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누가 들어도 어색한 인사말이었다. 편의점 문을 열고 조심스레 들어오는 사람을 확인한 병헌은 말끝을 흐렸다. 문을 열고 들어 온 사람도 적잖이 놀랐는지 그 자리에 서서 당황한 표정만 지어보일 뿐이다. 여기서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병헌이 중얼거렸다. 잠시 상대방의 눈치를 살피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병헌은 이내 한숨을 폭 내쉬더니 자리에 앉았다. 우물쭈물 거리던 그도 조용히 편의점 안으로 발을 들였다.
“…….”
이찬희. 하얗고 예쁜 얼굴과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놀라면 입을 꾹 다물고 두 눈만 동그랗게 뜨는 것도 변함이 없다. 음료 코너로 향하는 뒤태도 여전히 날씬하다. 냉장고 문을 열고 맥주 두 캔을 집어 드는 가느다랗고 긴 손가락 또한 변함없이 고고하다. 그의 뒷모습을 시선으로 쫓던 병헌이 뒤를 도는 찬희에 깜짝 놀라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아무것도 켜지지 않은 까만 액정을 바라보며 머리를 정리하는 척 하다가 힐끔, 찬희를 확인한다. 아까 그 자리에 없는 것을 보고 어디 있나 매장 안을 두리번거리자 과자 코너에서 동그랗고 자그마한 머리가 보인다. 한 번도 건들인 적 없는 다갈색의 머리카락은 역시 찰랑거리고 있다.
‘또 염색했어? 그만 좀 하라니까!’
‘같이 하자. 응? 하면 예쁠 것 같아, 너.’
‘싫어. 부모님이 주신 거 건드리는 거 아냐.’
생긴 것과 달리 고지식한 구석이 있어서 늘 ‘모범생’ 소리를 듣고 살던 찬희는 고등학교 때부터 늘 상위권을 유지했다. 그에 비해 노는 것을 좋아하고 전형적인 남학생이던 병헌은 간신히 중하위권을 지키곤 했다. 찬희와 병헌이 함께 다니는 것을 보며 몇몇은 이해 할 수 없는 기이한 현상에 고개를 갸웃거리곤 했다.
“…….”
옛 생각에 잠겨있던 병헌이 카운터를 똑똑 두드리며 자신을 부르는 찬희에 화들짝 놀라서 핸드폰을 떨어뜨렸다. 씹. 작게 욕을 읊조리며 허리를 숙여 핸드폰을 줍고 카운터에 올려진 것들을 바라보았다. 맥주 두 캔과 감자 칩 과자 하나, 초콜릿 여러 개. 언제부터 술을 마셨던 건지. 고등학교 때 까지만 해도 술은 쓰다며 멀리 하던 찬희였는데. 그나저나 초콜릿 좋아 하는 건 똑같았다. 다크 초콜릿, 밀크 초콜릿, 아주 종류별로 야무지게도 가져왔다. 감자 칩 과자는 자신이 좋아했었는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바코드를 찍는다.
“만 팔천 구백 원 입……,니다.”
잠시 머뭇거리던 병헌이 계산을 마치고 찬희를 바라봤다.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 사이였는데 고작 헤어졌다고 이렇게 남남처럼 대하다니. 찬희에게 하는 존댓말이 어색해서 병헌은 괜히 허공만 바라봤다. 지갑에서 만 원 짜리 두 장을 꺼낸 찬희가 병헌에게 내밀었다. 잔돈을 넘겨 준 병헌이 검은 봉투 하나를 꺼내 찬희가 계산한 것들을 담아 주기 시작했다.
“저기…….”
“어, 어?”
당황해서 반말이 툭 튀어나온 병헌이 우스웠는지 풋, 하고 웃던 찬희가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병헌 때문에 민망 해 져서 헛기침을 했다. 찬희가 웃는 걸 대체 얼마 만에 보는 건지. 오랜만에 보는 에쁜 눈웃음에 멍하니 있던 병헌을 찬희가 다시 한 번 불렀다.
“아르바이트, 맞지?”
“응…….”
