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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저술-추리소설
프롤로그 및 친구 소개
나는 원솔 중학교에 다니는 윤해 솔이다. 우리 1학년 3반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 반 친구들이 저번 주부터 한 명씩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알아내기로 했다. 나의 친구들과의 친구 찾기. 과연 우리는 사라져 버린 친구들을 찾을 수 있을까?
새 학기 아침, 나는 새롬이와 함께 수다를 떨며 등교를 했다. 새롬이는 컨디션이 좋아보였다. 새롬이는 나와 같은 여운 초등학교를 다녔다. 그래서 나는 새롬이와 친하다. 동민이도 나와 같은 초등학교인 여운 초등학교를 나왔다. 그리고 오늘은 나의 친구 동민이의 생일이다. 동민이는 생일선물로 새총을 받고 싶다고 했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의미가 없는 생일선물인 것 같다. 하지만 생일인 만큼 나는 동민이이의 생일선물로 새총을 준비했다. 나는 새롬이가 무슨 선물을 갖고 왔을지 궁금해 졌다. 그래서 새롬이에게 물어보았다.
“새롬아, 넌 동민이 생일선물 뭐 준비했어?”
“음… 비밀~”
나는 새롬이가 비밀이라고 말하니 더욱더 궁금해 졌다. 하지만 더는 물어보지 않았다. 그나저나 동민이가 이 새총으로 동물들을 괴롭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동민이는 호기심이 많아서 뭐든지 해본다. 그리고 동민이는 오래전부터 새에게 새총을 쏴보고 싶어 했다. 하지만 내가 준비한 새총은 장난감 새총이라 하늘까지 그렇게 멀리 날아가지는 않는다. 그래서 나는 걱정을 멈출 수 있었다.
드디어 교실에 도착했다. 교실은 처음 보는 아이들과 동민이가 눈에 보였다. 동민이는 성빈이라는 아이와 함께 놀고 있었다. 성빈이는 동민이의 친구이다. 그래서 나와도 친하다. 그리고 성빈이네는 엄청난 부잣집 아들이다. 첫 날이라 그런지 교실은 시끌벅적 했다. 나는 동민이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 홍동민. 너 오늘 생일이라 좋지?”
“응, 겁나 좋아! 엄마가 오늘 특별히 6시 까지 들어오는 거 풀어줬어 9시 까지만 들어가면 되! 그동안 롤 못했었는데, PC방가서 롤 못한 스트레스나 잔뜩 풀어야지! 생각만 해도 너무 좋아!”
“좋겠네, 좋겠어. 아, 너 생일선물 새총 갖고 싶다고 했었지? 그래서 마음씨 고운 내가 새총 준비해 왔다. 고맙지?”
“그래, 고마워. 잠깐 말한 건데 다 기억하고 있었네. 나 감동 먹음~ 암튼 땡 큐!”
그때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선생님은 선하게 생기셨고 성격도 좋으셨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담임을 맡게 된 송유비 선생님이라고 합니다. 반가워요~”
“네~!”
아이들의 대답은 마치 초등학생인 마냥 명량했다. 새 학기 첫 날이라 짐 정리와 자기소개만 하고 집으로 갔다.
나는 새롬이와 얘기를 하며 문방구로 갔다.
“새롬아, 동민이는 일기 잘 쓰고 있데?”
아, 동민이가 얼마 전부터 일기를 쓴다고 했다. 생일선물로 일기장을 받아서 그렇다고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새롬이는 동구가 작심삼일로 끝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다는데? 동민이 엄마를 만났는데 엄청 열심히 쓰고 있데. 근데 얼마 못 갈걸?”
새롬이가 사라지다.
새롬이의 얘기를 들으니 정말 동민이가 포기하지 않고 일기를 계속 쓰고 있는 것 같다.
“동민이 정말 오래간다. 그지 새롬아.”
“그러게 작심삼일은 아닌가 보네.”
“응, 이제 일주일 정도 됐으니까 작심삼일은 아ㄴ……”
“어! 어떻게!”
“왜?!! 무슨 일 있어?”
“나 폰 두고 왔어.”
“휴…난 또 무슨 큰 일 난줄 알고. 빨리 갔다 와. 기다리고 있을 깨.”
그렇게 나는 혼자서 새롬이를 기다렸다. 그런데 현빈이가 정문에서 나오는 것이 보였다. 현빈이는 동민이의 친구이다. 그래서 나와도 친하다. 마치 성빈이처럼 말이다. 나는 현빈이에게 말을 걸었다.
“현빈아, 아직 안 갔어? 왜 아직 여기에 있어?”
“응, 그게 놀려고 했는데 애들이 다 학원가야 된다고 하길 레 그냥 가라고 했어. 그래서 말인데 너 나랑 같이 놀래? 넌 학원 안 다니잖아. 응? 제발~”
나는 할 일도 없고 심심했는데 잘 됐다고 생각하고 같이 놀기로 했다. 그런데 아직 새롬이가 오지 않았다.
“어, 새롬이가 아직 안 왔는데. 새롬이가 왜 이렇게 안 오지? 올 때가 됐는데? 길을 잃었나? 현빈아 나 새롬이 좀 찾아보고 올게.”
“그럼 나도 같이 갈래!”
그렇게 현빈이와 나는 함께 새롬이를 찾아 다녔다. 우리 학교가 약간 크기도 하고 낯선 곳이라 길을 잃은 것 같다. 새롬이는 똑똑한 아이인데 길을 잃었다고 하니 뭔가 이상했다. 설마 나쁜 사람에게 피해를 당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 학교 정문은 경찰 출신의 경비 할아버지가 지키고 있으니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러면 혹시 다른 일이 있는 걸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벌써 학교 안을 다 돌았다.
나는 혹시 새롬이가 폰을 찾고 나가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보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뚜 뚜 뚜 뚜,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있어 삐 소리 후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전화 소리)
새롬이의 전화는 꺼져있다. 배터리가 없나보다. 우리는 흩어져서 찾기로 했다. 현빈이는 학교 안을 찾아보기로 했고 나는 밖을 찾아보기로 했다. 나는 운동장과 문방구, 그리고 놀이터와 주변에서 새롬이를 찾아보았다. 나는 결국 새롬이를 찾지 못했다. 그래서 폰을 가지고 있는 현빈이의 소식을 기다렸다. 하지만 현빈이의 전화는 오지 않았다. 나는 슬슬 없어졌던 걱정이 다시 생기기 시작했다. 그때 현빈이의 전화가 왔다. 나는 급히 전화를 받았다.
“해솔아! 새롬이가 없어. 교실에도 찾아보고 학교 전체를 찾아봤는데 새롬이가 없어! 교실에서 사라진 것 같아!”
나는 걱정되는 마음으로 현빈이가 있는 우리 반으로 달려갔다. 교실에 가보니 새롬이는 없고 동민이의 책상 위에 선물 받은 일기장만 놓여있었다. 동민이의 일기를 보니 나는 새롬이가 동민이의 일기를 궁금해 하던 것을 기억했다. 나의 볼을 타고 눈물이 떨어졌다.
“해솔이야, 울지 마. 새롬이 괜찮을 거야.”
나는 눈물을 닦고 일기를 펴 보았다. 오늘 있었던 일을 다 적어놓았다.
[ 2015년 3월 4일 월요일 ]
오늘은 중학교 1학년 새 학기이다. 나는 오늘 따라 학교를 일찍 갔다. 나는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가방을 풀고 친구와 놀았다. 나는 오늘 생일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선물을 받았다. 그리고 그중에는 새로운 필기도구도 있었다. 친구는 그 필기도구를 주며 이것은 마법에 연필이라고 했다. 나는 내일부터 그 연필로 일기를 써야겠다. 선물을 받은 것이니 말이다. 나는 마법에 연필이라고 한 것을 못 믿겠다. 마법은 없다. 드디어 학교가 끝났다. 나는 일기를 마치고 얼른 친구랑 놀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학원을 많이 다녀서 못 놀 수도 있을 것 같다. 처음 쓰는 일기라 그런지 마음이 새롭다. 계속 써야겠다. 일기 끝.
이 일기를 보고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일기가 너무 어린아이 같은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하긴 동민이가 원래 그런 아이긴 하지만 정말 웃겼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마음이 편안해 졌다. 일기에게 고마워 지는 순간이었다. 지금 이럴 때가 아니다.
나는 어른께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일단 이 시간 까지 새롬이가 안 들어가서 걱정하실 새롬이의 어머니에게 이 상황을 설명 드리기로 했다. 새롬이네 집에 자주 놀러가서 가는 길을 안다. 게다가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지름길 까지 알고 있다. 새롬이가 알려주었다. 나는 새롬이의 집으로 가는 동안 여러 생각이 들었다. 새롬이의 부모님이 새롬이가 갑자기 사라졌다고 하면 믿으실까 걱정도 되었다. 나랑 새롬이를 같이 찾았던 현빈이는 할 수 없이 집으로 갔다. 그래서 나는 혼자 새롬이의 집을 향해 가고 있다. 혹시 새롬이가 집에 있는 것은 아닐까 희망을 놓지 않았다. 새롬이는 정말 착한 아이였다. 그래서 새롬이 주변에는 시기와 질투를 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 만큼 친구도 많았다. 그래서 새롬이의 생일파티에는 반 아이들이 거의 다 오기도 한다.
새롬이는 선생님께도 예쁨 받는 아이였다. 나는 새롬이가 그리워 졌다. 새롬이가 사라진지 2시간이 지났다. 드디어 새롬이의 집에 도착했다. 새롬이는 집에 오지 않았다. 새롬이의 어머니는 새롬이가 들어오지 않아 걱정하던 참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마침 나에게 전화를 하시려고 하던 참이었다고 하셨다.
“혹시 우리 새롬이랑 같이 있었니? 새롬이가 아직까지 안 들어오는 구나. 얘가 이러던 애가 아닌데…”
나는 말씀드리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두 눈 꼭 감고 입을 열었다.
“저, 실은 새롬이가 교실에서 사라졌어요. 휴대폰을 찾으러 교실로 들어갔다가 안 와서 교실로 가보니까 새롬이가 없더라고요…”
“무슨 얘기니? 우리 새롬이가 사라졌다니?! 지금 장난하는 거니?
“놀라신 것은 알지만 장난이 아니에요. 새롬이가 폰을 가져가러 교실에 간 후부터 새롬이가 안 보여요. 그래서 지금제가 이렇게 도움을 구하러 온 거예요.”
“그러니? 그럼 새롬이는 완전히 사라진 거야? 정말로?”
나는 의아해 했다. 어머니가 갑자기 진정을 하시고 말하셨기 때문이다. 나는 어머니가 충격을 먹어서 그러신 줄 알고 대답해 드렸다.
