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너무 늦게 합격수기를 써서 상당히 부끄럽지만 저와 같은 상황에 계신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해서 글 남깁니다.
1. 소개
저는 sky 경영학과 출신 7년 차 30대 직장인이고, 법 과목 수업은 전혀 들어본 경험이 없었으며 비슷한 류의 고시공부를 해 본 적도 없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거나 휴직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병행하면서 끝까지 수험생활을 마칠 작정으로 시작했습니다.
5일 연차를 사용한 게 가장 길게 사용해 본 휴가였습니다.
2. 생유예 시기(2018~2020)
1) 1차시험
2018년 9월쯤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고, 동차 생각이 아예 없어서 2차 맛보기로 2018년 말까지는 노동법 0기를 한 번 들었습니다.
2019년 초부터는 1차시험 공부에 올인했습니다.
노동법은 김기범, 민법은 황보수정, 사회보험법은 기억이 잘...안나지만 인터넷 강의를 수강했고, 경영학개론은 그냥 책 한 권 사서 독학했습니다.
총점 395.66으로 합격했습니다.
- 노동법1 92
- 노동법2 76
- 민법 68
- 사회보험법 80
- 경영학개론 79.66
2) 2차시험
2차는 학원 실강을 들었고, 노동법 김기범, 인사노무관리/경영학개론 최중락, 행정쟁송법 문일 강사님을 주말반으로 수강했습니다. 체력관리에 실패하여 불합격이라는 결과를 맞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시험에 무지했는지 시험 첫날에 도시락을 싸가야 한다는 걸 몰랐을 정도였고, 풀 타임으로 모의고사를 봐본 적도 없어서 답안 작성하는 시간과 분량도 관리할 줄도 몰랐습니다.
- 노동법 55.66
- 행정쟁송법 55.33
- 경영조직론 52.59
- 인사노무관리론 55.76
3. 헌유예 시기(2021~2022)
1) 1차시험
1차 과목 중 노동법이나 경영학개론은 2차시험 내용과 중복되는 부분이 꽤 많아서 민법과 사회보험법에 신경을 썼고, 마지막에는 7개년 기출문제집을 풀면서 재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노동법 김기범, 민법 황보수정, 사회보험법 이주현, 경영학개론 이해선 교재로 독학했습니다.
- 노동법1 96
- 노동법2 96
- 민법 68
- 사회보험법 84
- 경영학개론 80.89
총점 424.89로 합격했습니다.
다시 유예를 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6월 넘어가면서 회사 일이 갑자기 바빠지는 바람에 동차로 공부를 할 여유가 전혀 없어서 다음 해를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2) 2차 시험
2차 시험 공부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체력과 스트레스 관리였는데, 2차시험 불합격에는 암기 부족, 개념 이해 미흡, 답안 작성 노하우 부족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근본 원인은 체력 관리 실패였습니다. 공부할 체력과 텐션을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에 피로회복제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주말에는 반드시 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많이 사용한 끝에 60.99로 합격했습니다.
- 노동법 61.51
- 행정쟁송법 55.82
- 경영조직론 63.48
- 인사노무관리론 62.89
4. 2차 공부방법
2차는 모두 주말반 실강(또는 실영상)으로 수강했고, 저는 회독 수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회독 수를 세기보다는 모의고사에서 얼마나 현출할 수 있었는지, 전체 교재 내용 중 빠졌거나 미흡한 부분이 있는지 여부를 체크하면서 공부했습니다. 0~1기는 개념 이해, 두문자, 목차 형광펜 작업, 도식 암기 등에 집중했고, 2~3기에는 모의고사, 판례나 이론 세부내용 암기, 전체 목차 암기, 헷갈리는 부분 집중 정리를 주로 했습니다.
1) 노동법
0기부터 3기까지 모두 김기범 노무사님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노동법은 법조문+구조+문제의 소재(취지)+판례+적용 이라는 포맷이 짜여져 있기 때문에 모든 주제를 이 포맷에 맞춰서 준비했습니다.(저의 경우 노동법에서는 학설을 거의 외우지 않았습니다.)
기본서를 충분히 읽고 노동법 서브노트에 한꺼번에 정리해서 단권화를 해놓았습다. 무작정 암기하는 것보다는 구조를 잘 이해하는 게 좋은데, 이게 왜 노동관련법에서 문제가 되었는지 -> 관련된 법 조문이 있는지(있으면 쓰고, 없다면 다른 법에서 참고할 만한 조문을 쓰거나 법조문이 없는 이유, 판례로 형성되어 있는 내용 등 언급) -> 대표적인 판례 제시 -> 이 사안에서는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의 순서대로 가면 됩니다.