“언제 끝나?”
“그, 금방.”
“앞에서 기다릴게.”
“어?”
병헌이 되묻자, 찬희는 봉투에서 맥주 캔을 집어 들고 웃었다. 두 캔을 산 이유가 있었구나. 병헌이 침을 꼴깍 삼키고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병헌의 긍정에 찬희가 다시 활짝 웃으며 검은 봉투를 들고 나갔다. 편의점 앞에 놓인 테이블에 봉투를 내려놓고 의자에 앉은 찬희는 고개를 젖혀 하늘을 바라보았다. 편의점 안에서 그것을 보던 병헌이 핸드폰을 들고 빠르게 누군가를 찾았다.
[여보세요.]
“형, 어디예요?”
[거의 다 왔어. 3분 걸리려나.]
“그럼 저 오늘은 조기 퇴근 합니다.”
[뭐 이 자식아? 야, 야!]
핸드폰을 내려놓고 유니폼을 벗어 던진 병헌이 서둘러 카운터에서 나왔다. 어차피 편의점 앞이니까 손님이 오면 달려와서 계산 해 주면 될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 파트도 3분 조금 걸린다고 하니까. 편의점 문을 열고 찬희의 앞에 앉은 병헌이 고개를 푹 숙였다. 도대체 어떤 시선으로 찬희를 봐야 할지 자신이 없었다. 잘못 한 것은 없는데. 피식거리며 바람 빠지는 웃음을 흘리던 병헌의 볼에 차가운 맥주 캔이 닿았다.
“소주는 아직 자신이 없어서……. 맥주 괜찮지?”
“……괜찮아.”
치익- 하는 소리가 두 번 들리고, 찬희가 꿀꺽꿀꺽 맥주를 들이켰다. 놀란 눈으로 찬희를 바라보던 병헌도 찔끔찔끔 맥주를 홀짝이기 시작했다. 자신이 산 초콜릿을 하나 까서 입 안에 넣은 찬희가 감자 칩 과자를 뜯어서 병헌의 앞에 놓았다. 병헌이 뭐냐는 표정으로 찬희를 바라보자 고개 짓으로 과자를 가리킨다.
“넌 단 거 싫어하잖아.”
아. 과자 코너에서 고민 고민하며 이것을 가져 왔을 찬희를 생각하니 또 슬그머니 웃음이 지어진다. 맥주를 한 모금, 과자를 하나. 기계적으로 마시던 병헌은 또 다시 고민에 빠졌다. 이걸 물어봐야 하나. 물어봐도 되는 걸까. 망설이던 그는 찬희가 다시 맥주 캔에 손을 뻗었을 쯤에야 입을 열었다.
“근데…….”
“응?”
“그, 종현이라는 애랑은……. 잘 지내?”
“아. 헤어졌어, 얼마 전에.”
병헌이 입을 꾹 다물었다. 그 애 때문에 헤어졌는데 그 애랑 헤어졌구나. 참 모순적이지만 말이 되는 상황이라 어이가 없었다. 1년 전. 그게 벌써 1년이나 되었다. 시간 참 빠르네. 목구멍 뒤로 들이키는 맥주가 씁쓸하게 느껴져 인상만 쓴다.
이찬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고개를 젖혀 하늘만 바라보는 그의 모습이 예전과 같아서, 더욱 실감이 나질 않았다. 꿈인가 싶어 제 볼을 꼬집어도 보지만 얼얼하니 아픈 것이 꿈도 아니다. 찬희가 사는 곳이라면 이곳에서 꽤나 멀리 있을 텐데. 그를 잊기 위해 일부러 멀리 도망 쳤거늘 다시 잡혀버렸다. 이래서야 제자리걸음과 별 다를 바가 없다. 먼저 좋아했던 사람이 먼저 실증 난다는 것이 맞는 말일까. 더 많이 좋아했던 사람이 더 빨리 식어버린다는 게 사실일까. 이제야 실감이 난다.
‘그만 할까?’
‘…….’