“네, 지금까지 찾아보고 왔는데 없는 것을 보면 아마도…”
“그럼 다행이구나, 마침 다른 아이를 입양하려고 하던 참인데 새롬이가 사라졌으면 실종신고를 하고 만약 만료일, 그때 까지 나타나지 않으면 자동으로 사망처리 되니까. 그때 새 아이를 입양하면 되겠구나. 얘기 전해줘서 고맙구나. 들어와서 주스라도 마시고 가렴.”
나는 놀랐다. 내가 알고 있던 새롬이의 엄마는 새롬이를 굉장히 챙기고 사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부러워했는데 왜냐하면 나의 엄마는 날 5살 때 마트 앞에 5만원을 쥐어주고 떠났다. 그래서 나는 지금 엄마가 없다. 그런데 그런 새롬이의 엄마가 이런 사람이었다니… 나는 새롬이의 엄마가 주스를 마시고 가라고 하는 말을 거절하고 집을 나왔다. 이 사실을 알면 새롬이가 충격을 받을 텐데. 새롬이가 돌아온 다면 이 사실을 알게 될 텐데. 어쩌지? 나의 머릿속은 그 사기꾼 엄마 덕분에 더 복잡해 졌다.
머리에 쥐가 나도록 생각을 하며 걸어가고 있는 도중 동민이를 만났다. 동민이는 나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다. 하지만 나는 인사를 하지 못할 상황이었다. 그래서 대충인사를 하고 새롬이의 일들을 동민이가 걱정하지 않게 말했다. 동민이는 충격을 먹은 듯 보였지만 애써 괜찮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동민이가 가고 나는 원준이를 불렀다.
그때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연락이 왔고 우리는 경찰서로 갔다. 그리고 우리는 조사를 받았다. 우리는 새롬이가 이상한 점이나 특별한 것은 없었는지 등을 대답했다. 왜냐하면 그 사기꾼 엄마가 실종신고를 했고 우리가 함께 있던 사람들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조사가 끝나고. 나는 현빈이와 도서관에서 경찰의 전화를 기다렸다. 현빈이는 책을 읽으면서 자꾸 나의 눈치를 봤다. 나는 현빈이가 수상했다.
“야, 박현빈! 왜 도독 질 하다 들킨 고양이처럼 눈치를 보냐? 너 뭐 알고 있지. 좋은 말로 할 때 말해라잉~!”
“아, 그게 그러니까… 실은 저기 있는 아이스 초코가 마시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헐. 나 지금 그 말 사 달라고 하는 것 같이 들리는 거 정상이냐?”
“어? 아마도… 그렇겠지? 아닌가?”
나는 할 수 없이 아이스 초코를 사주게 되었다. 현빈이는 엄청 기뻐하며 아이스 초코를 원 샷 했다. 그리고는 머리를 아파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쯧쯧, 그렇게 먹으니깐 머리가 아프지.’ 불쌍한, 아니 미련한 현빈이.
나는 이럴 때면 항상 현빈이에게 훈계를 늘어놓던 새롬이가 생각났다. 그리고 다시 새롬이가 그리워 졌다. 지금 새롬이는 어디에 있을 까 생각도 해보고 뭐하고 있을 까? 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두 궁금증 다 떠오르지 않았고, 나는 책상에 엎드려 잠을 청했다. 얼마나 피곤했으면 머리가 책상에 닿는 순간 골아 떨어져 버렸다.
현빈이는 내가자는 도중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책을 읽었다. 현빈이는 ‘비밀의 일기’ 라는 책을 읽고 있었다. 비밀의 일기는 나도 읽어봐서 대충 내용을 안다. 어떤 여자 아이가 친구의 일기를 보고는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내용이었다. 그 책은 굉장히 두꺼운 책이다. 글자 수도 많아서 아이들이 즐겨보는 책은 아니다.
나는 그 책을 1년 만에 다 읽었다. 말이 안 되겠지만 정말이다. 내가 워낙 책을 느리게 읽긴 하지만 정말 읽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책이다. 하지만 한 번 보면 내용이 계속 떠올라 다음 내용을 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아마도 그런 중독성 때문에 그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암튼 현빈이는 나처럼 책에 아주 심취해 있었다. 몇 십 분이 지났을까,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시간을 보니 도서관에서 2시간을 있었다. 현빈이는 눈이 피곤한지 눈을 깜박였다. 나는 현빈이에게 이제 그만 가자고 했고 현빈이는 그러자고 했다. 현빈이는 나와 집을 가는 방향이 같다. 그래서 같이 걸어갔다. 현빈이는 길을 걷는 내내 읽은 책 이야기를 말 했다. 나는 별로 재미있지 않았고 화제를 바꾸려고 했다. 그런데 딱히 화제로 바꿀 내용이 없어서 연예인 얘기를 꺼냈다.
“현빈아, 너 수지 알아? 수지가 이민호랑 사귄데~”
“아, 그래? 그렇구나. 그래서 그 주인공이 비밀의 연못을 발견했는데…”
현빈이는 시큰둥하게 대답하고는 다시 책 내용을 설명했다. 나는 지치지도 않는 현빈이의 입에 놀라울 지경이었다. 할 수 없이 나는 계속 듣고만 있어야 했다.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 어쩌다 보니 현빈이가 나의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 현빈이는 나에게 조심히 들어가라고 인사를 하고는 집으로 갔다. 나는 집에 들어가자마자 나의 룸메이트인 솔이를 불렀다.
솔이는 나의 룸메이트며 여자고, 강아지이다. 솔이는 귀엽게 생긴 말티즈 강아지였다. 솔이와 나는 함께 드라마도 보고 영화도 본다. 물론 집에서 말이다. 솔이는 내가 학교를 갔다 오는 동안에는 혼자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나의 침대 위에서 낮잠을 자곤 한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 이면 집에 빨리 들어가기 위해 잔머리를 굴린다. 친구들이 놀자고 그럴 때는 집안일이 많이 쌓여서 가봐야 한다고 둘러대고는 가버린다. 약간 허술한 비법이지만 나를 배려해 주는 친구들은 그냥 가게 해준다.
이렇게 집에 오면 나는 집안일은 안 하고 솔이랑 놀아주기 바쁘다. 친구들이 이런 상황을 목격한다면 배신감을 느끼겠지만 어쩔 수 없다. 요즘 들어 솔이가 개 껌을 자주 먹는다. 개 껌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갈이 시기라서 그런가 보다. 이갈이를 해서 문제인 것이 하나 있다. 내 공책을 다 찢어 놓는다. 그래도 신발은 안 건드려서 다행이다.
“그나저나 내일 학교를 갈 수 있을 까? 새롬이가 사라졌는데 선생님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수업을 할 수는 없을 텐데… 뭐 내일 학교 가보면 알겠지.” 나는 걱정이 되긴 했지만 내일 생각하기로 하고 씻으러 들어갔다. 씻고 나와서 머리를 말리고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누웠다.
나는 솔이와 함께 침대에 엎드려 tv를 켰다. 마침 tv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인 무한반복이 하고 있었다. 무한반복의 멤버들이 오프닝인사를 했다.
“무한~~~~~~반복~! 안녕하세요. 오늘은 저희 무한반복이 촬영한지 300회가 되는 날입니다! (박수를 치며)”
“아, 맞다. 무한반복 300백회 되는 날 이였지!”
나는 특집 편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 특집 편을 바로 오늘 한다. 그래서 나는 과자를 챙기며 만반에 준비를 했다. 솔이도 말 할 수는 없지만 굉장히 들떠있는 표정이었다. 특집 편은 재미가 있었고 다른 회 때보다 많이 했다. 그래서 더욱 좋았다. 무한반복이 끝나고 나는 솔이와 함께 잠자리에 들려고 눈을 감았다. 그런데 현빈이에게서 문자가 왔다. 문자 내용은 이랬다.
‘해솔아, 새롬이가 나에게 했던 말이 있어. 그건 바로 효빈이가 자기를 괴롭혔다는 말이었어. 그리고 새롬이는 도와달라고 간절하게 부탁했지. 그런데 내가 그것을 거절했어. 왠지 새롬이가 사라진 게 그것 때문은 아닐까?’
나는 문자를 읽고 현빈이가 걱정을 하지 않도록 말했다. 문자를 보냈다.
‘아닐 거야. 그니까 얼른 자. 내일 학교에서 보자.
다음 날이 되고 나는 학교 갈 준비를 했다. 학교를 가는 동안 이런 생각을 했다. 오늘도 수업을 할까? 안 한다면 무엇을 할 까? 선생님들이 새롬이가 사라진 것을 모를 일은 없는데… 나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학교에 도착했다. 아니나 다를까, 선생님들은 난리가 났고 소문을 들은 아이들도 난리를 쳤다. 어느 정도 가늠은 했었지만 이정도 일 줄은 나도 몰랐다. 그래서 당황했지만 나는 친구들을 진정 시켜야겠다고 생각하고 친구들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 얘들아?”
“안녕, 해솔이야. 너 그 소식 들었어? 새롬이가 사라졌데!”
“응. 들었어. 그런데 너무 걱정하지는 마.”
내가 이렇게 친구들을 진정시키고 있는데 정문에서 성빈이와 효빈이가 보였다. 효빈이는 인상을 찌푸리며 이게 뭔 난리냐며 짜증을 냈다. 나는 그런 효빈이가 미웠다. 그래서 효빈이에게 한 마디 했다.
“야, 유효빈! 넌 어떻게 친구가 사라졌는데 그렇게 말할 수가 있어?! 너무한 것 아냐?!”
그러자 효빈이는 당연한 듯이 말했다.
“그럼 내가 친하지도 않은 한새롬을 걱정해야 되냐? 그리고 친구 하나 없어졌다고 이렇게 난리 치는 것도 정상은 아니거든? 그러니까 소란 좀 피우지마!”
나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효빈이는 원래 그런 아인인 것을 알았기 때문에 참기로 했다. 효빈이는 굉장히 사람을 무시 하는 아이이다. 그리고 약간 싸가지가 없고 공주병 3기 환자이다. 그래서 학교에서 성격이 안 좋은 아이로 소문이 났다.
효빈이는 성빈이의 손을 잡더니 나를 째려보고 교실로 갔다. 나는 어의가 없었다. 성빈이와 효빈이는 사귀나 보다. 성빈이는 원래 효빈이를 좀 좋아해왔었다. 그런데 효빈이가 고백을 해서 사귀기로 했나보다. 나는 성빈이가 효빈이의 성격을 닮는 것은 아닐 까 걱정이 됐다. 하지만 성빈이는 마음씨가 착한 아이라는 것을 나는 알기 때문에 크게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
동민이도 나와 같은 어의가 없다는 표정으로 효빈이와 성빈이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아직 현빈이가 안 왔다. 현빈이는 학교를 일찍 오는 아이로 소문이 났다. 현빈이가 안 오자 우리는 그냥 교실로 들어가기로 했다.
