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반달에 숨어있는 시대적 의미

[aparigraha]

  반달          윤극영 작사 / 윤극영 작곡

1.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2. 은하수를 건너서 구름나라로
  구름나라 지나선 어디로 가나
  멀리서 반짝반짝 비치이는 건
  샛별이 등대란다 길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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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강과 반달과 달님

집필, 송우/사초집필실 대료

"송군! 대동강 물을 팔아 먹었다는 봉이 김선달 이야기를 아나?"

"예, 알지요."

"그러면 반달을 팔아 먹은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들어본 일이 있나?"

"???"

나는 한 때 월 100만부 이상을 배포하는 어느 회사의 사보(社報)에 한국 원로(元老) 명사(名士)들의 인터뷰 기사를 연재한 일이 있다. 그 때에 만나 뵌 분들을 일일이 기억할 수는 없지만 90이 넘으셨던 국문학자 이희승, 역시 90이 넘으셨던 전직 대통령 윤보선, 90이 다 되시던 동요(童謠) 작가 윤극영, 70이 넘으셨던 정비석 유달영, 그리고 70대에 가까워 오던 시인 조병화, 무용가 김백봉 여사 등이었다.

반달을 팔아 먹은 사람

위의 말은 동요 작가 윤극영 옹(翁)의 말이었다. 90이 다 되시는 노부부가 수유리에 살고 계셨다. 새벽 잠이 없어서 새벽 두 시에 일어나면 그 때부터 비를 들고 마당을 청소하고 걸레를 빨아 마루를 청소하면 한 두 시간이 지나고, 그 때에 아내가 일어나 차를 끓이면 노부부의 아침이 시작된다고 했다.

6.25 동란(動亂)을 맞아 윤극영은 부산으로 피난갔다. 돈이 궁했다. 은행에 찾아가 약간의 돈을 꾸어달라고 하였으나, 키는 6척 장승 같이 크지만 피골(皮骨)이 상접(相接)하고 허리가 구부정한 빈 손 빈 털털이 윤극영이 누구인지 알고 은행에서 돈을 꾸어줄 것인가.

"안됩니다!"

은행 지점장의 말이었다. 돈이 없어 살길이 막막하던 윤극영은 지점장의 말을 듣고 살길이 캄캄했다. 낙망(落望)하여 은행문을 나서던 윤극영의 머리에 번쩍!하는 아이디어 하나가 떠 올랐다. 다시 은행 문을 열고 지점장을 찾아갔다.

"지점장님! 혹시 반달을 아십니까?"

"반달이라니요?"

"왜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라는 반달이라는 동요가 있지 않소?"

"네, 있지요."

"바로 내가 반달을 작사(作詞) 작곡(作曲)한 윤극영이라는 사람이요."

"아, 선생님! 선생님이 바로 반달을 지은신 분이시군요. 제가 몰라 뵈어서 죄송합니다."

"죄송할 거야 무엇이 있겠오. 그런데 지점장! 나 한푼도 없으니, 그 '반달'을 저당 잡혀 돈 좀 꾸어 주시요."

한국 민중의 이름들

윤극영 선생과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윤극영은 그 때에 자신이 작사 작곡한 반달을 저당 잡혀 몇 푼의 돈을 은행에서 빌어 고통스러운 피난 생활을 했다고 한다. 우리 어머니 '달님의 이야기'도 사실은 달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했겠으나, 아버지 고향을 생각하다 보니 '600년 노거수 이야기'로 시작했다. 이제 달덩이 같고 구슬[옥(玉)]같은 달님 강월옥(姜月玉), 나의 어머니가 시집오던 이야기를 시작할 때가 되었다.

어머님 이름이 월옥(月玉)인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 당시에는 아기를 낳으면 지금처럼 금방 이름을 짓고 호적에 올리지 않았다. 영아(?兒) 사망률(死亡率)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판소리 흥부와 놀부의 이야기에 나오는 가난한 흥부네 집이 줄줄이 낳아 놓은 자식 새끼들의 이야기는 비단 흥부네 집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 때의 우리나라 거의 모든 집들이 그토록 많은 아이를 낳고 있었다.

