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갯빛 플래그쉽 연필들> 가까운 쪽부터 Hi-Uni, Micro 8000, KOH-I-NOOR 1500, Technograph 777, Castell 9000, Mars Lumograph 100, Blackwing 602, Mono 100.
연필은 흑연과 점토를 섞어 나무 안에 가둔 것입니다. 단단하지 않은 흑연을 점토와 섞어 경도를 높인 뒤에, 다시금 나무로 몸체를 둘러싸 주변을 보호했습니다. 말하자면 목극토로 덧대어 만든 후, 금극목으로 깎아서 씁니다. 이 나무 부분이 절묘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연필은 향나무, 고급 연필은 삼나무를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한 세기 전에 고급 연필은 도장을 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양질의 나무를 사용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습니다. Parker의 ‘Big Red’가 만년필에 컬러 마케팅을 도입했듯이, 연필에서는 당시 오스트리아 제국에서 만들어지던 KOH-I-NOOR 1500이 그 효시가 되었습니다. 이 연필의 노란색은 일설에는 합스부르크 황가의 상징색으로부터 왔다고도 하고, 다른 한편 최고 등급의 시베리아 흑연을 사용했기 때문에 동방의 색상을 차용한 것이라고도 합니다. Mongol, Mirado, Ticonderoga 등 미국 유수의 연필들이 모두 노란색으로 도장된 것이 바로 KOH-I-NOOR 1500으로 인한 영향입니다.
유럽에서는 Faber-Castell이 KOH-I-NOOR에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당시 연필을 들고 토너먼트에 출전하는 기사를 광고에 실었던 KOH-I-NOOR에 대해서, 초록 연필의 기사가 노란 연필의 기사를 쓰러뜨리는 노골적인 도안을 세상에 내보내고, 자사 로고로까지 채택하게 됩니다. KOH-I-NOOR가 흑연과 점토의 비율을 달리해서 심경도를 다변화하는 발상을 처음 냈다면, Faber-Castell은 이것들에게 H, HB, B와 같은 이름을 주기도 했습니다. 뉘렌베르크에서는 Faber-Castell 외에도 Staedtler, STABILO, LYRA와 같은 굴지의 연필 회사들이 성장했으며, 이들의 쟁명으로 유럽 시장에는 미주에 비해 다양한 색깔의 연필들이 경쟁적으로 출현한 것 같습니다.
도장하기 용이한 나무 재질이 처음부터 사용된 덕택에, 연필을 사용하는 재미의 큰 부분인 다종다양한 컬러 마케팅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색색깔의 최고급 연필이 시중에서 일이천 원밖에 하지 않는다는 것은 연필 제일의 미덕입니다.
<영어권, 독일어권, 일본어권의 연필들> 출신지별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 Eberhard Faber Blackwing 602, Palomino Blackwing 602
어제 Eberhard Faber Blackwing 602를 깎았습니다. 솔직히 말해 실망할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연필깎이에 가져다대자 푸석한 나뭇결이 부서져나갔고, 심은 나무에 본딩 되어 있지 않았으며, 지우개는 경화된 지 오래였습니다. 하지만… 연필을 종이에 대고 획을 긋기 시작한 순간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California Cedar가 그들의 자랑스런 Palomino에 이 경험을 완전히 불어넣지 못한 것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연필의 필감에 놀라기로는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Eberhard Faber는 독특한 ‘미끄러움(waxiness)’을 통해서 저를 감탄시킵니다. 원본은 1차 복각판과 2차 복각판 사이에 있습니다. 배럴 빛과 지우개 색만 중간인 것이 아니라, 필감과 마모의 균형에서 양자 사이의 어딘가에 있습니다. 이는 쓸수록 즐거운 완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California Cedar 2차 복각판의 고유한 장점도 물론 있습니다. 사용된 나무도 더 나은 듯하고, 원본보다 필기시의 마모도 감소했습니다. 이는 연필을 돌려쓰지 않고 긴 직선을 그어보면 파악 가능한 특성입니다. Palomino Blackwing 602는 실전되어 가는 속기 기술만이 아니라 일상 필기에도 보다 적합하도록 고안된 합리적인 심경도 공식을 이용하고 있는 듯합니다. 한편, 무저항의 필감으로 본다면 원본을 보다 유사하게 구현하고 있는─비록 미끄럽다기보다 부드러운 쪽이지만─ 1차 복각판의 생산라인을 유지시킨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Palomino 본래의 플래그쉽인 붉은 연필과 푸른 연필에는, 숯검정색 배럴의 1차 복각판이 더 조화를 이루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상급 미국 삼나무와 일본 흑연심으로 만들어지는 1, 2차 복각판들은 그 자체로 플래그쉽의 대열에 당당히 참여할 만한 품질의 제품군입니다.