‘애초에 먼저 좋아한 것도 나였고, 더 많이 좋아했던 것도 나였잖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싫었다거나 귀찮았다는 건 아니었다. 단지, 표현하는 방법이 조금 서툴렀을 뿐이다. 어렸을 때부터 사랑만 받고 자란 찬희와 반대로 병헌은 사랑을 받는 것도, 사랑을 하는 것도 서툴렀다. 그래서 찬희가 그렇게 느꼈었을 수도 있다. 어쨌거나 무뚝뚝한 자신에게 질려버린 찬희는 다정한 누군가를 찾아 떠났을 뿐이고, 자신은 무능력해서 그를 놓쳤을 뿐이다. 그 누구의 잘못도 없다. 그런데 이제 와서 왜.
“야, 너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냐.”
“괜찮아. 나도 몰랐는데 나 의외로 주량이 세더라고.”
그렇게 말하며 미소 짓는 찬희의 두 귀는 이미 새빨개져 있었다. 술주정을 부리기 전에 정리 해야겠다. 라고 생각한 병헌이 하나 둘, 쓰레기를 검은 봉투 안에 집어넣기 시작했다. 언제 또 이렇게 많이 까먹었는지 초콜릿 쓰레기가 한 두 개가 아니다. 한숨을 폭 내쉰 병헌이텅 빈 찬희의 캔과 자신의 캔을 가지고 재활용 쓰레기통에 넣었다.
“일어나, 가자.”
“음. 병헌아, 나 이사 했다?”
“……어디로.”
“조- 앞으로. 그래서 여기 왔어. 여기 편의점.”
주량이 세기는 누가. 이미 발음이 꼬이고 웃음을 흘리고 다니는 찬희를 꼭 붙잡아 둔 병헌이 그를 앞장 세웠다. 어린 아이처럼 노래를 흥얼거리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길을 걷는 찬희의 뒤에서, 병헌은 복잡한 표정만 지어 보였다. 언제 술을 마시기 시작 한 거지. 자신도 몰랐던 사이에 조금씩 변해가는 찬희가 어색했다. 술을 마셨지만 전혀 취기가 올라오지 않았다. 맥주 캔을 비우는 내내 쓸데없는 생각들이 떠올라 술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병헌은 아까 찬희처럼 고개를 젖혀 까만 하늘을 바라봤다. 그리고 찬희가 아까부터 왜 하늘을 그렇게 봤는지 알 것도 같았다.
“여기. 여기.”
“여기야?”
“응, 응.”
간신히 찬희를 집 앞에 데려다 준 병헌이 그가 집 안에 들어가는 것 까지 보고 가려고 찬희를 돌려 세웠다. 들어가기 싫다는 듯 문 앞에서 버티던 찬희는 조금 성 난 얼굴을 하고 다시 몸을 돌렸다. 입술을 툭 내밀고 자신을 노려보는 찬희에 당황한 병헌은 말을 더듬으며 물었다.
“왜, 왜?”
“이씨…….”
“어?”
“안 들어가! 안 들어 갈 거야!”
자신을 보내려는 병헌을 밀쳐내곤 다시 길가로 나선다. 한숨만 폭 내쉰 병헌이 그의 뒤를 쫓았다. 술김에 사고라도 나면 어쩌려고. 쫄랑쫄랑 어딜 그렇게 가고 싶은지 낯선 거리를 마냥 걷기만 하는 찬희의 뒤를 따르던 병헌도 시계를 확인하더니 늦어진 시간에 놀라 기겁을 하며 찬희를 붙잡아 세웠다. 아까보다 취기가 달아 난 모양인지 붉던 두 볼이 다시 제 피부 색으로 돌아와 있었다.
“늦었어. 집에 들어가.”
“……너는?”
“나도 집에 가야지.”
“너도 들어가.”
무슨 소리야. 아직도 술이 깨질 않았나 싶었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또렷해서 그래 보이지는 않았다. 병헌이 찬희의 손목을 붙잡고 다시 왔던 길을 따라 앞장서기 시작했다. 싫다고 투덜거릴 거라는 병헌의 예상과 달리 예상 외로 잠잠한 찬희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도 더 늦어지면 버스마저 끊길 것 같아 발걸음을 빨리 한다.
