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 왜 그토록 양자토론을 피했는지 확인하는 데 10분이면 충분했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자막으로 내보낸 MBN 자막을 보면 문재인 압승이었다. 대부분은 ‘어떻게 박근혜 같은 사람이 대통령 후보인가?’ 서로에게 반문했다.
물론 일부는 ‘말하기 대회는 아니잖아요’라는 의견을 보내기도 했으나 박근혜는 말도 못했고, 자신의 생각도 드러내놓지 못했다. 사상 처음 진행된 양자TV토론은 그렇게 끝이 났다. 토론이 끝난 이후 <문재인TV>에 등장한 유시민은 승리를 확신했는지 13일
이후 여론조사에 대해 ‘(수치를 밝힐 순 없으나) 근소하게 문재인이 역전했다’고 공개했다. 추세도 문재인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만큼, 문재인이 압승할 수 있도록 지지율이 투표로 이어지기를 당부했다.
야권측 평론가들이 ‘축배는 19일 선거 끝나고 하자’며 기분 좋게 마무리를 하려는 순간 ‘속보’가 떴다. 선거 막판, 유권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표심에 영향을 미칠만한 이슈가 예상치 않게 터져 나온 것이다. TV토론이 끝난 시간은 밤 10시. 야권에서 이를 Review하면서 기분좋게 잠자리에 들려던 밤 11시 <수서경찰서>에서 중간브리핑 자료를 언론에 송부했다. 밤 11시에 송부하는 중간브리핑 자료, 문재인 관련해 악성 댓글을 단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소위 ‘국정원녀’의 데스크탑과 노트북을 확인한 결과 댓글을 단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12월 17일(월) 오전 9시에 공식 브리핑을 하겠다고 수서경찰서는 덧붙였다.
박근혜 그토록 ‘국정원女’ 운운했던 까닭
3차 토론회에서 박근혜와 문재인은 2가지 이슈에서 크게 논쟁(그것을 논쟁이라 할 수 있다면)을 벌였다. 하나는 전교조 관련된 건이었고, 또 하나는 소위 ‘국정원女’의 인권 관련 내용이 그것이었다. 국정원녀 관련해 박근혜는 문재인에게 인권변호사인데 28세 여성을 40여시간 감금하고 인권을 침해했는데 사과할 의향은 없는지를 물었다. 문재인은 이에 대해 강하게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잠금과 감금조차 구분하지 못한 대목을 지적했지만 박근혜는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국정원녀 주소를 알아내기 위해 성폭행범 같이 차로 사고를 내고 또 40시간이나 감금했다는 얘기를 지속적으로 동어반복한 것이다. 문재인의 해박한 법률지식이 발휘되었고 박근혜가 일방적으로 밀린 것으로 종료되었다.
문재인은 박근혜에게 “수사기관(경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말이 끝난 1시간 후에 수서경찰서가 중간브리핑을 내놓았다. 밤 11시에..밤 11시라는 발표시간이 참 흥미롭다. 서울과 수도권에 보급하는 조중동은 밤 11시 이후에 최종본을 찍는다. 17일(월) 조중동 1면에는 TV토론 내용이 보도될까? 물론 스스로 언론이라 믿기 때문에 당연히 TV토론 내용이 보도될 것이다. 주요 쟁점이었던 ‘국정원녀’ 관련해 박근혜, 문재인의 의견을 달 것이다. 그리고 그 바로 밑에 <경찰, 국정원녀 댓글 단 흔적 발견 못해>라는 제목을, 그래서 실제로는 박근혜에게 도움이 되는 편집의 미학을 발휘하지 않을까. 이번 선거는 말 그대로 초박빙이다. 선거 초반만 해도 10% 정도 앞서가던 박근혜가 D-3일 앞두고 동률로 접어들었다.
10곳에서 여론조사를 하면 이제 문재인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비율이 3~4곳이다. 젊은 층의 투표율이 올라간다면 문재인이 앞서는 조사는 더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문재인의 리드에 가장 커다랗게 영향을 미치는 지역이 바로 서울, 경기 즉 수도권이다.단적으로 15일 문재인, 박근혜는 각각 서울에서 유세를 벌였다. TV토론으로 문재인-박근혜가 유세에 나서지 못했던 16일은 안철수가 서울, 경기에서 유세를 벌였다. 선거를 이틀 남겨둔 17일에도 문재인, 안철수, 박근혜는 모두 서울과 경기에서 유세를 벌인다.
지금 어느 지역이 중요한지 후보들의 동선이 웅변해주고 있지 않은가.
수서경찰서의 밤 11시 서면브리핑은 17일 수도권에 배달되는 조중동 지면에 착실하게 반영될 것이다. 시간이 너무 늦었기 때문에 이를 반박하거나, 비판하는 민주당의 의견은 미처 반영하지 못할 것이다. 밤 11시이기 때문이다. 중립을 가장한 친박 교수는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중간발표의 사실성이 더 중요한 것 아닌가”라면서 중립을 가장한 편들기에 나섰다. 그렇다면 과연 경찰의 발표는 사실에 어느 정도 부합했나?
국정원녀 사건, 조사는 완벽히 이루어졌는가?
국정원녀 사건은 여러 가지로 미심쩍다. 그곳에서 2년 전부터 거주했다고 스스로 밝혔다. 그러나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을 2번 지냈지만 의류와 살림살이가 거의 없다. 식사는 그럴 수 있다고 쳐도 도대체 옷은? 민주당에서는 거주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처음부터 경찰에 IP를 알려주고 수사에 협조만 했더라면 1시간이면 모두 종료되고 이렇게까지 이슈화되지 않았을 건이 이렇게까지 흘러오게 된 배경도 의심스럽다. 수서경찰서의 중간브리핑을 보노라면 의문은 좀 더 커진다. 이들이 조사한 기기는 국정원녀의 데스크탑과 노트북이었다. 두 개만 조사하면 다 한 것인가? 아니다.