# STABILO All 8008, Micro 8000
허리에 녹색 띠를 두르고 있는 All 8008은 종이, 유리, 플라스틱, 금속 모두에 글씨가 쓰여지는 특수 연필이며, 스케치 후 물을 묻히면 수채화 효과도 나타낼 수 있습니다. 만능이란 의미에서 ‘All’이라는 이름을 붙인 듯 보입니다. 심경도는 여러 종류 제공되지도, 별도로 표기되어 있지도 않지만, 다소 진한 심경도입니다.
Micro 8000은 지금은 생산이 중단된 STABILO의 플래그쉽 연필입니다. 뉘렌베르크 연필의 적장자 다툼을 하고 있는 것이 Faber-Castell과 Staedtler라고 한다면, 서자인 STABILO와 LYRA는 이제 점차 연필 사업을 떠나 다른 사업에 치중하는 것 같습니다. Micro 8000의 제도 계통(H 계통)의 배럴 끝에는 회색 배경, 미술 계통(B 계통)의 배럴 끝에는 흑색 배경에 백조가 그려져 있고, 필기용인 중앙의 네 개 경도(F, HB, B, 2B)는 붉은 배경에 백조가 그려져 있습니다. Castell 9000이나 Mars Lumograph 100과 비교하면 육각 배럴 위에 프린팅을 최소화한 절제미가 장점이나, 심을 나무에 본딩하지 않은 공법상의 단점도 존재합니다.
속기용 연필인 Micro 8001이 따로이 존재하나 아쉽게도 입수하지는 못했습니다.
# KOH-I-NOOR Hardtmuth KOH-I-NOOR 1500
합스부르크 가문은 유럽 최고의 명문이요, 오스트리아 제국은 19세기까지 유럽을 주름잡던 강국이었습니다. 작년, 영락한 제국 최후의 황태자 Otto von Hapsburg의 부고를 읽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 연필이 이후 연필의 역사에 끼친 커다란 영향에 대해서는 상술했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사실상 플래그쉽의 위치에 걸맞을 정도의 품질을 보여주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 역사성 때문에 꼭 한 자루 갖고 있고 싶은 연필입니다.
# CARAN d'ACHE Technograph 777
Blackwing 602와 함께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연필입니다. 저는 스물이 넘도록 샤프나 만년필이 아니라 연필을 고집했었습니다. 그것도 HB 연필만을 고집했는데, CARAN d'ACHE의 생산 중단된 플래그쉽인 Technograph 777을 구하게 되었을 때도 별 고민 없이 HB를 집었었습니다. 이 연필을 사용하는 것은 사치스런 경험입니다. 일단 바코드를 배럴에 새기지 않았습니다. 연필 머리를 둘러싸고 비닐 포장을 해놓았는데, 바코드는 그곳에 있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연필들은 육각 배럴 중 두 면 혹은 세 면에 글자나 바코드 따위를 가득 새겨넣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Technograph 777은 아닙니다. 폭신한(cushiony) 필감으로, HB를 쓰면서 응당 느낌직한 껄끄러움이 아예 없습니다. 도장의 색감도 물 오른 봄 가지 같습니다. 한마디로, 노란 배럴과 HB 심이라는 평범하디 평범한 ‘#2 yellow pencil’을 고른 것인데도 저 홀로 빛나고 있습니다. 낭중지추입니다.
# Faber-Castell Castell 9000, Grip 2001
진녹색에 금장의 조합은 언제 보더라도 성탄 전야의 아이처럼 설레는 데가 있습니다. 이 나무는 숲에서 나와 숲의 색깔을 입었습니다. Castell 9000에는 Castell 9008이라는 원형 배럴의 속기용 자매품이 있습니다.
