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이면 몇 달에 한 번 동학년연수라는 명목하에 오전수업 끝내고 일찍
교문밖을 빠져 나와서 동학년샘들과 문화체험을 하곤 하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이었습니다.
강변 CGV에서 영화 한편 보았지요. 바로 이 영화.. ☞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
한마디로, 쿨~한 외화더군요.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고 봐서 그런지 더욱 그 느낌이 배가 되었던 그런 영화였습니다.
현재 활동중인 영국의 유명한 배우들(보시면 압니다!)이 총출연한 종합선물세트같은
영화여서...
...라기보다는 그냥 아무 상관도 없을 것 같은 그런 장면 장면들이 굴비처럼 듬성듬성
엮여져 있는 극의 흐름을 차분히 따라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어느새 마음 한켠이
따듯해져 있음을 느끼게 되는 (동시에 사랑하고픈 마음 또한 '울컥' 들게 만드는)
그런 과장되지 않은 담백함이 돋보이는 영화라고나 할까요.
후후.. 지금도 휴 그랜트가 혼자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춤을 출 때 흘러나오던
포인터 시스터즈의 '점프(Jump)'라는 곡이 귓언저리를 톡톡 건드리는 듯 합니다.:-)
어떤 영화를 볼까 혹시 고민하는 분이 있으시다면..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참고로,
조선일보 이동진기자의 리뷰를 (허락없이 몰래) 가져왔습니다.
궁금하신 분은(영화를 보신 분도) 한 번쯤 읽어보셔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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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액추얼리',
이 영화 정말 좋습니다.
아마도 이 영화를 보고난 거의 모든 관객들이
마음 따뜻해지시는 걸 느낄 겁니다.
취향에 관계없이 모두가 좋아할만한 영화, 참 드물잖아요.
특히 연인들끼리 이 영화를 보러가실 예정이라면,
이 영화의 '효과'를 고려하건대,
가급적 늦게(!) 보러가시길 권합니다.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크리스마스처럼 이벤트가 필요한 경우가 점점 더 많이 생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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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 한 편의 로맨틱 코미디가 무슨 힘이 있을까.
그러나 ‘러브 액추얼리’(Love actually)는 스크린에 흐르는 영화가
행복 자체를 가져다줄 순 없다는 회의론에 대한
가장 강력한 반증 같은 작품이다.
사랑영화라면 무조건 외면하는 사람까지 설복시킬 수는 없을지 몰라도,
올 겨울 온기가 필요한 세상의 연인들에겐 축복이 되기에 충분한 영화다.
이 영화를 연출한 리처드 커티스는
로맨틱 코미디 팬의 상당수가 기억하고 있는 시나리오 작가이다.
지난 10년간 영국이 내놓은 가장 뛰어난 로맨틱 코미디들인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노팅 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마이크 뉴웰, 로저 미첼, 샤론 맥과이어라는 감독들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이름은 이 작품들을 모두 집필한 작가 리처드 커티스이다.
그는 직접 감독까지 맡은 첫 영화 ‘러브 액추얼리’에서
크리스마스 직전을 배경으로 삼아
무려 스무명이 넘는 주인공을 등장시켜가며
10여가지 사랑 이야기를 풍성하게 필름에 담아냈다.
여비서와 사랑에 빠지는 영국 수상,
이제 곧 미국으로 떠날 같은 반 여학생을 좋아하게 된 초등학생 소년,
친구의 연인을 오래 짝사랑해온 남자,
아내의 배신에 낙심하다가 새로운 사랑을 발견한 소설가 등의
갖가지 연애담이 펼쳐진다.
커티스는 로버트 알트먼(숏컷)이나 폴 토머스 앤더슨(매그놀리아)같은
천재 스타일리스트나 제대로 구사할 수 있었던 방식에 도전해
수많은 사건들을 종횡무진 연결해가며
거대하면서도 생생한 사랑의 벽화를 완성해냈다.
