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 현장] 30~40대 치매 환자 는다
[KBS TV 2006-09-21 09:26]
<앵커 멘트>
여러분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세요?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치매의 날인데요, 치매로 고생하시는 분들 많죠?
네, 당사자는 물론이고, 가족들의 고통도 이루 말할수 없죠~ 게다가 요즘에는 치매에 걸리는 연령이 낮아져서 3,40대 환자들도 증가하고 있다죠?
최영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치매는 노인성 질환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인데 왜 이렇게 젊은 사람들이 자꾸만 치매에 걸리는 걸까요?
<리포트>
초로기 치매는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뇌에 독성 단백질이 생겨 뇌세포가 파괴돼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유전성이 강해 젊은 나이에도 발병할 확률이 있다는데요. 한창 일할 나이에 치매에 걸리다 보니 본인과 가족이 겪는 고통은 무척 컸습니다.
화면 보면서 자세한 이야기 전해드리겠습니다.
몇 분 전 아이들과 헤어진 장소를 잊어버린 주인공. 안타까움에 주위의 도움을 청해보지만 외면만 당합니다.
알츠하이머 병으로 기억을 잃어 가는 40대 남성의 이야기를 통해 초로기 치매 환자들의 고통을 보여준 드라마인데요.
올해 47살의 이기영 씨도 최근 초로기 치매 환자로 판정 받았습니다.
5년 전부터 기억력이 급격히 떨어지더니 요즘 들어 더 심해졌는데요. 취재진이 있는 동안 라면을 끓이다 TV에 열중하면서 그만 라면 끓이던 것을 잊었습니다. 이런 일은 다반사라는데요.
<현장음> "물이 다 졸았네. 아이고 미치겠네?"
워낙 깜박깜박해 물건을 잘 잃어버린다는 이 씨. 안방 서랍에선 부탄가스와 칫솔까지 나왔습니다.
<인터뷰> 이기영(가명. 47세 / 초로기 치매 환자) : "집안 물건을 정리 정돈하는 게 잘 안 되고, 물건을 어디에 놔두었는지 기억도 안 나고······."
방안 곳곳에는 이 씨가 써 놓은 메모들이 보였지만 보관을 못해 확인하는 것 도 큰 일이라고 했는데요.
<인터뷰> 이기영(가명. 47세 / 초로기 치매 환자) : "적어 놓지 않으면 언제 누구를 만나야 하는지 기억을 못 하니까 알기 위해서 적어 놓았는데 그걸 보려면 집에서 한참 동안 찾아야 해요."
중요한 물품을 따로 보관하는 금고의 비밀번호마저 벽지에 써 놓은 상태. 건 축업을 했었지만 이런 초기 치매 증세로 현재는 기초생활보호 대상자에게 지원되는 20여 만원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기영(가명. 47세 / 초로기 치매 환자) : "약값이 너무 비싸서 약도 못 먹고, (건망증이 심해서) 일도 마음대로 못 하다 보니까 하루하루 생활하는 게 너무 힘들어요."
이 씨와 함께 병원을 찾아 뇌파검사 등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해보았는데요. 치매진단테스트 결과 이 씨의 점수는 기준치인 24점을 밑도는 19점.
<인터뷰> 김홍근 (신경정신과 전문의) : "이 환자는 치매입니다. 알츠하이머 치매로써 아직은 심한 정도는 아니지만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중증으로 점점 심해져 갈 것입니다."
이 씨가 할 수 있는 건 치매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화투놀이와 글 쓰기 연습 정도. 결혼을 전제로 동거하던 애인마저 떠난 상태에서 40대에 치매진단을 받은 이 씨는 그저 막막하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이기영(가명. 47세 / 초로기 치매 환자) : "아직 젊은 나이인데 벌써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죽을 지경이에요. 이렇게 살면 안 되는데 왜 이렇게 정신이 없는지······."
치매 요양원에서 만난 48세의 송미란 씨. 40세에 발병한 미란 씨는 현재 자신을 요양원 직원으로 여기고 있었는데요.
<인터뷰> 송미란 (가명. 48세 / 초로기 치매 환자) : "여기에서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기강이 잡히지 않아요. 할머니들이 치매이다 보니까 치매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아시면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송미란 씨는) 치매가 아니세요?? 네. 저는 치매가 전혀 없고 정상이죠."
양말을 신은 발에 다시 양말을 신는 53세의 이숙자 씨 역시 40대에 치매가 발병한 사례로 식사마저 타인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현재 국내 초로기 치매 환자 수는 전체 환자의 5% 선. 노인성 질환으로 여기던 치매를 젊은 나이에 맞닥뜨리게 되면서 본인과 가족의 충격은 무척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박영자 (치매요양원 상담실장) : "초로기 때 나타나는 치매가 가족들에게 미치는 파급효과는 매우 큽니다. 자녀의 교육과 결혼 등 모든 문제를 (남은 배우자) 한 사람이 해결해야 하니······."
벽과 대화를 나누는 올해 52세의 최병구 씨. 최 씨는 눈에 보이는 종이는 뭐든 찢어 버리고 수시로 밖으로 나가려고 했는데요.
<현장음> "그만. 위험하니까 그만 좀 해."
최 씨가 치매판정을 받은 것은 7년 전인 45세 때로, 이후 부인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초로미 치매 환자 아내 : "(남편에게) 너무 일찍 치매라는 병이 찾아오니까 살맛이 안나요. 외출도 제대로 못하고 집에만 있어야 하니까 오히려 제가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증에 걸릴 것 같아요."
초로기 치매는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뇌에 독성 단백질이 만들어져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유전성이 강하지만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어 무엇보다도 그 예방이 중요한데요.
전문가들은 평소에 해야할 것 5가지, 하지 말아야 할 것 4가지 등 다음의 9가지를 주의해 생활하기를 권장했습니다.
<인터뷰> 서유헌 (서울의대 신경과학연구소장) : " 치매는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내 옆에 와서 앉아 있다. 언제 나의 손을 잡을지 모른다는 것을 생각하시고 치매를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게 좋습니다."
영혼을 갉아먹는 병, 치매는 더 이상 노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조기발견을 위한 대책과 함께 전문치료 시설의 증설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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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어떡하죠. 요즘들어 부쩍 건망증이 심해져서 생활이 불편합니다. 혹시 저도 치매가 진행중인 건 아닐까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