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건물주’ 꿈꾸는 N잡러 겨냥한 온라인 강의 열풍

[누구도]

‘온라인 건물주’ 꿈꾸는 N잡러 겨냥한 온라인 강의 열풍

N잡러 겨냥한 온라인 수강 매 분기 상승세
시간 쪼개 블로그·SNS에 도전하는 직장인
평생직장은 옛말, 직업에 대한 인식 전환돼
부업으로 꼬박꼬박 수익금 거둘 수 있다는 장점도

조연우 기자
입력 2023.11.22 06:00
직장인들 사이에서 ‘N잡러’를 겨냥한 온라인 강의가 열풍이 불고 있다. 부업을 하는 직장인이 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블로그 운영부터 소규모 창업을 지원하는 수업까지 인기다. 청강 목표는 ‘온라인 건물주’다. 실제 자신이 보유한 건물은 없지만,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 온라인에서 꾸준한 수익을 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21일 유료 강의 플랫폼 클래스 101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수강 시간 증가율은 전 분기와 비교해 2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1분기와 2분기도 전 분기보다 각각 129%, 33% 증가했는데, 3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지속한 것이다.

수강생들이 몰린 강의는 ‘더 새로운 창업·부업’, ‘블로그’, ‘국내 쇼핑몰’ 등을 주제로 한 창업·부업 분야다. 클래스 101 관계자는 “1분기부터 새로운 다짐, 도전 등을 하는 N잡러 직장인들의 관심 덕분에 수강 시간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N잡러 열풍으로 창업·부업 관련 강의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부업에 뛰어드는 직장인은 매년 늘어남에 따라 나타난 현상이다. 한국경제인연합회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분기 기준 부업하는 직장인 수는 54만7000명이다. 이는 전년(49만6000명)보다 10.28%(5만1000명) 증가한 것이다. 2020년(43만2000명)과 비교하면 20% 이상 늘었다.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에 따라 시간과 공간에 제약받지 않고 온라인으로 부업이 가능해진 것이 주요 원인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네이버 제공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네이버 제공
프리랜서 쇼호스트로 월 200만원 남짓을 벌던 이모(32)씨는 부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월세 집 평수를 3배 가까이 늘렸다. 그는 입지 않은 새 가디건을 오픈마켓인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처음으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소규모 의류 사업을 키워나갔다. 현재 회사 월급을 제하고 매월 500만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 덕에 좁은 고시텔에서 벗어나 70만원짜리 원룸으로 이사했다. 그는 “200만원으로 서울에서 자취하는 것은 금전적으로 부담스러워 저녁에는 다른 일거리를 찾아다녔다”며 “집에서 부업으로 할 수 있는 소일거리를 찾다가 지인이 알려준 스마트스토어를 하게 됐다”고 했다.


미국 뉴욕대(NYU)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4년째 근무 중인 한모(34)씨는 여가 시간을 활용해서 영어 회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영어교육 유튜버로 활동한 지 6개월 만에 구독자 3만명을 넘기고 한 달에 많게는 100만원을 벌었다. 한씨는 유튜브 외에 인스타그램 계정도 만들어 유용한 영어 회화 표현을 알려주는 카드뉴스도 공유한다. 그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서든 촬영할 수 있다”며 “출근 전이나 식사 시간에 콘텐츠를 만들면 매달 월세 정도는 거뜬히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소비 시장이 넓어지기도 했지만, 평생직업에 대한 인식 변화, 젊은 층의 소비 욕구 증가 등 구조적 요인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용 불안정으로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닥치는 대로 일을 하는 청년들이 늘었다”며 “새로운 경험을 경력으로 여기는 노동 시장 심리를 이용해 N잡을 하며 보험을 드는 예도 있다”고 말했다.


조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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