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의 FM 대행진> (서울 ·수도권 FM 89.1MHz)을 듣다보면 잠시라도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묘한 의무감에 사로 잡히게 된다. 시시각각 변하는 DJ 황정민의 카멜레온 같은 진행에 다 알찬 코너구성까지 어느 하나 정성이 안 들어간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올해로 'DJ생활' 만4년째 접어들었지만 황정민은 DJ 1년차였을 때와 다름없는 열정과 신선함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청취자와 만난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거침없이 내뱉는 솔직한 연변과 방송 10년차답지 않은 애교와 귀여움이 풋풋하게 묻어나는 목소리와 함께, 출근길 바쁜 청취자들은 경쾌한 아침을 맞이한다.
속이 꽌찬 정보를 선물합니다..... 상큼한 노래와 함께.....
요일별 전문가 총출동_ 제작진은 '음악전문채널'인 2FM의 특성을 고스란히 살리면서도 다양하고 유익한 정보를 주기위한 '정보프로그램으로서의 면모를 잘 드러내기 위해 요일별 코너에 정성을 들인다. 요일별로 진행되는 게스트 코너에는 각계의 전문가가 출연한다. 출근하기 가장 싫은 월요일에 마련된 '유인경 기자의 해피 먼데이' 코너는 직장생활을 기분좋게 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제시한다. '정재승의 굿모닝 아인슈타인'(화용일)에서는 고려대 물리학과 정재승 교수가 출연, '실제 투명인간이 가능한가'와 같은 생활 속 과학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는 시간을 의미한다. 김홍성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표리동동 리서치'(수요일)는 청취자와 함께하는 시간 청취자를 대상으로 생활주변의 주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를 두고 재미있게 분석하는 코너이다. 조금은 심도있는 문화체험에 목말라하는 이들이라면 목요일 '퍼니컬처'와 금요일 '영화읽기'를 지나칠 수 없다. 음악평론가 장일범씨와 함께하는 '퍼니컬처'에서는 클래식·오페라·뮤지컬 등 공연 내용과 뒷얘기들이 풍성하게 쏟아진다. 외국의 명화와 최신 개봉작에 대한 대한 정보와 깊이있는 분석은 오동진 기자의 '영화읽기'에서 얻을 수 있다. 주말에는 도서평론가 이권우씨의 '책 좀 읽자' 와 원용민의 '음악열정'코너가 편안한 휴일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매일 쏟아지는 뉴스와 스포츠는 민경욱·배기성 기자가 각각 맡았다.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무게있는 비담을 지닌 민 기자는 KBS 뉴미디어국에서 홈페이지를 만들어줄 만큼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한다. 복잡한 경기기록 결과를 깔끔하고 명쾌하게 전달하는 배기자의 진행 솜씨 역시 아침방송에는 '딱'이라는 평가다.
프로그램 생명력을 유지하는 비결_ 연출을 맡은 서정협 PD는 "뉴스,스포츠,날씨,유머,교양 등 아침에는 출근하는 직장인들에게 줄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우리 프로그램의 특징"이라며 "노래도 최신곡을 담아 프로그램은 젋은 색깔이 한껏 묻어난다."고 자랑이다. <전영혁의 음악세계>와 <김광한의 골든팝스>등 굵직한 전문음악프로그램을 맡은 경험때문인지 서PD의 선곡 능력 또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다 <이본의 볼륨을 높여요>에서 신세대 감각을 익힌 유경숙 PD가 합세해 프로그램은 늘 신선하면서도 독특한 매력을 잃지 않는다. 지난해 서PD와 유PD가 호흡을 맞춘뒤부터 프로그램은 색다른 변화를 모색했다.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코너조정을 하면서연예인 출연을 전면 '금지' 시킨 것 아침방송답게 음악과 정보 중심의 프로그램 색깔을 잃지 않기 위해ㅓ였다. 이런 노력에는 동기의 진한 우정이 한몫 거들었다는 후문. <개그 콘서트> 버전으로 얘기한다면 "우리는 너무나도 유명한 KBS 공채 19기가 아니더냐" 라고 외칠 정도로 서PD와 황 아나운서 사이에는 끈끈한 동기애가 녹아 있다. 황정민 아나운서의 숨은 연기력을 간파했는지 서PD는 연예인이 출연하던 모든 코너를 황 아나운서 혼자 하는게 어떻겠냐고 주문했다. 여러 명의 연예인들이 정신없이 떠드는 것보다 그녀의 독창적인 매력을 청취자들에게 깊이 심어주는 것이 프로그램의 생명력을 이어나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글_ 김고금평(세계일보 기자)
미니 인터뷰_
"저 보통사람이에요"
항상 통통 튀는 모습으로 각인된 아나운서 겸 DJ 황정민. 모르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당당하게 "잘모르겠거든요"라고 오히려 게스트를 놀라게 하는 그녀의 모습에 청취자는 환호성을 지른다. 너무나 꾸밈없고 솔직한 모습이 꼭 내친구 누구와 닮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의 튀는 모습엔 평범한 사람의 보통 정서가 그림자처럼 붙어 다닌다.
남들이 통통 튄다고 하는데....
실제론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차분하고 섬세한 쪽이에요. 나서거나 분위기를 주도하는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오히려 뒤에서 쑥덕쑥덕 얘기하는 타입이라는 게 더 맞을 거예요.
4년동안 진행하며 얻은 인기비결은?....
개인적인 능력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라디오는 한 명만 삐긋해도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가 어려운데 우린 최강의 팀워크를 유지하고 있다고 믿거든요. 한 친구가 "너에게는 기분 좋은 끼가 느껴져 오랫동안 사랑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런 말 들으면 힘이 샘솟아요"
청취자들과의 관계는?....
가족처럼 편한 느낌이에요.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느낄 땐 그들에게서 위로 받으며 충전하고 넘치면 조금씩 나눠주고 그래요.
하고 싶은 일이 많을 것 같은데?...
내년쯤 대학원에 진학해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해보고 싶어요. 프로그램 수를 줄여서라도 전문성을 키우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