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초3 딸래미에게 지금껏 듣지 못한 말이 있습니다.
엄마, 제가 잘못했어요.
라는 말이요.
무엇인가 안내 혹은 지시했을 때 한 번에 "응, 알겠어."라고 대답한 적이 없어요. 잘못을 지적했을 때도 늘 "아니,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왜냐하면-" 이게 자동입니다.
뭐 논리적일 때도 있고 허를 찌르는 팩폭일 때도 있습니다만 우기기, 고집, 억지, 잘못 미인정, 궤변일 때도 많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좀 건방지고 버릇없어요.
게다가 저는 포용력이 없고 그 꼴을 절대 못봐주는 스타일이라 바로 눈에서 레이저 나가고 "어따 대고!" 가 나옵니다. 네, 부끄럽지만 딸이 그렇게 나오면 기어이 제가 이겨야 하고 눌러놔야 하는 기 쎈 엄마예요.
그러다보니 하루에 한 번은 둘이 대판 큰소리가 납니다.
저의 지적 혹은 지시-딸의 버릇없는 응수-저의 살벌하고 무서운 야단-딸의 반항(?)섞인 끝없는 대거리와 저의 야단의 반복
기어이 딸이 한바탕 울고 난리난 후 의외로 차분해지면 다시 조곤조곤 이야기하면서 화해하고 마무리합니다만 참 걱정이 많이 됩니다.
아직은 아이가 어리고 제가 무섭게 느껴지니 수그러들지만 진짜 사춘기때는 어떻게 될까 두렵기도 하고 안 좋게 관계가 형성되어 고착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들고요.
아이를 눌러버리는 고압적인 자세를 버리고 받아주면서 갈등없이 지내야 하나 싶다가도 딸 특유의 버릇없음과 건방짐을 보면 저걸 그냥 놔둘수 없다는 생각이 들고요.
어제 사춘기 딸과 갈등으로 고민하신 분 글 보니 남일이 아니구나 싶었어요.
물론 아직까지 관계는 좋습니다.^^;
암튼 딸래미는 참 저에게 복잡미묘한 존재입니다.
어릴 때는 예민하고 까칠해서 힘들었는데 커서는 생활면에서는 수더분해졌지만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하고 뚜렷해서..
얼마 전부터 자기 공부는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고, 엄마가 지적하고 자꾸 훈수두는게 싫다고 해서 네 맘대로 하라고 했어요. 심지어 수학답지도 요구해서 넘겨줬습니다. 하하. 자기가 매기고 틀린 것도 (엄마 설명말고) 그냥 답지보고 하겠다네요.
그냥 멀리서 지켜보면 참 비효율적으로 해서 이 것 저 것 안내해주고 싶지만 냅둡니다. 수학 문제집도 자기 방에 들어가 푸는데 뭘 못하는지 답을 보고 하는 것은 아닌지 ㅡ.ㅡ;, 틀린 것을 다시 풀기는 하는지 궁금하지만 참습니다.
카페 글 쓰다가 딸래미가 영어 온라인 수업 시작해서 몰래 방에 가서 들춰보고 찍어왔어요..ㅎㅎ
마지막으로 오늘 청소하다가 발견한 딸래미의 메모.
너 진짜 사춘기니?ㅠㅠ
제겐 너무 어려운 그녀-딸래미 입니다.
