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박2일에서 3주 간에 걸쳐서 지리산 둘레길을 소개했다. 평균적으로 한 곳에서 2주 정도의 방송을 내보내는 것에 비해서 많은 분량이다. 하지만 둘레길을 한번쯤 가본 사람이라면 ‘3주로 둘레길을 소개하는 것이 가능해?’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코스도 다양하고, 볼거리도 많다. 그 중에서 유독 나의 눈에 띄는 코스가 있었다. 강호동과 은지원이 다녀온 3코스이다. 그 이유는 나도 다녀온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원래 자신이 한번 경험한 것은 더 귀에 쏙쏙 들어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제3코스(인월~금계)코스를 함께 느껴보기로 하자.
예전에는 지리산이라고 하면 흔히들 천왕봉을 오르는 등산을 생각하기 마련이었다. 또한 등산이라고 하면 산을 빨리 올라 정복하는 것이 목적이었고. 하지만 제주도 올레길이 소개되면서 걸으면서 느끼는 산에 대해 다시 주목받게 되었다. 그리고 지리산 둘레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새로 열린 지리산은 마을길, 오솔길, 고갯길, 옛길, 강변길...숲과 햇살, 바람과 시간을 벗 삼아 800리 지리산 둘레를 만나 천천히 느리게 걷는 길이다. 지리산 둘레 3개도(전남, 전북, 경남) 5시군(구례, 남원, 함양, 산청, 하동) 16개 읍면 100개의 마을을 이어주는 300Km의 장거리 도보 여행길이다.
2010년 9월 현재 총5개 구간의 길이 열려있고, 앞으로 2011년 지리산 둘레를 이어주는 300Km길이 열릴 예정이다.
지리산 둘레길 3코스 (인월-금계구간)
*거리 : 19.3km
*예상시간 : 8시간(빨리 걸으면 5시간이지만, 빨리 걸으면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난이도 : 중
*구간별 주요 지명 : 인월면-중군마을-수성대-배너미재-장항마을-장항교-삼신암 삼거리-등구재-창원마을-금계마을
전라북도 남원시 인월면 인월리와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의탄리를 잇는 19km의 지리산길. 시범구간은 지리산 북부의 전북 남원과 경남 함양을 잇는 옛 고갯길 등구재를 중심으로 지리산 주능선을 조망하고, 넓게 펼쳐진 다랑논과 6개의 산촌 마을을 지나 엄천강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지리산 둘레길 여행의 시작은 전북 남월 인월면에 위치한 지리산길 안내센터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는데 지리산길을 찾는 이들에게 구간지도 제공, 지역정보 제공, 체험 프로그램 소개와 더불어 다양한 주제를 담은 전시도 진행하고 있다.
지리산 둘레길 3코스 시작은 강과 동행하는 1.5km의 제방길을 걷다가 서서히 헤어져 지리산으로 발길을 들여놓게 된다. 저 멀리 언뜻언뜻 보이는 지리산 천왕봉을 바라보며 걷다보면 둘레길 첫 번째 마을 중군마을로 들어서게 된다.
▶중군마을
중군마을은 예전에 전투 군단 편성에 있어 전군(前軍), 중군(中軍), 후군(後軍)이 있고, 따로 선봉부대가 있는데, 임진왜란 때 이곳 마을에 중군(中軍)이 주둔한 연유로 인해 마을 이름을 중군리(中軍里) 또는 중군동(中軍洞)이라 불리어졌다고 한다. 중군마을은 본업인 농사 외에도 잣과 송이 채취로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 하지를 지나도 비가 오지 않으면 동네 부인들이 머리에 키를 쓰고 마을 앞 냇가에서 통곡을 하면서 무제를 지낸 풍습이 있던 마을이다.
▶수성대
옛날 군대가 주둔했다는 이야기가 남아있는 숲속의 계곡이다. 계곡물은 주변 식수로 이용이 가능하고 비가 많이 올 경우에는 물이 불어나 건너기 어렵다.
수성대를 지나 배너미재까지 이어지는 산길은 약간의 경사로가 있긴 하지만 순하고 아기자기한 산허리의 고갯길이다. 나무 향기가 가득하고 보드라운 흙길의 감촉이 고스란히 두발로 전해지는 발이 행복해지는 길이다.