내가 생각한 교실의 분위기는 새롬이가 사라져서 많이 시끄러운 분위기 일줄 알았는데, 아이들은 놀랍게도 조용했다. 그 누구도 떠들지 않고 조용했다. 아이들은 얼굴색이 안 좋았다. 아무래도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조용히 시켰나 보다. 나와 동민이이는 자리에 앉았다.
몇 분 후 선생님이 들어왔다. 반장이 일어서서 인사를 주도 했다. 그때 원준이가 왔다. 원준이는 눈치를 보며 조용하게 자리에 앉았다.
“차렷! 선생님께 경례. 안녕하세요, 선생님.”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선생님께 인사를 드렸다. 선생님도 아무렇지도 않게 수업을 진행했다. 나는 지금 이 상황이 왜 이런지 몰랐다. 그리고 나의 친구가 사라졌는데 아무도 신경을 안 써서 화가 났다. 그래서 선생님께 말했다.
“선생님, 새롬이가 사라진 일을 왜 말하지 않으시는 거죠?”
그러자 선생님은 인상을 찌푸리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 일은 소문이 나봤자 좋은 일이 아니야. 그러니까 그냥 조용히 하고 있어!”
나는 화가 났다. 하지만 선생님께 따질 수는 없어서 조용하게 말했다.
“선생님, 친구가 사라졌는데, 그냥 가만히 있으라는 겁니까? 친구가 갑자기 사라 졌는데 도요? 이건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내야 하는 일 아니에요? 어떻게 학교의 이미지를 위해서 친구 한 명을 버릴 수 있어요?!”
나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니가 참견해 봤자 해결되는 일이 아니야. 어른들의 일이니까 그냥 조용히 있으라고! 너 한 명 때문에 수업이 늦어졌잖아!”
이 일은 말을 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닌 것 같아서 나는 그냥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나는 아직 화가 났고 가방을 싸고 교실을 나와 버렸다. 그리고 동민이이와 현빈이도 따라 나왔다. 나는 동민이이와 현빈이에게 울면서 말했다.
“선생님이 그럴 수는 없는 거잖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해주고 어떻게 해결되고 있는지 설명을 해줘야 되는 거 아니야?! 이건 그냥 기다릴 수 없는 일이야. 우리가 해결해야 되는 일이야. 우리 같이 해보자! 새롬이 찾는 거 너희들도 도와 줄 거지?”
동민이이는 당연히 도와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현빈이의 표정은 약간 곤란하다는 표정이었다. 동민이이는 우정과 의리를 위해서 해야 되는 일이라고 현빈이를 설득했다. 현빈이는 어른들이 해결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며 나와 동민이이를 말리려고 했다. 동민이이는 현빈이에게 비난을 했다.
“야, 넌 새롬이가 걱정되지도 않아? 이 의리 없는 자식아?!”
“걱정이 되니까 어른들에게 맡기자는 거야!”
나는 이런 원준이의 모습을 처음 봤다.
“넌 아까 그 선생 못 봤어? 어른들은 해결하려고 해도 못할망정 이 그지 같은 학교 이미지 숨기려고 하는 거라고! 심지어 한새롬 엄마라는 사람도 벌써 한새롬 잊고 다른 아이 입양 준비하고 있데!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이야?! 그러니까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는 거잖아 이 새끼야!”
나는 이러다가 정말 싸움이 일어날 것 같아서 동민이를 말리기 시작했다.
“동민아, 그만해. 그리고 현빈이가 함께 하지 않겠다고 하면 우리끼리 하면 되지! 일단 진정해.”
원준이는 끝까지 안 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동민이가 말했다.
“야, 박현빈. 너 이런 애였냐? 실망이다.”
“실망? 나 원래 이런 애다. 그니까 기대 하지 마. 그리고 나 지금 까지 착한 이미지 지키느라 많이 힘들었다.”
그러고는 가버렸다.
10월 15
현빈이가 가자 우리는 할 수 없이 우리끼리 어떻게 새롬이를 찾을 것인지 얘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결론은 학교가 끝나고 교실에서 증거가 될 만한 것을 찾아보자고 했다. 그 동안 우리는 친구가 사라져서 슬퍼하는 아이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돌아다니면서 재밌게 놀았다. 그 결과, 우리는 녹초가 되어서 학교로 돌아왔다. 우리가 증거를 찾으려고 교실에 들어가려고 하는 순간 성빈이 에게 효빈이가 없어졌다는 말을 듣고 성빈이에게 증거를 찾아볼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대답했다. 성빈이가 말하기는 효빈이는 청소당번이었고 청소를 하다가 사라진 것 같았다고 성빈이는 말했다.
힘들었다. 하지만 곶 체력을 회복하고 교실을 구석구석 뒤지며 증거를 찾는 것에 몰입했다. 약 1시간 10분 정도 찾았을까, 동민이는 쉬자고 했고 나는 그 동민이의 말의 동의하며 쉬기로 했다.
동민이와 나는 많은 증거를 기대했지만 증거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찾기로 했다. 동민이도 끈기 있게 찾았다. 나는 동민이의 이런 끈기 있는 모습을 일기 쓰는 모습 후로 처음 봤다. 그리고 동민이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동민이가 이렇게 까지 나를 도와줄 줄은 몰랐다.
나는 동민이의 책상에서 증거를 찾다가 동민이의 일기장을 발견했다. 그런데 일기가 쓰여 있었다. 동민이가 언제 일기를 썼을까 궁금해서 동민이에게 물어봤다.
“동민아, 너 일기 언제 썼어? 일기장은 계속 교실에 있었는데.”
“응? 일기? 나 일기 하나 쓴 이후로 일기에 손도 안 댔는데?”
“그런데 여기에는 일기가 3개나 써져있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어디 봐봐. 어? 진짜네 누가 내 일기에 장난을 친 거지?”
“근데, 이 일기의 내용을 보면 굉장히 진지하게 정성을 들여서 쓴 것 같은데? 장난식의 일기가 아니야. 비록 어린아이의 일기같이 쓰긴 했지만.
2015년 3월 19일 목요일
오늘은 내가 새로운 누나를 만낫다. 그 누나는 갱장히 예뻤다. 그리고 나를 예뻐해 준다. 그래서 난 그 누나가 조타. 이 일기장의 주인이 누군지는 모르갯지만 일기 쓰는 거시 이러케 재미가 잇는 것이라는 거슬 몰랐다. 그래서 이 일기장의 주인이 이 일기를 보면 내가 일기를 쓰는 거슬 이해해 줬으면 조켔다. 그리고 일기장을 사서 고마워다. 내가 한글을 몰라서 아라드를 수 이쓸지 모르게따. 그래도 띄어쓰기는 할 줄 알아서 다행이다. 일기 끝
나는 이 어린아이의 일기에 나온 ‘누나’라는 아이가 누굴 까 궁금해 졌다. 어차피 내가 알아봤자 필요는 없는 아이일 것 같지만 왠지 궁금해 졌다. 동민이는 아이가 참 귀여울 것 같다고 말했다. 나도 그 말에 동의했다. 정말 귀여운 아이일 것 같다. 그런데 어떻게 아이가 동민이의 일기장에 이렇게도 태연스럽게 일기를 쓸 수 있었을지 궁금해 졌다. 그래서 다음 장으로 넘겼다. 그러자 이번에는 그림과 함께 일기가 있었다.
2015년 3월 20일 금요일
오늘은 새로운 누나가 안 왔다.
아, 그리고 내가 한글의 맞춤법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어제 만난 착한 누나가 알려준 것이다. 착한 누나의 이름을 물어보니 이름이 한새롬 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누나는 새롬 누나라고 부른다. 새롬 누나는 똑똑하다. 수학도 알려줘서 계산도 할 줄 안다. 오늘은 참고로 그림을 그려보았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잘 그렸다. 그리고 새롬 누나도 잘 그렸다고 칭찬해 주었다. 그래서 기분이 좋았다. 새롬 누나가 한글을 일찍 배운다고도 칭찬해 주었다. 나도 새롬 누나를 칭찬해 줄 것이다. 일기 끝
나는 이 일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아이가 새롬이를 알고 있었고 새롬이가 그 아이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아이가 어디 있는지를 알면 새롬이를 찾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기쁜 마음에 저절로 춤을 추었다. 동민이도 일기를 보고 기뻐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아이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는 것 이였다.
그 아이가 어디 있는지만 알면 새롬이와 효빈이도 찾을 수 있을 텐데 말이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뒷장을 펴보았다. 하지만 예상했던 대로 더 이상의 일기는 없었다.
오늘은 21일 이다. 효빈이가 사라진 날이다. 그렇다면 효빈이도 설마 그 아이랑 같이 있을지 모른다. 동민이와 나는 오늘의 일기를 내일 와서 보자고 했다. 잠복을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암튼 아주 큰 증거를 얻고 가는 기분은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이다. 동민이와 인사를 하고 각자 집으로 들어갔다.
나는 집으로 갈 때 뛰어서 갔다. 오늘은 솔이가 집에 오랫동안 혼자 있었기 때문에 뛰어서 갔다. 그리고 가면서 솔이의 간식도 샀다. 솔이가 좋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집으로 갔다. 집에 도착하고 방에 들어갔다. 그러자 솔이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간식을 들고 온 나를 반겨주었다. 오랫동안 못 봐서 그런지 오늘 따라 더 반가워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나는 사온 간식을 얼른 솔이에게 주었다. 솔이는 간식을 주자 허겁지겁 먹었다.
실은 내 간식도 오다가 샀다. 아주 조금만 샀다. 나는 옷을 갈아입고 바로 과자를 먹기로 했다. 옷을 갈아입고 씻으니 과자를 먹을 준비가 다 되었다. 오랜 만에 먹어 보는 과자라서 입에서 살살 녹았다. 내가 좋아하는 과자라 그런지 더욱 더 맛있었다. 그렇게 즐거움을 느끼면서 과자를 먹는데 솔이가 계속 tv를 켜라고 짖어 댔다. 솔이가 나보다 tv를 더 열혈하게 시청하는 것 같다. 그리고 시 어머니가 나오면 자동 반사적으로 짖는다. 나도 개처럼 시 어머니 욕을 한다. 드라마를 보면 자동 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드라마는 되도록 안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 마약 같은 중독성! (그렇다고 내가 마약을 한 것은 아니다.) 끊을 수가 없다.
오늘은 솔이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졸렸다. 솔이가 1차적으로 잠이 들고 내가 2차적으로 잠이 든다. 솔이는 나보다 코를 더 곤다. 나는 코를 골지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솔이는 개운하게 자는 반면 잠이 안 오고 예민해 질 때면 솔이로 인해 잠을 설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이 약간 뒤바뀐 것 같은 것은 나 뿐 인가?’ 라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피곤해서 잠을 설치는 일이 없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웃긴 상황이다.