“아, 여기 어디야. 어디로 가?”
“……저기.”
찬희가 가리킨 곳을 바라보자 자그마한 동네 놀이터 하나가 있었다. 술이 깼다는 건 제 착각이었나. 병헌이 찬희에게 똑바로 말 해 보라며 고개를 돌리자마자 찬희가 그를 지나쳐 놀이터로 향했다.
“또 어디가!”
병헌이 아무리 뒤에서 외쳐도 들은 체도 하지 않고 놀이터로 향하더니 두 개 있는 작은 그네에 앉아 발장난을 친다. 이찬희 저거 주사가 아주 고약하고만. 제 이마를 손으로 짚던 병헌이 한숨만 푹푹 내쉬면서도 발걸음은 찬희의 옆에 있는 그네로 향한다. 버스는 이미 물 건너 간 것 같고, 운동이나 할 겸 걸어가자고 생각한 병헌이 더 어두워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까보다 더 짙어진 달빛이 휘황찬란했다.
“우아, 우아.”
“너 왜 그래. 진짜 취했어?”
“응. 취했어.”
고개를 돌려 다시 하늘을 바라보는 병헌을 곁눈질하던 찬희도 고개를 젖혀 높다란 하늘을 바라봤다. 까만 밤하늘에 총총 박혀 있는 별과 빛나고 있는 달을 보니 절로 콧노래가 흘러 나왔다. 근거도 없는 노래를 흥얼거리는 찬희의 목소리에 병헌이 시선을 다시 찬희에게 옮겼다. 고개를 젖히고 하늘을 바라보는 그의 옆모습은, 아직까지도 아름답고 고고했다. 살짝 감은 두 눈 아래로 그늘진 속눈썹은 짙고 풍성했다. 오물거리는 입술은 어두운 밤인데도 불구하고 홀로 붉게 빛나고 있었다.
“병헌아.”
멍하니 찬희의 얼굴을 바라보는 병헌의 귓가로 잔잔한 부름이 들려왔다. 그리고 병헌이 피할 새도 없이 찬희가 고개를 돌려 병헌과 시선을 맞추었다. 이렇게 단 둘이서 바라보고 있던 게 대체 얼마만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새삼 그와의 인연을 되생각하던 병헌이 쓴웃음을 지었다. 사람 인연이 이렇게 쉬웠구나. 만나자, 해서 만나고 헤어지자, 해서 헤어지고. 헤어지고 나면 서로 남남이 되어버려 어디서 뭘 하고 사는지도 모르고. 일방적인 이별 통보였지만.
“왜?”
“나 사실 안 취했어.”
“그래, 안 취했다.”
“응. 근데 나 종현이랑 헤어졌어.”
“아까 말 했잖아.”
“응. 그러니까 헤어졌다고.”
무슨 말을 하겠냐마는, 병헌은 그저 그의 말을 경청했다. 말없이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병헌을 보며 찬희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술에 취하지 않았다, 전혀. 취했다 하더라도 지금은 멀쩡했다. 적어도 병헌에게 말하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진심이었다. 술김도 아니었고, 장난도 아니었다.
“…….”
“…….”
“집에 들어가?”
“뭐?”
“집에 들어가, 나?”
“……들어가. 시간 늦었다.”
“너는?”
“뭐가 또.”
“너도 들어가?”
“나도 집에 가야지.”
병헌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지 자꾸만 자신을 집에 들여보내려고만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찬희는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자신도 몰랐다. 그냥 머리를 거치지 않고 바로 나오는 말이라는 것 밖에는.
“너 빨리 들어가서 자라, 그냥.”
“……병헌아, 나 안 취했어.”
“그래. 안 취했으니까 집에 가서 자.”
“…….”