▶배너미재
수성대에서 산길을 따라 오르다 내리막이 시작되는 곳은 전설에 운봉이 호수일 때 배가 넘나들었다는 배너미재이다. 오르막에서 땀을 흘리며 걷다가 힘들다는 생각이 들때쯤 나오는 내리막은 더없이 반가웠다. 배너미재는 운봉의 배마을(주촌리), 배를 묶어두었다는 고리봉과 함께 연결되는 지리산 깊은 산속에 있는 배와 관계된 지명이다.
▶장항마을
장항마을은 마을 뒤 산세의 지형이 노루의 목과 같다고 해서 노루 장(障)자를 써서 ‘장항’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중군마을에서 배너미재를 넘어 도착하는 장항마을은 수려한 풍모의 소나무 당산이 웅장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장항마을에서는 지금도 매년 신성하게 당산제를 지낼 만큼 전통이 살아 숨쉬는 마을이다.
장항마을 앞을 흐르는 엄천강을 벗어나면 마천면의 산마을 길로 깊숙이 들어간다.
▶인월-금계구간의 하이라이트 다랑이 논밭
이곳이 그 경치가 뛰어나다는 다랑이 논밭이다. 이곳에서 강호동과 은지원이 한번만 이용할 수 있는 헬기를 이용해 경치를 촬영하고 그 중간길에서 강강수월래를 외치며 빙글빙글 돌았던 곳이다. 지리산 능선을 배경으로 중황, 상황마을의 논밭들이 아기자기하게 펼쳐져 있다. 하지만 직접 농사를 지으시는 분들은 기계도 쓰지 못하고 손수 논밭을 갈아야 하는 불편함이 더 크다고 하신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 아름다운 풍경이 사라지지 않고 보존되었으면 좋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이 든다.
▶금계마을
금계(金鷄)마을로 개명되기 전 마을 이름은 ‘노디목’이었다. 노디는 징검다리라는 이 지방 사투리로 칠선계곡에 있는 마을(추성, 의중, 의탄, 의평)사람들이 엄천강 징검다리(노디)를 건너는 물목마을이라 부른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산촌 사람들의 정을 징검징검 날랐을 노디가 세월에 씻겨 나가고 지금은 그 위에 의탄교가 들어서 있다. 나는 의탄교라는 한자이름보다 ‘노디’라는 이름이 왠지 더 이쁘게 느껴진다. 지리산 주 능선을 바라보며 숲길, 마을길, 옛길, 논둑길을 걷다보면 정겨운 고향땅의 옛 향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길 위에서는 자연스레 발걸음이 느려져 우리가 잊고 지냈던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빨리빨리’와 ‘경쟁’에서 살아남기를 강조하는 우리모습. 너무나 팍팍하지 않은가? 한번쯤 이런 팍팍한 일상에서 벗어나 천천히 지리산을 걸어보는 것이 어떨까? 빨리 걷지 말고, 경쟁하지 말고, 정복하지 말자. 천천히 걷고, 함께 하고, 앞과 뒤 좌우의 풍경들을 한껏 느낄 수 있도록 걸으면서 지리산도 느끼고, 느림의 행복도 느껴보자!
첫댓글 네 우리나라넘좋은곳많죠 함 가고싶어요 맘은 벌써달려가고있네요
무등산의 옛길도 추천합니다,
가까이 있어도 바쁘다는 이유로 저 멀리 있는듯 대하고 있답니다.
요즘 1박 2일에서 보여주는 아름다운 지리산 둘레길 한번 가보셔요.
무등산하면 산장이나 증심사쪽에 백숙밖에 생각나는것 없습니다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에다스탈님 무등산 옛길까지오라는 사람 없어도 갈 곳은 많은 우리나라 좋은나라다리 성성 할때 꼭 가보고 싶은 곳이랍니다.
타수님좋은정보감사감사안그래도1박2일보고 함가보려구했는데..그늘이없어10월말경이 좋타고하더라구요한적한 시골길..조용히 걸어보는것도 좋을듯....
올리신김에 다른코스도 부탁
산행꾼보다초보자들이 좋아한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