그래도 흥부네는 지지리 가난할 망정 자식 복(福)이 있는 집이었다. 다섯을 낳으면 두 세 아이가 죽고, 열을 낳으면 너 댓 명만 생명을 부지(扶持)하여 성인(成人)이 되었다. 덕실리 강병달도 셋째 딸을 낳았으나 처음에는 이름을 짓지 않았다. 그져 갓난 아이라는 일반적인 뜻으로 '간난이'라 불렀다. 간난이는 그 시대 영아들의 통칭이었다. 네 집 내 집 뉘집 할 것 없이 아들이건 딸이건 낳으면 거의 모두 간난이라 불렀다.

백일과 돐

간난이가 세상에 태어 난 지 백일이 되었다. 인생에 있어서 생후(生後) 백일이란 대단히 중요하다. 어머니 뱃속에서 열 달 동안 자란 아이가 세상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가, 없는가를 시험하는 기간이 바로 백일이다. 백일이 지나지 못해 대개의 아기들은 죽어갔다. 백일을 지나면 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판단 된다. 그 때에도 대개는 아이에게 이름을 지어 주지 않는다. 백일을 지냈대서 아이가 산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백일을 지난 달님에게 지어진 이름은 '또달이'였다. 첫째도 딸, 둘째도 딸인 집안에 셋째마져 또 딸을 낳아 가족들과 동네 사람들이 셋째를 또달이라는 애칭(愛稱)으로 불렀다.

첫 돐이 되었다. 첫 돐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의미를 갖는 생존(生存)의 신호(信號)이다. 그 때서야 그 때 사람들은 호적(戶籍)에 올릴 정식 이름을 짓게 된다. 돐을 지난 셋째를 보니 얼굴이 꼭 달덩이 같았고, 달덩이 중에서도 티가 없는 옥(玉)과 같았다. 강병달은 셋째 딸의 이름을 달 월(月) 자에 구슬 옥(玉)자를 붙여 월옥(月玉)이라 짓고, 호적에 올렸다.

대동강 물을 팔아 먹었다는 봉이 김선달과 반달을 저당 잡혔다는 동요 작가 윤극영과 우리 어머니 강월옥 님 중에 현실적으로 보면 누가 가장 훌륭한 사람일가. 말할 것도 없다. 김선달이 가장 선견지명(先見之明)이 있는 사람이었다. 요즘 맑은 물 장사가 얼마나 잘 되는가. 대동강 물을 다 팔아 먹을 때까지 김선달과 김선달의 자식들은 영원 무궁토록 부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윤극영은 신용(信用) 사회의 첨단(尖端)을 걸은 사람이었다. 반달을 저당 잡혀 은행 돈을 썼다니 그것이 신용 거래의 첨단이 아니고 무엇일 것인가.

신화가 깨지던 날

그러나 어머니 이름 속에 있는 '달님의 구슬'이나 윤극영의 동요 속에 나오는 '계수나무 밑의 토끼 한 마리'는 유인(有人) 우주선(宇宙船)인 아폴로가 달에 착륙하면서 신화(神話)가 깨졌다. 나도 그렇지만 유인 우주 왕복선이 달에 착륙하기 전에는 달은 신비(神秘)로운 존재였고, 달나라에는 계수나무가 있고, 토끼들이 방아를 찧고 있다는 신화를 현실처럼 믿고 있었다.

달에 아폴로가 착륙하던 날, 나는 혹시 달 속에 토끼가 있나 하는 기대와 함께 새로운 세계에 대한 극도(極度)의 긴장감으로 마음을 조리며 텔레비젼 중계 방송을 지켜 본 일이 있다. 달에 토끼는 없었다. 계수나무도 없었다. 신화가 깨지는 순간, 나는 인간의 위대한 과학의 승리를 지켜 보면서, 자연은 자연 그대로, 우주는 우주 그대로, 신화는 신화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가장 좋겠다는 아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달님이 시집을 오기 전 해의 가을이었다. 덕실리 부호(富豪) 강병달의 집에 목수(木手)들이 왔다. 강병달으 목수를 되리고 하루 종일 걸어가 오랫 동안 보아 오면서 점을 찍어 놓았던 한 그루의 우람한 나무를 가르키며 입을 열었다.

