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근래에 사용하기 시작한 새로운 것으로는 아크릴 물감 이외에 점착성 합성수지, 규산염, 비닐아세테이트 같은 합성물질이 있다. 그리고 미술가들은 여러 종류의 안료, 전색제, 용매, 바니시 등을 사용한다.
안료
대부분의 미술가들은 납의 유독성을 익히 알고 있으므로 납 성분을 들이킬 우려가 있는 가루 형태의 납 안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이미 만들어져 있는 납물감도 매우 위험하므로 사용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어 납 안료가 입에 묻지 않도록 조심한다. 그러나 많은 미술가들이 요즘 널리 쓰이고 있는 무기 안료 속에 유해물질들이 포함되었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크롬산염 안료나 카드뮴은 암의 발병원인이 되고, 코발트 비산염 종류의 코발트보라색은 대단히 위험하니 절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전색제
전통적으로 쓰여 오던 안료에 사용되는 용액이나 건조기름, 계란노른자, 수지, 카제인 같은 응고제는 무해하다. 그러나 생석회는 피부와 폐에 자극을 주며 그 먼지를 들이킬 경우 화학성 폐렴에 걸릴 수 있다. 납화에 쓰이는 확스는 지나치게 과열되면 분해되어 폐를 자극하는 물질이 발생하며, 증기는 가연성이 높다. 미네랄 스피리트와 테레핀은 보통 유화물감의 용액과 희석제로 사용된다. 알키드수지류와 아크릴 물감에도 쓰인다. 이미 설명했듯이 피부에 닿거나 들이마시거나 삼켰을 때 위험하므로 환기가 잘되도록 특히 신경써야 한다. 바니시 메틸알콜, 에탄올, 테레핀과 질화면과 합성수지와 함께 쓰이는 신너 등 여러 종류의 용매가 문제이다. 신너가 매우 위험한 것은 그 속에 톨루엔과 글리콜에테르가 있기 때문이다.
드로잉
대부분의 드로잉 재료(연필, 분필, 목탄, 흑연, 파스텔)는 무해한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습관적으로 가루를 불어 내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먼지를 들이킬 염려가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파스텔은 페인트와 마찬가지로 유해안료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더욱 조심해야 한다. 최근에 파스텔 제조회사에서 유해안료를 제거하여 상품화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파스텔 먼지는 절대로 들이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드로잉을 보호하기 위해 뿌리는 픽서티브에 들어 있는 유해용액은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들어가면 건강을 해치기 쉬우니 실외에서 뿌리거나 스프레이 부스를 사용해야 한다. 펠트마커는 크린실과 알코올 용액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환기장치 없이 오랫동안 사용하면 간에 피해를 준다. 알코올로 만들어진 마커는 덜 위험하며 수성마커가 가장 안전하다. 유성 드로잉 잉크는 방향족 탄화수소가 포함되어 있어 매우 유해하므로 환기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판화
판화에는 여러 종류의 용매와 혼합용매가 쓰인다. 충분한 환기시설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절대로 방향족 탄화수소인 벤졸과 신너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벤졸은 사용을 금하는 것이 좋다. 판과 잉크를 닦을 때는 최소한의 용매를 사용하도록 한다. 판화에 사용되는 유해 물감은 유화와 마찬가지이다. 판화에서 사용되는 물감에는 납안료가 유화물감보다 더 많이 포함되어 있다. 크롬노랑, 크롬녹색이나 밀로리녹색과 몰리브덴산 오렌지가 그 예이다.
실크스크린
실크스크린에 있어서 건강을 해치는 가장 큰 요인은 용매이다. 잉크 준비과정, 건조과정, 찍는 과정, 뒷정리 과정에서 노출된 위험성이 있다. 작업장에 밸 수 있는 유해한 공기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부분환기장치에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한다. 판화는 부분환기장치 밑이나 유리창 환기 팬 앞에서 건조시켜야 한다. 대부분의 용매는 피부에 자극을 주므로 장갑을 사용해 접촉을 최소로 해야 하며, 특히 뒷정리를 할 때 조심해야 한다. 실크스크린에 이용되는 용매는 어떤 잉크와 어떤 스텐실 페이퍼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부조판화
전통적인 목판화는 비정상적으로 손목을 움직임으로써 손목신경에 압박을 가해 손목관절염 증후군이라는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통증, 무감각, 엄지에서 중지까지 세 손가락에 콕콕 찌르는 듯한 자극이 온다. 유성 잉크는 닦을 대 용매가 필요하며 부조판화의 경우 유독한 용매나 접착제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수산화나트륨(가성소다)을 사용하는 리놀륨에칭은 심한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인태글리오
에칭 그라운드는 아스팔트, 밀랍이나 로진(송진에서 테레핀유를 증류하고 남은 잔류물)으로 만들어져 있다. 액체 그라운드에는 벤진과 같은 용제가 들어 있으며, 상품화되어 나온 것에는 에테르, 메틸클로로포름이 포함되어 있다. 아스팔트나 피치는 피부에 자극을 주고 피부암도 유발시킨다. 송진 가루는 자극성이 있으며 호흡기로 들이키면 건초열과 같은 증세나 천식증세를 나타낸다. 아콰틴트 기법으로 작업할 때는 특히 주의해야 하는데, 이 기법에서 쓰이는 송진이나 아스팔트 가루에는 폭발성이 있어 아콰틴트 더스트박스에 폭발방지 장치를 해두지 않으면 스파크가 일어나 폭발하는 경우도 있다. 인태글리오에 있어서 가장 위험한 것은 부식산이다. 산, 특히 강산은 피부에 극심한 화상을 입히며, 눈에 튀었을 경우 매우 위헙하다. 부식액을 만들 때는 물에 산을 넣어야지 반대로 하면 절대로 안 된다는 점을 반드 시 기억해 두어야 한다. 아연을 부식시킬 때 쓰이는 질산이 내뿜는 매우 유독한 이산화질소 가스는 폐에 축적되기 때문에 많은 양을 들이켰을 때는 화학성 폐렴을 유발시키고, 적은 양이라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마시면 폐기종이나 만성 기관지염으로 발전될 수 있다. 더치모던트에는 염산부식액과 염소산칼륨이 쓰이는데, 염산부식액은 위의 경우와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고 염소산칼륨은 피부를 자극하며 유기물질과 섞였을 때는 폭발할 수 있다. 더치모던트를 만들기 위해 염산과 염소산칼륨을 섞으면 유독한 염소가스가 발생하는데, 과염화제이철로 대체하는 것이 안전하다.
