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지니어스랑 비교를 하시길래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봅니당.
1. 데블스플랜과 지니어스는 전하고자하는 메세지가 다른데, 그 메시지가 더 묵직한 느낌이다.
지니어스에서 매번 나오는 메세지가 ‘추악한 승리, 아름다운 패배’라는건 많은 분들이 아실거에요. 다만 지니어스는 정말 두뇌게임 제대로 해봐라! 라는 느낌으로 예능용 캐스팅도 정말 적었죠. (시즌1 성규, 2 김구라/노홍철, 3 장동민 이었으나 갓이었던.. 느낌으로)
지니어스 이후 소사이어티게임에서는 인간이 느끼는 어떤 본능이라던가,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야생적인 감정들을 보여주는거에 초점을 맞췄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생활을 되게 힘들게끔 만들었죠.
데블스 플랜은 그 두개를 합친 느낌입니다. 근데 사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지니어스’ 플레이어처럼 살 일은 거의 없죠. 오히려 우리가 병풍처럼 플레이하는거 아니냐했던 몇몇 일반인 플레이어가 우리와 가까운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하석진이나 장동민같는 주인공을 기다리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현실에서는 박경림 같은 인물이 더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기쁜일이나 힘든 일이 있을 때 내 옆에서 같이 슬퍼해주고 기뻐해주는 사람이 있는게 어쩌면 더 소중한 가치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두뇌게임’의 특성들을 띤 것이 이런 모습을 흐리게 만든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땅따먹기나 몇개는 사실 두뇌실력보다는 정치싸움이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시청자로써 많은 사람들한테 왜이렇게 우냐고 비판받기는 했지만, 완전 단절된 공간에서 먹고 자고 게임하는게 정을 붙이는지 우리는 경험해보지 못 했기 때문에 잘 모릅니다. 하긴 이건 편집과정에서 전달이 미비했을 수도 있겠네요.)
2. 결승자 두 명의 플레이 목표가 결국 승리를 갈랐다
궤도의 플레이가 어찌되었건 많은 사람들을 구하고자하는 스탠스가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이 없었습니다. 반대로 하석진도 실력있는 사람이 살아남는 것이 맞다는 논리로 플레이를 했구요. 마지막 우수수 떨어지는 과정에서 심리적으로 궤도가 상실감+스트레스가 훨씬 더 클 수 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이러니하게 결승전 전날 2시간밖에 못 잠+독기로 무장한 하석진은 최선의 컨디션을 위해 꿀잠을 잤고, 주변의 인물 대거탈락+결국 동주마저도 못 지킨 플레이로 코피까지 흘리는 극한의 컨디션으로 가버린 궤도. 이게 승패를 가른 원인이 되지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결국 데블스 플랜 최종전은 개인전일 수 밖에 없다는 의식을 잊지않았던 하석진이 어찌보면 승리를 더 냉정하게 바라본 느낌일까요? 그래도 궤도의 플레이도 꽤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하는게 매일밤 상금미션은 다수가 하는게 유리한것들이 많았으니까요. 둘 다 정답은 없겠지만 시즌1에서의 메세지는 결국 하석진쪽으로 무게가 간 것 같습니다 ㅋㅋㅋ
오히려 지니어스때처럼 응원하는 플레이어에게 아이템을 줄 수 있다던가 하는 장치가 더 있었으면 둘의 대립된 플레이가 더 치열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어찌되었건 포맷과 편집이 굉장히 지니어스와 유사하지만 오랜만에 정말 재밌게 본 예능이었습니다 ㅋㅋ 당연히 지니어스가 더 재밌는 부분들도 많지만, 전 시즌2는 쳐다도 안보거든요 ㅋㅋㅋ 사실 1도 콩픈패스 전까지는 잘 기억도 안 나기도 했고..
우리가 장동민의 갓갓갓 장면들도 좋아하지만, 딜러누나랑 장난치던 모습도 좋아했던 것 처럼, 너무 무게감 있는 게임뿐만 아니라 예능적인 부분들도 좀 부각되도 괜찮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도 드네요 ㅋㅋ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첫댓글 악마는 시청자들인거로
결국에 출연자들은 각자 자리에서 모두 열심히 했을 뿐
다수의 생존을 목표로 한 궤도는 매일 밤 상금미션마다 행복해하는게 보였죠 ㅋㅋ
저는 동의합니다.
결국 게임일뿐 뭔 과몰입러들이 그렇게 많은지 참 그냥 즐기며 보면될것을
궤도의 플랜 자체는 갈수록 그냥 이해하랴고 해봤는데 병풍라인 무능은 너무 실망스럽..
나름 각자 분야에서 상위권인 사람들인데, 지니어스에서도 물론 그런사람들이 있긴했지만 데스매치로 보내버리지 못한다는게 너무 큰 아쉬움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