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5차 강원도 삼척 덕항산(2023. 9. 7)
오늘은 강원도 삼척의 환선굴이 있는 덕항산을 다녀 왔습니다. 2주일을 빠졌는데 몇 달 만에 나온 기분이었습니다. 어느새 산행은 제 인생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날씨도 좋고, 선선하여 산행에는 더없이 좋은 날이었습니다. 산행은 크게 두 팀으로 나뉘었습니다. A팀은 예수원에서 덕항산과 환선봉을 거쳐서 환선굴 쪽으로 내려오는 길이고 다른 팀은 환선굴과 계곡을 걷는 코스였습니다. 총무님이 저를 보고 힘들 것이니 B조로 가라고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산에 올라보니 A조나 B조나 같은 길이었습니다. 사람 유인하는 방법도 가지가지였습니다. 아무튼, 그 덕분에 멋진 산행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환선봉으로 가지 않고 바로 골말로 내려왔는데 이 골말 내리막길이 얼마나 가파르고, 길고, 험한지 모두 고생했습니다. 그래도 오늘 산행은 날씨가 맑고 선선했을 뿐만 아니라 시간도 그렇게 많이 걸리는 산행이 아니어서 상쾌한 기분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산행을 하다 보면 미리 나누어준 지도대로 가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산행에서 지도는 우리 인생에서 성현의 말씀에 해당하는 것이 아닐까요? 인생을 살면서 성현의 말씀대로 살아가기 어렵듯이 산행에서 지도대로 따라가기도 어렵습니다. 성현의 말씀이 아무리 좋아도 우리네 인생은 그 성현의 말씀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없이 많은 사연이 있기 마련입니다. 지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산행 지도가 아무리 잘 만들어졌어도 실제 산길을 다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러니 지도가 있다고 해도 산행하는 사람이 그때그때 판단해야 할 일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오늘 산행도 지도만으로는 알 수 없는 헷갈리는 갈림길이 많았습니다. 산을 잘 탄다는 A팀원들도 길을 잘못 들어 고생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산행 지도나 성현의 말씀이나 다 옳을 테지만 그것을 현실에서 실천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처한 구체적인 상황을 잘 살펴서 임기응변의 기지를 발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내려와서 청주로 오는 길목의 어딘가에 차를 세우고 하산주 행사를 했습니다. 오늘은 족발 안주가 나왔는데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먼 길이라 청주에 오니 8시가 넘었습니다.
아침 차 안에서 총무님이 항상 좋아하는 찬조금 내는 분들을 호명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오늘 떡 찰떡을 해서 나누어 주시는 분, 다음 그리고 다다음 떡값을 내신 분, 삼겹살 파티하라고 왕언니 4분의 40만원이 든 봉투까지, 끝이 없었습니다. 이런 산악회가 세상 어디에 있을까요?
그리고 총무님이 해외여행으로 두 주를 못 오신다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섭섭하지만 잘 다녀오시기를 기원합니다. 회장님 내외분은 교회 일로 이번 주 결석하셨는데, 우리 산악반 한 부분이 텅 빈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게 저만은 느낌은 아닐 겁니다. 다음 주에 뵙기를 기대합니다.
청주로 오는 차 안에 먹는 아이스크림도 더욱 시원했습니다. 이렇게 오늘도 멋진 산행을 마무리했습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회원님들 뵌지가 무척이나 오래된것 같습니다. 총장님 뵈면 알아 볼 수 있을까 걱정입니다. 건강들 하시고요 다음 주에 기쁘게 만나요.
회장님의 빈자리로 옆구리가 많이 시렸습니다~
하지만 우리회원님들이 이모저모로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또 하루를 보낼수 있도록 많은 협조를 해주셨습니다~감히 다 나열 할수없을 정도로.. 고맙고 감사합니다 ~저는 여행을 갔다가 10월 첫째주에 뵙겠습니다 ~건강하시고 즐산하시길 기원합니다~~
총무님 안녕히 다녀오세요. 우리산악회에서 잘 단련되셔서 무난 하시겠지만 만만한 일정이 아닙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음 달에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