민주당에서는 처음부터 테스크탑, 노트북, 그리고 USB와 스마트폰까지 조사해줄 것으로 요청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국정원과 첨예하게 대립했던 것이 ‘스마트폰’이었다. 국정원은 민주당에 스마트폰도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제출하지 않았다. 그런데 데스크탑과 노트북만 조사하고는 ‘혐의없음’이라고 공개했다. 스마트폰은? USB는?경찰은 중간 브리핑 이후에도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더더욱 굳이 밤 11시에 서면 브리핑을 할 이유가 있었을까?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고 모든 의심 물품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진 것도 아니다. 이 상황에서 ‘혐의없음’이라고 공표한 것이 만일 사실이 아니라면 문제는 커진다. 그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가. 수서경찰서장? 경찰청장?
야당에서조차 의심했던 경찰청장의 위험한 도박?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한 이후 김기용 경찰청장이 임명됐다. 임명된 것을 두고 말들이 나왔다. 먼저, 승진이 너무 빨라 갑작스러웠다. 치안정감으로 승진한 지 4달만에 치안총감으로 승진했다. 대선을 책임져야 할 자리임을 염두에 둔 것이란, 그래서 박근혜의 의중이 반영되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시 이명박은 서울경찰청장인 이강덕을 염두에 두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와의 관계를 의식한 때문인지 민주당의 시각은 곱지 않았다. 언론에 소개된 한 민주당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새누리당이 대선을 앞두고 충청권 유권자들을 의식해 무리하게 밀어붙였을 가능성도 있다. 김 청장이 공정한 선거 관리를 하지 않고 박근혜 위원장에게 줄을 대려 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시기적으로 민감한 사건에 대한 밤 11시 공개를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수서경찰서장이 결정했다고 보면 순진할 것이다. 경찰청장은 보고를 받았나? 이 대목은 민주당에서 반드시 책임을 추궁해야 할 대목이다. 만일 경찰청장이 중간 브리핑 발표를 승인 혹은 지시했다면 그에 합당한 정치적 책임도 져야 할 것이다.본질적인 질문, 경찰은 왜 야당에서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스마트폰과 USB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고 “혐의없음”이라고 공개해 야당으로부터 거센 도전을 자초하고있는가. 왜 경찰은 사상 초유의 초박빙 대선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어느 한쪽 편을 든 모양새를 굳이 자초했을까? 새누리당에서 반색하고, 민주당에서 격앙돼 있는 것이 그 반증이다. 왜 경찰은 대선 이후 조사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굳이 중간결과라는 ‘작두’에 스스로 올랐나.
선거 막판, 국정원을 대신해서 스스로 작두를 타고 있는 경찰에 대해 민주당의 대응이 궁금하다. 불같이 기세를 올리던, 그래서 투표하자마자 결과를 확신하고 안철수는 미국으로 출국하려 했을 정도인 상황에서 이 이슈는 대응하기에 따라서 야권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응 시간이 부족하다는 대목, 즉 선거 이후에 조사결과를 발표할 줄 알았는데 밤 11시에 전격적으로 발표할 줄 몰랐다는 의외성에 민주당도 놀랐을 것이고 그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이는 분명 악재일 것이다.
선대본부장 김부겸은 국정원 사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국정원 측에서 명쾌하게 해명하지 않을 때에는 추가 대응을 하겠다. 민주당이 선거 일주일을 남기고 이 정도로 일을 제기했을 때는 이른바 소문만 가지고 한 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 그 여직원은 우리가 사용하는 고정IP를 쓰지 않았다. 무선IP를 쓰고 있었다”17일 민주당의 대반격이 무엇일지에 따라서 국정원 사건은 미풍일지, 약풍일지, 중풍일지가 결정될 것이다. 선거가 초 막판이기 때문에 강풍으로까진 확대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민주당도 역전의 노장이기 때문에 의미있는 공세를 펼칠 것이다. 유시민의 말처럼 대세에 별 영향이 없을 것인지, 오히려 박근혜에게 역풍이 불어 젊은 유권자들을 대거 투표장으로 불러 들일지 지켜볼 일이다
오세훈귀국,朴지지 내막과 여론조작 실체 /똑똑한 남자의 멍청한 선택
시간을 되돌려 보려는 것 만큼 어리석은 시도가 또 있을까.
그런 사람들이 있더라. 한 사람도 아니고 두 사람. 아니 정치판에서는 철새라는 명찰을 달고 때 만 되면 나타나더라. 그냥 나타나는 게 아니라 이 편 저 편 편을 가르거나 어느 한 편에 붙어 먹더라. 사람들이 그걸 보고 철새라 '카더라' 하더라. 요기 붙었다 조기 붙었다를 반복하는 박쥐새끼 같은 정체성을 가진 게 정치판의 철새들이란 말인가.요즘 정치판은 그런 사람들이 한 두 사람이 아니다. 그 중 최근 들어온 소식에 의하면 무상급식 때문에 철퍼덕!...마음에도 없는 무릎을 꿇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귀국 했다는 소식도 있더라. 마요르인지 마켈인지 모르겠지만 좌우지간 전 시장이라는 명찰을 단 오세훈이 어디에 있었는 지 모르겠다만, 14일 귀국 했단다. 그냥 귀국한 게 아니라 귀국하면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단다. 오세훈이 박근혜를 지지한 이유를 보니 이랬다.