Grip 2001은 21세기 디지털 기기의 거센 도전에 대한 아날로그의 맏형 Faber-Castell의 굳센 응전입니다. 삼각 배럴은 육각 배럴에 비해서 더 인체공학적이고 책상 위에서 구르지 않는 등 장점이 많은데 그동안 비용상의 문제로 채택되지 않아 왔던 것이라 합니다. 미국 시장 진출을 염두에 뒀는지 ‘2½ = HB’라는 심경도 표기방식을 채택했습니다. 미주에서는 숫자로 심경도를 표기하는 표준이 일반적입니다. 일반적으로 미주의 #2가 구주의 HB에 대응합니다만, Faber-Castell 사의 심경도는 대체로 흐리고 단단한 쪽으로 치우쳐 있어, 미주의 #2에 맞춰서는 자사의 B를 대응시키고 있습니다. 심경도 표기가 없는 Faber-Castell의 고급 연필은 대개 B 심경도로 만들어져 나옵니다.
Castell 9000을 애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귄터 그라스, 에프라임 키숀 등은 모두 3B 심경도를 쓴다고 합니다.
# Staedtler Mars Lumograph 100
Mars Lumograph 100은 현재의 연필시장 표준이라고 할 만큼 널리 보급된 연필입니다. 진하게는 8B(구형 EE)까지 나오는데, 흑연이 아닌 카본 블랙이라는 숯검댕을 사용하여 광택 없고 짙고 쫀득한 흑색을 얻어냅니다. 금장을 은장보다 훨씬 선호하는 저에게 유일한 예외가 Mars Lumograph 100의 청색과 은장의 조화입니다. 신형 배럴의 타이포그래피가 더 보기 좋음에도 배럴의 청색이 미세하게 옅어졌다는 이유로 구형을 찾는 애호가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플래그쉽 연필들 중에서 전세계적으로 가장 흔히 찾을 수 있는, 시장 표준적인 연필입니다.
Mars Stenofix 101이라는 속기용 자매품이 있습니다. 또한 Staedtler는 Grip 2001의 라이벌로 인체공학적 삼각 배럴을 채택한 Mars Ergosoft 150을 출시하는 한편, 친환경이라는 시대정신에 존재의 지평을 맞춘 미래적인 Wopex로도 승부를 걸었습니다.
# Mitsu-bishi Hi-Uni
볼펜이면 볼펜(Jetstream), 롤러볼이면 롤러볼(Signo), 연필이면 연필(Hi-Uni), 거기에 샤프(Kurutoga), 형광펜(Propus Window), 멀티펜(Style Fit)까지 도무지 만들기만 하면 대박을 터뜨리는, 현재 일본 문구시장에서 가장 핫한 브랜드 Mitsu-bishi. 그 안에서도 Hi-Uni의 지위는 상당합니다. 비록 매출에서의 점유율은 하락하고 있지만, Mitsu-bishi에 Uni라는 두 번째 이름을 준 상품인 만큼 그 상징성은 타 상품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배럴 도장색으로 팥색(小豆)을 선택한 것이 탁월한 결정이라고 봅니다. 기품과 개성을 동시에 갖추어주는 드문 색입니다.
일제 연필들은 대체로 동일 명목 심경도의 서양제 연필보다 B 계통을 향해 경도되어 있으므로, 이 점 유념해서 고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 Tombow Mono 100
Tombow Mono 시리즈야 등급별 세분도 잘 되어 있고, 국내 미대입시생들이 앞다투어 사용할 정도로 품질 검증이 잘 되어 있는 연필이지만, 다만 한 가지, 심심한 검정색으로 도장해버린 것에는 개인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지 않습니다.
# Tajima 建築用すみつけ鉛筆
얼마 전 파카51 님께서 선물해주신 연필입니다. 이전 글에서 속기사들의 연필을 다루었었는데, 이 연필은 또 다시 새로운 세계에서 온 연필입니다. 바로 건축 현장에서 쓰이는 연필로서, 이러한 목수용 연필(그리고 더 희귀하지만 석공용 연필)은 사다리에서 굴러떨어지지 않도록 큼직하고 네모진 형태의 것이 많습니다만 Tajima 연필은 보통의 형태입니다. 심경도 역시 ‘ふつう’ 즉 보통, HB 심경도로 표기되어 있는데 이것 역시 당연하게도 일제 HB의 개념입니다. 서양제보다 훨씬 진하고 부드럽습니다. Tajima는 건축용 샤프도 만들어 파는 브랜드입니다. 일반 문구시장에서는 흔히 볼 수 없으니 한 우물을 파는 브랜드가 아닌가 추정됩니다.
