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의 달 (엠티후기)

[원조킹]

외롭고 거친 현장생활이 싫어 결국 짧게 끝내긴 했지만

킹도 한땐 지구를 조각하는 예술가라 자위하면서

짧게나마 국토개발의 선봉장 역할을 했던 경험이 있다.

멀쩡한 금수강산을 파헤쳐 환경을 파괴한다고

공사를 반대하는 환경보호주의자들도 있긴 하지만,

한편으론 건설인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그런 고속도로가

수 많은 사람들에게 가고 싶은 곳으로 쉽게 멀리 떠나 갈 수 있는

자유를 선물하기도 한다.

경춘고속도로가 아니었더라면 오지나 다름없을,

북한강과 합류 직전인 홍천강 하류변에 위치한 ‘호수와 통나무’가

아마도 중년살사의 엠티장소로 선정되지도 않았으리라.

신의 계시였는지, 아님 맘보 누님들의 간절한 소망(?)이 있었는지

밤의 중요한 약속 때문에 낮에 일도 안했건만

그 약속이 연기되는 바람에 엠티에 갈 수 있었다.

펜션에 도착하자마자 강변 테라스 테이블에서,

우연히 촬스홍(?)님 옆에 앉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크리스탈님 남편이 아니시던가!

둘이 죽이 맞아 참으로 오랜만에 술잔에 달을 띄우게 되었다.

다른 분들은 그저 술마시느라 정신없어 보이던데,

관찰력이 풍부한 킹은 수 많은 달을 찾을 수가 있었다.

밤하늘의 달도 제법 밝던데 강물에도 달이 떠있지 않던가!

바로 술잔으로 떠서는 촬스홍님께 한 잔 드렸다.

그래도 여전히 강물에 그 달이 떠있기에 킹도 한잔 떠 마셨더니만

허전했던 마음에 밝은 달이 둥둥 떠다니니

모든 살세라들의 두 눈동자에도 달이 차지 않던가!

달로 인해 들 뜬 그 마음을

중간 중간에 시바스리갈, 데낄라, 발렌타인18년산이 더욱 부채질하니

새벽 한 시가 넘도록 춤을 출 수가 있었다.

한 분도 빠지지 않고 평균 두 곡 정도 춘거 같은데,

밝은 달이 들여다보는,

물안개가 슬슬 피어오르던 강변의 통유리 벽면 안에서 춤추는 맛도

색다른게 일품이었다.

술과 함께 시작된 바비큐파티는,

누구는 고기가 아주 맛있다 했고,

누구는 가지 볶음이 별미라 했으며

킹은 개인적으로 된장찌개가 아주 구수하고 맛났다.

그 구수한 된장찌개처럼 구수하신 미소로님이

타이라, 카라, 까밀라님의 영향을 받으신건지

요즘은 ‘~라’ 가 대세라기에 닉을 ‘미소라’로 바꿨다 하니

옆에 있던 망고님이,

“그럼 나도 ‘망가’로 바꿀까?”

라고 하시던데, 일본어로 ‘망가’가 ‘만화’를 의미함을 아시는지?

그렇담 순정만화의 여주인공이 되어보고 싶다는 속내를 내비친건지^^.

앞으로 이왈, 체라, 헬란, 에스다, 큐티엔잘, 고운여장

등의 닉네임이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헬렌님은 춤은 별로 안추시고 무슨 신부수업을 실습하는 것도 아닐텐데

디저트용 과일깎는데 더 열성을 보이는듯 했고,

안산의 지니님은 미용비누를 선물해주셔서가 아니라

출첵의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아름다워 보였다.

아마도 그 핸드메이드 비누로 세안을 해서

피부가 아기처럼 뽀얗고 부드러우리라 ^^.

이월님은 고대하셨을 음주살사를 제대로 만끽하시는듯 했고,

킹을 홍대에서 자주 봤었기에 인사를 했더니만 모른 척 해서 무안했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이 아니더라던 이지라틴 출신 살세라분,

초보임에도 바차타 리듬을 잘 타시던 살사로 출신의 살세라분,

홀딩을 청하니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초보라며 매우 어려워 하시던 카라님,

6개월 밖에 안됐다던 실비아님 등등,,,,

‘여리’ 라는 분이 오신다기에

혹시나 킹이 아는 동생 그 여리는 아닐까?

하는 거의 가능성이 없는 추측도 해봤지만

역시나 그 여리는 그 여리가 아닌 ‘비치범’님이었다.

또한 ‘young'님은 생각보다 그리 젊은 분이 아님을,

다나메님이 이번 운영진이 된 사실을,

체격은 작지만 마음이 한아름 포근하실것 같은 한아름님,

친구들과 게임하느라 한 주에 한 번 정도 뱀샘하는건 일도 아닌데

춤추며 밤샘하는건 쉽지 않겠다던 리비님 등을

이번 엠티를 통해 알게 되었다.

뉘인가 캠프파이어 그런거 하지 않냐고 물으시던데,

요즘은 환경과 화재예방, 안전 등의 이유로 거의 하지 않는 분위기고

대신에 작은 불꽃놀이가 있었다.

