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한번 잡으면 덜 더울텐데...

어제는 친구자녀 결혼식이 있어서 식장에 참석하고 나 친구들과 당구장에서 피서 아닌 피서를 보냈다. 마음 같아선 저녁 먹고 나 밤 10시 넘어 까지 치고 집에 갔으면 했지만 죄다 체력들이 부실하다. 저녁 6시가 넘으니 더 치고 싶지도 않는 듯해 그냥 집으로 향했는데 누군가 술한잔 하자고 하였지만 평소 술이라 하면 젬뱅인터라 그냥 난 돌아서 왔다. 오늘도 제일 더운 날이 될거라는 일기예보이고 보니 아니 나갈 수가 없다. 그러니까 오늘로써 꼬박 일주일째인거다. 오늘은 또 어디로 다녀오나? 지하철 노선도를 꺼내 보는데 갑자기 환승하는게 부담스러워 보이는지라 가급적 환승 안하고 다녀올 수 있는 곳이 어드매가 좋을가 하고 두리번 거리니 군자역에서 환승해 부평까지 다녀 오는게 제일이지 싶다. 부평에는 친구도 있다. 그리고 오래전 부터 알고 지내는 여자도 살고 있다. 비록 아직 짝자궁은 안했지만... 친구에게는 가까히 도착해 상황 봐 가면서 연락을 할지 말지를 결정하기로 하고 아는 여인에게는 카톡으로 이 더위 어떻게 지내냐고 문자를 띄윘다. 한참을 지나서도 카톡을 디다 보는데도 여짓 보지도 않는 것 보니 썸싱은 아예... 적당히 탄 승객들에 맞게 시원하던 5호선에 비하면 7호선은 장거리 운행기간 인데다 비교적 서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여서인지 사람들이 제법 붐빈다. 그러다 보니 찬냉방도 현격히 다르다. 그져 미지근한 찬냉방? 경로석도 가까스레 좌석을 차지할 정도로 만석이다. 다군다나 그럴싸한 눈요기감도 전혀 없으니 아무래도 조금 승객들이 빠져 나가면 그때 가 자리를 다시 잡아야 할려나 보다. 자리를 비교적 한적한 곳으로 옮겨 인터넷 바둑을 두웠다. 상대가 만만치 않아 혈전을 벌리다 보니 두판 밖에 안 두웠는데도 훌쩍 한시간을 족히 넘게 두웠다. 다행히 끝남과 동시에 부평구청역 종점에 도착했다. 여기서 어딜 가 볼거나... 한참을 망설이다가 그래도 이곳에 사는 친구에게 전화 한 통화는 하는게 어쩜 예의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 전화를 걸었다. 친구, 잘 지내나? 어잉? 왠일인가? 더위 어찌 보내노? 나야 뭐 집에서 에어컨 밑에서 쉬고 있네만... 난 지금 부평구청역에 와 있네. 그나 갑자기 어인 일인가? 전철안이 지내기 좋아 집에서는 못 자내겠고 하여 오다보니 이곳 까지 왔구먼. 그래? 누구랑 왔는가? 당연 혼자지 누구랑 왔겠어. 그럼 지금 우리 가계에 들리게나. 식사 안 했을게 아냐. 내심 곧바로 가 친구도 볼겸 밥이라도 얻어 먹고 싶었다. 그렇치만 에어컨 밑에서 쉬고 있다는데 괜시리 부담만 줄것 같다는 생각이 앞선다. 친구는 이곳 백화점안에 중국식당을 크게 운영하고 있다. 몇번을 그냥 가면 되느냐며 다그치지만 아무리 곱씹어 봐도 부담을 줄것 같아 여기까지 왔는데 자네한테 연락도 안하고 간다는게 친구의 도리가 아닐것 같아 연락한거라며 이곳 어디 재래시장이라도 구경하고 가겠노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카톡에 나 왔노라 하고 메세지를 보냈는데도 아직 안 보고 있기에 오늘이 주일이라 예배 보는 중이려니 하는 생각에 용기를 내 전화를 걸었다. 