"복지가 시대의 화두인데 복지를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경제를 잘 챙겨갈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다른 후보와 비교하면 박 후보가 앞서 있다"
오세훈은 서울시장 재직 당시 펴 낸 책을 통해 "생각의 프레임을 바꿔야 세상이 보인다"고 주장한 적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오세훈이 귀국한 직후 연합뉴스와 통화한 내용을 참조해 보니 그는 여전히 '수꼴의 프레임'에 갇혀 똑똑한 머리를 멍청한 세상에 할애하고 있었다. 무상급식 때문에 무릎을 꿇은 트라우마 때문인지. 그는 여전히 능력 밖의 권력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 같았다. 박근혜 한테 붙어 정치 재기를 노리는 듯한 모습.
그런데 오세훈의 발언을 참조해 보니 여전히 위험하고 심각한 어두운 프레임에 갇혀있는 게 눈에 띈다. 박근혜 지지 선언을 하며 내 뱉은 짧은 한 마디가 그것. 오세훈은 독재자의 딸이 내 뱉은 '지하경제활성화' 내지 '양성화'에 동조하며 기회를 엿 보고 있었다. 며칠 전 박근혜가 2차 TV토론에 나와 복지정책에 필요한 재원을 '지하경제활성화'를 통해 마련하겠다는 발언에 동의하고 나선 것. 이미 수 차례 관련 포스트에서 언급했지만 새누리당 박근혜가 언급한 지하경제 부활은 세금을 포탈 하는 등, 정당하게 형성한 돈이 아니어서 '검은돈' 또는 '지하경제' 내지 '마피아식경제'라고 표현했다.
부정부패가 만연한 제3세계에서 자주 등장하는 게 '지하경제'의 모습이다. 주로 마약 밀매나 매매춘사업 등 부정부패한 정권이나 지하조직이 숨겨둔 돈이 지하경제를 돌리고 있는 실체인 것. 오세훈이 박근혜를 지지하며 박근혜 한테 착 달라붙은 건, 그런 면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 세금을 안 내고 지하에 숨겨둔 돈이 많은 사람들에게 지금보다 더 위험한 일이 있을까. 예컨데 박근혜의 지하경제를 부정하거나 시정하고자 하는 대통령 후보가, 차기 대한민국의 대통령에 덜컥 붙기라도 해 지하경제를 동결시키면 큰 일일 것. 박근혜의 입을 통해 밝혀진 '지하에 숨겨놓은 검은 돈'의 규모는 대략 (5년 간)135조 원인다. 그 돈을 활성화 내지 양성화 시키겠다는 것이며 복지정책을 하겠다는 것. 그게 공짜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그런 일은 개구리 볼테기에 수염이 나거나 쥐새끼 대가리에 뿔이 나는 천지개벽 같은 일이 발생해도 안 된다. 돈 밖에 모르고 좌파 밖에 모르는 생물들은 천지가 개벽해도 일지매 처럼 가난한 이웃에게 돈이나 재물을 무상으로 나누어주지 않는다. 언급한 바 '사채놀이'에 나설 전망이다. 그러니까 <박근혜식 복지사업=사채놀이>로 정의되는 것. 이게 틀렸다면 박근혜 캠프에서 '그렇지 않다'라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든지 3차 TV토론에 아이패드 지참하지 않고 나와 확실히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오세훈이 언급한 '경제를 잘 챙겨갈 수 있는 후보'란 '검은돈'을 두둑하게 준비해 둔 후보이며, 오세훈 자기도 이 사업에 끼어들기 위해 귀국해 지지의사를 표명했을 수도 있다는 말. 웃기잖아. 오세훈이 "...다른 후보와 비교하면 박 후보가 앞서 있다."고 한 말 말이다.
말은 잘 새겨들어야 한다. 다른 후보란 말은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 보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지칭하는 말일 게다. 박근혜는 유신독재자 박정희로부터 물려받은 (장물)정수장학회나 전두환으로부터 건네받은 아파트 30채 상당의 6억원 등으로 인해 문재인 후보 보다 지하에 감추어진 재산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닌가. 바야흐로 사채놀이 시대가 돌아온 것일까. 무상급식 투표에 목숨을 걸고 무릎을 철퍼덕 꿇었던 오세훈이 귀국하자마자 지하경제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박근혜에 착 달라붙었다.필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창의시정발표회'를 할 당시 시민대표(파워블로거 자격)으로 시정발표회에 참석한 적 있다.
시정발표회가 끝난 후 여러분들과 따로 만나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필자가 물의봤던 게 있다. 두 가지였다. 하나는 "이명박이 BBK사건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에 당선된 게 용하다"고 말하자, 오세훈은 "그 양반은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질문은 경제문제와 관련하여 "언제쯤 경기가 풀릴 것으로 전망하는 가" 하는 것이었다. 그는 대략 "이명박 정부가 끝날 때 쯤 경기가 풀리지 않을까"라는 전망을 내 놓았다. 참 뜬금없는 질문에 대책이 안 보이는 '우문현답'이라고나 할까. 공교롭게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경기가 풀릴 때 쯤'이라고 말한 그 때 귀국한 것이다. 그리고 중국에서 귀국한 직후 차기 대통령의 복지정책 향방에 대해 한마디 더 붙였다.
