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조절이 순조롭게 잘 진행되어진다.
그동안 입었던 옷들은 죄다 세탁소에 가 있다.
1주일에 한 두개씩 고쳐지면 가서 받아다 입고 있다.
와이셔츠,바지,콤비...내일은 가을 양복을 고쳐달라고 해야지.
그러나 제일 문제는 바지속에서 칭칭 감겨도는 110 사이즈 빤쭈.
차마 빤쭈는 ...줄여달라 못하겠다.ㅋㅋ
버리고 작은 사이즈로 사기엔 좀 아깝고..ㅜ
1980년 이후로 지금껏 꼴도 안 보이던 72라는 숫자가 체중계에 찍힌다.
혈당은 95...
바깥에서 돌아온 8살난 아들녀석이 주방으로 가더니 라면을 끓인다.
계란 후라이를 두개 부치더니 라면을 끓이고 거기에 계란을 넣고 휘~휘~저어 식탁위에 얹어 놨다.
속없는 놈...-_-#
"아빠, 내가 끓인 라면 한번 먹어봐~"
나의 대답은..?
아빠는 라면 먹으면 안된다!....가 아니라,
"와~맛있겠다!!!!"
그리고 몇개 끓였냐고 묻고는...
2개 끓였다길래 접시를 하나들고 한~~~~젖가락 담아올렸다.
몇개월만의 라면인가..-_-;
이 신비로운 맛을 볼 수 있게 되다니.
그저 쭈~~~욱 빨아들이면 입안으로 쏘~~옥 들어오는 면발님들.
꾸울~~꺽 ! 삼키고 나니 내 자신이 서러워 진다. 이 귀한 것을 못먹다니 ㅜㅠ
왠지 오늘은 몸 컨디션이 좋다 느껴져서 자신있게 들이켰다.
설거지까지 끝낸 아들이 ...
"아빠, 혈당체크 해봐! 높으면 운동 나가자!"
지놈 자전거 타면서 놀고 싶어 아빠한테 일부러 라면 먹인건가...ㅜㅠ
혈당체크기를 가져다 주는 성의를 무시하지 못하고 톡!!!....삐익!!!!!
"176"
라면님을 온 몸으로 받아들인 후 30분 만의 사태다.
두말없이 운동화를 신고 뛰어나가 예의 계단 뛰어 오르기 시작.
살이 빠져서 그런지 몸이 난다 날어~~
이전에 계단 뛰어 오르내리기를 하고나서 혈당이 68까지 내려간 적이 있던터라 열심히 뛰었다.
그리고 다시 톡!!!...삐익!!!!
"164"
내가 계단 뛰기를 하고 있는동안 도대체 췌장놈은 뭘한겨???
말로만 듣던 라면의 저력이었다.ㅜㅠ
살이 빠지고 혈당조절이 잘된다 싶을 즈음 나의 긴장감도 풀어지고,
몇개월 잘 버텨왔던 라면님에 대한 그리움을 이 한방에 날려버린 댓가가 너무 아팠다.
혈당이 높다는 걸 알고 살을 빼기 시작한지 어언 4개월.
19키로의 지방을 날려 보냈고 혈당조절도 비교적 잘 되고 있다.
거울을 보고 있노라니 그렇게 귀티(?)가 흐르던 볼살도 없어지고
이마의 주름은 더 깊어지고,
눈은 쏙 들어가고,
배는 힘이 없고,
허리는 아프고...
사람들은 말이 많다.
이게 좋다 저게 좋다 헛갈린다.
이 순간만큼 나의 소신이 필요한 때가 있었나 싶다.
누구보다 나에대해 잘 아는 사람이 바로 나 아닌가.
나의 병약함을 인정하고,
무기력함을 인정하고,
조급함을 인정하고,
그리고...
당뇨를 친구삼아 건강하게 살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를 다시 돌아본다.
