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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시대에 출판만화의 가치를 빛낸 두 작품
‘그랑 비드’ ‘반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 2023 올해의 출판만화 수상
‘2023 올해의 출판만화’로 선정된 ‘그랑 비드’(왼쪽·출판상)와 ‘반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작가상). 만화문화연구소 제공
한국만화가협회 부설 만화문화연구소는 ‘2023 올해의 출판만화’로 출판상 ‘그랑 비드’, 작가상 ‘반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올해의 출판만화’는 웹툰 시대에 출판만화의 가치를 찾고 독자들과 좋은 만화를 함께 읽고자 하는 취지로 올해 신설했다. 만화평론가, 연구자, 기획자, 작가 등 만화인들이 모인 만화문화연구소에서 선정하고 알라딘이 발표한 ‘이달의 출판만화’ 작품을 후보 삼아 알라딘 독자 투표 점수(30%)와 만화문화연구소 위원 점수(70%)를 합산해 선정했다.
출판상을 받은 레아 뮈레비에크의 ‘그랑 비드’(이숲 펴냄)는 출판만화만이 할 수 있는 가능성과 제작에 이르는 과정이 한국 출판만화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질 뿐 아니라, 우리 시대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국내 출판만화 시장을 고려하면 이숲 출판사가 도전에 가까운 시도를 했다는 점도 높이 샀다.
작가상을 받은 ‘반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귤프레스 펴냄)의 수신지 작가는 작가가 직접 자신의 책을 만들고 판매하는 독립출판 퍼블리싱뿐 아니라, 홍보·유통·판매까지 작가의 범위를 넓힌 것이 지지를 받았다. 부모와 청소년 자녀가 함께 읽을 수 있는 만화를 출판만화 형태로 단독 공개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문영 이숲 대표는 “그래픽노블 판매 부진 속에 값진 상을 주셔서 영광이다. 지난 15년간 한결같이 좋은 만화, 좋은 작품을 독자들과 만나게 하고 싶었던 이숲 출판사의 의지를 인정해주신 것이라 생각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수신지 작가는 “‘반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는 1990년대 배경의 이야기여서 웹툰보다 출판만화로 출간하는 것이 어울리는 발행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출판만화만으로 많은 독자를 만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외롭고 지칠 때마다 ‘이달의 출판만화’로, ‘올해의 출판만화 작가상’으로 격려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만화가협회는 200만원 상당의 ‘올해의 출판만화’ 선정 도서를 구매해 필요한 곳에 무료로 기증할 예정이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출처 : 한겨레신문, 2023년 12월 28일자
*원문 보기 :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121941.html
심사평
2023년 출판상
레아 뮈라비에크 <그랑비드>, 이숲
심사평
<그랑 비드>는 출판만화만이 할 수 있는 가능성과 제작에 이르는 과정이 한국 출판만화에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질 뿐 아니라, 우리 시대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있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이숲 출판사는 <그랑 비드>를 유려하게 편집하고 번역해 국내에 출간하는, 국내 출판만화 시장을 고려하면 ‘도전’에 가까운 시도를 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습니다.
2023년 작가상
수신지 <반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 귤프레스
심사평
<반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펴낸 귤프레스의 수신지 작가는 작가가 직접 자신의 책을 만들고, 판매하는 이른바 ‘독립출판’의 ‘퍼블리싱’ 뿐 아니라 홍보, 유통, 판매에까지 ‘작가’의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직 열악하다고 평가받는 우리나라 아동-청소년 만화의 범위를 확장하고, 부모와 청소년 자녀가 함께 읽을 수 있는 만화를 ‘출판만화’ 포맷으로 단독 공개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았습니다.
'이달의 출판만화'는 보석 같은 출판 만화 작품들을 독자들에게 널리 알리고, '출판만화'를 주목하는 별도의 자리를 마련하고자 시작되었다. 한국만화가협회(회장 신일숙) 부설 기관인 만화문화연구소(소장 이재민, 이하 만화문화연구소)에서 매달 출간작을 대상으로 이재민 소장과 만화문화연구소 박인하, 성인수, 조경숙, 조익상, 최윤주, 홍난지 운영위원히 선정위원으로 참여하여 1-4작품을 선정했다. 4월부터 매달 알라딘을 통해 '이달의 출판만화'를 발표했고, 11월달에는 1, 2, 3월달 선정작도 동시에 발표했다. 이후 전체 작품을 대상으로 알라딘에서 독자투표를 통해 최종 두 작품을 올해의 출판만화 출판상과 작가상을 선정했다.
