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버리고 집에 들어오는 길은 마음이 가볍고 즐겁다.
음식을 만들다 보면 자연히 음식물쓰레기가 생긴다.
식재료에 묻은 흙과 더러움을 씻어야하고 껍질도 벗겨야하고 상한부분도 도려내야한다.
시든 잎사귀도 뜯어내고 못 먹겠다 싶은 것은 미리 잘라 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음식을 만들 때 음식물쓰레기가 반드시 생긴다. 음식을 다 먹고 나서도 조금 남기거나 바닥에 흘리거나한 부분들이 또 음식물 쓰레기가 된다. 밥그릇, 국그릇, 접시를 닦는 설거지를 해도 음식물쓰레기가 생긴다. 이런 것들이 따뜻하고 습한 집안에 있게 되면 자연스레 부패하여 냄새가 나고 그 냄새는 온 집안을 더럽게 한다. 음식물쓰레기를 음식물 쓰레기 수거함에 버리고 돌아올 때면 얼마나 기분이 상쾌한지 모른다. 씽크대도 깨끗해지고 온 집안이 깨끗해진 것 같다.
가족들이나 손님들이 오가며 지나간 자리에는 어김없이 쓰레기가 생긴다. 특히나 아이들이 어릴 때는 왜 그리 쓸고 닦아도 또 더러워지고 어질러지는지....... 언제 누가 흘렸는지 바닥은 어딘가 끈적거리고 창문은 바로 오늘 깨끗이 닦아놔도 무엇인가 손에 묻히고 창문을 여닫은 우리 아이들의 손자국으로 금새 멋진 그림으로 가득하다.
먼지를 털고 청소기를 돌리고 어질러진 것을 정리하고 나면 조금 깨끗해진 듯하다. 하지만 걸레질을 해보면 그것이 깨끗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아니 그것도 별로 깨끗한게 아니다. 요즘은 스팀청소기가 있어서 스팀청소기를 또 돌리면 걸레질만으로 닦지못한 묵은때가 닦여진다.
청소기 안의 먼지함을 털고 각 쓰레기통의 쓰레기들을 모아서 종량제 봉투에 넣고 꽉꽉 눌러 담아 넣어서 재활용쓰레기까지 다 버리고 돌아오는 길은 역시나 마음이 시원하다.
사람이 살면서 자연스레 쓰레기는 생길 수밖에 없지만 그것을 자주자주 닦아주고 씻어주고 버려주어야 다시 음식을 만들고 다시입고 눕고 생활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언젠가 명절이 낀 연휴 때 쓰레기 차가 오지 않았는데 온 아파트가 엉망이 되었다. 음식물 수거함은 넘쳐나고 그 앞에 검은 봉지에 담긴 쓰레기가 무질서하게 쌓이고 그 옆에는 각종 쓰레기 봉투들이 널비하게 늘어져 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만약에 우리 집안에 버리지 않은 쓰레기가 가득하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만해도 끔찍하다. 그곳에서 우리 가족은 더 이상 즐겁게 살기 어려울 것 같다. 손님을 초대할 수도 없을 것이다. 우리 가족들은 각종 질병에 걸리게 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쓰레기를 버리고 집에 돌아올 때마다 더 감사하고 참 즐겁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 밤에도 밤하늘 별을 보며 시원한 가을 공기를 마시며 난 쓰레기를 버릴 수 있어서 다행이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내 마음의 방은 어떨까 생각이 머물렀다. 잘 정리되어 있을까? 더러운 것들은 제 때 제 때 버리고 있을까? 묵은 때는 없을까? 나중에 치워야지 하고 한 쪽에 팽겨쳐 두다 기억 못한 더러운 집들은 없을까? 그래서 어디서 나는 냄새인지 모르게 꾸리한 내가 나 온방을 더럽게 해서 내 주님이 즐겁지 않고 다른 손님들도 인상을 찌푸리고 오고 싶지 않은 방이 되진 않았을까?
나는 얼른 걸음을 멈춘다. 그리고 다시 쓰레기장으로 걸음을 돌린다. 검은 길고양이가 쓰레기를 뒤지다 도망간다. 밤이 깊어 오가는 이 없는 쓰레기장에서 나는 주님을 부른다.
내 마음의 방에 청소기도 돌리고 걸레질도 하고 락스를 뿌려 묵은 때도 벗기고 스팀청소기도 돌리면 좋겠다. 아주 커다란 쓰레기 봉투를 사다가 버려야할 쓰레기를 죄다 담아서 버리고 싶다. 아,, 누가 거하시는 곳인지 나는 왜이리도 자주 잊는지...나는 참 바보다..늦은 밤 쓰레기장에서 나는 오래오래 주님을 부르고 또 부른다.
첫댓글 정말 그렇습니다..내마음의 방은 청소 안하면서...쓰레기로 가득차 있으면서...남의 방에 쓰레기 이야기 한적이 많은 것 같아서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 정말 좋은글입니다.. 하나님의 성전이거늘..
버려도 버려도 생겨나는 쓰레기. 해도 해도 끝도 없는 청소. 때론 쉬고 싶기도 해요. 그래도 쉬면 안되겠지용.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