“아우 개운해~”
나는 처음으로 알람이 울리기 전에 일어났다. 나는 왠지 모를 뿌듯함과 함께 밥을 먹기 시작했다. 이렇게 여유로운 아침밥은 처음이다. 아마 6개월 만 인 것 같다. 밥을 먹고 나는 학교로, 아니 동민이와 만나기로 한 놀이터로 나갔다. 학교는 왜 안 가는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말해주겠다. 나는 이제 그런 책임감 없는 선생들이 가르치는 학교는 안 간다. 놀이터에 도착했지만 도무지 동민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30분을 기다렸다. 드디어 동민이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동민이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았다.
“늦잠을 자서, 미안 많이 늦었지?”
“응, 아주 많~이”
“미안. 근데 왜 이렇게 일찍부터 만나자는 거야? 학교도 안 간다며. 물론 나도 안 가지만.”
그렇다. 내가 학교를 안 가게 되자 동민이도 그런 학교 벗어나고 싶었는데 다행이라며 같이 학교를 안 간다. 동민이는 아주 쿨 한 아이이다. 성격도 굉장히 쿨 하다. 그래서 여자 애들에게 인기가 많다. 하지만 좋아하는 여자가 있다며 고백을 받아주지 않았다. 덕분에 한 여자만 좋아하는 남자가 돼서 더 인기가 많아졌다. 암튼 내가 동민이를 이렇게 일찍부터 부른 이유는 그 일기에 대해서 자세히 분석하기 위해서 이다.
“근데 그 일기는 지금 학교에 있잖아. 어떻게 분석하게?”
“흠, 그럴 줄 알고 내가 폰으로 사진 찍어 왔지~”
나는 이럴 때를 대비해서 항상 카메라로 찍어두는 버릇이 있다. 동민이는 내가 준비성이 아주 좋다며 나를 칭찬했다. 나는 괜히 뿌듯했다. 동민이는 빨리 분석이나 하자며 나를 재촉했다. 우리는 그 사진을 노트북으로 옮겨 집중해서 보며 이상한 점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새롬이를 알고 있다는 것 빼고는 다른 이상한 점이 없었다. 동민이는 졸고 나는 눈이 아팠다. 할 수 없이 이상한 점은 못 찾고 분석을 끝내기로 했다. 우리는 너무나도 졸려서 각자 집으로 가서 자고 학교가 끝나는 시간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집에 도착하자 나는 침대에 누웠다. 잠을 충분히 잔 것 같은데도 다시 잠이 왔다. 그리고 나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얼마 후, 일어나 보니 잠이든지 3시간이나 지났다. 조금 있으면 2시다. 그리고 동민이와 만나는 시간도 2시이다. 나는 헝클어진 머리만 손질하고 나갔다. 동민이는 아침에 늦었던 것이 미안했는지 먼저 나와 있었다. 동민이의 손에는 오렌지 주스가 있었다. 2개인 것을 보니 내 것 까지도 샀나 보다. 나는 동민이에게 먼저 인사를 했다.
“동민아, 먼저 와 있었어?”
“응. 자, 이거 오렌지 주스야. 아까 늦은 것이 미안해서 너 것 까지 사왔어.”
“고맙다. 이런 것 까지 준비해 주고.”
나는 주스를 캔을 따려고 했지만 잘 따지지 않았다. 그것을 본 동민이가 자신이 따주겠다며 이리 줘 보라고 했다.
“여기. 너 잠자는 사이에 뭔 일 있었냐?”
“응? 그게 무슨 소리야? 뭔 일이라니?”
“아니, 너 지금 나에게 급격히 잘 해주고 있잖아. 그래서 해본 말이야. 혹시 늦은 것 때문에 이렇게 잘 해주는 거라면 안 잘해줘도 된다. 부담감을 갖고 있는 잘해줌 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내가 너에게 별로 도움을 준 것이 없는 것 같아서.”
“헐. 이건 마치 초등학교 때 마니또 하는 모습? 혹시 마니또 같은 거 하냐?”
“뭔 솔? 마니또를 요즘 누가 하냐?”
“아님 말고. 근데 계속 이렇게 주스만 홀짝 거리면서 있을 거야?”
“아니. 이제 슬슬 움직여야지. 여기서 이러고만 있을 수만은 없잖아. 가자.”
“어딜?”
“학교. 일기가 또 써져 있는지 확인해 봐야지~”
“아, 깜박 잊고 있었네. 가자.”
나는 마시던 주스를 급하게 다 마시고 학교로 갔다. 우리 반 교실에는 아이들은 물론 선생님도 안 계셨다. 우리는 동민이의 책상 속에서 일기장를 꺼내고 일기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일기장에는 오늘의 일기가 적혀 있었고 나는 천천히 오늘의 일기를 읽기 시작했다.
2015년 3월 21일
오늘은 토요일이라 학생들이 수업을 안 할 줄 알았는데 특별 수업을 한다고 수업을 했다. 수업내용은 꽤 재미있었고 아이들도 재미있어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많이 힘들어 했었고 비타 600을 계속 마셨다. 학교가 끝나고 일기를 쓰다 보니 내가 왠지 중학교 1학년이 된 것 같다. 수업은 어려워서 엎드려서 잠만 자지만 선생님은 나를 볼 수 없기 때문에 나를 혼내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우리 반 선생님은 굉장히 예쁘시다. 아이들에 말을 들어보니 선생님과 싸운 아이들이 있다고 한다. 그 아이들은 지금 학교에 나오지도 않고 있다고 했다. 나는 그 아이들을 만나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 아이들도 선생님처럼 나를 볼 수 없을 것이다. 그 아이들이 할아버지가 말하시던 ‘순수한 눈’이면 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은 순수한 눈을 가진 특별한 사람들만 우리들을 볼 수 있다. 오늘은 일기가 길어진다. 뭐 나쁠 것은 없다. 암튼 나는 순수한 눈을 가진 사람이 빨리 나를 발견해 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얼른 자유에 몸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 그리고 나와 함께 있는 누나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새롬이라는 누나는 이해력이 좋아서 내 말을 이해했는데 효빈이라는 누나는 도통 내 말을 이해하지 못 한다. 일기의 구슬이 반짝 거리는 것을 보니 이번에는 형이 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 형이 새롬이 누나처럼 내 말을 이해해 줄까?
일기 끝.
이번 일기에서는 굉장히 이해 할 수 없는 말들만 나와 있었다. 중학교 기말 고사도 이런 이해 할 수 없는 말들은 없을 것이다. 순수한 눈은 어린 아이들의 눈빛을 말하는 것 같다. 그럼 어린아이의 눈이 사라져 버린 친구들과 일기 속 어린 아이를 구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디 있는지를 몰라서 구할 수가 없다. 동민이와의 상의 끝에 우리는 내일, 아이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는 주일에 잠복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잠복을 하면 반드시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우리의 눈이 순수한 눈이 아닐 수도 있을 테니 어린아이를 데려 와야 할 것 같은데… 아, 내 사촌 동생이 서준이를 데리고 오면 될 것 같다. 서준이는 올해 5살이니까 분명히 순수한 눈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 과연 서준이가 오랜 잠복시간을 참을 수 있을 지가 문제였다. 더군다나 서준이는 나를 닮아 집중력이 떨어지는데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서준이 말고는 아는 어린 아이가 없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동민이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동민아, 너 어린 애들 중에서 아는 애 없어? 7살 이하면 되는데… 혹시 없어?”
“아니, 없는데? 나는 내 또래 애들 밖에 몰라.”
“그래? 어쩔 수 없지. 서준이라도 데리고 가야겠네.”
“서준이라면 혹시 윤서준 말하는 거야? 니 사촌 동생?”
“응, 왜 그래?”
“서준이가 잠복을 버텨낼 수 있을까? 꽤 길 것 같은데.”
“나도 그게 걱정이 되. 과연 버텨낼지. 하지만 할 수 없잖아. 순수한 눈은 서준이 같은 어린 아이일 테니까. 어린 서준이를 데리고 가는 수밖에.”
나는 이모에게 전화를 걸어 내일 서준이가 시간이 있는지 물어봤다.
“이모~ 저 해솔인데요. 혹시 내일 서준이 제 친구랑 저랑 같이 놀 수 있나요? 갑자기 서준이가 보고 싶어서요.”
“그래? 그럼 서준이를 바꿔줄 테니 한 번 물어봐라 나는 괜찮은데 서준이가 내일 친구랑 피자파티를 해서. 암튼 서준이랑 얘기해 봐.”
“서준아, 안녕?”
“여보떼여~ 누나? 해솔이 누나야? 무슨 일이야? 나한테 전화를 다 걸고?”
“무슨 일? 음, 그게. 서준아, 너 내일 누나랑 누나 친구 동민이 형이랑 같이 놀지 않을래? 엄~청 재미있을 텐데.”
“그래? 근데 나 내일 친구들이랑 피자ㅍ…”
“누나랑 놀자~ 제발~”
“나 피자 먹고 싶은데~”
“헤이! 윤서준! 너 저번에 번개 아저씨 옷 더럽게 만든 거 이모께 말씀드린다!”
“맘대로 해. 그건 이미 말씀드렸어.”
“그럼 누나가 피자 사줄게. 어때? 그러니까 당장 이모께 이렇게 말해. ‘어머니, 해솔이 누나와 놀고 싶습니다.’ 알았지?”
“싫은데.”
“파워레인져 옷이 세일러문 옷으로 바뀌고 싶지 않으면 당장 말해라~ 롸잇 나우!”
“아, 알았어! 말할게 진정해.
어. 머. 니. 저. 해. 솔. 이. 누. 나. 랑. 놀. 고. 싶. 습. 니. 다.”
“응? 너 피자 파티는?”
“괜. 찮. 습. 니. 다.”
“어머, 얘가 왠일이니? 피자를 다 거부하고? 그럼 놀아라.”
“감. 사. 합. 니. 다.”
“근데, 서준아 갑자기 왜 존댓말을 쓰니? 말투도 경직 되 있고."
"저도 이제 5살이나 되었는데 어머니께 당연히 존댓말을 써야죠. 암~ 그렇고말고요.“
“그, 그러니?”
그렇게 나는 쉽게 서준이를 불러내었다.
나는 일부러 하루 전 불러내었다. 왜냐하면 잠복에 필요한 훈련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누나~ 서준이 왔어!”
“흐흐흐흐. 이제부터 훈련을 시작하지!”
“응? 무슨 훈련? 피자는?”
“피자 타령할 시간 없어! 빨리 앉아서 책읽기를 시작한다. 실시!”
“뭐야? 나 책읽기 시러한단 말이야~ 시러시러!”
“엉덩이가 원숭이 엉덩이가 되고 싶지 않으면 실시!”
“넵! 읽기 시작 하겠습니다~!”
