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허스님은 근대 한국의 일착자(一着子)”
이성수 기자 승인 2022.10.07 18:10 댓글 0
동국대 전자불전문화콘텐츠 연구소
‘경허, 외로운 시대의 선사’ 학술대회
학술대회 동참 대중이 반야심경을 독송하고 있다.
학술대회 동참 대중이 반야심경을 독송하고 있다.
“경허스님의 진면목은 <경허집>의 육성을 통해 드러나야 한다. 자신의 뜻대로 ‘불귀(不歸)’의 몸이 되어 경성 땅을 밟지 않는 약속을 지키고 끝까지 조선의 마지막 선사이자 근대 한국의 일착자(一着子)가 되었다.”
동국대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소장 주경스님)가 10월 6일 12시30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경허, 받을 것도 전할 것도 없는 외로운 시대의 선사(禪師)’라는 주제의 학술대회에서 문광스님은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문광스님(동국대 불교학술원 HK연구교수)은 ‘경허 선시에 나타난 성(惺)과 성(醒)의 이중주’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20세기 한국불교의 일착자인 경허스님의 독성(獨醒) 정신은 현대 한국불교에도 필요한 절대적 유산”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20세기 한국불교의 일착자, 그 불이(不二)의 여정’이란 부제의 이 논문에서 문광스님은 “경허스님이라는 화두의 새로운 키워드는 ‘독성’”이라고 밝혔다. 즉 경허스님 선시의 ‘擧世渾然我獨醒(거세혼연아독성) 不如林下度殘年(불여임하도잔년)’이라는 구절에 핵심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온 세상 혼탁하지만 나 홀로 깨어있네, 우거진 숲에서 남은 세월을 보내리“는 의미이다.
동국대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장 주경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동국대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장 주경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문광스님은 “평생토록 취광승으로 살겠다는 말과 숲속에서 남은 생을 보내는 것과 못하다는 것을 이어주는 것은 온 세상이 혼탁하고 취해 있는데, 나홀로 깨어있다는 자기 정체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경허스님에게 ‘독(獨)’은 단순한 고독이 아니고, ‘독성’이자 ‘독귀(獨歸)’로 ‘성(惺)’과 ‘성(醒)’의 결정체는 나라 근심으로 이어졌다”고 부연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동국대 불교학술원 연구원 경완스님이 ‘<경허집>으로 보는 한국불교의 수행문화’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경허집>을 중심의 경허스님 문장에서 수행, 신행 관련 법문을 추출해 가치를 밝힌 연구성과이다.
경완스님은 “시라는 문장 형식을 통해 경허스님은 선의 흥취와 경지를 나타낼 수 있었다”면서 “이는 게송을 통해 오도의 경지를 드러내던 불교문화의 전통이 계승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경허선사의 문장은 풍골이 느껴지듯 웅혼하며, 물흐르듯 유려하다”면서 “선교가 융합되어 나타나고 반조하고 참구하는 선의 방법을 일깨운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오용석 원광대 마음인문학연구소 HK교수가 ‘경허선사의 간화선에 대한 소고’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가 모두 끝난 뒤에는 동국대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장 주경스님을 좌장으로 박인석 동국대 불교학술원, 서재영 성균관대 초빙교수, 이진영 동국역경원 연구원 등이 논평및 종합토론을 진행했다.
개회식에서 덕숭총림 수덕사 주지 정묵스님은 “경허스님의 개인적 수행과 스님의 수행이 우리 종단 수행문화에 미친 영향을 들여다보는 시간”이라며 “경허스님은 정법(正法)은 침체되고 선맥(禪脈)은 끊겼으며 선지식은 찾아볼 수 없었을 즈음 스승 없이 스스로 깨쳐 크게 선풍을 진작시킨 분”이라는 내용의 축사를 전했다.
주경스님이 대독한 축사에서 수덕사 주지 정묵스님은 “경허스님의 역설과 역행은 참을 가르치기 위한 방편으로 마음대로 일체사를 구사했으니 깨우침을 위한 선각자이셨다”면서 “오늘 세미나를 통해 경허스님의 진수를 제대로 밝히고, 수덕사 대중은 경허 만공스님의 법손으로 정신을 받들고 계승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학술대회를 주관한 동국대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장 주경스님은 “경허, 만공 두 선사는 한국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지만 그분들의 행적은 사실 우리가 잘 알지 못한다”면서 “이번 학회에서 경허스님의 사상과 행적이 다양한 분야에서 발굴되고 해석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12일에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선학원의 어제와 오늘’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동국대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는 한국불교 정체성 확립을 위한 연구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는 중앙종회의원 정범스님, 수덕사 총무국장 정경스님, 조계종 홍성군주지협의회장 덕원스님, 서산 개심사 주지 혜산스님, 당진 성당사 주지 도문스님, , 수덕사승가대학 학감 인법스님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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