이달의 출판만화 선정
1월 이달의 출판만화
철옹성같은 선우의 세계는 사랑으로 생긴 균열의 틈으로 다른 세계가 침투하며 성장해 나아간다. 성장은 모든 것을 이룬 상태가 아니라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을 통한 과정임을 알려주는 이야기. (홍난지)
“여호와께서는 모든 것을 선대하시며 그 지으신 모든 것에 긍휼을 베푸시는도다.”(시편 145편 9절) 그 여호와를 만나기 원한다면. (박인하)
성소수자 독자에게도 온기를 전하지만, 비성소수자들에게 전하고픈 마음이 더 크게 울리는 것 같다. 누군가의 '봄날의 햇살'이 되길 권하는 마음이. (조익상)
만화는 언어다. 이 책에서 '지영'이 말을 거는 방식이 보여주듯. (이재민)
많이 읽힐 작품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어딘가로 날아가기만 한다면, 생각지도 못한 데서 의미가 맺어질 힘이 가득한 작품이다.(조익상)
'고백'하는 에세이만화로서 진솔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탁월하기도 한 드문 작품. 에피소드 간 편차가 있긴 하지만 몇 개 에피소드가 이를 상쇄할 만큼 좋다. (최윤주)
위태롭게 말한다. 그리고 작가는 세상에 없고 만화책이 말을 한다. 한번에 못 보고 조금씩 조금씩 아주 조금씩 넘겨보았다. (박인하)
쥬드프라이데이는 계속 그 자리에서 독자들의 이야기를 기다릴 것 같은 작가다. 본인의 만화처럼. (이재민)
나에게도 당신에게도 누군가가 귀 기울여 들을만한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만화. (홍난지)
2월 이달의 출판만화
어린이라는 세계가 바꿔놓은 어른의 세상. 그리고 어른이 길러내는 아이의 삶. (이재민)
어린이가 낯선 세계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듯, 우리도 어린이라는 낯선 존재를 위해 마음을 열어보자. 서로의 눈높이를 맞출 때, 행복도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난다. (조경숙)
난다 ‹도토리문화센터› 1, 2022, 문학동네 (*출간중)
너무 너무 아름다우면 눈물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아름다운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 (홍난지)
효율과 자본이 지워버린 수많은 이야기들, 성장이라는 명제가 없애버린 삶들을 되살리는 만화. (이재민)
생활툰 장인 난다 작가는 이야기 만화 장인이기도 하단 걸 보여준 작품. 재미, 의미, 묘미에 별미까지 다 갖췄다.(조익상)
3월 이달의 출판만화
미즈키 시게루 ‹미즈키 시게루의 일본 현대사›(1-4), 2023, AK
일본 사회의 단면을 전쟁 피해자의 시점에서 회고하는 만화. '전쟁'은 일본에 어떤 의미인가? 또는, 어떤 의미여야 했는가?(이재민)
전쟁에 끌려가 한 팔을 잃은 낙관주의자가 자신의 시대를 회고하다. 원제 '코믹 쇼와사(昭和史)'에 어울리게 '쇼와'라는 시대를 환등기처럼 자신을 통과해 투영한다. (박인하)
네온비 글, 김인정 만화 ‹양아치의 스피치›, 2023, 문학동네
우리는 언어라는 틀 안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언어 안에서 혼란스러운 우리를 위한 만화. (이재민)
좋은 메시지를 담으면 진부하고 재미없을 것이란 편견을 넘어 아주 오랫동안 읽혀 기어코 제목을 남길 만화. (홍난지)
리터러시가 일각에서는 엄청난 화두이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시절에, <양아치의 스피치> 같은 작품은 너무나 반갑다.(조익상)
김홍모의 방식으로 지나간 시간을 추억하는 법. 자신의 스타일을 완성해가는 작가를 만나는 경험. (이재민)
김홍모 세계와 스타일의 출발점. 오래된 작품을 다시 보니 추억이 더 깊어진다.(조익상)
4월 이달의 출판만화
문화와 언어가 교차하고, 다양한 정체성이 만나는 만화. 미국 오하이오에서 태어나 다문화 가정의 일원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살았고 현재 멕시코시티에 살고 있는 작가가 망가 스타일로 그린 작품. (박인하)
박서련 글, 정영롱 만화 ‹제사를 부탁해›, 2023, 문학동네