“진작에 그럴 것이지~”
서준이는 나의 협박 아닌 협박에 훈련을 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동민이는 컴퓨터 게임을 하고 나는 동민이의 컴퓨터 게임하는 것을 구경하며 과자를 먹었다. 서준이의 표정은 억울한 표정이었고 나는 그 마음을 알았다. 하지만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서준이가 그렇게 원하던 피자는 미안하지만 내가 돈이 없어서 못 사준다. 하지만 과자는 사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서준이에게 줄 과자를 사 놓았다. 이 말을 하면 서준이에게 더 미안해지겠지만 그 과자가 지금 내라 먹고 있는 이 과자다. 서준이의 과자는 이미 내 배 속에 있다. 과자를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안 샀으면 서준이의 과자는 안전했을 것 이다. 그렇지만 서준이도 나와 취향이 비슷해서 내가 좋아하는 과자를 좋아해서 어쩔 수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준이의 눈이 감기고 있었다. 나는 서준이를 깨워 이제 그만 쉬라고 했다. 서준이는 쉬라고 하는 소리에 얼굴이 활짝 폈다. 서준이는 동민이가 게임하는 것을 구경하기에 딱 좋은 곳에 의자를 놓고 앉았다. 동민이는 서준이가 옆에 앉아있는 지도 모르고 게임에 심취해 있었다. 나는 동민이와 서준이의 코코아를 타러 부엌으로 갔다. 나는 아이스 코코아를 마실 건지 뜨거운 코코아를 마실 건지 물어봤다. 동민이와 서준이 모두 아이스 코코아를 마신다고 했다. 나는 아이스 코코아를 타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서준이는 그런 나를 이상하게 보았다. 나는 서준이의 표정을 보고 콧노래를 멈추었다. 코코아가 완성되고 나는 코코아를 갖다 주었다. 서준이는 코코아를 받자마자 벌컥벌컥 들이켰고 동민이는 게임에 심취해서 코코아가 왔는지도 몰랐다. 나는 게임을 말리는 엄마의 심정으로 동민이를 불렀다.
“야, 홍동민! 코코아를 타달라고 해서 타줬는데 안 마시고 뭐해?! 게임 끄고 마셔~!”
“응~ 이번 판만 깨고 마실게~”
동민이가 건성으로 대답을 하자 나는 할 수 없이 언젠가는 마시겠지~ 라고 생각하며 그냥 놔두었다. 서준이는 머그컵 한 잔을 벌써 다 마시고 나에게 컵을 주었다.
“누구와는 다르게 맛있게 마셔주어서 되게 고마워~!! 서준아~”
나는 일부러 동민이가 들으라고 크게 아주 크게 말했다. 서준이는 얼굴이 분홍빛으로 변하고 희미한 미소가 나타났다. 서준이는 자신을 뿌듯해 하며 말했다.
“훗, 내가 사람에게 기쁨을 주기는 하지!”
서준이가 이렇게 뿌듯해 하는데 중간에 동민이가 투덜대면서 말했다.
“뭘 그런 것 같고 그렇게 뿌듯해 하냐? 애들같이~”
그러자 서준이가 화난 듯이 말했다.
“난 아직 애들이거든?! 흥!”
“맞아! 맞아! 아직 애들이거든?!”
나도 질세라 말을 붙였다. 우리가 이렇게 하니 동민이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코코아 하나 늦게 마신 것 갖고 그러냐며 코코아를 급하게 마셨다. 나는 이긴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서준이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짝!) 예스~! 서준아, 우리가 이겼어~!”
“응!”
동민이는 우리를 한심하게 보고는 다시 게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서준이가 나가서 놀자고 노래를 불러서 나는 서준이와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 운동화를 신다가 보니 발목에 신기하게 생긴 표시가 반짝 거렸다. 이게 무슨 표시인지 동민이에게 물어보려 했지만 서준이가 빨리 나오라고 재촉해서 하는 수 없이 그냥 나갔다. 서준이와 나는 재미있게 자전거를 탔다. 자전거를 탄지 20분이 지났을까 혼자 게임만 하느라 심심했던 동민이가 밖으로 나왔다. 동민이는 스케이트보드를 들고 나왔다. 동민이는 스케이트보드의 신이라고 불릴 정도로 잘 탄다. 서준이는 동민이가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것을 보고 멋지다고 했다. 동민이는 서준이에게 스케이트보드 타는 법을 알려주겠다며 서준이를 불렀다. 서준이는 기쁜 마음으로 동민이에게 달려갔다. 서준이에게는 조금 큰 스케이트보드였지만 쉽게 적응을 하고는 혼자 타고 다녔다. 동민이는 그것을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나도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모습이 멋져 보이기는 했지만 배우기는 싫었다. 나는 배우는 것을 질색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서준이가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나에게 오며 말했다.
“누나, 누나도 타볼래? 이거 엄청 재미있어!”
“아, 아니야. 나는 이런 거 잘 못타. 그러니까 동민이 형이랑 재미있게 타. 누나는 자전거 탈게.
“그러지 말고 같이 타자~ 응? 제발~”
“아휴, 알았어! 그 대신 한 번만 이다~!”
나는 서준이의 간절한 눈빛을 거절할 수 없어 한 번만 타기로 했다. 오랜만에 타보는 거라 그런지 많이 어려웠다. 하지만 나 또한 서준이처럼 빨리 적응해서 어느새 언덕에서도 여유롭게 타고 다녔다. 서준이는 나를 존경하는 눈빛으로 보았고 나는 재빨리 스케이트보드에서 내려왔다.
서준이는 나에게 방금 한 언덕 오르내리기는 어떻게 하는 거냐며 가르쳐 달라고 했다. 나는 순간 당황했다. 왜냐하면 나는 내 속에 있는 feel로 타는 거라 어떻게 하는지 알려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서준이에게 미안하지만 그건 동민이 형에게 알려달라고 말했다. 동민이는 나에게 눈빛으로 나도 모른다고! 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나는 매정하게 동민이의 눈빛을 무시했다.
서준이는 동민이에게 달려가 알려달라며 졸라댔다. 동민이는 할 수 없이 동민이는 서준이에게 언덕타기 비법 (?)을 어설프게 가르쳐 주었다. 어설프긴 했지만 제법 잘 가르쳐 주었다. 이것이 맞는 건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나는 동민이가 서준이에게 비법을 전수하는 동안 마트를 갔다 왔다. 과자를 사서 수고하고 있는 동민이에게 주었다. 음료수도 주었다. 동민이가 음료수를 벌컥벌컥 마시자 서준이도 마시고 싶었는지 한 입만 달라고 했다. 마음씨가 좋은 동민이는 음료수를 컵에 따라 서준이에게 주었다. 동민이는 남은 한 모금을 마셨다. 그러고는 이제 들어가자고 했다. 서준이는 그러자고 했고 나도 그러자고 했다. 들어가서 신발을 벗으려고 보니 발목의 표시가 더욱 빛나고 있었다.
[해솔이가 보지 못하는 매세지]
해솔이의 발목에 있는 표시는 바로 순수한 눈을 가진 사람에게 나타나는 표시이다. 해솔이는 이상하게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빛날 때마다 사람들이 사라지는데 말이다. 해솔이는 정말로 눈치가 없는 건지 아니면 당황해서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 인지 모르겠다. 암튼 해솔이가 이 사실을 빨리 알아채야 해솔이의 친구들을 구할 수 있다. 아, 그리고 해솔이의 친구들이 어디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참고로 나는 비밀 정보원 미스터리S이다. 그럼 나는 이만.
내가 표시를 보고 가만히 있는데 동민이가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통화를 하는 동민이의 안색이 점점 안 좋아졌다. 그리고는 휴대폰을 떨어뜨렸다.
“동민아,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해솔아, 우리 엄마가 없어졌대.”
“응? 그게 무슨 말이야~ 거짓말도 무슨 그런”
“거짓말이 아니고 진짜야. 방금 전화가 왔는데 아빠가 울면서 말하시더라. 이제 어쩌지? 나 지금 이게 현실이라는 것이 믿기지가 않아.”
“나도. 믿기지가 않아. 일단 집으로 가보자. 그럼 새론이와 효빈이가 사라진 일처럼 증거가 나올지도 모르잖아.”
“그래.”
나는 동민이의 집으로 갔다. 집에는 동민이 엄마의 사진을 들고 바닥에 주저앉자 펑펑 울고 있는 동민이의 아빠가 있었다. 동민이는 아빠에게 달려가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며 설명 좀 해 보라고 말했다. 그러자 동민이의 아빠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엄마가 사라진 시간은 정확하게 모르지만 암튼 내가 집에 들어갔을 때는 엄마가 사라진 후였어. 나는 엄마가 갔을 만한 곳을 다 뒤져 보았지 하지만 엄마는 보이지 않았어. 그때야 위치추적기가 생각이 나더라고. 그래서 위치추적기로 위치를 확인해 봤더니 글쎄 위치가 집으로 되어 있더라고. 분명히 엄마의 핸드폰은 없는데 말이다. 나는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보았지. 신호는 갔지만 연락은 되지 않았어. 그래서 너에게 전화를 한 거고. 이제 알겠니?”
“응. 아빠. 나 엄마 방에서 증거 좀 찾아볼게 아빠도 찾아봐.”
우리는 동민이 엄마에 방에 들어가 증거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엄마의 방에는 동민이의 일기장만이 놓여 있었다.
나는 생각이 났다. 모든 실종 사건들의 증거는 일기 속에 있었다는 것이 말이다. 나는 급히 일기장을 펴 보았다. 하지만 오늘의 일기는 없었다. 동민이와 나는 내일 다시 오기로 했다. 일기장을 두고 온 이유는 그 아이가 일기를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이다. 일기를 쓰지 않는 다면 증거가 될 수 없으니 말이다. 동민이는 밤을 새었다고 한다. 서준이와 잠복을 하겠다는 계획은 사라졌기 때문에 서준이는 다시 집으로 갔다.
나는 집에 들어가서 표시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표시의 생김새는 이러했다. 동그라미 안에 별이 그려져 있었다. 그 별은 신비하게 생겼고 나는 점점 그 별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그리고는 어느새 별 속으로 들어와 있었다.
별 속 도시는 아주 아름다웠다. 새들이 아름답게 짖어대고 동물들이 질서 있게 돌아다니며 요정같이 보이는 사람들이 길을 사뿐사뿐 걷고 있었다. 이 마을은 해의 빛조차 완벽했다.
나는 황홀한 풍경에 넋을 놓고 구경을 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지나가던 요정에게 여기가 어디인지 물어보았다. 요정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기는 순수한 눈을 가진 사람들만 올 수 있는 비밀의 일기 속도시랍니다. 이곳은 순수한 자의 표시로도 올 수 있답니다. 그러고 보니 당신은 우리 도시 사람들의 모습과는 다르군요. 당신이 순수한 자 일수도 있으니 얼른 우리 도시의 여왕이신 페르도나 여왕님께 가보세요.”