‘스크림’이나 ‘카피캣’ 같은 영화가
공포영화나 연쇄살인 스릴러 장르에 대해 그랬듯,
‘러브 액추얼리’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분야 자체에 경의를 표한다.
미국 댄스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에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수상까지
다양한 인물들을 실명으로 끌어들이는 대사는
재치와 격조를 겸비하면서
영국인의 ‘쿨한 유머’가 어떤 건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음악은 대사 이상의 구실을 한다.
그 자체로 영국 밴드 웻웻웻의 발라드
‘사랑은 어디에나 있어요(Love is all around)’에 대한
영화적 주석 같은 이 작품은
조니 미첼에서 포인터 시스터즈까지
수많은 가수의 노래들을 넘치도록 곁들여가며
크리스마스 직전의 달콤한 활력을 살려냈다.
극중 인물들은 사랑에 대한 서로 다른 태도를 암시하듯
이런 삽입곡들에 대한 상이한 취향을 드러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통점이 있다면
언제나 그런 노래에 매혹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다시 말하면 언제나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지난 십수년간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여배우가 멕 라이언이라면,
가장 뛰어난 남자 배우는 휴 그랜트일 것이다.
영국 수상 역할을 맡았음에도
특유의 부드러운 매력을 잃지 않은 휴 그랜트를 비롯해
콜린 퍼스, 로라 리니, 엠마 톰슨, 앨런 릭맨 같은 좋은 배우들이 나와서,
주인공들이 너무 많기에 각 캐릭터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질 수 있는 위험을 막아냈다.
‘미스터 빈’ 로완 애킨슨도 두 장면에서 카메오 출연한다.
‘러브 액추얼리’는 충분히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그렇다고 마냥 솜사탕이나 초컬릿만 핥지는 않는다.
이 영화는 권력을 한 손에 쥔 영국 수상과 평범한 여비서가
순수한 사랑을 나눌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낭만적이지만,
기회를 얻지 못해 벽에 부딪치거나 식어버린 다른 사랑들까지 함께 묘사함으로써,
사랑의 영원함을 철없이 신비화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다.
달콤하면서도 사려깊은 멜러를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여느 로맨틱 코미디와 달리 이 영화는 키스 대신
공항에서 오랜만에 만난 수많은 연인들이
서로를 끌어안는 장면을 비추며 끝난다.
입맞춤의 열정 대신 포옹의 친밀감에서 사랑의 가치를 찾는 이 영화의 성숙함은
결국 사랑은 어디에나 있지만
아무 데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러브 액추얼리’에서 어떤 사랑은 이제 막 찾아온 운명에 가슴 떨려하고,
어떤 사랑은 간절한 바람을 허공에 날리고서 한숨쉰다.
그리고 또 어떤 사랑은 배신에 상처를 입고 난 직후임에도
다시금 다른 연애의 수렁 속으로 스스로를 던진다.
그 모든 조각들이 사랑이고 또 사람이라는 것.
어떤 영화는 가장 짧은 순간들을 모자이크하는 것만으로도
삶 자체를 관조하게 만든다.
첫댓글 잘지내고 있남??? 얼굴 못 본지도 꽤 되었네요. 그래도 글을 읽으니 반갑구만요 ^^/
저도 이 영화 보고 뿅 갔답니다~~ 하루종일 관련 사진 뒤지느라 인터넷을 헤매고... 울학교 외국인 겸임샘도 보고 원로가수 포즈를 취하더군요..ㅋㅋ
바로 극장 앞으로 달려갑니당~
잘 읽었습니다. 지난 일욜에 보려다 못 봤는데, 조만간 꼭 봐야겠네요...
와~ 이 영화 오늘 당장 보러 가야겠어용 고마워용 쌤~~~
아, 너무 큰 기대는... :^)
아..그랜트 휴는 역시 실망시키지 않더군요. 엉덩이 씰룩거리는 장면은 정말.ㅋ 가벼운 코미디지만 정말 맘이 따듯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