판례를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뱉어내야 하는 수준으로 암기해야 하다보니 다소 부담이 있긴 하지만 1) 판례를 구조화하고(원칙과 예외, 주장과 근거 등) 2) 두문자를 따고 3)녹음파일을 들으면서 암기하는 방법을 쓰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외웠습니다.
그리고 답안 작성 시 최대한 사안 적용을 풍부하게 서술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아예 목차를 나눠서 세부 쟁점별로 쓰거나 판례 구조와 동일한 방식으로 서술하거나 보론을 더하는 등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보통 사안 포섭으로 좋은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사실 저는 모든 과목이 다 기본적인 내용을 빠짐없이 쓰는 게 가장 좋은 거라고 생각해서 암기와 현출 이외에 특별한 차별화 포인트는 아예 고려하지도 않았는데 노동법만큼은 이 부분에 힘을 좀 줬습니다.
명확한 포맷이 있어서 그런지 노동법은 공부하는 게 그다지 고통스럽지 않았고, 모의고사 성적도 항상 좋은 편이었습니다.
2) 행정쟁송법
행쟁은 첫번째 2차시험 때도, 이번 2차시험 때도 가장 점수가 낮은 과목이었는데 사실 아직까지도 공부방법을 잘 모르겠습니다. ㅎ...
법 관련 과목을 한 번도 접해보지 않아서 그런지 전반적인 개념과 용어가 어려웠고, 교재가 다른 과목 대비 얇아서 과소평가하다가 시험 볼 때마다 혼이 났고, 실제로 모든 과목 중 인풋을 가장 덜 투입한 과목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방법을 말해보자면 저는 문일 변호사님 강의를 수강했는데, 교재 내용의 많은 부분이 문제의 소재-학설-판례-검토 로 이루어져 있고 실제 답안 작성할 때도 그렇게 뱉어내면 됩니다. 노동법보다 학설 암기 필요성이 높고, 판례는 상대적으로 덜 디테일하게 외워도 되기 때문에 각 주제별로 저 4가지 구성을 빈틈없이 외우려고 노력했습니다. 대충 외우면 머릿 속에서 각종 학설명이 굴러다니기 때문에 문학판검만 따로 녹음파일로 만들어서 출퇴근시간에 들었고 직접 정리도 해두었습니다.
그리고 약술 문제 대비를 위한 약술집이 따로 있는데 70페이지가 안되는 분량이어서 17가지 주제를 통째로 암기했습니다.
교재의 문학판검을 외워놔도 약술 문제에 모두 답안을 작성할 수 있는 건 아니라서 따로 준비해놓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약술집 암기 시에는 일단 큰 목차 먼저 외우고, 소목차, 안에 들어가는 내용 순으로 진행했습니다.
문학판검 암기만큼이나 중요한 게 사례에 대한 적용인데, 사례집은 목차에서 비슷한 유형의 사례들로 구분을 해놓고, 한 사례를 볼 때 다른 비슷한 사례까지 함께 보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행쟁 답안 작성할 때 노동법과 다른 점은 주어진 사안에 어떤 문학판검을 적용해야 하는지 생각해 내는 게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노동법은 문제에 쟁점이 명확하게 나와 있는 편인데, 행쟁은 사례를 많이 다뤄보지 않으면 쟁점을 파악하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대신 한 번 쟁점을 파악하면 전체적인 답안 구조는 대체적으로 비슷하기 때문에 비슷한 사례들을 한꺼번에 공부하는 게 효과적이었습니다.
시험 당일 새벽에 사례집을 공부하다가 사례집에 대한 공부를 완전히 하지 못했다는 걸 깨닫고 응시를 포기할 뻔 했기 때문에 사례집을 빨리 시작하는 걸 추천합니다.
인사와 경조는 김유미 노무사님 강의를 수강했는데, 사실 2년 전에는 최중락 강사님이었다가 변경했습니다.
간단히 비교를 하자면 최중락 강사님은 확실히 전공자답게 내용에 대해 풍부하고 깊이 있게 설명해 주시는데, 대신 그 방대한 양을 수강생이 스스로 잘 소화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전업 수험생에 비해 시간, 체력이 부족한 저는 강의를 다 소화하지 못했고 시험 전날까지도 정리가 하나도 안된 채로 교실에 입성한 기억이 있어서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김유미 노무사님은 암기에 최적화된 강의내용과 수험생 멱살을 잡고 입에 떠먹여주는 빡센 수업방식으로 유명한데, 제 경우엔 그게 잘 맞았습니다. 아무래도 자기주도적인 타입은 아닌 건지 끊임없는 반복과 쪽지시험, 모의고사, 상세한 피드백이 수험생활 동안 지치지 않고 공부하는 데 도움을 줬습니다.