석판화
석판화에 있어서 가장 유독한 것은 중크롬산염칼륨이다. 중크롬산염칼륨은 대단히 유독하고 강한 자극을 주어 피부와 비점막에 궤양성 화상을 입히며 비중격에 구멍이 뚫리기도 한다. 반부식제로 쓰이는 크롬명반도 중크롬산염과 같은 유독성이 있다. 반부식액으로는 질산과 인산이 사용되는데, 강산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석판화용 크레용이나 먹에는 흑색 안료가 함유되어 있어 피부암을 유발시킨다. 탈크나 탈크,로진 배합물은 석면이 섞여 있어 석면증, 폐암, 중피종(매우 희귀한 종양)의 원인이 된다. 베이비파우더같이 석면 성분이 없는 탈크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도예
도예에 있어서의 위험요소는 점토, 유약과 안료, 굽는 과정의 유해성으로 나눌 수 있다. 점토
점토에는 규산염과 비결정체로 된 이산화규소(실리카)가 포함되어 있다. 마른 흙을 다루면서 이산화규소를 호흡기로 들이키면 규폐증이나 소모성질환(독직이 병)에 걸릴 수 있다. 증상은 여러 해를 지나야 나타나는데, 호흡이 가빠지고 폐확장이 줄어들며, 염증에 감염될 위험이 높아지므로 결국 폐에 큰 상처를 입히게 된다. 많은양의 고령토 역시 마찬가지이다. 저온의 흙과 본을 떠내는 흙에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는 활석은 석면으로 오염된 경우가 많다. 여러 해에 걸쳐 석면에 노출되면 폐암, 흉막이나 복막에 생기는 암인 중피종과 폐에 상처를 입히는 질병인 석면증에 걸린다. 활석이 없는 점토나 석면이 없는 활석이 상품화되어 나오고 있다. 가장 위험한 것은 건조된 점토를 섞는 과정과 마른 샤모트를 재는 과정이다. 부분환기장치를 갖추고 젖은 점토를 사용하며 유해먼지 방지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은 예방책이다. 작업장이 마른 흙으로 오염되어 있는 것도 커다란 위험요인이다. 젖은 걸레로 닦아 내거나, 헤파(HEPA) 타입의 진공청소기로 청소한다.
유약과 안료
유약에는 굳은 형태의 규석, 장석 또는 활석의 형태로 이산화규소가 섞여 있어 이것들이 규폐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더구나 어떤 유약에는 납, 탄산바륨, 리튬과 같은 유독성 금속이 섞여 있는 경우가 있다. 유약 중에 가장 위험한 것은 납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잿물 형태의 납은 덜 위험하며 위산에 용해되기 쉽다. 다른 유약에는 석면이나 알칼리 금속의 산화물이 포함되어 있다. 대부분의 안료는 안티몬, 크롬, 망간, 우라늄, 카드뮴, 바나듐 같은 독성 금속물질이 함유되어 있다. 니켈 가루는 피부를 자극하고 암을 유발시킨다. 크롬산염, 산화우라늄은 폐암의 원인이 된다. 유약을 조합할 때와 분사할 때가 가장 위험한 작업과정이다. 유약을 섞을 때는 독성먼지를 차단하는 방독면을 써야 하며, 분사시에는 반드시 밖으로 통해 있는 분무환기통 아래에서 작업해야 한다. 용제가 섞인 유약을 쓸 때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불에 굽는 과정
도자기를 굽는 과정에서 독성가스와 연무가 발생하는데, 이때 진흙에서 독성이 있는 일산화탄소, 이산화황, 포름알데히드가 유발될 수 있다. 불소, 염소, 이산화황등은 유약이 소성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며 납, 카드뮴과 같은 금속이 증발될 수 있다. 가스가마에서는 일산화탄소 가스가 나오며 특히 환원과정에서는 더 많이 발생한다. 도예가들은 오랜 시간 가마 안을 구멍으로 들여다보기 때문에 이로 인해 백내장에 걸리기 쉽다. 물체가 매우 높은 온도로 가영되었을 때 생기는 적외선 때문에 발병하는 것으로 적외선을 차단하는 특수안경이나 방패를 사용해야 한다.
발췌-미술재료의 신체적 위험 저자-Michael McCann 옮긴이-김명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