보수 세력은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성향의 인물이 대통령이 되는 것만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즉 이들에게 박근혜와 이재오,정몽준,홍준표 등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들 중 누가 됐든 새누리당처럼 보수 인물이 되기만 하면 그걸로 투표는 누구에게 할지 정해진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을 만든 사람이 오로지 친이계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따라 수많은 한나라당 의원들과 세력들이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동참했고,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의 주위 인물과 세력들은 대부분 공통적인 분모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세력은 비슷합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의 실패에 대해 분노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만든 한나라당과 박근혜 후보를 이상하게 따로 보고 있습니다. 그것은 철저히 이명박 정부를 새누리당 정권이라고 규정하지 않고 있는 언론들 때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당적은 새누리당입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몰아서 공격하는 언론이 별로 없습니다. 18대 대선에서 언론들은 박근혜 후보만 강조하고 새누리당은 쏙 빼놓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심판' 프레임을 연일 언론이 때리고 그 효과는 아주 제대로 먹혀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정권 심판론'보다 새누리당을 장악한 박근혜 후보가 뒤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도와줬던 일들을 가지고 철저히 '새누리당'을 공격해야 합니다. 이명박을 심판하겠다고 나서봤자, 이명박과 박근혜를 다른 사람으로 보고 있는 유권자들이 많은 상황에서 그런 전략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경선에서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결정되자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를 했습니다. 이 독대 전인 2010년 8월23일 조선일보는 당시 11개월만에 만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정권 재창출 위해 노력"하겠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재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공보단장인 이정현 의원은 "앞으로 한나라당이 국민의 신임을 잘 얻어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하고, 그것을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한다는 대화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정권 재창출"을 위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의 비공개 회동은 이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습니다. 어쩌면 박근혜 후보는 당시 "정권 재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두 사람 간의 합의 사항이 지금 시점에서 알려지기 싫어할 것입니다.
2007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나라당을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한나라당만이 해낼 수 있습니다.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에게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이 준비했던 많은 것을 실천하여 성공하겠습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선택했던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기호 1번을 사용하는 새누리당은 '한나라당'이 대선을 앞둔 2012년 2월13일 당명만 바꾼 정당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일 년도 안 된 일들을 모두 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