3) 인사노무관리
경영학과 전공에 인사팀 근무 중이라서 인사노무관리가 수험과목 중에 가장 편했습니다.
비슷한 느낌인 경조와 비교했을 때 양도 많지 않고 내용도 평이한 편에 그간 경험한 업무내용을 답안에 어느 정도 녹여내는 게 가능했기 때문에 그다지 부담을 많이 느끼지는 않았습니다.
기본서를 반복하고 목차키워드에 단권화를 했는데, 목차키워드 자체가 내용이 풍부한 건 아니라서 수업 때 배부된 프린트물, 기본서에 있는 중요내용, 쪽지시험/모의고사 답안이나 모범답안, 직접 서치한 법조문/관련 기사까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그 내용도 추가해서 적어놓았습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목차를 암기했고, 이론의 구성개념이나 요건들은 역시 두문자를 활용했습니다.
두문자를 최소한으로만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고 저처럼 모든 것을 다 두문자로 외우는 사람들도 있는데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정도로 활용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교재 내용과 별도로 인사 과목에서 주요하게 대두되는 이슈들에 대한 모범답안이 있습니다. ( ex)성과주의, 윤리경영, 다양성 경영, 여성 인적자원 관리 등등)
해당 주제들은 이미 알고 있는 이론과 사례들로 어느 정도 답안을 작성할 수 있지만 답안의 흐름과 구성은 미리 준비해 놓는 게 좋기 때문에 따로 목차 위주로 외웠습니다.
4) 경영조직론
경조도 기본적으로는 인사와 같은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만 경조는 워낙 양이 많기 때문에 모든 내용을 전부 목차, 두문자로 외울 수는 없습니다.
경조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필요한 건 '이게 문제에 나와도 어쩔 수 없지...' 라는 대범한 마인드입니다. 실제로 시험 때 모르는 개념이 나왔는데 약간 멘붕이 왔지만 눈치코치와 문장력을 총집합시켜서 대충 그럴 듯하게 썼습니다...이 방대한 양을 내 머리속에 다 집어넣겠어 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더 나가떨어지기 쉬운 것 같습니다.
헷갈리는 이론이나 모형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해놓고 수시로 보면서 외울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경조는 이론이 하도 많다 보니까 이론 하나 하나를 꼼꼼히 공부하다 보면 책 덮었을 때 여러 내용이 섞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책을 열어서 헷갈리는 부분만 보면 명확히 정리가 되지 않아서 아예 같은 목차 순서 또는 같은 모양으로 필기를 해서 차이점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5. 생활습관
1) 마음가짐
예전에 읽었던 직장인 합격수기에 '직장인은 시간이 부족하고 상대적으로 금전적 여유가 있으므로 최대한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책도 이것저것 사서 보고 아니면 제끼고 빨리 다른 책을 사는 식으로 해라'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전까지는 저도 다른 수험생들처럼 이런 저런 시행착오도 해보고, 무식하게 계속 붙들고 있는 식으로 공부를 했었는데 저 합격수기를 보고 뭔가 깨달음을 얻어서 그 때부터는 돈이 좀 들더라도 효율적,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그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예기치 않은 상황, 이를테면 야근이나 회식 같은 일이 생기는 것도 직장인들에게 숱하게 일어나는데 이 때마다 목표한 공부량을 달성하지 못하거나 모의고사 준비를 제대로 못해도 좌절하지 않으려고 애썼습니다. 좌절하고 포기하는 순간부터 한 번 놔버린 공부패턴을 되찾는 게 너무 어렵기 때문에 아주 조금만 공부하더라도 놓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공부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잘 풀어주는 게 가장 중요한데, 회사에서 깨지는 날이나 퇴근한 친구들이 함께 놀고 있는 모습을 보는 날이면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러고 있나'라는 회의감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런 식으로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면 어느 날 빵 터져서 며칠 간 공부를 안한다든지 하는 폭주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서 실강 수업이 끝나는 일요일 저녁부터 월요일 새벽까지 신나게 놀았습니다. 호캉스도 가고 친구들도 만나되 딱 그 때만 노는 걸로 스스로와 정했습니다.