<색심 연필들> 통계에 따르면 적색 심은 흑연 심 다음으로 빈도 높게 사용된다고 합니다.
최근에 일제 색심 연필 두 다스를 샀습니다. 뒤에 보이는 것이 앞서 소개드린다 했던 Tombow LV-KEV 木物語 黑赤鉛筆. 통계에 의하여 흑연 심 다음으로 빈도 높게 사용된다는 적색 심을 7:3으로 결합한 재미있는 제품입니다. 양쪽 끝을 다 사용하는 연필 중에서도 청색과 적색을 결합한 연필은 흔한 편이지만 이처럼 흑연 심과 적색 심을 결합한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적색 심은 진하게 나오기는 하지만 하이-샤파 기차 연필깎이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안에서 부러지는 경우가 많아서 가급적 Brass Bullet 등의 휴대용 연필깎이로 깎아주고 있습니다. 배럴의 여섯 면 중 한 면은 도장을 하지 않고 내추럴 피니쉬로 마감한 디자인적 요소도 제게 높은 점수를 샀습니다. 흑연과 나무는 최대한 재활용한 친환경 제품이라고 합니다.
앞에 보이는 것은 Mitsu-bishi의 Fine Vermilion입니다만, 뒤에 지우개가 달려 있는 데서 단박에 알 수 있듯이 이쪽은 ‘지울 수 있는 붉은 연필(消せる赤鉛筆)’입니다. 둥근 배럴로서 장시간 사용해도 손에 배기지 않고, 흑연 연필과 아무 차이 없을 정도로 가벼운 터치만으로 지우개에 완전히 지워지기 때문에 공부하거나 독서할 때 밑줄 긋기에 더없이 좋습니다. 연필로서는 상당히 비쌉니다만, 취직 준비를 진지하게 시작한 동생이 마침 ‘지워지는 빨간 색연필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하기에 한 다스 사서 건넸습니다. Tombow보다는 약간 흐려도, 필기에 그럭저럭 사용할 정도의 발색이 나옵니다. 자매품으로서 Fine Prussian Blue도 있는데, Uni 사의 지워지는 심(샤프심으로는 여섯 색상이 출시되어 있습니다) 중에서도 청색 심은 발색이 각별히 우수합니다.
첫댓글 와~~~대단해요!!!!
글 정말 잘읽었습니다^^
당장 구입해 써보고 싶습니다.
일전에 올리신 글보고선 교보가서 눈에 띄는 플래그쉽 연필들을 구입했었는데 또 한번 가봐야 할듯 합니다 ^^
좀 어렵게 구한 것들도 있습니다^^ 동일 명목 심경도의 다양한 회사 연필들을 써보는 것도 재미있고 한 회사의 다양한 심경도의 연필을 써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대개 다스 단위가 아닌 한두 자루만 산지라 여분을 갖고 있는 것이 거의 없어 사진으로밖에 보여드리지 못하지만 궁금하신 브랜드는 구입처라도 알려드리겠습니다.
오 ! 훌륭하심니다. 많이 배우고 추천합니다.
길섶 님 컬렉션에 늘 눈이 호강하는데 제 보잘것없는 글에 댓글을 달아주시니 보람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이런 사용기는 읽으면 안되겠네요...
구매욕구가 마구 마구 올라갑니다. ㅠㅠ
다행히 연필은 저렴하니까요*^^*
을지로 연구실이 쉬는 날 공부거리 읽을거리를 확실하게 올려 주시는군요!!^^ 집에 가서 정독하고 추천 때리고 다시 댓글 달겠습니다 ㅎㅎ
요건 royalblue 님과 약속된 글이죠^^ 이번주 토요일은 만년필연구실이 마침 쉬는 날이어서 연필을 여흥 삼아 곁들여 보았습니다.