아니 카톡에 메세지를 보냈는데도 여태 안 보고 있네요? 지금 막 예배 보고 나왔어요. 근데 왠일 이래요? 작년처럼 전철로 피서 다니는 중입니다. 맞아요. 전철이 좋다더군요. 혹 이곳 재래시장을 가 볼려면 어디로 가야하죠? 나 안 만나고 재래시장은 왜요? 만나 주지도 않으실거면서 무슨 맘에도 없는 말씀을... 내가 이런 곳 구경다니기 좋아한다는걸 아시잖아요. 아참, 그러시지. 자세히 어디로 어떻게 가면 된다고 일러준다. 그곳이 모래시장이란 곳이다. 전화를 한동안 하구선 끝기전에... 그나 나 안 보고 싶냐고 넉살 좋게 말을 건냈다. 두가지 이유 때문에 안 되겠다고 잘라 말 한다. 한가지는 절실한 교인이다 보니 5시경쯤 봉사활동이 잡혀 있어서 시간이 안되고 설령 된다고 치더래도 지금 이 모습으로 내 앞에 나설 자신이 없다는 거다. 모래내시장은 인천시내에 있는 시장이여서 그런지 어느 재래시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비교적 깨끗 하면서 규모도 제법 넓어 보인다. 절정의 찌는 더위 탓인지 지금은 손님이 없을 때라고 꽈배기를 방금 튀겨서 진열대에 가져다 놓은 젊은 아낙이 거든다. 막 나온터라 사서 먹으니 뜨거울 정도로 먹음직 스럽다. 꼬들김에 천원어치 사서 먹었다. 두번 다시 살아 생정신에 다시 오겠냐 싶어 얼추 두바퀴나 돌았나 보다. 땀을 펄펄 흘리면서... 그래서나? 배가 고프다. 아침이라곤 밥 차려주기 싫은 아내가 빵 몇조각 내 놓는 거와 커피 한잔이 다 인지라 한동안 걷고나니 배가 촐촐할 수밖에... 순대국집이 눈이 가고 칼국수집이 눈길이 간다. 뭘 먹을가 하다가 이에는 이다 싶어 칼국수집을 택했다. 시장통에 있는 칼국수집이라서 그런지 국물 맛이 옛스러워 아주 좋다. 뜨거워도 국수를 다 먹고 나 아직도 뜨거운 국물을 다 들이켰다. 한동안 쉬였다 나온 탓일가 가계문을 나서기가 무섭게 한마디로 타는 목마름이다. 계란을 금새라도 쪄 버릴 기온이다. 숨이 막힌다. 구경이고 나발이고 아무 생각이 없다. 오로지 지하철안만 생각이 난다. 전철역이 어딘지 햇갈려 지나가는 행인에게 묻고 나 금새 달려 갔다. 집에 도착하면 얼추 6시반경... 오늘 피서는 이만하면 됐지 싶다. 가자. 집으로... 잔절을 타고 한참을 오는데 갑자기 카톡이 울린다. 미안했던 모양이다. 지금 어디쯤 가고 계시냐고 묻는다. 4시 조금 넘에 전철을 타고 지금은 대림역에 도착전이라고 했더니 그래도 다녀오신 라오스 보다는 덜 더울게 아니냐고 대단하다 라고 추임새를 놓는다.. 더웠으면 더 더웠지 덜 덥지는 않는것 같다고 하구선 얼굴도 안 보여준다고 찍는 소릴하며 이 더위에 손 한번 잡으면 덜 더울텐데 징하다고 넉살을 피웠다. 그랬더니... ㅎㅎㅎㅎ 하길레 ㅋㅋㅋㅋ 하고 말았다. <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5F4A455B54722307' class="txc-ima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