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80년대로 시간 여행을 하고 십다면, 국립민속박물관 야외전시공간인 '7080 추억의 거리'를 가보세요.
이전에도 추억의 거리가 있었지만 올해 초 새롭게 단장해 전보다 볼거리가 많아요.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옛 것을 그리워한지요.
옛말에 '수구초심'이란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여우가 죽을 때 제가 살던 굴이 있는 언덕 쪽으로 머리를 둔다'는 뜻으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이르는 말이지요.
옛 것에는 고향이 될 수 있고, 지난 날 추억일 수도 있고요.
자~, 그러면
7080년대 국민학교로 되돌아가봅시다.
월요일 아침 전교생들이 모인 운동장, 단상에 오른 교장 샘의 기나긴 연설이 시작됩니다.
'으음~~, 현충일이 얼마남지 않았지요. 이 날은 어떻게 보내야할까요? 나라를 지키다 돌아가신 많은 분들을 노고에 감사를 느끼며 조용하게 보야겠지요.'
길면 20분 짧으면 10분!
학생들은 여중셔 자세로 서있는 게 힘들어, 어떤 사람은 발 장난을 하고, 다른 학생은 옆 사람과 이야기하기도 하며, 때로는 조는 아이도 있었다.
운동장보다 높은 단상에 이런 모습이 안 보일까?
고개만 살짝 돌려도 훤히 알 수 있어, 참을성이 없는 교장은 즉빵
"저~~, 저기 저 학생, 똑바로 안 서있을래."
이때만해도 학생인권조례가 없기 때문에 아침 조회가 끝나고 교실로 입실하면, 담임 샘에게 무진장 혼나고 얼차례도 받았다.
708ㅇ 추억의 거리에는 이런 모습이 복원되어 있다.
● 북촌국민학교:
운동장 단상, 독서상, 신발장, 청소함, 칠판ㆍ분필ㆍ지우개, 시간표, 조개탄ㆍ난로ㆍ양은도시락(변또), 책가방, 마루바닥 등
● 현대문구사:
각종 스티커, 딱지, 돼지저금통, 풍선 등
● 근대화슈퍼:
쫀드기, 국수, 짱구, 라면땅, 바가지, 초, 환타, 콜라, OB맥주 등
● 꾸러기만화:
각종 만화책
● 화개이발관:
돼지그림( 일명 이발소 그림),수건,비누, 면도기, 이발도구함,거품솔 등
● 약속다방:
뮤직박스( 턴테이블, 각종 LP판 등),의자 등
● 종합전파사:
워크맨( 파나소닉)
테레비, 전기밥솥,라디오, 전축 등
● 기타 장수탕,풍년상회, 만나분식, 스타의상실 , 서울사장(사진관)
이 중 특히 기억에 오래 남는 건 '약속다방'이다.
나는 1980년대 후반에 고딩을 졸업했기 때문에 졸업 후에야 음악다방에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누구를 기다리며 좋아하는 노래와 사연을 쪽지에 적어 디제이가 있는 뮤직박스 앞에 놓으면 그는 그 내용을 읽어준 다음 노래를 틀었다.
이 땐 살짝 디제이가 부러웠는데 좋아하는 노래를 음질 좋은 LP판으로 맘껏 들을 수 있어서고, 누구의 사연을 읽어주는 게 좋아보여서다.
고딩 때인 이 때만해도 학생들이 갖고 싶어한 것은 손바닥만한 크기로 허리에 차고 걸으며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워크맨인데, 우리 반의 반 이상은 이것을 갖고 있었다.
소니와 아이와 등 일본 제품은 10만 원을 넘었지만, 늦게 진출한 삼성의 마이마이는 4만원~6만원 대였다.
나 역시 소지하교 있어 방과 후 자율학습 시간에 감독 샘 몰래 노래를 듣곤 했었다.
이 때 인기 있던 노래는 오늘 밤, 젊음의 노트, 젊은 그대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