"...복지수요가 폭발할 것은 분명한데 경제가 성장하고 여력이 있어야 복지가 가능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것...이런 면에서 박 후보의 복지 정책이 문 후보 보다는 고민을 많이했다고 생각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문제에 (정치적)목숨을 건 이유는 간단했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간신히 이기고도 강남3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의회의석을 내주고 말았다. 식물시장이 돼 버린 것. 따라서 식물시장 노릇 보다 과감한 탈출이 필요했을 텐데 그는 무상급식을 포퓰리즘이라 정의하고 (표를 의식해)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서울시민들은 그에게 기회를 주지않았다. 복지문제를 거론할 자격이 없다는 것. 그리고 나경원을 보기좋게 눌러버린 안철수 효과로 인해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 체재로 순항을 하고 있는 것이다.필자는 오세훈의 귀국 시점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지하경제' 부활을 노리는 것 외 또 하나가 더 있다고 보고있다. 대선정국에 매우 중요한 참고사항이 오세훈으로부터 발현되고 있는 것이다. 그는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투표율 때문이다. 투표 직전까지 조중동 등지에서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는 투표결과 '여론조작'으로 밝혀질 만큼 오차가 크고 엉터리였다. 선거 일주일 전 내놓은 여론조사를 보면 그 때나 지금이나 별로 다를 바 없었다.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되기 직전까지 주로 그런 모습이었다.따라서 2010년 6.2지방선거를 비교해 보면 재미있는 결과가 도출된다. 이틀 전 여론조사가 공표되기 직전 박근혜와 문재인 후보의 여론조사 결과는 문재인 후보가 압도적으로 앞선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 당시 오차범위 내에 있었으므로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보다 20%포인트 정도 앞서있었다는 결론. 박근혜 후보 소속의 새누리당이 '십알단'이라는 희한한 '댓글러'를 조직한 이유가 설명되는 장면이다.
조중동 등이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가 옳다면 굳이 사무실을 차려놓고 십알단 같은 지하조직을 운영할 필요가 없다는 것.
국내의 사정은 대략 이러한데 오세훈은 스스로 입력(?)해 둔 지하경제의 시간표 등에 따라 귀국해 과거사에 묻혀사는 박근혜를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참 똑똑한 양반의 멍청한 선택이 다시 한 번 더 회자되는 안타까운 대목이다.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 지하경제는 캄캄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며, 우리 국민들이 검은돈을 활성화 시켜 사채놀이를 하겠끔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 당신은 무상급식 때문에 서울시민들로부터 멀어진 게 아니라, 당신 스스로 만들어 둔 어둡고 음습한 이념 프레임에 갇혀 산다는 거.
다시 한 번 확인하시기 바란다.당신이 그토록 떠든 '창의시정' 내지 '인문학강좌'는 스스로 폐쇄적이고 낡은 프레임의 독재사회를 그리워 한 것 때문 아닌가. 생각의 프레임을 바꿔야 그대가 살고 대한민국과 서울시민들이 행복해 질 수 있었던 것. 사람들로부터 '똑똑한 사람의 멍청한 선택'으로 평가받는 건, 당신 스스로 만든 낡고 닳아빠진 '어두운 프레임' 때문. 지나간 추억 하나 들려줘야 겠다. 창의시정발표회에 함께 참석했던 작고한 故최윤희님은 식사하는 자리에서 필자에게 귓속말로 이렇게 말했다.
"(귓속말로 소곤소곤)...저는 요. 세상에서 저런 인간들이 제일 꼴 보기 싫어요."
당신의 평가는 불과 몇 년 전의 역사가 말한다. 시간을 거꾸로 돌리려는 시도는 가장 둔한 생물의 선택이자 파멸의 길이다. 어디 할 게 없어서 '창의시정'을 말하던 전 서울시장이 사채놀이를 '복지'라고 말 할 수 있나. 필자는 이웃들을 상대로 돈놀이를 하는 인간들을 멸시하는 이상으로 저주한다. 복지국가를 좀 먹는 곰팡이들이나 하는 짓.
조선일보의 화려한 혼맥-박근혜와도 밀접
언론을 흔히 입법, 사법, 행정에 이은 제4부(The Fourth Estate)라고 부른다. 원래 이 용어는 1837년 영국의 시인, 역사가, 정치인인 매콜리 경 (Lord Thomas B. Macaulay)경이 의회의 기자석을 가리켜 신문(기자) 본래의 사명은 전제적 경향을 띠는 정치에 대한 하나의 위협이어야 한다고 한 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언론, 특히 조중동으로 불리는 족벌언론과 그 사주들은 감시해야 할 권력, 재벌과 한 몸이 된 지 오래다. 조중동과 족벌사주들이 누리는 영향력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 준 것이 탈세에 대한 징역형 선고와 대통령의 특별사면이다. 미국 같으면 탈세범, 그것도 언론사주 탈세범을 사면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권력과 재벌에 대한 언론의 감시와 견제는 불가능해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족벌언론 사주들이 예외없이 재벌과 보수우익의 권력자들과 혼맥으로 얽힌 친인척이기 때문이다.
혼맥으로 한 몸이나 다름 없는 조중동 사주와 친인척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와 어떻게 맺어져 왔는지 살펴본다.
방상훈과 홍석현, GS가문 허광수의 딸과 아들을 각각 며느리와 사위로
우선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과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은 아주 ‘가까운’ 사돈이다. 범GS 가문의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딸과 아들을 각각 며느리와 사위로 맏아들였다. 방상훈 사장의 두 아들 중 장남인 방준오(1974년생: 조선일보 미래전략팀장)씨의 부인이 허광수 회장의 딸 허유정(1974년생)씨다. (8-9면 혼맥 참조) 홍석현 회장의 2남1녀중 외동딸인 홍정현(1980년생)씨가 허광수 회장의 아들 허서홍(1977년생)씨의 부인이다.
허광수 회장은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과 한 때 동업하며 삼성물산 사장을 지낸 허정구(1911-1999)씨의 3남으로 허광수씨의 둘째형 허동수(1943년생)씨가 GS-칼텍스 회장이다. 허광수 회장의 장인은 박정희 대통령 밑에서 차례로 주일대사, 주미대사, 외무장관을 지낸 김동조(1918-2004)씨다. 한일국교 정상화 협상을 주도한 장본인이다.
