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떠나야 한다 우재호
세계 곳곳 이상기후 사하라 사막 모래 언덕 눈 쌓이고 나이아가라 폭포 꽁꽁 얼어붙었다 강풍, 혹한 폭탄 사이클론 미국 120년 만의 최악 겨울 러시아
해류와 대기 순화로 지구 온도 조절하는 지구 에어컨 북극에 빨간신호등 켜졌다
바다가 열기 흡수하고 빙하 녹으며 발생한 에너지 수증기 기온상승 가속화
최후의 빙하 무너져 주요 도시들 침수되고 섬나라들 가라앉고 있다
바닷물 온도 올라가면 엘리뇨 낮아지면 라니냐 슈퍼태풍 폭염 한파 영구 동토층 탄저균 살아나 떼죽음 일어나고 지진 화산 일으킨다
호킹박사 지구 온난화 티핑포인트 와 있다며 인류 망하지 않으려면 지구 떠나야 한다는데…. 어느 별 가서 살 수 있으려나? ----이서빈 외 남과 다른 시쓰기 사화집, {덜컥, 서늘해지다}에서
석수는 돌에서 그림을 꺼내고, 목수는 나무에서 그림을 꺼낸다. 시인은 사물에서 시를 꺼내고, 작곡가는 시에서 노래를 꺼낸다. 화가는 자기의 그림으로 시를 쓰고, 가수는 그의 목소리로 시를 쓴다. 석수와 목수와 시인과 작곡가와 화가와 가수는 상호 아무런 관련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세상의 모든 일들은 이처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상호간에 영향을 주고받으며, 조화와 부조화를 이루어 나간다. 조화란 너와 내가 우리가 되고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모순되거나 어긋남이 없는 것을 말하지만, 그러나 부조화는 너와 내가 다투고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서로 어긋나고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세계 곳곳 이상기후/ 사하라 사막 모래 언덕에는 눈이 쌓이고”, 북미대륙의 최고의 폭포인 “나이아가라 폭포마저도 꽁꽁 얼어붙었다.” 강풍과 혹한 등의 사이클론 기후가 미국을 강타하고, “120년 만의 최악 겨울이” 동토의 나라 러시아를 덮쳤다. “해류와 대기 순화로 지구 온도 조절하는/ 지구의 에어컨이 북극에” 파란신호등을 켜면 지구의 자연법칙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고, “해류와 대기 순화로 지구 온도 조절하는/ 지구의 에어컨이 북극에” 빨간신호등을 켜면 지구의 자연법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조화가 아닌 부조화의 사회이고, 스티븐 호킹을 비롯한 모든 학자들이 “지구 온난화의 티핑포인트에 와 있다”고 경고를 하고 있다. 바다가 찜통더위의 열기를 흡수하고 빙하가 녹으면 기온상승이 가속화되고, 남극과 북극, 히말라야와 알프스의 최후의 빙하들이 다 녹아내리고, 오대양 육대주의 수많은 섬들이 다 가라앉게 된다. 바닷물의 온도가 올라가면 엘리뇨 현상이 나타나고, 바닷물의 온도가 내려가면 라니냐 현상이 나타난다. 오늘날,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촌 곳곳이 슈퍼태풍과 찜통더위와 냉동한파로 몸살을 앓고 있고, 시베리아와 북쪽 지방의 영구 동토층이 무너져내려 수많은 탄저균들이 되살아나는 것은 물론, 지구촌 곳곳이 수많은 지진과 화산폭발로 어쩔 줄을 모르고 있다. 석수가 돌에서 그림을 꺼내지 못하고, 목수가 나무에서 그림을 껴내지 못한다. 시인이 사물에서 시를 꺼내지 못하고, 작곡가가 시에서 노래를 꺼내지 못한다. 화가가 자기의 그림으로 시를 쓰지 못하고, 가수가 그의 목소리로 시를 쓰지 못한다. 석수와 목수도 탐욕으로 살고, 시인과 작곡가도 탐욕으로 살고, 화가와 가수도 탐욕으로 산다. 탐욕은 불이고, 화석연료이고, 탐욕은 탄저균이고, 이산화탄소이다. 탐욕은 너와 나, 즉, 우리들 모두를 다 죽이는 이기주의이고, 이기주의의 근본 목표는 만인과 만물 위에 군림하려는 지배욕이라고 할 수가 있다. 엘리뇨와 라니냐의 이상기온현상, 해수면의 상승과 만년설산의 붕괴, 수많은 지진과 화산폭발은 에너지를 과다 사용하는 탐욕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할 수가 있다. 인간은 야수 중의 야수이고, 인간은 악마 중의 악마이다. 25시. 우리 인간들은 모두가 지옥의 쾌속열차를 타고 있으며, 어느 누구도 구원을 받을 수가 없다. 오오, 우재호 시인은 [지구를 떠나야 한다]고 말하지만, 우리 인간들은 결코 지구를 떠나지 못한다. 수많은 별들과 수많은 별들이 노래를 부르며, 우주평화와 우주행복을 향유하는 이 우주에는 더 이상 우리 인간들을 받아줄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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