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700m에서 생산되는 무공해 청정 달걀이 있다. 태백 지역의 유일한 양계농장으로 천혜의 입지조건을 발판 삼아 청정 무공해 고원 특수 영양란을 생산해 태백은 물론 인근 지역에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무공해 고원 특수 영양란으로 성공가도를 달리는 태백 <세봉농장> 이다.
태백시 철암동 일명 좁시골에 자리 잡은 <세봉농장>은 태백 유일의 양계농장이다. 대표적인 탄광지인 태백은 고랭지 채소 외에는 특별히 내세울 게 없는 농업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지역이다. 이런 태백에서 <세봉농장>의 진기찬 대표는 1977년 500마리의 산란계로 시작해 현재는 하루 3만 2000개의 달걀을 생산한다.
태백 유일의 양계농장
우연한 기회에 접한 양계농이 천직이 되다 달걀의 생명은 신선도다. 해발 700m의 고지대에서 생산되는 <세봉농장>의 특수란은 특히 뜨거운 여름날 신선한 기후로 인해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달걀보다 높은 신선도를 자랑한다. <세봉농장>에서 생산되는 달걀은 진 대표가 직접 주문하고 생산하는 특수사료를 먹고 자란 닭들에 의해 생산된다. 이런 특수 사료를 먹고 자란 닭들이 생산한 태백 고원 특수란은 우수한 품질과 신선도를 무기로 태백 지역은 물론 인근 지역까지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1990년대 초만 해도 태백 지역에는 모두 7개의 양계농이 있었다. 하지만 달걀 생산에서 직접 판매까지 하던 <세봉농장>과 달리 달걀 생산에만 매달리던 다른 양계농들은 불황을 맞으면서 모두 문을 닫았다.
<세봉농장>이 좁시골에 자리를 잡으면서 악취와 폐수로 인한 주민 민원이 끊이질 않았다. 진 대표는 주민 민원 해결을 위해 묘안을 짜냈다. 다른 지역까지 벤치마킹을 다녀온 진 대표는 계사에서 발생하는 계분을 톱밥과 섞어 발효시켜 천연비료를 만드는 방법을 선택했다. 태백에 가동 중인 탄광이 많아 갱목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톱밥을 싼값에 구할 수 있었다. 탄광에서도 처치곤란이었던 톱밥을 <세봉농장>이 구입하면서 서로에게 득이 되는 거래가 됐다. 또 톱밥이 모자란 경우를 대비해 농장에 직접 톱밥을 생산할 수 있는 기계도 설치했다.
톱밥을 섞어 발효시킨 계분은 훌륭한 천연비료로 재 탄생했다. 이렇게 생산한 계분비료는 인근 농가에 판매해 짭짤한 부수입도 올리게 됐다. 계분비료를 인근농가에 판매해 처리하던 진 대표는 직접 농사를 짓기로 마음먹고 농장 주변의 농지 1만여 평을 매입해 고랭지 배추 농사를 시작했다. 계분비료를 사용해 지은 고랭지 배추 농사로 지난해 8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세봉농장> 전경
삼척이 고향인 진 대표는 1960년 중학교를 중퇴하고 직장을 구하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상경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일자리를 찾지 못하던 진 대표는 지인의 소개로 당시 건국대학교 자매농장인 육영농장에서 양계농 실습 교육을 받게 됐다. 육영농장에서 25개월간 실습생활을 마친 진 대표는 육영농장에 취업해 1년간 생활하면서 고향에서 양계농을 하겠다는 꿈을 키워갔다.
농장생활을 마친 진 대표는 고향인 삼척으로 귀향해 손수 계사를 지어 산란계 3000마리를 기르며 꿈에 그리던 양계농을 시작했다. 육영농장에서 배운 사료제조 기술로 옥수수와 밀기울 등을 혼합해 사료도 직접 생산했다.
군 입대로 양계농을 잠시 접은 진 대표는 제대 후 다시 양계농을 시작하려 했지만 무산되면서 태백에서 광부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양계농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진 대표는 광부 생활을 하면서 직접 산란계 1500마리를 기르며 다시 양계농을 시작했다.
9년 동안 두 가지 일을 병행하던 진 대표는 1982년 광부생활을 그만두고 <세봉농장>을 세우면서 본격적으로 양계농에 뒤어 현재의 <세봉농장>을 만들었다. 까까머리 시골 소년이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된 양계농장은 진 대표가 30여 년을 넘게 평생을 닭과 함께 동고동락을 하게 만들었다.
