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에 오리농장을 시작해서 만 2년이 지났다.
걱정과 두려움보다는 솔직히 기대감과 희망이 컸었다.
나스스로 잘 할 자신도 있었거니와 타고난 부지런함과한번 보면 잊지않고 해낼수 있는 두뇌와, 일머리를 가지고 있었기에 귀농을 택할수 있는 용기가 있었다.
새끼오리를 받아서 키우고 출하까지 한 다음 다시 오리가 들어오기끼지 딱 두달이 걸린다. 오래 키운 사람들도 잘해야 1년에 5번 아니면 더 적게 키운 사람도 허다한데 난 2년동안 딱 12번을 키웠으니 이만하면 잘 키웠다 자부한다.오리농장을 운영하면서는 항상 들짐승들과의 싸움이었다.지금까지 수리부엉이, 참매, 살쾡이 2마리. 너구리 2마리 족제비 3마리와 고양이는 셀수도 없을 만큼 많이도 잡았다. 그들이 입힌 피해도 상당히 크지만 넓은 아량으로 이해하게 됐다.
농장하면서 텃밭가꾸는 재미도 쏠쏠했다. 봄에 상추를 시작으로,고추,토마토,오이 가지,호박,수박,참외 깻잎,더덕,옥수수,부추,감자,고구마,당근, 생강, 대파,촉파,무,배추,갓,양배추,콜라비...
많이도 가꾸어봤다, 1,500평 논에 감자를 심어서 쓴맛을 봤지만 오리에서 꾸준한 수익이 나오니 별 신경도 안써지더라. 그논에 모내기 했으니 가을에는 벼 매상을 할수 있겠지? 기대해본다.
시간될때마다 다니는 구례의 산책 코스도 참 좋았다.
화엄사,사성암,천은사, 구만 저수지,산동산수유축제,섬진강벚꽃길,남원 춘향제....
그리고 곳곳에 숨어있는 맛집들도 잊을수 없다.
오리 출하후에 다니는가족여행도 크나큰 선물이었다,
제주도,강원도,태안. 남해.,여수,광양....등
직장생활하면서 엄두도 못내던 일들을 벌이고 다닌다.
후년초에는 해외여행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곳에서 또하나의 선물은 좋은 사람들을 많이 사귀었다는 것이다. 내가 귀농해서 오리농장을 할수 있도록 도와준 친구는 지금도 내일은 무조건 발벗고 도와주고 있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소개시켜 주었다. 700마지기 농사짓는 친구는 포크레인부터 시작해서 없는게 없어서 말 만하면 기계들을 우리집으로 배달끼지 해준다.그친구가 논에 모내기도다 알아서 해주었다.
근처 할머니들과 어르신들은 쌀부터 매실,각종야채,밤,살구,복숭아,단감등을 맛보라며 시시때태로 가져다 주신다.제법많은 사람들과 사귀고, 모임도 하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알아가는것도 참 재미지다.직장생활 할 때는 그 주변에 고만고만한 사람들만 알았는데 여기서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출판사대표, 만화가,횟집사장, 포차사장,건설사대표,꽃집사장, 대형마트사장,축협조합장,농협상무 농기계판매수리대표,한우집사장,떡집사장, 오토바이가게사장, 우체국장,우체국직원,면장,군청직원,야생화꽃사장, 삼겹살집사장,역전할맥주인,대형소농장주인, 인테리어업자......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다보니 세상 돌아가는 물정도 알고 이야기하다보면 시간가는줄 모른다.
마눌은 밭에 잡초는 내팽개치고 화단의 꽃만 애지중지 가꾸고 있다. 강아지 2마리는 여기가 천국이다.
목줄없이 밖에 다니고 길가에 드러누워 일광욕하고 까치가보이면 쫓아가 짖고, 둘이 멀리 산책갔다 돌아오고...참 개팔자도 아파트개보다는 시골개가 훨씬 낫다.
작은애는 제대하면 시골에서 청년창업농신청을해서 오리 농장을 한다고 계획을세우고 지원해서 군대를 갔다.벌써 4개월이 지났으니 내년 가을에는 제대하고 후년에는 오리농장 농장주가 되있을것이다.
큰애는 알만한 회사에 다니는데 지금 이곳 구례에서 공익근무중이다. 얼마전에 회사에 가서 사직서를 제출했다. 시골이 젊은이들에게 기회도 많고 수천만원씩 지원 사업도 있어서 도시보다 더 살기 좋을것 같다고 시골에서 사업을 해보고 싶단다. 지금까지 애들을 믿었기에 난 대찬성이다. 하고싶은일 하면서 살라고....
친구들도 더 나이먹기 전에 시골로 오소.
더 늙어서 오면 자리가 없다네. 베이비부머들 은퇴시작했으니 시골도 좀있으면 박터질게야. 늦기전어 서두르시게나.
오늘 산책길에는 원추리꽃이 이쁘게 피었더라.
더위와 장마 둘과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첫댓글 시골은 누가 그러더이 풀 , 벌레 와의 전쟁이라고
날씨도 큰 변수이고 ,들짐승도 매 한가지인 듯 싶네 효영이가 부지런해서 이 모든걸 잘 극복하고
고향에 향수를 매번 전해줘서 좋구만
ㅎㅎㅎ
대박이다~~~
이쯤되면 장관하나 줘야하고
농어쵼 홍보대사 시켜야되지않나
우리가 떠났던
농촌에서 더 나은 어떤희망을 발견햇다는게 감동이다
짝짝짝 ㆍ그대의 성공에 박수를 보냅니다
참 귀농인상을 수여합니다
이제 오리농사 고만 나하테 넘기고 귀농인들 대상으로 강의하는거 어뗘?ㅎㅎ
암튼 뭐가 술술 잘풀리는거 같아 덩달아 기분조타
민우는 그좋은 직장 내가 더 아깝네
아빠닮아 현명한 선택 했으리라~~
다음 소식 기다리며
출판사대표님하고 특별히 가까이 지내라~~귀촌일기 모아서 책한권 내보는것도 강추^^^
격하게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