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래가 아기일 때부터 그림책을 읽어주었는데 그 때는 무슨 특별한 계획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어요. 그저 무작정 골라 읽어주었답니다. 그 때는 사실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도 몰랐으며 어떻게 읽어주어야 할지 얼마나 읽어주어야 할지 알지 못했어요. 그러다보니 즉흥적이었고 한편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지요. 그런데 아이 나이가 4세 쯤 되니까 규모가 없이 이런 식으로 읽어서는 안 되겠다 싶었어요. ‘해오름 책이야기’ 코너에 오시는 많은 분들이 아마 이런 고민을 많이 하실 거예요. 도대체 얼마나 읽어야 하나? 어떻게 해야 규모있게 구입하나?
그때 저는 아주 단순한 계획을 세웠어요. 인터넷 서점에서 ‘매달 10일마다 5만원 정도 무조건 구입하자‘였답니다. 5만원이라면 대개 9-10권 정도의 그림책을 구입할 수 있어요. 그런데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할 즈음 이런 말을 들었어요. “유아 때 그림책을 적어도 천 권 정도는 읽어야 한다!” 천 권! 깜짝 놀랄 만한 숫자에요. 그래서 아이 방으로 들어가 몇 권의 책이 있나 세어보았지요. 천 권이 조금 넘었어요. 아이가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것까지 하면 천권이 넘겠지요?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책을 사고 읽은 시간을 생각하니 해를 6번이나 넘겼더군요.
그러면 도서 구입 계획을 어떻게 세우면 될까요? 아이가 4세가 되면서부터 해왔던 것을 질문별로 모아보았어요.
1) 두 돌 이후에는 많은 책을 사주고 읽어주어야 하나요? 책을 많이 읽고 좋아하는 아이는 특별히 고르지 않고 많이 다양하게 사줍니다.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읽어주면 잘 듣는 아이라면 재미있는 책만을 골라서 사는 정성이 필요합니다. 저희 아이 경우 4세, 7세에 집중적으로 책을 많이 읽는데 이럴 때는 이전보다 더 양을 늘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니까 아이가 책에 빠져드는 연령이 다 다르므로 아이를 잘 관찰하여 책의 양도 조절하도록 합니다.
2) 어느 정도의 권수로, 얼마 정도의 간격을 두어야 할지.. 단행본이라면 매달 10~15권의 그림책을 구입하시면 좋습니다. 전집 책에 길들여진 분들은 “애걔!” 그럴지도 몰라요. 그러나 티끌모아 태산이랍니다. 10~15권을 매달 만 6세까지 구입한다면 모두 천 권 가량의 책을 읽게 되지요. 매달 약 5만원의 도서 구입은 다른 어떤 사교육보다 저렴하고 확실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랍니다. 또 중간 중간 서점에 놀러갈 때 책을 한 권씩 사는 재미도 쏠쏠하지요. 천 권을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계획적으로 아이의 상황에 맞추어서 양을 늘이고 줄이면 꾸준히 구입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그러면 어떤 책을 사야 하나요? 처음 책을 사는 분들일 수록 전집 위주 보다는 잘 알려진 단행본을 추천합니다. 책을 많이 읽는 아이라면 창작 전집을 읽는 것도 좋습니다. 단행본을 처음 고르는 분들은 권장도서 목록에 출판사, 작가 등을 우선하여 고르시면 됩니다. 유아의 경우는 지식 책을 우선하기 보다는 상상력이 풍부한 창작동화를 추천합니다.
4) 잘못 산 책 어쩌면 좋아요? 이런 경우 참 많아요. 인터넷 서점에서 사다보니 연령이 안 맞거나 원하지 않았던 테마인 경우도 많지요. 이럴 때는 구입한 책이 좋은 책이기만 하다면 내 아이에게 ‘지금' 안 맞는다 해서 처분하지 마시고 거실 아무 구석에나 던져 놓으세요. 어느 날 아이가 그 책을 뒤적이는 모습을 만나실 거에요. 저 역시 6세 때 8세에나 읽을 책을 구입한 적이 있어요. 무심코 거실에 두었는데 철래가 열심히 읽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지요. 그 후 굳이 연령대에 얽매이지 않고 좀 더 높은 단계로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구나 생각하게 되었지요. 단행본 처음 고르는 분께 권하는 베스트셀러 10 !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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