"이 나무는 어떤가?"

"글세요."

목수가 나무를 보고 신통한 대답을 하지 않자, 강병달은 다음 날에 또 다른 나무를 보려고 또 다른 마을로 갔다.

"그러면 이 나무는 어떤가?"

"....."

첫 사람 첫 사랑 첫 나무

목수가 또 묵묵부답(默默不答)이었다. 이렇게 하기를 얼마나 했을가? 여러 나무를 본 목수가 드디어 '처음 본 나무가 가장 좋다'는 말을 했다. 아마도 세상 만사 인간 만사가 다 그런지 모른다. 처음이 더 좋다. 처음 것이 가장 좋다. 사랑도 사람도 그렇다. 첫 사랑 첫 사람이 가장 좋다.

목수는 나무를 뵈어 집으로 가져와 햇빛이 닿지 않는 곳에 쌓아 놓고 자연 건조를 시작했고, 겨울이 되면서 목수들을 다시 와서 나무를 켜기 시작했다. 달님의 결혼 혼례식(婚禮式) 날자가 잡혔기 때문이다. 아름드리 나무를 켜서 곱게 톱질하여 달님이 시집 갈 때에 가지고 갈 장농을 짜기 시작했다. 참으로 좋은 나무였다.

당시로는 흔히 보기 볼 수 없는 장농이었다. 벌목을 주업으로 돌아다닌 강병달이 아니면 그런 나무를 구할 수가 없었다. 가운데에 '세로로 긴' 조그마한 장이 하나 있고, 그 작은 장을 중심으로 가운데 장의 세 배 정도되는 장을 좌우에 연결하여 설치하는 대형 장농이었다. 웬만한 집에는 들어갈 수도 없고, 그런 장농을 들여 놓을 방을 가지고 사는 집도 그리 흔치 않았다. 내 기억으로는 이 장의 잔해가 1960년대 말까지 관자리 우리 집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달님을 시집 보내기 위하여 이렇게 큰 장농을 새로 짤 정도였으니, 그 안에 들어갈 옷과 이불, 그리고 채단(綵緞) 등의 준비는 이루 말할 수가 없이 많다. ?째 딸 달님이 시집 갈 때에 가지고 갈 이불을 비롯하여 옷가지들은 추수가 끝나면서 서둘러 준비해야 했다. 몇 채의 목화 솜을 넣은 비단 이불을 준비하고, 신부와 신랑이 입을 옷가지들을 준비하였다가 장이 완성되자 채곡채곡 쌓아 넣었다. 드디어 신랑을 맞을 새 장에서는 새옷과 새 이불 냄새가 새로 만든 장농의 나무 냄새와 함께 어우려져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향기가 가득히 풍겨 나왔다.

[ 명곡해설] 윤극영의 반달

 <반달>이 나온 1920년대는 우리나라에서 근대 음악의 싹이 트는 시기로 창가, 예술가곡, 동요, 유행가가 하나의 개념으로 이해되었다. 그래서 서양음계와 박자로 된 노래는 어떤 종류든 함께 애창되었다.

 어른들도 <반달>을 즐겨 불렀고 <봉선화>와 같은 예술가곡과 함께 <두만강 뱃사공>, <황성 옛터>같은 유행가도 인기를 모았다.

 1923년은 이 땅의 어린이들에겐 기념비적인 해였다. 이 해 소파 방정환에 의해 처음으로 '어린이'라는 낱말이 지어졌고 그 해 5월 1일에 기해 '어린이 날'이 마련되었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동화집인 <사랑의 선물>이 출판되었고 뒤이어 역시 우리나라 최초의 본격적인 동요 <반달>이 나왔던 것이다. 이 땅의 어린이들이 우리 동화를 읽고 우리 동화를 부를 수 있게 된 것이다.

 동요 <반달>이 나오기까지 우리 어린이들은 우리 동요를 부를래야 부를 노래가 없었다. 있었다면 고작 방정환이 외국 곡조에 맞추어 지은 "날 저무는 하늘에 별이 삼형제......"가 어린이들을 위한 유일한 노래였다.