조선일보 방준오와 홍정욱 전 국회의원은 4촌동서
허광수 회장의 윗동서가 현대미포조선과 쌍용자동차 사장을 각각 지낸 손명원(1941년생)씨로 ‘해군의 아버지’로 불리며 국방장관을 지낸 손원일(1909-1980) 제독의 장남이다. 손명원씨의 둘째사위가 18대 때 국회의원을 지낸 홍정욱(1970년생)씨로 헤럴드미디어의 소유주이다. 홍정욱 전 의원의 부친은 남궁원이란 예명으로 더 잘 알려진 원로배우 홍경일(1934년생)씨다.
손정도 목사와 두 아들, 각각 만주 북한 남한에 묻혀
손원일 제독의 부친은 상해 임시정부 의정원(요즘의 국회) 의장을 지낸, 전설적인 독립운동가 손정도(1882-1931) 목사다. 식민지배와 냉전, 그리고 6․25라는 비극으로 손정도 목사는 죽어서도 두 아들과 함께 묻히지 못하고 자신은 만주벌판에, 장남인 손원일 제독은 남쪽의 국립묘지에, 그리고 차남인 손원태(1913-2004)씨는 미국에서 오랫동안 의사로 활동하다 평양 애국열사능에 각각 묻혀있다.
기독교방송(CBS)이 몇 년 전 ‘세 개의 무덤, 역사가 나눈 3부자의 길’이란 제목으로 창사 55주년 특집다큐로 방송한 바 있다. 손정도 목사와 김일성의 각별한 관계도 흥미롭다. 두사람의 특별한 관계는 김일성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전10권)’에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정몽준 의원은 방준오, 홍정욱의 처이모부
김동조 외무장관의 넷째사위이자 막내 사위가 정몽준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박근혜 후보와는 장충초등학교 동기동창이다. 정몽준 의원이 10년 전 노무현 후보와 단일화 약속을 번복한 것이나, 이번에 노무현의 ‘친구’이자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후보의 반대편에 선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워(?) 보인다. 방상훈 사장의 장남 방준오와 홍정욱 전 의원에게 정몽준 의원은 처이모부다.
김동조 장관, 현대 GS 신세계그룹 가족과 사돈
김동조 장관은 네 사위 중 두 사람을 현대와 GS 10대 재벌가에서 맞아들였고, 두 아들 중 차남 김민영(1954년생: 외국어대 교수)씨는 이건희 회장의 여동생인 이명희(1943년생) 신세계그룹 회장의 큰시숙인 정재덕(1931-2004: 신세계고문, 연합철강 사장, 경제기획원 경제협력국장 역임)씨의 장녀 정다미(1961년생: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씨와 결혼했다.
홍석현 회장 누나 및 딸을 통해 이병철가와 겹사돈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홍석현 회장의 매형이 이병철 회장의 3남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홍석현 회장은 딸의 결혼을 통해서도 이병철 가문과 사돈으로 연결된다. 겹사돈인 셈이다.
홍 회장의 처가쪽을 보면 입이 딱 벌어진다. 그의 장인은 정몽준 의원의 장인 김동조 전 외무장관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박정희 대통령과 ‘특수관계’였던 신직수(1927-2001) 전 중앙정보부장이다.
홍석현 장인 신직수, 17년동안 검찰총장, 법무장관, 중앙정보부장 지내
신직수씨는 전 세계 모든 문명국가를 통해서 좀처럼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려운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우선 그는 1963년 12월부터 무려 8년 가까이 검찰총장을 지내다 1971년 6월 바로 법무부장관에 임명된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1년 6개월 동안 법무부장관을 지내다 단 하루의 공백도 없이 바로 중앙정보부장(제7대)에 임명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비밀은 역시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에 있다. 육군 소장 박정희가 1961년 5월16일 쿠데타를 일으켜 성공한 뒤 미국의 중앙정보국(CIA)과 같은 정보기관을 만들어 처음부터 철권통치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정희 소장은 자신을 도와 쿠데타에 성공한 30대 중반의 영관급 장교들에게 중앙정보부 설치에 관한 계획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해 받아 본 내용이 엉성하기 짝이 없자 군법무관 시험에 합격한 뒤 변호사로 있던 신직수씨에게 계획서를 보완하라고 지시를 내린다. 그렇게 해서 박정희와 신직수의 특수관계가 시작된다.
쿠데타 두 달 뒤인 1961년 7월부터 신직수씨는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법률 고문으로 활약하다 1963년 7월 중앙정보부 차장으로 임명된다. 그리고 1979년 10월 박 대통령이 죽은 뒤 12월까지 대통령 법률담당 특별보좌관을 지낸다.
신직수는 김지태의 부일장학회 강탈한 실무주동자 박근혜의 또 다른 장물아비인 셈
신직수씨와 관련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역사적 사실이 있다. 신 씨는 당시 남한에서 최고부자로 꼽히던 진취적인 기업인이자 정치인이었던 김지태씨로부터 요즘 시장가치로 천문학적인 규모의 부일장학회를 강탈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세 사람 중의 핵심이다.대구사범 4회 동기동창인 박정희에게 쿠데타에 성공한 뒤 언론사를 뺏으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진 사람이 황용주 전 부산일보 사장으로, 김지태씨가 부산일보 주필로 발탁한 것을 천추의 한으로 생각한 사람이다.