“페르도나? 처음 들어보는 여왕인데. 암튼 고마워요. 아, 페르도나 여왕님을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 하죠?”
“안드로 마을을 지나서 오리온 상점 앞을 보면 아주 큰 궁전이 나와요. 바로 그 궁전이 페르도나 여와님이 사시는 곳이랍니다. 안드로 마을은 바로 옆 마을이니 찾아가기 쉬워요.”
“감사합니다.”
나는 인사를 마치고 알려준 대로 가기 시작했다. 요정의 말대로 안드로 마을은 바로 옆 마을이었다. 그리고 오리온 상점 앞 아주 큰 궁전도 있었다. 궁전 입구에는 작은 키에 문지기들이 서 있었다. 문지기들은 비록 키는 작았지만 날카로운 창을 갖고 있어 굉장히 무서워 보였다. 나는 문지기에게 페르도나 여왕을 만나려 한다고 말했다. 문지기는 나를 보더니 고개를 숙이며 들어가라고 했다. 나는 이런 문지기들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궁전 안은 온통 다이아몬드로 되어있었고 계단은 금으로 되어있었다. 궁전 안에서는 작은 파티도 열리고 있었다. 파티의 주인공은 오늘 생일을 맞은 내 나이 또래의 아이였다. 이야기를 엿들어 보니 아이의 이름은 캐니비였다.
페르도나 여왕님의 방을 들어가 보니 페르도나 여왕이 차를 마시고 있었다. 나는 여왕님께 아주 조심스럽게 말을 걸어보았다.
“안녕하세요. 페르도나 여왕님?”
“누구 신지… 혹시 순수한 눈을 가진 자?”
“네? 네. 아마도 제가 순수한 눈을 가진 자입니다.”
“반갑습니다. 순수한 눈을 가지고 계시다면 혹시 우리 마을에서 판매하고 있던 비밀의 연필을 가지고 계십니까?”
“아니요. 그 마법의 연필이라면 제 친구인 동민이가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 연필이 무슨 마법이라도 쓰나요? 그리고 왜 절 순수한 눈을 가진 자라고 부르는 것이죠?"
“저희 마을에 있던 라비라는 요정이 마법의 연필을 가지고 인간으로 변해 그것을 다른 인간에게 주었다고 하더군요. 그 연필과 관계가 있는 사람은 순수한 눈이 되죠. 그리고 그 관계있는 사람이 바로 당신이고요. 그래서 당신은 우리 도시로 온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는 말이고요. 혹시 순수한 눈을 가진 자라는 말을 어디서 듣거나 본 적은 없습니까?”
“있어요. 일기장에서.”
“그 일기는 우리 마을에 있는 아비라는 어린 요정이 당신이 우리 도시에 와서 사람들을 구해달라고 쓴 일종의 편지 같은 것입니다. 그것을 보고 당신은 이곳에 왔으니까요.”
“그럼 그 사람들은 지금 어디 있나요?”
“그건 저도 모릅니다. 그 사실은 오직 아비만 알고 있지요. 하지만 지금 아비조차도 위치를 알 수 없으니 알 방법이 없지요. 당신이 찾아나서는 방법뿐이죠. 하지만 제가 도움을 줄 수는 있어요.”
“무슨 도움이죠?”
“하, 별로 큰 도움은 아닌데 당신의 친구들이 우리 해로비 도시에 왔을 때 사진을 보여 드릴게요. 아무리 일기 속 나라지만 파파라치는 있답니다~ 그럼 전 이만.”
나는 사진을 받아들고 지나가던 요정들에게 묻기 시작했다. 그런데 무언가가 이상했다. 나는 지금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왔는데 전혀 두렵지 않았다. 아주 낯이 익었다. 아마도 내가 영화에서 본 곳과 비슷해서 그런가 보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친숙하다. 하지만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사진을 보여주자 요정들은 전부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나는 끝까지 물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아리엘이라는 요정이 이 사람들을 얼마 전 보았다고 한다. 요정은 친구들과 아비라는 요정이 오로라 산책로를 걷고 있었다고 했다. 요정은 오로라 산책로 까지 길을 알려주었다. 나는 아리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친구들을 찾기 시작했다.
“새롬아! 효빈아! 아비? 혹시 여기 있니?”
나는 애타게 소리를 질렀지만 돌아오는 소리는 메아리 소리였다.
“누나! 일어나!”
나는 서준이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꿈이었다. 하지만 현실같이 느껴졌다. 요정의 말도 일반적인 꿈속에서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나저나 서준이는 분명 아까 집으로 갔는데 왜 집에 있는 것이지?
“누나, 놀랐지? 내가 누나 집에 조끼를 놓고 가서 찾으러 왔어. 나 잘했지?”
“어? 어. 잘했어. 근데 조끼면 내가 갖다 줘도 되는데 전화하지.”
“나도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엄마가 누나지금 공부할 거라고 그냥 나보고 갔다 오래.”
“난 공부 안 하는데… 암튼 잘 가~”
“안녕~”
나는 서준이를 집에 보내고 다시 아까 꾼 꿈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정말 꿈일까? 꿈이겠지? 내가 친구들 생각을 너무해서 그런 현실적인 꿈을 꾼 거야. 그렇겠지.”
나는 아무리 이렇게 생각해 보아도 꿈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나는 동민이에게 전화를 걸어 꿈 해몽을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동민이가 원래 이런 것을 좀 잘 이해한다고 할까나? 암튼 꿈 해몽 전문가로 반에서는 소문이 났다.
“여보세요? 윤해솔? 니가 무슨 일로 나한테 전화를 다 하냐?”
“어, 그게 동민아, 있잖아 내가 꿈을 꿨는데 그 꿈 해석 좀 해줄래? 내가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내가 풀이하기에는 어려워.”
“꿈 해석이라고? 알았어. 기꺼이 해 주지. 꿈 내용을 자세히 말해봐.”
나는 동민이에게 이야기를 자세히 말해주었다. 나는 심각했지만 동민이는 별거 아니라며 술술? 아니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그건 니가 새롬이와 효빈이가 사라진 일에 대한 생각을 지나치게 해서 그런 꿈을 꾼 거야. 아주 간단하지? 해결 방법은 다른 취미생활을 만들어봐. 그러면 아마 그런 꿈을 꾸지 않게 될 거야. 그럼 안녕~”
“안녕~ 고맙다.”
하… 내가 이럴 줄 알았다. 아무리 꿈을 잘 해석한다 해도 어쩔 수 없나보다. 할 수 없이 나는 내가 직적 해석하기로 했다.
다시 잠을 자면 그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나는 침대에 누웠다.
“해솔아~ 솔이왔다~ (멍멍)”
내가 집중을 하려고 하니 솔이가 왔다. 나는 차마 솔이를 외면할 수 없어서 솔이를 반겨주러 나갔다.
“솔이야~ 그동안 잘 지냈어? 아이구~ 반가워라.
“솔이는 잘 지냈어. 그리고 내가 예방 접종도 맞추었단다.”
“별 것 같고~ 암튼 나중에 보자 해솔아~”
“솔이야, 너는 아주머니께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 한단다. 알겠지?”
솔이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솔이와 놀아주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하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오랜만에 솔이와 산책을 가기로 했다. 솔이는 무척 좋아했고 나도 기분이 좋았다.
나는 산책길에서 예쁜 꽃 하나를 보았다. 그 꽃은 정말 예뻤다. 그래서 나는 그 꽃을 꺾어갈려고 했지만 솔이가 짖는 바람에 꺾지 않았다. 솔이는 정말 꽃을 따지 말라고 짖은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며 산책을 하고 있는데 길에서 현빈이를 만났다. 현빈이는 나를 보고 인사를 하지 않았다. 나는 그런 현빈이의 마음을 잘 알기에 현빈이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아무 말도 없이 서로를 지나쳐 갔다.
나는 마음이 약간 불편했다. 하지만 이것도 현빈이를 위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진지하게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배가 고팠다.
나는 솔이를 억지로 끌고 집으로 들어와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솔이는 입맛을 다시며 라면을 쳐다보았다.
라면이 완성되고 나는 라면 뚜껑을 받혀서 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라면은 정말 꿀맛이었다. 한 가지, 계란을 넣지 않은 것이 약간 아쉬웠다. 라면을 먹다 김치가 빠졌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냉장고에서 옆집 아주머니가 담가주신 김치를 꺼내먹었다. 김치는 아주 적당하게 익어있었다. 그리고 라면과의 조화가 아주 환상적이었다. 라면이 너무 맛있다 보니 눈 깜짝 할 새 라면이 사라졌다. 그릇을 싱크대에 갖다놓고 앉아서 tv를 보는데 식곤증 때문인지 잠이 왔다. 나는 잘 됐다고 생각하며 얼른 자리에 누웠다. 그리고 나는 스르륵 잠이 들었다.
“여긴 어디지? 아까 거기 인가?”
나는 아까 그곳으로 왔다. 내 눈 앞엔 탁 트인 산책길과 맑은 하늘, 밝은 태양이 아주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나는 무언가의 홀린 것 같이 산책길을 걷기 시작했다.
길을 걷고 있는데 자전거와 비슷하게 생긴 것을 타고 있는 요정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당신은 순수한 눈을 가진 사람이군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그런데 누구세요?”
“흠, 제 소개를 어떻게 해야 할 까요? 소개하기는 곤란한데… 미안하지만 다음에 만나게 되면 알려드릴게요.”
“궁금하지만 곤란하시다면 어쩔 수 없죠. 다음에 만나요.”
저 요정은 어린 것 같았다. 그래서 자기 이름을 말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암튼 나는 계속 산책길을 걸었다.
산책길의 마지막이 이 다가올수록 점점 또 다른 곳으로 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자세히 보니 앞에 무슨 간판 같은 것이 있었다.
드디어 산책길의 끝이다. 끝에 오니 간판의 글씨는 자세하게 보였다. 간판에는 하얀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었다.
‘Welcome to mystery city!’
“미스터리 도시라고? 한 번 가볼까?”
나는 미스터리 도시라는 말에 한 번 들어 가보기로 했다. 그 도시는 마치 얼룩말 도시 같았다. 왜냐하면 모든 길에는 공책에 그어져 있는 줄처럼 온 사방에 줄이 그어져 있었다. 아주 규칙적이게 말이다. 나는 그것 빼고는 별 볼일 없는 이 도시를 그냥 공책 도시라고 불렀다.
나는 다시 원래 있던 도시로 나왔다. 다시 돌아오니 이 도시가 훨씬 났다고 생각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기지개를 폈다.
안녕하세요? 미스터리 S 에요. 해솔이는 미스터리 도시를 그냥 일반도시라고 생각하고 있죠. 공책 도시라며 다시 돌아가기까지 했어요. 그런데 그런 행동들은 해솔이가 친구들을 찾기 위한 길을 방해하는 행동이에요.