 <반달>은 작곡된 직후 나이의 구별없이 온 겨레의 노래가 되었다.

 <반달>을 작사, 작곡한 윤극영은 당시를 회상하며 "전혀 뜻밖이었어요. 그렇듯 짧은 세월에 그렇게 까지 널리 퍼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반달>을 작곡한 날까지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1923년 9월 9일, 21살의 청년이던 윤극영은 서울 삼청공원에 이웃한 소격동에 살고 있었다. 그에겐 누님 한 분이 있었다. 그 누님은 그보다 10년이나 위인데 다가 일찍 경기도 가평으로 출가하여 얼굴조차 잊어 버릴 정도였다 한다.

 "그 누님의 시집은 가운이 기울어 가는 양반집이었지요. 가난 속에서 무척 고생스러운 시집살이를 하고 있어 평소 저의 양친께서도 가슴 아프게 여기고 있었지요. " 79살의 주름진 얼굴이 어두워진다.

 그 누님이 세상을 떠난 것이다. 밤을 지샌 그에게도 새벽이 왔다. 윤극영은 삼청공원으로 가 남몰래 실컷 울었다.

 <반달>의 악상이 떠오른 것이 바로 이 때였다 한다. 울음이 끊어져 멍하니 하늘을 쳐다봤다. 은하수 같은 엷은 구름 너머로 반달이 걸려 있고, 그 멀리로 샛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누님을 잃은 슬픔 속에서 태어난 <반달>은 나라를 잃은 슬픔에 잠겨 있던 당시의 온 겨레의 마음 속에 파고 들었다. 돛대도 삿대도 없이 정처없이 흘러가는하얀 쪽배는 곧 조국의 슬픈 모습이요, 간도, 중국으로 유랑하는 겨레의 외로운 모습이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사람들은 <반달>로써 빼앗긴 나라의 쓰리고 아픈 마음을 달랬던 것이다.

 이 노래가 불길처럼 퍼지게 된 데에는 당시 윤씨가 주재했던 소녀 합창단인  '다리아회'의 힘이 컸다.

 이 노래엔 일화가 많다. 윤씨가 만주에 있을 때 아시아 전역의 일본화를 지원키 위한 일본 연예단의 공연이 있었다. 한 가수가 <반달>을 부르고는 "이 곡은 조선인이 작곡했다고 잘못 전해지고 있는데 일본인의 작곡이요."라고 설명을 했다.

 이 자리에 있던 윤극영과 그의 동료들이 항의를 했다. 그 일본인은 몰래 윤극영의 집으로 찾아와 "작곡자가 이런데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하며 사과를 했다는 것이다.

윤극영은 <반달>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도 했다. "담보물은 없소.
그러나 나는 <푸른 하늘 은하수>의 작곡가요."라고 했더니 돈을 빌려 주더라는 것이다.

 "<반달>의 후광으로 살고 있는 거죠."하며 윤극영은 쓸쓸히 웃는다.

 자료 출처: 'Opencity Classic' 홈페이지의 명곡해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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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思論] 후천용화세계(後天龍華世界)로 배 저어 가자

   - 동요 반달에 숨어진 견우와 직녀 ]

   동요 반달을 듣고 있자면 우리의 어릴 때 기억 들이 제일 먼저 떠오를 것이다,  친구와 둘러앉아 손뼉을 마주치며 그렇게도 많이 부르던 다정 다감한 우리의 노래인 것이다.

   다정한 친구와 손뼉을 마주치며 느끼는 공동체의식은 어려웠던일제시대를 헤쳐 나가려는 민족의 독립운동의 뿌리가 아니었을까

   시대를 초월한 동요반달은 동족상잔의 비극앞에서도 굶주린 배를 쥐어짜던 보리고개 때에도 우리 서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뭉칠 수 있게 해 주었던 민족혼이 서려 있는 그런 노래로 기억 되어진다.