생산에서 판매까지 직접 해결
위기를 기회로 만들다 태백은 해발 평균 700m의 고원준령에 위치해 다른 지역에 비해 겨울이 길고, 여름은 짧아 년 평균 기온이 19℃로 서늘한 기후조건을 가지고 있어 ‘내륙 위에 떠 있는 섬’ 이라고 불린다. 이러한 태백의 지리적 · 환경적 특성은 가축 사육에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유리한 여건을 가진다. 여름철에 서늘해 고온 스트레스로 인한 품질 저하나 폐사가 없고 모기 등 유해 곤충에 의한 질병이 발생이 없어 가축사육의 청정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소나 돼지와 같은 포유동물은 땀샘이 있어 체표면으로 열을 발산하다 닭과 같은 조류들은 땀샘이 없어 부리를 벌려 열을 발산한다. 그래서 닭의 경우 고온일 때 가장 치명적이라 할 수 있는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 산란율 저하가 나타나고 심한 경우는 폐사에 이르게 된다. 여름이 짧고 서늘한 기후를 자랑하는 태백은 닭 사육에 있어 최적지라 할 수 있다.
진 대표는 고향 삼척에서 양계농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직접 달걀을 인근 시장에 내다 팔았다. 태백에서 광부생활을 하며 양계농을 할 떄도 진 대표는 직접 달걀을 판매했다. 아침에 출근할 때, 계란을 자전거에 싣고 인근 철암시장의 거래처에 배달하는 생활을 반복했따 한창 탄광이 돌아가던 시절이라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판매처를 확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광업소를 퇴사하고 <세봉농장>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게 되면서 트럭을 구입해 판매처를 태백을 넘어 인근의 삼척과 정선 지역까지 넓혀갔다. 진 대표는 직접 발로 뛰며 동네 구멍가게까지 판매처를 확보하면서 하루에 생산하는 달걀을 남김없이 모두 판매할 수 있었다.
“달걀을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판매까지 직접 해 중간마진을 없앤 것이 오늘날의 세봉농장을 만드는 밑거름이 된 것 같습니다. 우리 농민들도 이제는 생산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직접 판매까지 해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군용 트럭을 개조해 만든 자주식 퇴비 살포기
하루 3만2000개 달걀 중 6000개의 달걀이 축협을 통해 인근 군부대에 매일 납푸된다. 또 나머지 달걀은 태백과 삼척, 정선, 동해 등의 진 대표가 지난 30여년 동안 인연을 맺어온 상점과 축협매장을 통해 전량 판매된다.
<세봉농장>은 1986년 2월에 재래식 계사 3동이 폭설로 무너져 내리면서 닭 6000마리가 죽는 피해를 입었다. 또 90년대에는 계란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헀다. 어려움을 겪던 진 대표는 결국 농장을 매도하려고 했으나,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농장을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현대화 계산 신축을 제2의 도약기 맞아
소비자 신뢰를 바탕으로 위기상황 극복 폐업위기에 놓였던 <세봉농장>에 1996년 뜻밖의 제의가 들어왔다. 태백시청 축산계에서 닭 경쟁력 제고사업으로 실시 중인 계사 현대화 사업을 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하지만 2억 원에 가까운 큰 돈을 투자해야 하는 현대화 사업에 선뜻 나설 수 없었다. 평생 양계농을 하던 진 대표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현대화 사업을 신청했다.
재래식 계사에서 6000마리의 산란계를 키우던 <세봉농장>은 2억여 원을 투자해 현대식 전자동 시스템의 계사 1동과 계란저장고 1동을 신축하고 2만 마리로 산란계를 늘렸다. 현대화 계사 신축으로 사육환경이 좋아지면서 산란율이 증가되고 시설 자동화로 인력 투입시간이 줄어들면서 기대 이상의 효과를 올릴 수 있었다. 더욱이 달걀 값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폐업위기의 <세봉농장>은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게 됐다.
현대화 사업을 계기로 성장세를 이어오던 <세봉농장>은 2003년도와 2004년도의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해 또 한차례 위기를 맞았다. 진 대표는 조류인 플로엔자로 달걀 소비량이 급격히 줄어들자 닭의 털갈이 시기를 맞춰 과감히 산란계 개체를 줄이고 어린 닭을 입식해 경여비를 줄여 나갔다.
시설 자동화로 현대화한 계사 내부
어린 닭들이 자라 산란시기가 오면서 달걀 소비량도 다시 회복세를 보여 달걀 값도 상승해 운영에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위기를 넘긴 <세봉농장>은 2005년 산란계사 594㎡를 증축해 전업화 된 양계농을 할 수 있게 됐다.
“양계농을 하면 무엇보다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받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고, 신뢰를 바탕으로 수요를 확보해 공급을 추진하는 새로운 경영기법과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대처한 것이 위기상황을 무난히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습니다.”
태백 <세봉농장> 진기찬 대표
대표자: 진 기 찬 주소: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주요작목: 양계, 고랭지 채소 매출 및 시설 규모: 밭 2만평, 양계시설 약 1100평, 연매출 약 5억원 특징: 계분과 톱밥을 섞어 발효시킨 천연비료 사용. 현대식 전자동 시스템 계사 갖춤. 태백 지역 유일한 양계농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