해솔이가 공책 도시라고 부르는 곳이 바로 일기 속 도시, 즉 아비 요정과 친구들이 있는 곳이죠. 아, 동민이의 엄마도 그 도시에서 아비와 함께 있어요. 그럼 전 이만.
-미스터리 S 가-
기지개를 펴고 나니 정말 상쾌했다. 나는 이 도시에 있는 경찰서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신기하게도 처음 와보는 곳인데도 경찰서를 쉽게 찾아 갈 수 있었다.
내가 경찰서를 찾아간 이유는 내가 살고 있는 곳에 있는 경찰서에서는 실종신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이 꿈 속 도시에서도 실종신고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경찰서에 도착했다. 경찰서는 아주 평범했다. 그냥 경찰서와 똑같은 건 아니지만 비슷했다. 여기는 꿈속이라 익숙한 것만 나오는 것 같다.
나는 경찰서 안으로 들어가서 경찰아저씨를 불렀다. 경찰아저씨는 요정 같아 보이지 않았고 그냥 사람 같아 보였다. 경찰아저씨는 정말 친절했다.
“무슨 일이니 꼬마야?”
“실종신고를 하려고 하는데요. 제 친구가 없어져서.”
“알겠다. 그런데 사라진지 며칠이나 지났니? 최소 3일은 지나야 신고가 가능한데.”
“3일은 지났어요.”
“알겠다. 자, 여기 실종신고서다 여기 있는 것들을 적어서 나에게 주렴.”
“네. 감사합니다.”
나는 실종신고 서를 적어서 경찰아저씨에게 주었다. 경찰아저씨는 신고가 접수되었으니 이제 그만 가보라고 했다.
나는 이제 꿈에서 깨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꿈에서 깨어나려고 해도 깨어나질 못했다. 나는 솔이가 크게 짖어주길 바랬다. 하지만 솔 이는 잠잠했고 나는 할 수 없이 도시를 돌아다니게 되었다.
나는 이 도시의 이름을 모르기 때문에 지나가던 요정들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저기, 이 도시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이 도시의 이름은 소야입니다. 아주 특이한 이름이지요? 이 이름은 우리 도시에서 유명하던 요정의 이름을 딴 것이랍니다. 그 요정은 지금 죽었지만 말이죠. 그런데 도시 이름을 물어보시는 것을 보니 이 도시에 처음 오셨나 봐요?”
“네. 제가 원래 이 도시 사람이 아니어서요. 암튼 감사합니다.”
새롭게 알았다. 소야 도시. 이 도시의 이름이 소야였구나. 흠, 진짜 요정 말대로 특이한 이름이다. 이제 도시 이름을 알았으니 이 도시에 대해서 더 알아보기로 했다.
일단 소야도시에서 유명한 곳은 어디인지 물어보기로 했다.
“안녕하세요. 제가 이 도시에 처음 와서 그러는데 이 도시의 유명한 곳은 어디에요?”
“소야 도시의 핫 플레이스라… 아무래도 100여개의 놀이기구가 있는 소야 팜 랜드가 아닐까요? 그곳은 농장 체험도 가능해서 사람들이 아주 많이 가는 곳 중에 한 곳이지요.”
“아~ 소야 팜 랜드. 감사해요. 여기 꼭 한번 가볼게요.”
소야 팜 랜드라. 아주 재미있는 곳일 것 같다. 기회가 되면 한번 가봐야겠다. 100개의 놀이기구가 있는 곳이면 정말 재미있을 것이 틀림없다.
아, 지금은 꿈속 이였지! 깜박 했다. 하지만 꿈속에서도 재밌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내 생각으로는 말이다. 아닐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이 소야 도시에서의 이름을 정하는 것이다. 나는 당장 작명소에 가고 싶었지만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가지 않기로 했다.
원래 이름인 해솔은 좀 이상한 것 같다. 하지만 막상 생각해 보니 괜찮은 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나는 오랜 시간 생각한 끝에 이름을 정했다. 그 이름은 바로 해피니! 약간 이상한 이름이긴 하지만 나름 만족하는 이름이다.
이 이름의 뜻은 해피는 행복하다. 니는 …… 없는 것 같다. 그리고 해피의 해는 내 이름 해솔의 해를 응용한 것이다.
이제부터 꿈속 일에서의 내 이름은 해피니 이다.
소야 도시는 구지 이름등록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출생신고는 해야 하기 때문에 나는 파출소로 가기로 했다.
파출소를 가는 길은 요정들에게 물어보았다. 소야 도시에 사는 요정들은 다 착하다. 요정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이름을 정하지도 못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요정들의 도움을 받으며 나는 무사히 파출소의 도착했다. 파출소 안에는 아기요정을 안고 있는 엄마요정들이 많았다. 아마도 출생신고를 하러 온 것 같다.
나이 11살에 출생신고를 하려고 하니 기분이 묘했다. 하지만 기분이 좋기도 했다.
“111번 오세요.”
안내원의 말의 따라 나는 출생신고를 했다. 소야 도시의 출생신고는 아주 간단했다. 그냥 이름과 나이 그리고 성별만 작성하면 됐다. 아주 쉽게 출생신고도 끝냈으니 계획에 있던 소야 팜 랜드로 가기로 했다.
돈이 없는데 어떻게 가냐고 묻는다면 내가 요정들이 하는 얘기를 엿들어 보니 소야 도시는 돈이라는 것이 아예 없다. 그래서 모든 것들이 공짜이다.
소야 도시는 정말 좋은 도시인 것 같다. 아니, 정확히 말해면 자유로운 도시인 것 같다.
나는 길 가던 꽃잎 마차를 세우고 탔다. 꽃잎 마차는 바로 우리가 타는 택시 같은 것이다. 운전기사는 굉장히 매너 있었다. 하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어린애가 무슨 이런 말을 하냐고 생각한다면 나는 원래 이런 애다.
1시간 후, 나는 소야 팜 랜드에 도착했다. 소야 팜 랜드는 정말 컸고 밖에서 보아도 놀이기구가 많아보였다. 나는 들뜬 마음에 소야 팜 랜드로 뛰어 들어갔다. (소야 팜 랜드라는 이름은 너무 기니 소야 랜드라고 하겠다.)
소야 랜드에는 나 같은 학생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놀이기구들이 무서운 것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아니면 소야 랜드가 너무 넓어서 아이를 잃어버릴 까봐 부모님들이 못 보내시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놀이기구가 무서워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나는 먼저 몸 풀기로 미니 바이킹을 타기로 했다. 미니 바이킹 이었지만 아주 무서웠다. 가녀린 기계가 후들거리며 높이 올라가서 엄청 무서웠다. 그런데 내 앞에 앉은 꼬맹이들은 웃으면서 재미있게 탔다. 나는 뭔가가 허무했다.
“어린애들이 겁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지~” 라고 말하며 애써 기분을 달랬다.
미니 바이킹으로 몸을 풀었으니 이제는 진짜 큰 바이킹을 타기로 했다. 이 바이킹은 360도로 회전해 보기만 해도 짜릿하다. 그래서 도전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왜냐하면 바이킹 자리가 텅텅 비어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혼자 타는 것이 더 스릴 있다고 생각하며 바이킹의 안전벨트와 손잡이를 내렸다. 이제 벗어날 수 없다.
바이킹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내 얼굴은 점점 굳어갔고 손도 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손이 떨려도 안전 바를 놓을 수는 없었다. 안전 바는 지금의 나에게 아주 소중한 것이다. 나의 무서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물건이기 때문이다.
이제 거의 회전할 때가 되었다. 나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흥건했다. 땀이 흘러내려 턱이 간지러웠지만 손을 놓을 수는 없었다.
바이킹을 움직이는 DJ같이 보이는 사람이 말했다.
“여러분 다 같이 카운트다운을 해봐요! 십! 구! 팔!”
나는 카운트다운을 하지 못했다. 떨렸기 때문이다.
“오! 사! 삼! 이! 일! 갑니다!!!!!”
바이킹이 360도로 돌자 사람들은 일제히 소리를 질러댔다.
“꺄아악~~~~!!!”
바이킹이 끝나고 내려서 거울을 보니 거울 안에는 머리가
헝클어진 꼴뚜기가 있었다. 그 꼴뚜기는 나와 닮았다. 하지만
나는 아니다. 아닐 것이다. 믿기 싫었지만 나다.
나는 재빨리 근처 화장실로 가서 머리를 정리했다. 조금 삐져나오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는 정리했다. 그리고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나왔다.
나의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났다. 배가 고팠나 보다. 나는 소야 랜드 안에 있는 음식점으로 들어가서 주문을 하고 음식을 기다렸다. 밖을 보며 밥을 먹고 탈 놀이기구를 정하고 있었는데 새롬이와 비슷한 여자아이를 보았다. 하지만 새롬이 보다는 키 컸고 머리도 길었다. 그래서 난 알 수 있었다. 새롬이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진동 벨이 울리고 나는 밥을 가지고 왔다. 밥에서는 김이 났다. 밥의 모양과 맛은 같았다. 그래서 신기했다. 오히려 이 밥이 좀 더 맛있었다.
나는 미리보기 사진에서 제일 맛있어 보이는 음식인 해산물 순두부찌개를 시켰다. 해산물들은 입에서 팔딱 거리는 것 같았고 순두부는 입에 들어가자마자 살살 녹았다. 나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먹었고 그렇게 한 뚝배기를 뚝딱 비웠다. 식당에서 요리하시던 요정 아줌마도 어쩜 이렇게 잘 먹냐면서 칭찬을 해주셨다. 요정에게 칭찬받는 기분. 왠지 모르게 좋았다.
나는 기분이 좋아진 채로 밥 먹는 중에 정해진 세 번째 코스, 바로 청룡열차를 타러 가기로 했다. 청룡열차라고 무시하겠지만 내가 본 청룡열차 중 가장 컸다. 거의 60도 가까이로 언덕을 내려가며 초속 100m로 달리는 어마 무시한 청룡열차다.
나는 자리에 앉아 직원이 안전 바를 내려주기를 기다렸다. 3분 정도 후에 요정 직원은 상냥하게 웃으며 안전 바를 내려 주었다. 나는 안전 바를 내려주자 마자 사자가 되지 않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머리의 실 핀을 꽂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출발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청룡열차는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안 돼서 청룡열차는 최고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나는 청룡열차의 굉장한 속도의 놀라 무서운지도 몰랐다. 다행 이라고 해야 할지 불행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이 청룡열차를 타기 위해 나는 30분을 기다렸기 때문이다. 항상 그렇다. 기다림의 시간은 30분 그리고 정작 타는 시간은 3분이 채 안 된다. 하지만 놀이동산에 와서 청룡 열차를 안타고 갈 수는 없다.
