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1월 25일 공개된 게리 무어의 마지막 하드록 음반.
혹자들은 97년 공개된 Dark Days in Paradise도 하드록 앨범이라고 주장하는데 나는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그 앨범은 상당히 그런지하고 얼터너티브스럽다.
물론 그런지나 얼터너티브 록 계열 음악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하드록과 분명 상충되는 부분이 있긴 하나 내가 알고 있는 게리무어식 하드록은 그런것이 아니다.
Back on the street로 시작하여 victims of the future, corridors of power, Dirty fingers, Run for cover같은 앨범들에서
보여준 게리 무어식 하드록은 무식할 정도로 난폭하고 원초적으로 시끄럽기 그지 없는 전형적인 80년대 헤비메탈 스타일이다.
이런 음악이 바로 게리 무어식 하드록이라고 볼때 그러한 스타일의 마지막은 바로 이 앨범 After the war였다.
본작의 기본 멤버는 이렇게 된다.
리드 보컬과 리드 기타에 게리 무어, 드럼에 코지 파웰, 베이스에 밥 데이즐리, 키보드에 닐 카터
그리고 수많은 세션 멤버들이 참여했다.
콜롯세움 2 시절부터 오랜 동료였던 돈 에어리는 The Messiah Will Come Again, Running from the Storm
그리고 This Thing Called Love 이렇게 3곡에 참여했고, 동년 4월 공개된 블랙 사바스의 역작 Headless cross에 코지 파웰과
함께 참여했던 베이시스트 Laurence Cottle은 The Messiah Will Come Again 한곡에 투입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코지 파웰이 연주했다고 믿고 있는 타이틀곡의 드럼은 실제로는 Charlie Morgan이라는 사람이 연주했다.
뮤직 비디오에도 코지 파웰이 등장하길래 당근 그가 연주한줄 알았는데 이건 좀 의외였다.
장르를 넘나드는 세션 드러머의 귀재 싸이먼 필립스같은 경우는 Speak for Yourself와 Blood of Emeralds 두 곡에 참여했다.
Manfred man's earth band의 보컬리스트로 유명한 Chris Thompson은 After the War, Led Clones, Ready for Love에
배킹 보컬로 참여했고 Led Clones에서는 바이올린까지 연주했다.
Led Clones에서 리드 보컬을 담당했던 오지 오스본은 Speak For Yourself에서 배킹 보컬을 거들었고 이 외에도 샘 브라운,
Andrew Eldritch, Miriam Stockley같은 거물들이 백보컬로 참여했다.
특히 ready for love에 참여한 샘 브라운과 미리엄의 섹시한 여성 백 보컬은 상당히 음란하면서도 천박하지않은 실로 풍요로운
감정을 전달해준다.
앨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헤비메탈, 하드록적이다.
다소 아이리쉬적인 분위기가 짙었던 전작 wild frontier보다 확실히 헤비하고 하드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물론 이 앨범에서도 아이리쉬 특유의 독특한 분위기를 머금고 있는 곡(Blood of Emeralds)이 존재하긴하나 전반적으로 상당히
헤비하며 강렬하게 몰아부치는 맛이 있어 마음에 든다.
레드 제플린에게 헌정한다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있는 Led Clones(실제로는 이 곡이 당시 레드 제플린의 사운드를 흉내내는
킹덤 컴이나 그레이트 화이트 스네이크같은 아류들을 비아냥거리는 내용이라고 한다)는 헤비하면서도 상당히 싸이키델릭
한 곡이다.
레드 제플린의 카슈미르 비스무리한 멜로디가 전반에 흐르는데 그로 인하여 다분히 인도적인 냄새가 흘러 넘치며
오지 오스본 특유의 을씨년스러운 보컬 덕분에 더욱 환각적인 맛이 흘러 넘친다.
The Messiah Will Come Again은 아시다시피 로이 부 캐넌의 고전을 커버한 것으로
1988년 8월 14일 구치소에서 목 매달아 자살한 로이 부 캐넌에게 헌정하는 의미를 띠고있다.
한때 이 연주에 대하여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로이 부 캐넌의 맑은 영혼이 담긴 대표곡을 게리 무어가 특유의 난폭하고 천박한 헤비메탈식 연주로 망쳐놓았다는 평이 많았는데
나는 그들과 생각이 다르다.
물론 게리 무어가 다소 난폭하게 연주한 면이 없잖아 있긴 하나 원곡을 망쳐놓을 정도로 천박한 연주는 결코 아니었다.
나름대로 열과 성을 기울여 가버린 선배에 대한 추모의 마음을 진심으로 담은 명연이었다.
앨범에 담긴 모든 곡들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훌륭하지만 가장 멋진 곡은 역시 Ready for Love였다.
이 곡의 뮤비를 보면 게리 무어가 플라잉 브이 기타를 들고 연주하는 진귀한 광경을 볼 수 있다.
이 곡은 상당히 블루지하고 그루브한 성향을 머금고 있으며 게리 무어의 여타 곡 답지 않게 음란하면서도 상큼발랄한 암내를 풍긴다.
약간 밴 헤일런 초창기같은 느낌도 있는 것 같은데,
이런 분위기의 곡에 데이빗 리 로쓰를 게스트로 초빙했다면 실로 괜찮은 슬리지 글램 하드록 넘버가 창출되었을듯.
게리 무어의 보컬은 너무 전형적이라서 이런 곡의 맛을 잘 살려내지 못하고있다.
아주 쉽게 말하자면 그의 보컬은 결코 음란하지 않다.
노래를 잘 하냐 못 하냐 이분법으로 구분하면 분명 전자에 속하긴 한데 섹시한 하드록 넘버에는 썩 그 자체다.
샘 브라운과 미리엄이 럭셔리한 백보컬로 분위기를 그럴듯하게 잡아주었는데도 불구하고 게리 무어의 리드 보컬이 시원치 않아
꼴릴 ㅈ이 꼴리지 못하고 슬그머니 사그라드는 것이 못내 아쉽기 그지 없지만~
그래도 멋진 곡이다.
다른 곡들에 비해서는 확실히 귀에 착착 감겨오고 조여주는 맛이 있다.
열혈청춘 게리무어의 한 시대,
즉 메탈 에이지를 청산하는 음반으로 본작은 꽤 커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첫댓글 메탈 에이지~!! ㅋㅋㅋ
Born to lose, lived to win~!!
추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