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최고(最古)의 노래는 고조선의 "여옥의 노래"인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이다
고조선시대 뱃사공인 곽리자고의 아내 여옥이 지었다고 하며 공후인<箜篌引>으로도 불린다.
고대가요이면서 가장 오래된 서정시가인데 내용은 이렇다. 고조선의 뱃사공 곽리자고가 배를 손질하고 있는데 머리가 센 미친사람(백수광부)이 머리를 풀어 헤친 뒤 술병을 들고 물을 건너고 있었다. 뒤쫒던 그의 아내가 소리치며 막았으나,결국 그는 물에 빠져 죽었다. 이에 그의 아내는 공후를 뜯으며 슬프게 노래를 부르고는 자신도 물에 빠져죽었다. 곽리자고가 이 노래를 여옥에게 알려주자 ,여옥이 공후를 타며 그 노래를 불러 세상에 전했다고 중국 진나라때 최표(崔豹)가 지은 고금주(古今注) 라는 책에 적혀있다.
그 내용은 이렇다
공무도하(公無渡河) 임이여, 그 물을 건너지 마오
공경도하(公竟渡河) 임은 기여코 그물을 건너셨네
타하이사(墮河而死) 원통해라 물속에 빠져죽은 님
당내공하(當奈公何) 아아, 저임을 언제 다시 만날고
이외에도 고대가요는 구지가. 해가, 고구려의 황조가 등이 전하며 백제의 가요인 정읍사도 현존하는 유일한 백제가요이면서 조선시대까지 속악의 가사로 이어져 왔다.
<고려사>에 의하면 정읍의 한 행상인이 행상을 나갔다가 오래 돌아오지 않자 그의 아내가 망부석에 올라 남편이 돌아올 길을 바라보며 혹시 밤길에 해를 입지나 않을까 염려하여 지어 부른 노래라 한다. 형식은 3연 6행이고 "어귀야 어강도리 아으 다롱디리"나 어귀야 등의 여음이 있으며 고려가요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 노래는 국문으로 전해지는 가요 중 가장 오래된 것이며 집단가무시대의 개성적인 작품이라는데 그 문학적 의의를 가진다. <악학궤범>에 따르면 <정읍사>를 부르는 가운데 기생 8명이 나와 연행절차에 맞춰 춤을 추고 북을 치는데 마지막에 악사가 박을 치면 북을 멈추고 물러나가고 음악이 그친다고 했다. 그러나 구전된 것이므로 원형이 그대로 전해진 것인지 확실치 않다. 고려와 조선의 궁중음악으로도 쓰였으며 작자는 행상의 아내로 되어있다.
조선의 중종대에 가사가 음사라고 하여 궁중음악에서는 사용을 금하였다고 한다. 가사를 한번 보자
달아 노피곰 도드샤
어귀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귀야 어강도리
아으 다롱디리
져재 녀러신고요
어귀야 진데를 드디욜세라
어귀야 어강도리
어느이다 노코시라
어귀야 내 가는 데 점그를세라
어귀야 어강도리
아으 다롱디리
현대어로 풀이한것을 보면 이렇다
달아 높이높이 돋으시어/어기여차 멀리멀리 비치게 하시라
어기여차 어강도리/아으 다롱디리/
시장에 가 계신가요/어기여차 진곳을 디딜세라/어기여차 어강도리/
어느것에다 놓고 계시는가/ 어기여차 나의 가는 곳에 저물세라/
어기여차 어강도리 /아으 다롱디리(박병채역)
이 노래의 3연 '진데를 드디올세라'가 문제인 모양이다. 진데를 아무 상대를 만나 못할 짓이나 하지 않는지 염려하는 뜻으로 풀이하면 남녀상열지사(男女相熱之事: 스캔들)를 연상시킨다. 유교국가의 이념에는 맞지 않으니 금지시킬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학자에 따라 해석이 분분하고 여러가지 해석이 있지만 길떠난 남편의 무사귀환을 애타게 기다리는 여인의 달에게 기원하는 마음이 진하게 느껴진다. 그러니 금지곡으로 지정하였으나 애잔한 사연이 담긴 이 노래는 향악이나 속악으로 처용무의 춤곡에 까지 등장하여 < 수제천 > 이라는 곡에도 실리었다고 한다. <수제천>은 향악 곡명의 하나로 한국의 전통기악곡인데 <대악후보>에 정읍으로 기록되어 있다. 고려때는 궁중춤인 무고의 중간에 무녀들에 의해 불렸는데 이 전통은 조선시대 궁중과 지방관아에서도 계속되었으나 조선 중기 이후에는 가사가 탈락되어 관악합주의 순기악곡으로 전한다.
<수제천>은 4음계의 계면조이며 모두 4악장으로 구성된다. 악기편성은 향피리. 대금.소금. 해금. 아쟁. 장구 좌고. 박으로 구성된다. 1장에서 3장의 마지막 장단은 피리.장구.타악기가 쉬는 동안에 대금. 소금, 해금 아쟁으로 연주하는데 이를 여음이라 한다. 장구장단을 칠때도 각 장단의 맨 처음을 합장단 '덩"으로 하지 않고 '기덕쿵"으로 채편을 친 다음 바로 북편을 치는데 이를 '갈라친다'고 하며 느린 음악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정읍에서 유래된 <수제천>은 흔히 '아악의 백미'라 하며 한국 궁중음악의 대표로 일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