신직수 차남, 워싱턴DC에 LPGA 개최한 대규모 골프장 소유
신직수씨의 2남2녀 중 차남은 미국 워싱턴DC에 대규모 골프장을 소유경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골프장에서 몇 년 전에 미국 프로골프협회(PGA) 대회도 개최된 바 있는데, 홍석현 회장도 초청받아 방문했을 때 주최측으로부터 자신이 주미 대사(2005.02.-2005.09)로 있을 때보다 더 각별한 예우를 받아 미국 PGA 대회의 위상에 내심 놀랐다고 한다. 미국의 수도에 있는 이 대규모 골프장을 어떻게 갖게 되었는지, 그 자금은 누구의 것이며 어디서 나왔는지 알려진 바가 전혀 없다.
고원증 법무장관, 강탈한 5․16장학회 상임이사, MBC 사장 지내
부일장학회를 강탈할 때 주요 역할을 한 나머지 한사람이 고원증(1921-2006) 법무장관(1961.05-1962.01)이다. 그는 신직수씨가 중앙정보부 부산지부장(박용기)을 통해 강제 헌납받아 놓은 장물에 대한 요식행위인 기부승낙서에 김지태씨의 날인을 받은 사람이다. 그리고 고원증씨는 1962년 1월 법무부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바로 강탈해서 이름을 바꾼 5․16장학회의 상임이사와 MBC 사장까지 지낸다. 고 씨의 아들 딸 며느리 등은 (주)서원약업이라는 회사를 소유, 경영하고 있고, 사위는 제약회사와 약품도소매 회사를 소유경영하며 성심의료재단 강동성심병원 이사장을 지낸 바 있다.
홍진기 차녀, 전두환 후계자 거론되던 노신영 국무총리 며느리
홍석현 회장의 부친 홍진기(1917-1986: 법부장관/내무장관)씨의 4남2녀의 혼맥을 보면 소름이 끼칠 정도다. 6남매의 맏이인 홍라희(1945년생; 리움미술관 관장)씨가 이건희 회장의 부인이다. 홍라희씨는 홍진기씨가 전주에서 판사 생활할 때 태어나, ‘전라도에서 얻은 기쁨’이란 뜻의 ‘라희(羅喜)’로 지었다고 그의 회고록에 나온다.
홍씨의 막내딸은 한 때 전두환 대통령이 후계자로 유력하게 검토했던 노신영 전 국무총리(외무장관/국가안전전기획부장)의 차남 노철수(1956년생)씨의 부인으로, 중앙일보 영어신문인 중앙데일리 발행인이다. 그는 한 때 삼성전자 미주 지사에 파견발령을 받은 적이 있는데, 바로 이병철 회장이 암 수술차 미국을 방문할 때 수행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한다.
차남 홍석조씨, 최대편의점 C&U(전 훼미리마트) 대표이사 회장
홍진기씨의 차남 홍석조(1953년생: 광주고검장, 인천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역임)씨의 부인은 얼마 전 작고한 양택식 전 서울시장의 조카딸이다. 홍석조씨는 MBC 이상호 기자의 X-파일 보도 때 삼성의 떡값 아닌 뇌물을 검찰 후배들에게 돌린 것으로 알려지자 이를 부인하고 광주고검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프랜차이즈 점포를 가진 24시 편의점 훼미리마트(최근 C&U로 변경)의 회장을 맡고 있다. 홍석현 형제가 소유, 경영하고 있는 보광그룹의 주식회사만 100개가 넘는다.
방상훈 처가는 윤보선 전 대통령 가문 대통령부터 장관, 대학총장, 의사 등 수두룩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일가의 혼맥에 대해선 이쯤에서 줄이고,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가문으로 넘어가 보자. 그의 처가는 윤보선 전 대통령 가문이다. 처증조부가 독립운동과 민족계몽운동에 종사하다 변절해 조선인 최초로 일본 제국의회인 귀족원 의원까지 지낸 윤치호(1865-1945)씨다. 윤치호씨의 5촌조카 즉 당질이 윤보선(1897-1990) 전 대통령이다. 방상훈 사장의 처증조부 윤치호씨, 윤보선 대통령의 부친 윤치소(1871-1944;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씨, 윤보선씨보다 나이가 한 살 작은 막내숙부 윤치영(1898-1996: 박정희의 민주공화당 의장, 서울시장, 내무부장관 역임)씨 등은 모두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돼 있다.
방상훈 사장 차남, 수원대 이인수 총장의 사위 수원대학 학생 등록금으로 조선일보 종편에 50억원 투자
방상훈 사장은 아들만 둘을 뒀다. 차남인 방정오(1978년생: 조선일보 미디어전략팀장)씨는 수원대 총장 이인수(1952년생; 고운학원 이사장)씨의 사위다. 이인수씨의 부친 이종욱(1921-2009)씨는 철도청 운수국장 등으로 일하다 삼익건설과 수원대를 설립했다. 삼익건설은 장남인 이창수(1942년생)씨가 경영하다 부도가 났고, 이창수 회장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삼익건설을 경영하며 수백억원대의 사기대출과 횡령 등으로 기소되기도 했다.
최근에 놀랄만한 일은 수원대학이 이사장이나 총장 가족의 개인 돈이 아니라 학교 돈으로 사돈회사인 조선일보 종편 컨소시엄에 50억원을 투자했다고 MBC가 보도한 일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4개 종편회사(MBN 포함)의 1%이상 대주주 명부를 공개하라는 요구를 거부하고 있으나, 공개될 경우 이런 유사한 사례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방상훈 부친 방일영 전 회장, 박정희와 술동무 밤의 대통령은 박 대통령이 지어준 별명
방상훈 사장의 부친 방일영(1923-2003) 전 조선일보 회장은 생전에 박정희 대통령과 요정 등에서 잦은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밤의 대통령’이란 별명도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지어 준 것으로 알려졌다.