   그렇다면 과연 동요반달에는 시대를 초월한 남모를 중요한 의미가 서려 있지는 않는지 살펴보자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은하수를 건너서 구름나라로
  구름나라 지나선 어디로 가나
  멀리서 반짝반짝 비치이는 건
  샛별이 등대란다 길을 찾아라

위동요의 객관적 주체는 달나라에 살며 계수나무 밑에서 절구질을 하고 있는 백토끼(白卯)이다.

그 백토끼가 반달이라는 쪽배를 타고 은하수를 건너서 구름나라를 거쳐서 서쪽나라로 항해를 하며 나아간다.
그 머나먼 항해의 이정표가 되는 것이 샛별 이란다.

  한밤에 밤하늘을 바라보면 동요에 나와있는 모든 일들이 펼쳐지고 있다 .

밝은 반달(상현달)이 낮부터 동쪽 하늘에 떠서 해질녘 서쪽하늘을 밝게 비추는 장경성(금성)을 따라 길게 펼쳐진 은하수를 건너서 서쪽하늘로 넘어간다.

 아침이 되면 장경성은 지구를 한바퀴돌아 태양의 이정표가 되어 동쪽하늘에 밝게 비추다가 태양과 함께 사라지고 만다.

여기서 우리가 차분히 음미해 보아야 할 것은 백토끼의 존재일 것이다.

한자 자전을 통해 은하수를 건너는 백토끼의 존재를 살펴보면

   銀河 ; [江總] 織女今夕渡銀河
   은하    강총   직녀금석도은하

고서 [강총]의 기록에는 직녀가 이제 곧 저녁이 되면 은하를 건너게 된다고 하였다. 아마도 은하는 밤에만 건너가야 되는 것 같다. 글의 뜻으로 본다면 은하는 맑고 깨끗한 강을 의미하는 것이다.

은하세계는 직녀가 살고 있는데 織女(직녀)는 베를 짜는 여자일까요?

   織女 ; (織女星의 略語) [荊楚歲時記]  天河之東有 織女 天帝之子也
   직녀    직녀성     약어   형초세시기    천하지동유 직녀 천제지자야

직녀라는 뜻은 하늘의 강(은하수너머)동쪽에 있는 직녀가 바로 하느님의 자식( 백토끼 ) 이라는 뜻입니다.

하얀 토끼는 직녀성을 뜻하는 것으로 인류를 창조하려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를 하얀 토끼로 표현한 것이다.  선천시대는 하나님께서 관활하시는 태양(日)의 시대이지만 후천시대는 견우성(玄卯)이 지배하시는 月(달)世界로서 하얀 쪽배는 반달을 하얀 쪽배로 표현한 것이다.  개벽시대는 여왕의 시대로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나라로” 흰토끼인 동방에 있는 직녀가 가는 곳은 月宮으로서 후천세계(서방극락정토)로 간다는 뜻이다.
            
하얀쪽배(반달)란 백의민족이 타고 가는 배란 뜻이고, 쪽배란 노아의 방주와 같이 큰배가 아니고 작은 배로서 백의민족이 타고 하늘나라인 銀河世界(은하세계)로 건너 간다는 뜻입니다.

그럼 달나라에 있다는 계수나무의 정체는 무엇인지 대자전에서 月桂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月桂 ; 折桂 [避暑錄 ] 世以登科爲 折桂. 其後以月中有桂. 故以謂之
           月桂.
   월계 ; 절계  피서록  세이등과위 절계. 기후이월중유계. 고이위지
            월계

月桂는 月桂樹 또는 月桂冠의 약자로도 사용하며 월계관은 올림픽경기 중에서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마라톤의 우승자의 머리에 씌워주는 최고의 영광을 말하기도 한다.

피서록에 기록된 월계수의 뜻은 세상에서 급제하여 달에 있는 계수나무를 꺾었다는 것이다.
인간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불가능을 가능케 했다는 뜻으로 사망권세를 이기고 최초로 월세계에 도달해서 새로운 계수나무로 변했다는 것이다. 그(其)는 이미 옛부터 존재하던 분으로 태초에 이땅에 내려오신 견우(미륵부처님)를 의미합니다.