내가 몹쓸병이 걸린다면 가족들 힘들지 않게 알아서 가버리겠다고 다짐했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절대 고로코롬은 못허지~ㅋㅋ
내가 당뇨병 환자가 되고 보니 내 가족이 더 사랑스럽네^^
아마도 내가 건강할 적엔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었나 보다.
나를 돌아보고,
나 스스로를 걱정해주고,
나 스스로 용기를 북돋아 주면서 나는 나를 더욱 사랑하게 된 것 같다.
내 가족은 바로 나니까^^
나에게 주어진 날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 내 앞에 기다리는 날들은 이미 지나간 날들보다 행복할 것이란 희망을 갖는다.
어렸을 적 부터 워낙에 먹성이 좋던 터라...
하늘이 내려주신 양식을 일찌감치 다 먹어 치워버려서,
양식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저 세상 가야 할지도 모르겠다마는 ㅋㅋㅋㅋ(소식이 좋은 것이여...-_-;)
이젠 먹는 종류를 바꿨으니 첨부터 새로 시작해도 되겠지요??ㅎㅎㅎ
이밤...
너무 배가 고프다...
우유한잔 들이키니 허기가 달래지는구나.허허...
허황한 밤거리처럼 텅빈 배를 반으로 접어 안고..
꿈나라로 먼저 날아간 아들이 물레방아 큰 거 하나 가져다 놓았다던 바닷가로 찾아가 봐야겠다.
당:당뇨라고???
올:올것이 드뎌 왔다고???
다:다 산거 아니니 너무 힘들어 마셈! 화이팅!!!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file/pds83/16_cafe_2008_08_28_01_39_48b58347e61b3)
첫댓글 열씨미 노력하신 모습 읽다보니 저도 모르게 감회가![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6.gif)
괘차하세요 ![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라면...정말 너무 유혹적,,그래서 전 일요일 아침<--일요일 아침 부터 라면 먹는다고 놀리지마셔요,,![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도보나 등산 가기전에 먹어요,,대신 국물은 안 먹구요,,,하루![종](https://t1.daumcdn.net/daumtop_deco/icon/deco.hanmail.net/contents/emoticon/things_34.gif)
일 도보나 등산할때 움직일거 생각하고 눈 딱 감고 한![달](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11.gif)
에 두어번 맛있게 먹습니다,,사실 도로나 산에서 혈당 체크 힘들어 혈당이 얼마나 상승하는지는 잘 모르지만요,,![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
전 라면 이렇게 먹고 있습니다.. 라면을 넣고 끓이다가 찬물로 행굽니다 . 그리고 다시 라면을 끓이고, 다시한번 찬물로 행구고, 또 끓인다음 라면 스프의 70%만 넣어서 먹습니다.. 그런데로 담백하고 식후혈당도 한 150 선 정도 나오는것 같습니다.. 물론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한건 사실이구요 ^^
열심히 노력한거 눈에 선합니다 전 먹는영업이라 진짜 미치겠습니다 지금 생각하면은 아무거나 잘먹을수 있다는게 얼마냐 행복한지 아마 당이업는 사람들은 모르실겁니다,,
노력하시는 모습 멋지세요^^ 귀여운 아드님과 늘 화이팅~~~ 하세요
진짜 아무거나 먹는행복이 큰지 당뇨가와서야 알게됐어요 ㅋㅋㅋ 근데 라면이나 인스턴트 과자같은거 안먹으니까 몸이좋아지는게 느껴져요 ㅋㅋㅋ 라면도 먹고싶은데 ㅜ.ㅜ
와~열심히 노력하는 모습 참부럽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여
와 저도 라면 먹고 싶은데 꾹 참아요 복숭아 포도 언제나 맘놓고 먹어보죠.......그래도 열심히 운동하고 당체크하고 한답니다 여러분 미래를위해 조금씩 참아요
아름다운 모습입니당~!^^ 제 남친도 당뇨판정 한달좀 넘었는데 약때문인지 운동이랑 식이요법때문인지 혈당이 120을 넘어간 적이 없어용!^^
부담없이 암거나 먹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