목극토와 금극목 절묘 한데요^^
적으면서 군더더기가 아닌가 고민했는데 좋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T-T 오늘은 간만에 푹 쉬셨으면 합니다^-^
연필은 소모가 되니 상극관계만 있나보네요.
그렇다면 만년필은 토생금, 금생수일지도 모르지요^^; 먼지와 톱밥으로 화하는 연필은 만년필의 대극에 있는 듯합니다.
정말 제 지인이 맞습니까...?^^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기쁘네요~
뉘른베르크가 연필 회사가 그렇게 집중되어 있는 줄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나치스 rally로만 유명한 것이 아니었군요 -.-;; Mars Lumograph 는 여러 가지 경도의 연필을 모아 놓은 예쁜 양철통 케이스의 세트를 봤는데 살까말까 고민하다 그 파란색이 맘에 안들어서 패쓰했었답니다. 한번 트라이해 봐야겠군요 ㅎㅎ
연필의 세계도 예외없이 <아는 만큼 보이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기초부터 확실히 알았습니다. 리뷰 두고두고 참고할께요^^
하하, Faber-Castell보다는 Staedtler가 마음에 드시는가 봅니다. 아니면 더 구하기 쉬워서인가요^^ Staedtler는 제2의 고향이 일본이랄까, Staedtler Japan의 자체 기획력이 강하고 덕택에 아시아 시장에서의 입지도 매우 큰 듯합니다.
Faber-Castell도 1988년부터 1994년 사이 6년간 Blackwing 602를 찍어내는 회사였죠^^ 원조 Blackwing 602 자체가 후기 즉 Eberhard Faber가 Faber-Castell에 인수된 시점부터는 더 옅고 단단한 심경도로 옮아왔다고 합니다. 제게 와 있는 연필은 중기 제품으로 분류되는 것 같습니다.
저야말로 royalblue 님 덕택에 이 리뷰를 쓸 수 있었던 것뿐입니다…^^
텍스트가 너무 긴 글이 올라오면 건너뛰게 되는데, 이 글은 두 번이나 읽었다죠. 재밌어요. 초등때부터 연필에 민감했고 필통에 늘 뾰족히 깎아 줄세워 넣어 다녔거든요. 40년전 초등때도 톰보우,미쓰비시의 필감은 미제 연필들보다 좋았다는 기억이 있네요. 국내에 들어온 미제 연필들이 그저그랬거든요. 그렇지 않아도 말씀하신 연필 중 몇가지는 이베이에서 찾고 있었어요.. 많은 도움이 되었네요.^^
빈티지 프로펠링 펜슬에만 관심이 있으신 줄 알았습니다…^^ 저도 써보고 싶은 연필이 적어도 두 종류는 더 있어서 이베이를 해야 될런가 하고 있습니다.
블랙윙이랑 마이크로 9천이 부럽네요 ^^ 긴 글의 초안을 작성하는 데는 연필만한 필기구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도 연필이나 레드홀더로 잡습니다^^ 지우고 고칠 수 있다는 느낌이 안심 되지요. Micro 8000은 8H나 9H라도 써보고 싶으시다면 판매처를 알려드리겠습니다.
필감(?)이 가물가물한 연필도 있고,아직까지 써보지 못한 연필들도 있고..어제 오늘 즐겁게 정독했습니다.고맙습니다.//오랜만에 2558이나 하나 깎아 써야 겠습니다.(역시 연필은 노란색이라야..편협한 생각이지요..-.-;)
Tombow 2558과 같은 노란 지우개 연필은 그 브랜드 솜씨를 슬쩍 보여주는 기본메뉴 같아요. 마르게리따 피자나 다마고 스시처럼*^^*
지우개가 달린 연필을 무척이나 싫어 하지만 이 연필만은 좋아합니다.적당히 닳은 지우개와 적당히 작아진 연필의 크기..거기다가 노란색..음-.-;
오늘 식사를 하고 오다가 Micro 8000 5H 두 자루를 샀습니다. Castell 9000을 주로 쓰는 제게는 HB로 착각될 정도로 부드럽더군요.
단종돼서 아쉽습니다. 하위 라인의 Opera와 Othello도 예쁜 연필들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