고관대작들과 힘깨나 쓰는 사람들만이 갈 수 있는 요정을 들락거리며 ‘기생들 머리를 가장 많이 얹어 준’ 것으로 유명한 방일영 회장이 아버지 박 대통령과 술친구였다는 사실에 대해 박근혜 후보는 어떻게 생각할까?
코리아나호텔, 박정희가 언론사에 준 최초의 당근
방상훈 사장을 제외하고 방일영 전 회장의 나머지 자식들(3명의 부인에게서 방상훈 포함 6남3녀를 낳음)의 혼맥은 전혀 화려하지 않다. 방 회장은 자식들의 혼맥은 화려하지 않아도 박 대통령과 돈독한 관계를 이용해 챙길 것은 단단히 한 몫 챙겼다.
차남인 방용훈(1954년생)씨가 사장으로 있는 코리아나호텔이 바로 생생한 뒷거래의 증거물이다. 아마도 독재자 박정희 대통령이 자신에 관한 나쁜 기사를 보도하지 않는 조건으로 언론사에 제공한 가장 큰 최초의 당근인 셈이다. 말이 당근이지 현재 시가 천억원대가 될 정도로 엄청난 특혜이자 권언유착이다. 세종로와 태평로를 지나면서 다시 한번 쳐다보아야 할 역사적 건물이다. 한 때는 일본인 ‘기생 관광객’들이 주된 고객인 시절이 있었다.방일영과 박정희 대통령의 뒷거래의 진상은 이렇다. 물론 방일영 전 회장과 동생인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변한다. 미국 백악관을 38년간 출입한 자랑스런 대한민국 여기자가 있었으니, 그녀가 문명자(1903-2008: 미국명 Julie Moon)씨다.
방일영, 특파원이 보낸 박정희 좌익전력 기사로 뒷거래
1999년에 그녀가 쓴 ‘내가 본 박정희와 김대중’이란 회고록에 자세히 나오는 얘기다.
문 기자는 한국에서 활동했던 미국의 정보기관 관계자, 미국 정부기관의 각종 문서 및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과 인터뷰 등을 통해 박정희 대통령의 좌익전력에 관한 기사를 시리즈로 작성해 조선일보사로 송고했으나 단 한번도 보도되지 않아, 당시에는 쓰레기 통으로 들어간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런데 중앙정보부장에서 쫓겨난 김형욱씨(프항스 파리에서 실종)가 미국에 있는 자신을 찾아와 사실을 틀어놓는 바람에 뒤늦게 진상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요지는 이렇다. 김형욱이중앙정보부장으로 있던 어느 날, 방일영 당시 사장이 찾아와 문제의 기사 원고뭉치를 보여주며 박정희 대통령한테 호텔을 하나 지어달라고 부탁해 달라고 하더라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얼마 뒤 정부의 허가를 받아 조선일보사는 일본 이토추(세계 최초의 종합무역상사) 상사로부터 차관을 들여와 코리아나호텔을 건립했다. 방일영 전 회장과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자서전 등에는 본질은 제쳐두고 차관 도입에 몇 년 동안 애를 먹은 것으로 강변하고 있다. 코리아나호텔이 건립될 당시 서울 시내에는 대형 호텔이 몇 개 되지 않던 시절이다.
방우영 명예회장의 3녀1남 혼맥 화려
방우영 회장은 딸 셋을 낳고 아들 하나를 뒀다. 장녀는 태평양그룹 창업주 서성환(1923-2003)씨의 장남 서영배(1956년생) 회장의 부인이고, 차녀는 김도창(1922-2005) 전 법제처장의 맏며느리다. 방우영의 장녀 방혜성(1960년생)씨의 동서가 롯데그룹 신격호(1922년생) 총괄회장의 동생 신춘호(1932년생) 농심 회장의 차녀 신윤경(1968년생)씨다. 방혜성씨는 조선일보 기자로 잠시 일하다 결혼하여 성덕여중 등을 운영하는 태평양학원의 이사를 맡고 있다.
방우영씨의 3녀 방혜신의 남편은 정연욱(1962년생) 경남에너지 사장으로, 그의 부친은 김영삼 정부 때 국회 외무위원장을 지낸 정재문(1936년생) 전 의원이고, 조부는 국회부의장을 지낸 정해영(1915-2005) 국회의원(7선)이다. 정해영 부의장은 연탄으로 돈을 벌어 ‘석탄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정 부의장은 장학재단을 설립, 운영했는데 부산과 경남 지역 출신 정치인들 중에서 그의 장학금을 받은 사람이 상당수다.
외아들 방성훈 영풍그룹 공동창업주 가문과 혼인
방우영 회장의 외아들 방성훈(1973년생) 스포츠조선 대표이사 부사장은 영풍그룹의 고려아연 대표이사 회장 최창근(1947년생)씨의 맏사위다. 최기호(1908-1980) 영풍그룹 공동창업주의 4남인 최창근 회장의 바로 아래 동생 최창규(1950년생) 영풍정밀 회장의 장인이 정일권(1917-1994) 전 국무총리다.
만주군관학교와 일본 육사 출신 선배들 중에서 자신의 자리를 노릴까 봐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던 박 대통령이 유일하게 한번도 숙청하지 않고 국무총리와 국회의장 등 입법부와 행정부 수장을 거치며 팽생 '만인지상 1인지하‘의 화려한 삶을 살도록 허용한 사람이 정일권씨다.