桂樹나무는 나무가 아닌 죄와 상관이 없는 木石같은 존재를 말하는 것으로 위에 나오는 견우성의 상징으로 후천세계를 열어갈 성군(聖君)을 뜻하는 것입니다.

위의 동요와 七夕(칠석)과 연관이 되는 것은 칠석에는 반달(상현달)이 뜬다는 것이다.

견우와 직녀가 만난 날을 칠월칠석(七月七夕)이라 하는데 칠석에 대하여 알아보면.
    
   七夕 ; [風俗記] 織女七夕當渡河 使鵲爲橋
   칠석    풍속기   직녀칠석당도하 사작위교

칠석에 대하여 고서 [풍속기]에서는 직녀가 칠석일에 당연히 강을 건너야 된다고 하였다. 여기서 사작(使鵲)은 하나님의 사신으로 까치가 왔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그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먼저 하나님의 사신으로 온 까치가 놓은 다리를 건너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매년 칠월칠석이 되면 견우와 직녀가 만나서 화촉을 밝힐수 있게 하늘에 빌고 나아가서 후천 월세계가 빨리 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루떡에 고사도 지내고 하였던 것입니다.

   
   烏鵲 ; [魏武帝] 月明星稀烏鵲南飛
   오작    위무제  월명성희오작남비

[위무제]에 기록된 오작(烏鵲)의 뜻은, 달이 밝은 빛을 발휘하게 되는 때에는 보기 힘든 별,  성희(星稀) 또는 희한한 별로 변한 오작은 남쪽으로 날아갔다는 것이다.

위의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반달이란 동요에 내제 되어 있는 숨은 의미는
동방에 있는 직녀가 반달을 타고 은하수를 건너서 견우를 만나서 화촉을 밝히고 달속에 있는 계수나무를 통해 월세계를 만들어 서방 극락정토 세계(아미타불, 歸命)로 나아간다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그토록 우리민족은 그어려움의 시대를 살면서도 삶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이 반달이란 노래를 통해 다가올 후천 시대를 기다리며 시름을 잊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작사 작곡가 윤극영선생 스스로도 이러한 내용을 자세히 알았던 몰랐던 동요 반달이란 노래에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심오한 우주의 역사가 숨어 있는 참으로 위대한 노래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아마도 윤극영 선생 스스로가 밝혔듯이 "<반달>의 후광으로 살고 있는 거죠” 라는 말이 다시한번 가슴에 와 닫는다.

우리의 마음속에 반달이란 동요를 간직하며 견우(미륵부처님)와 직녀의
後天龍華世界(후천용화세계)가 하루 빨리 열렸으면 합니다. 

미천한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쓴이 : 將山  ( 2004년 9월 9일 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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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1924년 10월 20일
 
  이 노래에서 느끼는 것은 첫째로 비유가 알맞고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달은 쪽배에, 샛별은 등대에 비유되고 있다. 밤하늘은 쪽배가 건너가는 넓은 바다이다.
  옛적부터 우리 나라 사람은 달나라에 계수나무와 토끼가 산다고 믿어 왔다.  이러한 우리 옛 이야기를 살린 점이 또한 훌륭하다.
  계수나무와 토끼가 타고 있는 하얀 쪽배는 푸른 바다(밤하늘)를 건너가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쪽배가 은하수 위에 떠서 은하수를 건너다니는 것으로 이해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노래의 첫연은 자칫 그렇게 해석될 수도 있다.)
  은하수는 밤하늘의 작은 일부다. 반달은 밤하늘 전체를 건너가는 것이지 밤하늘의 일부를 건너다니는 것은 아니다.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에서 돛대도 삿대도 없는 반달 쪽배의 움직임이 즐겁게 표현되어 있다. 넓은 바다를 건너는 쪽배의 기분이 십분 살아난다.
  그러면서 이 하얀 쪽배는 구름나라를 지난다. 그리고 멀리 반짝이는 샛별 등대를 맞는다.
이 노래를 쓸쓸한 노래로 잘못 보는 사람이 있다. 어느 구절 어느 대목이 쓸쓸한가. 절대로 쓸쓸한 내용이 아니다.

 - 이재철, 신현득, 제해만, 노원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