하나의 이야기를 소설과 만화로 나누어 엮은 기획이 돋보이는 작품. 연속성이 있는 이야기인데, 만화와 소설이라는 매체가 각각 다르게 소구하는 매력이 있다.(조경숙)
소설과 만화의 릴레이 형식으로 만들어진 실험적인 시도가 돋보인다.(홍난지)
박선우 ‹효정의 발화점›(1,2), 2023, 문학동네
웹에서 보는 것보다 더 안정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따라갈 수 있다. 책으로 보는 맛을 주는 편집이 뛰어나다.(박인하)
먼저 연재된 웹툰을 작가의 시선에 맞게 재편집했고, 책의 맛에 맞춘 컬러감이 좋다(이재민)
한 번쯤 겪어봄직한 첫사랑, 우정에 대한 경험을 만화적 상상력을 동원해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 돋보이는 만화. 책으로 전환된 것이 오히려 좋다. (홍난지)
물성을 가진 책이라는 매체를 활용해 만화가 할 수 있는 것을 잘 보여주는 보드게임 같은 작품(성인수)
게임도 영상도 판을 치는 시대에 구태여 출판만화로 남아 구태여 이런 짓을 한다. 하지만 '구태여' 한 고집이 무색하지 않은 대단히 집요한 작품이다. 온갖 콘텐츠가 판치는 시대에 책장에 눈길을 머물게 하고 읽은 책을 또 읽을 수밖에 없게 한 것만으로 할 일을 다 한 것 아닌지.(최윤주)
5월 이달의 출판만화
융 헤넨 혹은 전정식의 신작. 이미 '피부색깔=꿀색'이 너무 아팠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아이들을 해외로 보내고 있다. (박인하)
제목 만으로도 충분한 주제의 작품(성인수)
'입양아'라는 주제를 통해 10년 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던 "피부색깔=꿀색"의 감독. 만화로 같은 주제의식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풀어냈다.(이재민)
자신의 출생 기원을,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작스럽게 맞닥뜨리고 이를 쫓아가는 이야기. 개양귀비꽃의 빨간색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연출이 아름답다.(조경숙)
어디로부터 왔는지 알 수 없는 불안함 속에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며 스스로를 재건해가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주는 위로와 응원이 아프게 다가온다.(홍난지)
6월 이달의 출판만화
일링스 ‹수린당›(1-6), 2023, 재담 (*출간중)
단순한 책이 아니라 하나의 완성된 굿즈 패키지(박인하)
웹툰을 단행본으로 만들 때, 갖고 싶고 소장하고 싶은 책으로 만들 때 좋은 교본이 될 것이다. 재미있는 내용은 필수로 보장한다.(홍난지)
가정폭력 생존자의 일기를 아마추어 게시판에서 연재하기 시작, 리디 등에 정식연재로 이어졌다가 출간까지 오게 된 작품. '생존자의 일지'를 넘어 자신의 경험을 비슷한 처지의 청소년들에게 전하고 싶어 책으로 냈다고. 학생들이 무료로 접할 기회를 늘리기 위해 도서관 신청 캠페인을 작가가 직접 진행중.(이재민)
7월 이달의 출판만화
수신지 ‹반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1-3), 2023, 귤프레스 (*출간중)
미숙했던 그 시절 선생님과 친구의 한 마디에 약간 서운했던 것 같은데 명확히 알지 못한 그때의 내 감정과 이유를 명랑한 이야기로 슬그머니 알려준다.(홍난지)
마음에도 옷이 있다. 선망하고, 질투하고, 몽니 부리는 날것의 마음 위에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체면을 한 겹 걸쳐 숨겨 놓는 것이다. 그러나 늘 붙어지내는 동급생이기에 더 불붙는 이 마음을 어떻게 감출 수 있을까? 지극히 현실적인, 어쩌면 우리 모두 겪어봤을 학원물이 여기 있다.(조경숙)
만화이기에 가능하고 표현할 수 있는 연출의 고민이 페이지 마다 쌓여있다.(성인수)
더럽고 끈적이며 섬뜩한 욕망의 사슬, 좁디좁은 마음의 방에 갇힌 사람들의 모습을 숨 쉴 틈 없이 긴박하게 조여드는 작품. 꽤 두꺼운 책이었다는 사실을 깜빡 잊을 정도로 몰입도 높은 이야기와 '출판만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수준 높은 연출을 선보인다.(조경숙)