방우영씨, 한다리 건너 정일권 국무총리와 사돈
그 비결이나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두가지로 추정된다. 하나는 정일권씨가 박 대통령이 여순반란 사건 때 남로당 간부로서 체포돼 군법회의서 사형선고까지 받았다가 만주군 선배들인 백선엽, 이용문(최근에 박근혜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건개 전 대전고검장의 부친) 장군과 정일권씨의 도움으로 귀사회생한 것이 첫째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설명이 부족하다. 나이는 동갑(1917년생)으로 정일권씨가 일본 육사 선배이지만, 정 씨가 박 대통령에게 깍듯이 예우를 갖추며 자신은 권력에는 관심이 없으며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신조라고 솔직히 고백한 것이 박 대통령을 안심시키고 그의 신뢰를 샀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실제 정일권 국무총리의 별명이 박 대통령에게 여자를 갖다 바친다 해서 ‘채홍사’로 불렸다.
동아일보 김재호 사장 장인이 이한동 전 국무총리 동생 김재열의 장인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동아일보 김재호 사장 가문은 증조부인 김성수(1891-1955) 초대 부총리가 아들만 9명을 두었고, 동생인 삼양그룹 창업주 김년수(1896-1979)씨도 자식들이 많아 혼맥이 화려하나 지면 관계상 줄이는 것을 양해 바란다. 다만, 8-9쪽 상단의 혼맥지도 양쪽 끝에 나타나 있듯이 김성수 전 부통령은 장남 김상만(1910-1994: 전 동아일보 회장), 8남 김상석(1933년생), 9남 김상겸(1935-2004: 고려대 사범대학장)을 통해 윤보선 가문, 정주영 가문, GS그룹 허씨 가문과 연결돼 조선일보, 중앙일보와도 다시 사돈이 된다.
김재호 사장의 동생 김재열(1968년생)씨는 제일모직 부사장을 지내다 지금은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다. 김재열 사장은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고종사촌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청운중학교 동기동창이기도 하다.
김재호 사장의 동서는 GS홈쇼핑 허태수 대표 김영무 김앤장 대표변호사와도 연결
김재호 사장의 동서가 GS그룹 회장이자 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는 허창수(1948년생)씨의 동생 허태수(1957년생) GS홈쇼핑 대표다. 방상훈 사장의 장남 방준오의 장인 허광수씨의 4촌들이다.
김재호 사장의 동서인 허태수 사장을 통해 김앤장 법류사무소의 실질적 주인이자 공동대표변호사인 김영무(1942년생)씨와 혼맥이 연결된다. 김영무 대표의 아들 김현주(1972년생)씨의 장인이 바로 허창수 GS그룹 회장이다.
김영무 대표의 사위는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1915-2001) 회장의 4남인 정몽우(1945-1990) 전 현대알루미늄 대표다. 정몽우씨의 장남 정일선(1970년생) BNG스틸 사장의 장인이 구자엽 LS그룹 전선산업 부문 회장(1950년생)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양자토론’이 대선을 사흘 앞둔 16일 저녁 3차 TV토론에서 성사됐다. 교육과 저출산·고령화 대책, 범죄예방과 사회 안전대책, 과학기술 발전 방안 등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토론을 지켜보던 네티즌들은 각 후보들의 주요 발언이 나올 때마다 관전평을 트위터에 올렸다.
무엇보다 큰 관심을 끌었던 건 박근혜 후보의 “그래서 대통령 하려고 하는 것 아닙니까”라는 발언이었다. 문 후보가 현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 실패를 언급하면서 ‘MB정부 때 뭐 하셨나’고 묻자 박 후보가 내뱉은 말이었다.
네티즌들은 일제히 패러디와 풍자를 쏟아냈다. 박 후보의 발언에서 ‘오만’을 읽는 네티즌도 있었고, 박 후보의 ‘무책임’을 지적하는 네티즌도 적지 않았다. 박 후보가 연거푸 이어진 문 후보의 질문 공세에 대해 ‘제가 이번에 대통령이 되면 잘 하겠다’거나 ‘제가 대통령이었면 진작 했다’는 식으로 반응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박 후보의 ‘국정원 직원 감금’ 발언도 화제였다. 박 후보는 국정원 직원의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을 소재로 공세를 이어가면서 여러차례 ‘민주당이 국정원 직원을 감금했다’고 표현했다. 네티즌들은 ‘감금’과 ‘잠금’의 차이를 지적하는 트윗을 올렸다. 문 후보는 “국정원 직원은 피의자”라며 “수사가 진행중인 사안에 대해서 수사 개입을 하려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반값등록금 공약에 대한 토론 중 등장한 ‘사학법’도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다. 문재인 후보는 대학 등록금이 너무 비싸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를 견제하기 위해 참여정부 시절 사학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박 후보가 이에 반대했다는 점을 공략했다. 박 후보는 “왜 갑가지 사학법 이야기가 나오냐”며 ‘발끈’했다. 네티즌들은 “사학법 취지가 뭔지 잘 몰랐던 모양”이라며 당시 촛불집회를 벌이던 박 후보의 사진을 찾아 올렸다.
선행학습을 법으로 금지하겠다는 박 후보의 발언은 풍자와 ‘사실 검증’으로 이어졌다. 문 후보가 ‘선행학습을 금지하는 법을 만드시겠다는 것이냐’고 재차 확인하자 박 후보가 ‘공약집에도 있다’고 응수했기 때문이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대 교수는 “선행학습 금지가 아니라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공교육 평가를 금지하겠다는 것인데, 아마 혼동을 했나 보네요”라고 짚었다.
그 밖에도 저출산·고령화 대책에서 이어진 문재인 후보의 질문에 박 후보가 ‘법안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응수한 대목과 ‘6인 병실’과 관련한 박 후보의 답변도 네티즌들의 관심이었다.
전체적으로는 박 후보의 토론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박근혜 후보는 정책 이해도가 많이 떨어진다는 게 여실히 드러난 토론”이었다고 지적했다. 진보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인정하긴 싫습니다만, 5년전 MB는 경쟁력 있는 후보였습니다”라고 ‘촌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