2) 체력관리
솔직하게 체력관리를 위해서 수험생활하는 동안 운동량을 늘리거나 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매달 약국에서 만 원에 판매하는 피로회복제를 아예 30일치 사서 새벽마다 마시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 피로회복제가 그렇게 매일 마시라고 나온 게 아닌 건 알았지만 힘을 내려면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체력에 무리가 가는 일은 최대한 없도록 주의해서 주말에 학원 갈 때는 택시도 자주 타고 마사지도 받고 출퇴근할 때 더 잘 졸기 위해서 목베개를 낀다거나 밤에 온열안대를 하고 자기도 했습니다. 시험 직전에는 너무 피곤해서 수액도 몇 번 맞았습니다. 30대 이상 직장 병행 수험생 분들은 건강과 체력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투입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2기부터는 강의보다 모의고사와 해설 비중이 높아지는데, 저는 이미 헌유예라서 기본 내용들은 다 알고 있기도 했고 무엇보다 종일 수업을 듣는 게 너무 힘들어서 모의고사만 보고 수업을 듣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면 토요일 아침에 행쟁 모의고사를 보면 그 전주 답안지와 이번 주 모범답안/해설을 챙겨서 강의실을 나왔습니다. 그리고 행쟁 강의 시간 동안 다음 과목인 인사 모의고사 준비를 했고, 마찬가지로 인사 모의고사를 보면 경조 모의고사를 준비했습니다. 경조 시험을 보면 수업을 끝까지 듣지 않고 짐을 챙겨서 바로 집에 갔습니다. 그러면 수업을 끝까지 다 들을 때보다 훨씬 더 빨리 자고 다음 날 좋은 컨디션으로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강의 대신 혼자만의 복습과 휴식을 선택했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3) 시간관리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을 메꾸기 위해서 주요하게 사용한 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녹음파일이고 다른 하나는 누워서 보는 독서대였습니다.
출퇴근시간이 편도로 35~40분 정도 걸렸는데, 처음에는 행정쟁송법 약술집이나 인사노무관리 이슈모음집 같은 얇은 교재를 보려고 했습니다.
근데 일단 책을 보려면 자리를 잡고 앉아야 했고, 사람 많은 2호선에서 책을 펴고 있는 게 너무 힘들어서 생각해 낸 게 녹음파일이었습니다.
김기범 노무사님 강의에서 제공되는 판례 녹음파일을 비롯해서 제가 직접 녹음한 최신 판례, 행쟁 문학판검, 인사 이슈 녹음파일을 휴대폰에 넣어놓고 공부계획을 세울 때 이번 주에 들을 녹음파일의 분량도 지정해놓았습니다. 처음에는 전체 내용에 익숙해지도록 했고, 시험이 가까워져 올수록 한 개 파일의 내용을 전부 외울 수 있도록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평소에 허리가 자주 아픈 편이라 서있거나 앉아있기 힘든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누우면 자꾸 잠이 쏟아져서 고민 끝에 거금을 주고 누워서 보는 독서대를 샀는데 정말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다만 누워서 봐야하다 보니 교재가 이미 형광펜 밑줄, 메모, 필기, 기타 자료내용 추가 등이 완료된 상태여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누워서도 책에 필기를 할 수 있기는 한데 당연히 앉아있을 때보다 어렵습니다. 누워서 보면 잠오지 않냐는 질문도 가끔 들었는데, 전 원래 앉아서도 잘 조는 편이었고 집중하다 보면 별로 졸리지도 않았습니다. 막판에는 짐 싸서 독서실에 갈 체력도 없어서 독서대에 책 펴놓고 누워서 하루종일 공부하다가 자고 눈 뜨자마자 다시 공부하는 생활을 반복했습니다.
4) 생활패턴
직장인이다보니 퇴근 후에 공부를 어떻게 했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는데 정확히 말하면 저는 '퇴근 후에' 하지 않았습니다. 1차 시험만 해도 퇴근 후에 조금씩 졸면서도 공부할 수 있었으나 2차부터는 학원 다니고 공부량이 많아지니 자리에 앉으면 새벽까지 잠들어버리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대신 일찍 일어나는 방법을 택했는데, 보통 저녁 8~9시 사이에 취침하고 오전 2~3시 사이에 기상해서 7시 30분 정도까지 공부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최대 5시간 넘게 공부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편했고, 퇴근하면 조금 쉬다가 바로 잘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퇴근하고 너덜너덜한 상태로 공부하지 않고 갓 일어난 상태로 상쾌하게 할 수 있다는 점도 맘에 들었습니다.
애초에 잠이 엄청 많지도 않고 알람에 잘 일어나는 편이라 가능했던 것 같긴 하지만 퇴근하고 공부하는 게 너무 힘들다면 추천하는 방법입니다.