만화가 줄 수 있는 것 중 음습함 또한 있다는 것을 일깨운다. 만화책 페이지 속에 잘 직조된 표현들이 주제의식을 선명히 보여준다. 찜찜한 꿈을 꾼 기분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덮게 된다.(조익상)
지독한 작품. 음침한 내면을 파고드는 집요함, 그것을 만화로 구현해내는 기술, 유머 감각까지. 어디 하나 지독하지 않은 것이 없어서 조금 무서웠고, 이래도 되나 싶게 재밌었다.(최윤주)
압듈라 ‹또! 까면서 보는 해부학만화›, 2023, 한빛비즈
말이 필요없는 최고의 교양만화. 작가의 덕질과 독자를 배려하는 동시대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이곳저곳에 배치되어 있다.(성인수)
한국 사람들이 이렇게 해부학에 관심이 많은지 몰랐고, 더불어 해부학을 이렇게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는지도 몰랐다.(박인하)
8월 이달의 출판만화
류승희 작가가 작품들은 모두 연결되어 있는 듯 하여, 내가 세월 속에서 앉아 천천히 연재물을 읽는 듯한 인상을 받아서 좋다.(성인수)
한국에서 가족은 크게 묶어 한 객체처럼 여겨진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각자의 삶을 쌓아놓은 책장도 이렇게나 다른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기도 하다. 그 사이에 쌓아놓은 책장-책-문장의 이야기(이재민)
책은 물건을 담고(책갈피), 공간을 비추고(책상), 가족을 잇는다(책장). 독서하는 자매들의 단정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문득 '아, 나도 지금 책을 읽고 있지.' 하며 자매와 연결된 듯한 감각에 빠져든다. 그야말로 책이기에 가능한 경험이다.(조경숙)
우리는 아빠와 엄마, 언니와 동생이 아닌 한 사람으로서 그들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함께 했던 시간의 기억이 자매의 책장을 채우고 책장의 빈 공간에는 각자의 시간이 흐른다. 서로의 시간을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 할 지라도 "그래도 기대어 살겠지. 가족이니까." 누군가에게 호명되는 내가 아니라 온전한 나로 기억되길 바라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따뜻한 그림으로 쓰여진 만화.(홍난지)
여러 조각이 잘 짜여진 퍼즐처럼 맞춰진다. 사람에게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가 '썩은 도랑'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합쳐진다. 이케베 아오이의 여느 작품처럼 따뜻하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페이지를 넘기게 한다. (박인하)
가난과 질시로 환원되지 않는 냄새를 풍기며, 한 사람 한 사람의 천국을 그렸다. 순응이지만 저항인 삶들에 대하여, 그 삶의 반짝임에 대하여.(조익상)
작가는 여름을 맞이해 제주 할머니 댁에서 머문다. 자고, 일어나고 밥 먹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안에서 환대, 노동, 연대가 반짝인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 제목인 '여름의 루돌프'의 따뜻한 의미를 느끼게 된다. 몇 개의 선으로 사람과 자연을 담아내는, 어쩌면 우리가 잊고 있던 진짜 만화의 힘이다. (박인하)
'관광지'나 '한철살기'의 무대가 아닌 제주를 만나는 경험. 사람은 서로 기대어 사람이다. 서로 기대어 제주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소담하게 담은 그림 너머로 제주가 보인다.(이재민)
제주를 그저 좋은 곳, 아름다운 곳으로 묘사하는 것에 경계심을 가지고 있지만, 이 작품은 예외다. 소중함을 속깊게 알려주면 그곳은 나의 고향이 되고 만다. "더이상 소중한 고향같은 곳을 잃고 싶지 않아." 이런 감상을 불러일으키는 드문 작품.(조익상)
젤리빈 ‹어둠이 걷힌 자리엔›(1-5), 2023, 손봄북스