“재밌게 즐기셨나요? 아쉽지만 청룡열차는 끝났답니다.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청룡열차에서 내리니 허무함이 몰려왔다. 간만에 놀이동산을 오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나는 갑자기 무엇인가가 허전한 기분이 딱! 들었다. 하지만 나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다음 놀이기구를 정하기 시작했다.
“다음은 무엇을 타볼까? 음… 아! 물위를 달리는 보트!!!!!!!! 그래! 이걸 빼놓으면 안 되지… 그런데 여기에도 그런 게 있을라나? 그건 아주 희귀한 놀이기구인데. 걸어 다니다 보면 나오겠지.”
나는 아무런 걱정이 없이 길을 걸었다. 그런데 갑자기 머리가 깨질 것 같이 아파왔다.
“앗!”
그 순간 나는 그동안 머릿속에서 거의 사라지다 시피 했던 기억들이 다시 생생하게 떠오르고 있었다. 그렇다. 나의 아까 그 허전함은 바로 기억들이 사라진 기분들 이었다. 나는 고통스러웠다. 전에 사라졌던 기억들이 다시 살아나면서 나는 꿈속에서 쓰러지게 생겼다. 나는 버티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나의 머리에서는 식은땀이 흘렀다. 결국 나는 쓰러지고 말았다. 그것도 꿈속에서 말이다.
나는 악몽이라 생각하고 일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일어나지 못했다. 나는 놀랐다. 이 꿈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일어나고 싶지만 나는 일어나지 못했다… 계속…
눈을 떴다. 나는 그때 까지만 해도 내가 현실로 돌아온 줄 알았다. 굳게 믿고 있었다. 믿어야만 했다. 하지만 나의 믿음은 사라졌다…
내가 일어난 곳은 병원이었다. 요정들은 나를 보며 안절부절 했고 나는 요정들이 그러는 이유를 몰랐다. 그래서 나는 물어보았다.
“제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아직은 안정을 취하셔야 해요.”
“괜찮아요. 도대체 무슨 일이죠?”
“놀라시겠지만, 기억 상실증입니다.”
“기억… 상실증이요? 이럴 수가. 그럼 치료 방법은요?”
“현제로썬 손 쓸 방법이…”
하지만 나는 걱정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아직 꿈속에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꿈에서 깨어나며 나는 다시 평상시로 돌아올 것이다. 그러니 나는 빨리 깨어나야 한다. 나는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악몽을 꾸면 꿈에서 깨어나는 장면을 보았다.
나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며 옆에 있던 빌딩으로 갔다. 그리고 승강기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나의 계획은 이랬다. 옥상에 올라가 밑으로 떨어져 악몽을 꾸게 한 다음 내가 놀라서 꿈에서 일어나는 그런 완벽한 계획이다. 하지만 위험한 점이 있다. 만약 내가 꿈속에서 죽었는데 영영 깨어나지 못하면 나는 그대로 하늘로 올라가게 된다. 그러니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한다.
지금 나는 무작정 옥상으로 올라온 것이다. 그러니 아무런 생각도 없었다. 나는 지금 오직 꿈에서 깨어나야겠다는 생각만 내 머릿속에 있다. 나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과연 이 방법이 옳은 방법일까? 아니면 어쩌지? 그렇지만 지금은 방법이 없으니 어쩔 수 없다. 뛰어내리자!’
그렇게 나는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내가 생각해도 이건 너무 어의가 없는 상황이다. 꿈속 나라에서 자살을 하고 있다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덤덤한 내가 나는 더 신기했다.
끝없이 낙하하고 있다. 옥상에서 떨어지는 느낌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그렇다. 나는 지금 내가 왜 옥상에서 떨어지고 있는지를 잊어버린 것이다. 기억상실증은 생각보다 심하고 빠르게 왔다. 다행이도 내 이름, 그리고 내가 꿈속에 있다는 것만은 잊어버리지 않았다. 이것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땅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일어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이제 두려워 지기 시작했다. 두려움이 극도로 치달은 나는 소리쳤다.
“일어나! 일어나라고 윤해솔!”
소리치고 소리쳤다. 간절한 마음 덕이었을까. 나는 꿈에서 깨어났다.
꿈에서 일어나자마자 나는 손과 발을 확인했다. 나의 손은 여전히 손가락 5개와 봉숭아물을 들인 손톱이 있었다. 나의 발도 마찬가지로 5개의 발가락이 있었다. 나는 나의 손과 발을 확인한 후 거울 앞에 서 나의 모습을 확인했다. 나는 안전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선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흉측한 꿈은 처음이야. 그리고 다시 꾸고 싶지도 않아!”
정말 이 말이 이루어 진 것일까? 나는 평상시처럼 생활했고 평상시처럼 평화로운 꿈을 꾸었다. 그 꿈은 꾸지 않고 말이다. 나는 평화로운 생활을 했다.
그리고 나는 하나의 비극적인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 하나의 비극적인 사실은 바로 꿈에서의 기억상실증이 아직 남아있었다는 것 이었다. 나는 친구들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동민이는 그런 나를 보고 어디 아프냐고 물었다. 하지만 나는 이 사실을 알고 있지 못했다. 동민이가 애들 얘기를 한 그때부터 나는 기억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심지어 사라진 친구들의 이름조차 기억해 내지 못했다. 나는 이런 충격적인 사실에 놀랐다. 하지만 나는 침착하고 동민이에게 친구들의 이름을 물어보았다. 그리고 나는 기억해 냈다.
한새롬, 유효빈, 그리고 동민이네 엄마 까지 모두 말이다. 나는 이 사실을 알고 심히 고통스러웠다. 내가 이 친구들조차 기억해 내지 못했다는 것이 나는 미안해 졌다. 나의 기억상실증은 멈추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잊어버린 기억들을 찾아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동민이었다.
동민이는 자세하게 나에게 기억을 설명하여 주었고 그 덕분에 나는 일반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동민이가 나에게 기억을 알려줄 때 마다. 나는 동민이에게 고맙다고 말했고 동민이는 이쯤이야 친구로서 해 줄 수 있는 일이라며 고마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동민이는 정말로 착한 것 같다. 나는 복이 있는 아이이다. 친구를 이렇게 잘 만났으니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동민이가 나에게 어떻게 해서 기억상실중이 생겼냐고 물어보았다. 나는 동민이가 내가 하는 이 말도 안 되는 설명을 과연 믿어 줄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동민이는 믿어줄 것이라고 생각하며 어떻게 해서 기억상실증이 생기게 되었는지 설명을 했다.
설명이 끝나고, 동민이의 표정은 말을 하지 않아도 내가 예상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조금은 믿는 것 같은 표정이었다.
그리고 동민이는 나에게 그 꿈에서 나온 새롬이와 닮은 사람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았다. 하지만 나는 그 사람에게 말을 걸어보기는커녕 자세히 보지도 못했다. 그래서 대답할 말이 별로 없었다. 그냥 새롬이와 닮은 내 또래 여자아이였다는 말 밖에는 말이다. 동민이는 어쩌면 지금 새롬이의 모습이 그 아이의 모습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는 일리가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동민이가 알려준 일기를 보며 증거를 찾았다. 그리고 나는 매일 밤 표시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그런 꿈속으로 들어가기는 싫었지만 친구들과 동민이의 엄마를 찾는 증거만 될 수 있다면 그 정도는 괜찮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동민이는 엄마가 사라졌지만 꼭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활기찬 생활을 하고 있다. 나는 그런 동민이가 대견했다. 물론 내가 동민이를 키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친구로서 뭔가 대견했다. 암튼 나와 동민이 모두 아주 활기차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솔이도 무럭무럭 크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표시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아주 간절한 마음으로 말이다. 제발 다시 그 꿈속나라, 아니 소야 도시로 가게 해 달라고 말이다. 간절한 마음 때문일까? 나는 다시 한 번 표시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하지만 이번에는 무엇인가가 달랐다. 약간 기분이 묘했다. 좋은 것 같으면서도 거부감이 드는 느낌이랄까? 암튼 묘한 기분을 느끼며 나는 소야 도시로 왔다.
소야 도시는 변해있었다. 고작 그 며칠을 안 봤는데 바뀌어 있었다. 건물에는 금이 가있었고 간판들은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으며 먼지가 수북이 쌓여 글씨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 자동차들은 바퀴가 터지고 유리가 깨져 있었다. 나는 충격을 받았다. 며칠 전만 해도 아주 아름답던 도시가 이렇게 바뀌었으니 말이다.
나는 지나가던 요정에게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요정이 대답했다.
“우리 소야 도시는 아주 아름다웠었죠. 하지만 대 재앙이 와서 이렇게 황폐하고 볼 품 없는 도시로 변해버렸지요.”
“대 재앙이라고요?”
“네. 며칠 전 안데르센 나라에 큰 돌덩이가 떨어졌어요. 처음에는 크기가 작았는데 점점 커지면서 아파트의 50배나 되는 돌덩이가 떨어졌지요. 그래서 우리 도시 뿐만 아니라 안데르센 나라 전체 도시가 이렇게 많은 피해를 받았죠. 휴…”
“그렇게 큰 재앙이 오다니. 그런데 며칠 만에 어떻게 이렇게 변해버린 것이죠?”
“며칠이라뇨. 돌이 떨어지기 시작한지 6개월이나 되었어요.”
나는 이 말을 듣고 놀랐다. 하지만 나는 금방 이해했다.
나는 충분히 이해했다. 이런 나라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 보다는 쉽다. 예를 들면 우주와 지구의 시간의 흐름이 다르다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꿈속 나라이기는 하지만.
잠깐. 그러면 나는 지금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에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간다는 것은, 그리고 우리와 다르게 간다는 것은 바로 내가 실제 공간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꿈이라고 생각했었던 모든 일이 다 실제로 일어났던 일들인 것이다.
그런데 그러면 내가 옥상에서 떨어졌을 때 어떻게 죽지 않았을까? 나는 이런 의문이 생겼다. 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이라는 것은 틀림없이 맞는 사실이다. 그러면 내가 본 새롬이와 닮은 사람은 어쩌면 새롬이 일지도 모른다.
나는 엄청난 후회가 파도처럼 몰려왔다.
“왜 그때 말을 걸지 않았을까? 아… 이제 다시 만나지 못할 수도 있는데. 하, 이런 바보!!!!!”
그렇게 후회를 하며 길을 가고 있었는데 새롬이와 친구들을 보았다.
“어! 새롬아?! 친구들아! 동민이 엄마?”
“어라? 새롬아?!”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응, 우리는 일기를 보고 일기속으로 들어오게 되었어.”
그때! 나는 꿈에서 깼다. 나는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그때 새롬이에게 전화가 왔다.
“해솔아, 지금 우리 공원에서 만나자!”
내 황당한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다. 모든 것은 다 꿈이었다.
나는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잘 지낼 수 있게 되었고 친구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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