비록 한강의 불꽃축제만치는 화려하지 않았을지라도

밝은 달과, 밤의 물안개와, 좋은 음악과 달콤한 술이

그걸 보상해주는 듯 했다.

일부는 춤 위주로, 일부는 술자리 위주로 엠티를 즐기시던데

자세한건 저 하늘의 둥근달에게 물어보면 잘 알 것이고,

단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평소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들 하시더만

나이는 결코 숫자에 불과한 것 만은 아닌건지,

춤은 새벽 한 시가 조금 넘으니 끝나버렸고

고스톱판이 펼져지지 않던가!

킹이 경험했던 춤동호회 엠티라면 새벽 네 시 까지는 춤을 추고

그 후로 두 시간 동안은 노래를 부르는게 정석이었는데

또 다른 경험이었다.

근데 그게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게 그 대신 잠은 편히 잘 수가 있었다.

맘보누님들의 영원한 로망이자

클럽맘보의 전속DJ인 ‘디에고‘ 님이 친히 참석해서

고수준, 고품질의 음악을 담당했건만

춤이 일찍 끝난 게 많이 아쉬웠다.

아침에 강물 위로 새하얗게 피어오르던 물안개와,

역시 안개로 산 중턱까지 가려져서는

정승대감의 갓처럼 산봉우리만 보이던 풍광 등이 일품이었고,

그런 장면을 놓칠새라 하와이안님과 고운여정님은

카메라의 셔터를 찰칵찰칵 연신 눌러댔다.

하와이안님과 선비님이 끓인 컵라면을 맛나게 먹고는 귀가하던 차 안에서

선군님 춤이 많이 좋아졌다는 모시모님의 말을 시작으로

체리님, 어사님이 주가 되어 춤에 대한 열띤 토론이 진행되었다.

근데 밤에 귀가할거라던 선비님의 꼬임에 꾀어

선비님 차를 타고 오신 큐티엔젤님은

마땅한 귀가차량을 섭외하지 못해

지난 밤부터 마치 떵 마려운 강아지처럼 안절부절 못하시더만

귀가하셔서 아들 생일상은 잘 차려 주셨는지 모르겠다^^.

중년이라는 특성상 여느 젊은이들의 동호회 엠티와는 조금은 다른,

하지만 그리 크게 다르지는 않고 좀 더 품격이 있던

이번 중년살사의 엠티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에게

이번 엠티가 각자의 삶에 있어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삶이 힘들고 지칠 때,

그 추억을 떠올리며 우울한 마음을 밝게 비춰줄

각자의 마음속의 달이 되었으면 하면서

엠티후기를 마친다.

[hawaiian]

멋진 엠티후기네요...^^ 마치 시한편을 읽는듯 했습니다...
원조킹님...함께하셔서 참 좋았구요...
담에는 우리 대화도 많이해요^^
수고 많으셨어요...

[이월]

역시 음주살사가 더라구요.
시간이 안되실 줄 알았는데...함께 할 수 있어 좋았어요^^

[Crystal]

역쉬 킹님의 살사 강의 역시 일품이었어요..... 고수는 뭐가 라도 다른것 같아요...

[춤추는 원진]

음주 덕분에 좀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그래도 무척 겁고 재미난 엠티였어요...담에 또 함께해요...후기 잘 읽었습닌다..^^

[고운여정]

와우~~후기 넘 잘읽었어요..글솜씨도 좋으시네요..^^

[헬렌]

역시 후기는 킹이 킹짱이여!!!

[헤라]

원조킹님 출첵과 후기에서 뉘신지 궁금했는데
몇번 얼굴은 뵙적있는데 닉을 몰라서리 ㅎㅎ
정말 반가웠구요~
잘부탁드립니다^^

저 지니아니고 헤라로 기억해주세요 호호호

[미소라]

진짜 글 맛있게 잘 쓰시네~! 일찍 춤판?이 끝나버린게 젤로 아쉬웠어요 저도 ^^

[선비]

ㅎ ㅎ ㅎ 킹님 우리 쭉 함께해요...^^ 늣게라도 합류하게되서 넘 즐거웠어요. 후기 감사 합니당...^^

[Cherry^^]

함께해서 즐거웠어요~ 원조킹님^^

[ㅌrㅇiㄹr]

오실줄 알았어요..킹님..^^

[찰스-홍]

O-King님! 인사가 늦어서 미안해요 -자상한 개인지도와 첨인 살사MT(실은 많이 망설였어요...)에서 새로운 동호회 사람을 만나고 한편으로서는 다른분위기에서 좋은 경험을 할수있어 메우 좋았어요.솔찍히,킹님의 포스때문에 첨엔 다소 어색.주눅 들었는디...원조킹님의 남만과 유머에 많은걸 생각하고 배었어요.멀리있다보니 자주미팅은 힘들지라도 지난번처럼 쭈욱 지도.관심부탁드리고요..이가을 멋잇고 좋은 추억 많이 만들길...
PS: 덕분에 자신감 조금 생겼어용-열심히 기본부터/충실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