이 패턴이 익숙해지다보니 2차시험 전날에도 일찍 자고 3시에 일어나서 시험 전까지 그 날 과목을 보고 갈 수 있었습니다.
주중에는 적어도 새벽 3시에 일어나서 2일은 노동법, 나머지 3일은 인사, 경조, 행쟁에 각각 할애해서 4과목을 모두 공부했습니다.
토요일 새벽에는 그 날 학원 모의고사를 준비하거나 주중에 다 끝내지 못한 과목 공부를 마저 했고, 일요일 새벽이 되면 노동법 공부를 하고 일요일 저녁 6시부터 쉬거나 노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물론 이 패턴을 지키지 못할 때도 많았지만 최대한 규칙적으로 생활하려고 노력했고, 주중에 한 번 무너지면 아예 그 주 모의고사를 치를 수 없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조금씩이라도 공부하려고 했습니다.
5) 기타
기타에 제일 쓰고 싶은 건 휴대폰인데, 저는 미친 휴대폰중독자라서 정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유튜브 보고 인터넷 검색하느라 하루를 날려먹고 눈물 줄줄 흘린 날이 얼마나 많았는지...전업 수험생이었다면 아예 2G폰을 쓰거나 휴대폰을 없앴을 텐데 회사생활을 하니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애초에 절제력이 강한 사람이라면 이 내용은 패스해도 괜찮지만 저처럼 휴대폰 때문에 힘든 사람들은 어플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합니다.
지금은 왠지 모르게 없는 것 같은데 '넌 얼마나 쓰니'라는 어플을 설치해서 아예 일정시간이 되면 지정한 몇 개의 기본 어플을 빼고 아무 것도 사용할 수 없도록 막아버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번이나 어플의 허점을 뚫어냈었지만...그 얘기는 생략하고 아무튼 강제적인 방법으로라도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모의고사를 최대한 빠지지 않고 치러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확실히 모의고사에서 한 번이라도 써봤던 주제와 그렇지 않은 주제는 나중에 현출하는 수준이 달랐고, 답안 작성 시 시간 관리와 분량 조절도 연습할 수 있었습니다.
2차시험은 많이 외웠다고 해서 답안을 작성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말 그대로 답안을 쓰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문제 읽기-구조와 목차 짜기-실제 답안 작성하기에 시간을 얼마나 할애할 것인지, 1문과 2문에 시간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답안 작성할 때 쉽게 저지르는 실수는 어떤 것인지, 심지어 어떤 펜을 써야할지나 손목보호대를 착용할 것인지 에 이르기까지 실제 시험에서 최상의 답안을 작성하기 위해 체득해야 할 것들을 연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답안에 적힌 채점자들의 피드백을 보면서 많은 위안과 힘을 얻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어떤 종류의 스터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딱히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뭔가 같은 처지의 아는 사람이 생기면 너무 친해지고 싶어질 것 같아서...고독하게 공부하느라 좀 외롭기도 했는데 회사에서 어차피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괜찮았습니다.
이상으로 합격수기 마치겠습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아니겠습니까...!꺾이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계신 모든 분들께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10.06 18:32
진솔하고 유익한합격수기 이네요 잘되시길바랍니다
합격수기 감사합니다! 누워서보는 독서대 정보 알수있을까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11.22 18:19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10.17 16:20
직장병행을 고민하는 예비 준비생입니다. 길이 순탄치 않겠지만 작성자님의 글을 읽고 용기냅니다! 감사합니다
독서대 궁금합니다.... 직장병행 시작해보려구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11.22 18:19
고생 많으셨습니다!! 대단하십니다
대단하십니다! 직병 수험생으로서 휴직내야하나 고민즁이었는데 희망적인 후기입니다. 혹시 수습 후 진로 어디쪽으로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직장에 수험생활 알리시고 공부하신건지도 궁금합니다!독서대정보도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11.22 18:21
정말정말 대단하십니다.
존경스럽습니다..! 누워서 보는 독서대 정보 저도 알 수 있을까요? 와식 생활을 즐겨해서 정말 탐나네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11.22 18:22
와 ~~ 직딩으로 직장을 관두지 않고 달려야 하는 입장에서 좋은 모범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일과 자녀 양육 그리고 인생과 시험을 모두 잡고 합격해야 겠습니다.
잘봤습니다.
공부시간 확보하신다고 고생 많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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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11.22 18:24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11.23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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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병행으로써 두고두고볼거예요 감사합니다!
와드!
최중락님과 김유미님 중에 김유미 강사님 추천하시나요? 저도 직병이라 고민이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