위에도 달았지만 초저 남자애들과 여자애들은 차이가 좀..그런데 나중에 남자아이들이 치고 올라가니까요. ^^;
@나도행복할꺼야 칭찬 감사해요^^,
그 고민 이해돼요. 전 초2 올라가는 남아인데 오늘도 한 껀함요. 아이랑 길가다 제가 잠깐 핸드폰 보고 있다가 아이가 두세번 엄마엄마 불렀는데.대답을 안하니까 아이가 빽 소리를 지르면서 엄마!!! 내가 방금 불렀잖아!!! 하면서 화를 내더라고요. 저는 어른한테 그런 태도는 용납이 안돼서 저도 정색을 하고 지금 엄마한테 화낸거냐고 하고 잠시 멈춰서서 아이를 쳐다본 후 그냥 무시하고 반찬가게에 갔어요. 오거나 말거나 하는 마음으로요. 아이는 반찬가게 앞에서 기다리고 있고요. 그리고 반찬사가지고 나와서 아이한테 너 엄마한테 할말 없어? 했더니 없대요. 그래서 너 그럼 아까 엄마한테 화내고 소리지른 거 잘한 거야? 했더니 아니래요. 그럼 사과해. 했더니 미안하다고 사과하더라고요. 그러더니 근데 엄마도 내가 몇번이나 불렀는데 대답 안했쟎냐고 울먹울먹 그래서 저도 그래 그건 엄마가 미안하다고 사과... 매일 하루 한번은 아이가 소리지르고 버릇없게 대하고 저는 화내고 그러는 거 같아요. 전 니가 그랬을 때 상대의 마음이 어떨 거 같은지 항상 물어봐요. 근데 3학년 올라가는 아이가 너무 야무져요. 글씨보고 중학생인줄요. 1년 차이나는 우리애는 개발세발인데요.
맞아요. 저희도 늘 비슷한 패턴..어제도 한 판 했는데 자기는 진짜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암튼 어째어째 사과듣고 마무리했는데..역지사지는 늘 강조하지만 잘 안되나봐요. ㅠㅠ
@초록지붕앤셜리 초록님 댓글보니 갑자기 떠오르는 만화가 있어요. 네이버에 이번생도 잘부탁해 라는 웹툰이 있는데 거기 여주가 인생 19회차거든요. 근데 10살경에 전생의 모든 기억이 갑자기 떠올라요. 그때부터 인생 달관자가 됩니다. ㅎㅎ 님 딸 마지막 멘트보니 갑자기 생각남요 ㅋㅋ 이 링크여요. 함 보시길 ㅋㅋ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746858&weekday=sun
@관서도 이 만화 예전에도 누가 추천해줬던 것 같아요. 잘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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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그런데 오전에 내신 문제 정답 나왔나요?
@에밀졸라 정답 엄청 궁금해요!
그냥 놔둬두 알아서 잘 클것 같은데요? 똑똑한 따님 두셨어요. 관심이 간섭으로 느껴질스타일이나 울타리를 넓게하심이 좋을것같아요 ㅎㅎ
그러게요. 그런데 제 눈에는 자꾸 지적할 것과 지시할 것이 보여서..제 마인드를 고쳐야 할 것 같아요
와~~한살 적은 우리 아들이랑 차이가 나도 너무나네요ㅎㅎㅎ어쩜 저리 글씨도 잘쓰고 똑부러지나요? 셜리님 닮았겠죠?^^ 자기 주도형이 확실히 되는 꼬맹이라 그냥 냅두셔도 잘할것 같아요. 원래 엄마한테는 잘못했어요라는 말 하기 힘들잖유~~ㅎㅎ
근데 이 와중에 딸램 방에 소피아 공주님 넘 귀여워요~^^ 우리 딸도 저럴때가 있었던거 같은데 이젠 추억속으로~^^
에이 훈남 아드님 엄청 똑띠던데요.ㅎㅎ 5세때 이사온 거라 방에 소피아 벽지 해 줬는데 작년부터 부끄럽대요.ㅋㅋ
헉... 넘사벽 따님이네요.. 이런 여아들이랑 경쟁해야하는 울아들 불쌍해서 어쩔...
남자애들은 처음에는 여자애들한테 치여도 초고나 중학교 이후 치고 나가는 힘이 있더라구요. (저 아들도 키웁니다.ㅋㅋ 아주 비교돼요.ㅎㅎ)
헙, 같은 나이딸 두고 있는데 넘사벽이네요? 오~~~👍👍👍
말씀만 안하실 뿐, 레이사미님 따님도 매우 똑띠라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요..ㅎㅎㅎ 둘이 만나면 잘 놀까요?^^,
허걱
너무 완벽한거 아닙니꽈?
입댈게 없는 따님이네요
완벽은 절대 아니고요..성격이 진짜 성격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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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음....콩1 여자아이 버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