'저 세상'이야기를 하는 호러만화들이 딱 이만큼의 상상력과 예의를 가져주길 바랐다. 귀신도 세상도 무서운 이들을 위한 아름답고 다정한 기담집.(최윤주)
기이한 이야기로 우리 시대이 절실함을 드러내다(박인하)
9월 이달의 출판만화
레아 뮈라비에크 ‹그랑비드(Le Grand Vide)›, 2023, 이숲
액체처럼 유동적인 세상에서 하이퍼의 비극과 공포를 강렬한 우화로 보여 준다. (박인하)
오랜만에 그래픽노블을 읽은 기분. 존재감 테스트라는 설정을 통해 동시대성을 부여했다. 그래픽 해석은 독자의 입장에서 약간의 용기를 필요로 함.(성인수)
앙굴렘에서 날아온 편지같은 만화. 초연결의 시대, 누군가의 공포를 엮어냈다.(이재민)
산호 ‹그리고 마녀는 숲으로 갔다›(1), 2023, 고블 (*출간중)
인류가 자행해 온 비극들을 누군가는 잊지 않고 품는다. 아름답지만 슬프고, 서늘하지만 다정한 이야기.(조경숙)
이 작품의 마음 속에서, 외면당해 사라져가는 것들이 용케 힘을 모은다. 그래서 나는 감히 생각한다. 이 이야기의 다음이 곧 우리 세계의 다음일 것만 같다고.(조익상)
다지마 렛토 ‹아이는 알아주지 않는다›(상/하), 2023, 크래커
어린아이처럼 통통 튀는 만화. 빠져들기만 한다면 즐길 수 밖에 없다.(이재민)
소년과 소녀가 만나자마자, 새로운 사건들이 무서울 정도로 몰아친다. 그러면서도 이야기는 놀라울만큼 상냥해서, 그 속에 몸을 푹 담궜다 나와 보면 어 이렇게 된다고? 하며 흡족하게 웃을 수밖에 없다. 개그코드만 맞다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조익상)
토마토수프(Tomato Soup) ‹천막의 자두가르드›(1,2), 2023, 서울미디어코믹스 (*출간중)
지식이 어떻게 재미로 전환되는가에 대한 탁월한 실증. 현생을 벗어나는 방향성이 아니라 인류가 쌓아올린 순간들을 포착하기. (박인하)
10월 이달의 출판만화
없는 셈 쳐 왔던, 아니, 없어야 한다고 믿었던 역사를 지하에서 끌어내는 작품.(이재민)
성경책만큼이나 두껍지만, 이 중 단 한 장도 예측할 수 없었다. 한 치도 방심할 수 없는 긴장감에 조여들다가, 불현듯 들이닥치는 해방감에 비로소 안도한다. 우리가 여태 만나보지 못했던 역사-만화. 낯설고도 경이롭다. (조경숙)
박건웅의 작품을 볼 때면 집요한 분량과 밀도에 숙연해질 정도다. 그 집요함으로 해야만 했던 이야기가 무엇인지 듣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최윤주)
SF가 어렵고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있나? 아직도? 이런 작품집이 있는데도?(이재민)
몰아치는 상상력의 밀도가 엄청나게 높아서 놀라버렸다. 지적 자극과 생각할 거리, 재미가 '죽여주는' SF 단편집(조익상)
11월 이달의 출판만화
마츠모토 타이요 ‹동경일일›(1,2), 2023, 문학동네 (*출간중)
"나도 좋아하니까..., 만화" 만화가와 편집자. 낡은 헌책방 매대에 숨겨놓은 오래된 만화책을 펼치는 순간 떠오르는 잊고 살았던 기억들. 이 세상의 모든 진지함에 바치는 헌사.(박인하)
'만화가들의 만화가' 마츠모토 타이요가 만든 '만화가를 위한 만화'(이재민)"
골드키위새 외 ‹이 편지가 도착하면은›, 2023, 문학동네
보내주신 완벽한 예언의 연서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일일이 답장을 써보내고 싶은 마음이오나, 우선 짧게 제 욕심만 전보로 부칩니다: 부디 영원히 만화를 그려주시기 바랍니다.(조익상)
다섯 작가들이 편지를 모티브로 전하는 이야기에는 고전적이고 이상하고 좋으면서도 귀엽고 달뜨는 마음이 들다가 애처롭고 애틋하며 마침내 서로의 마음이 맞닿을 아름다운 감정들이 담겨 있다.(홍난지)
경성 황금광 시대에 소설가 구보씨가 있고, 서울 웹툰 대박 시대에 만화가 강귀찬이 있다. 사실/재현과 허구/기호가 끊임없이 교차하는 메타코믹. (박인하)
살아남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되어 버린 만화가 강귀찬이 마침내 일어났어요 강귀찬으로 돌아오길 바라며.(홍난지)
(*출간중)이 붙어있는 작품은 미완결작입니다.
*출처 : 코믹스팍닷컴 블로그
*원문 보기 : https://blog.naver.com/enterani/223306178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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