그럼에도 꿈쩍하지 않는 찬희에 병헌의 눈살이 더욱 찌푸려졌다. 지금 찬희가 어떤 고민을 하는 지도 모르고 한숨만 내뱉던 병헌은 이제 정말 안 되겠는지 자리에서 일어섰다. 찬희의 시선이 그의 뒷모습을 따랐다. 자리에서 일어난 병헌은 엉덩이를 툭툭 털더니 찬희를 힐끔, 바라보고 말을 했다.
“난 간다. 들어가서 자든 여기서 자든 맘대로 해.”
“이병허언.”
“……간다. 웬만하면 집에 들어가서 자.”
말 꼬리를 길게 늘려 말하는 찬희가 꼭 자신보고 가지 말라고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지만 이대로 있다가는 자신도 모르게 찬희를 붙잡아 둘 것 같아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 것 같아서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찬희의 애절한 목소리가 다시 병헌의 발목을 잡았다.
“우리 다시 돌아가면 안 되는 거야?”
“……너 취했다.”
“안 취했어, 이병헌. 나 멀쩡해.”
“……가.”
“대답 해 주고 가. 돌아가면 안 돼?”
이제 와서 이런다는 게 뻔뻔하고 낯 두껍다는 건 잘 알지만 지금이 아니라면, 술김이라고 생각해도 상관없으니, 다시는 말 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에 저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었다. 말 하고도 당황스러운지 눈만 끔뻑거리는 찬희는 병헌의 뒷모습만 멀뚱히 바라봤다.
“응? 병헌아, 안 돼?”
조금 떨리는 찬희의 목소리에 병헌은 입술만 아프게 물었다 놓았다. 분명 자신을 떠났던 이찬희인데, 다른 사람이 좋다며 냉정하게 자신을 버려두고 간 이찬희인데. 아직까지 찬희의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자신이 참 어리석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병헌은 흔들리는 마음을 애써 잡았다. 그의 입술 새로 나온 말이 자신과 찬희의 가슴을 모두 쑤신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더 이상은 지체할 수 없었다. 본심이 튀어나올 까 봐.
“안 돼.”
“……병헌아.”
“집에 빨리 들어가, 진짜 갈게.”
마음을 굳힌 듯 다시 걸어 나가는 병헌의 뒷모습을 보던 찬희가 눈을 감았다. 눈 꼬리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던 눈물 한 줄기가 흘러 내려 볼을 타고 아래로 떨어졌다. 왜 지금에서야 깨달았을까. 왜 그때는 몰랐을까. 그 때, 한 번만 이라도 잡아주지. 이제와 후회하는 자신이 초라했다. 병헌과 헤어지고, 종현을 만난 이후로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서 병헌을 떠올리는 자신을 보며 깨달았었다. 자신은, 아직까지 이병헌 이라고. 종현에게 미안하고 죄책감을 느껴 헤어지긴 했지만 새록새록 떠오르는 병헌과의 추억은 막을 도리가 없었다.
“……이병헌, 미안해.”
이미 점이 되어 사라졌을 병헌이었겠지만, 찬희는 끝내 하지 못 한 말을 중얼거렸다. 예전에 해줬어야 했었는데. 너무 늦어서 미안해. 염치없이 찾아와서 미안해. 네 탓 해서 미안해. 이기적이었던 나라서 미안해. 찬희가 감고 있던 눈을 뜨고 하늘을 바라봤다.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높은 하늘이 오늘따라 외롭게만 느껴졌다. 꿈이었으면 좋겠다. 눈을 뜨면, 네가 내 옆에서 웃으며 날 보고 있어줬으면 좋겠어.
으얽 오랜만에 오글거리네요ㅋㅎ......!
열린 결말! 이게 꿈인지 아닐지는, 독자분들 상상에 맡기겠습니다ㅎ_ㅎ
날이 참 변덕이 심하죠 T_T 비 오다가도 타 죽을 듯이 덥기만 하고 ;_;
날씨가 이럴 수록 건강 관리 더 철저하게 하시구요ㅠㅠ 그럼 저는 다음에 또 올게요♥
첫댓글 그러고 병허닌 뒤에서 차닐 지켜보고잇져 흡 ....☆ 아련 ....다시잘될쥴알앗ㄴ느데 뭐 저혼자 상상하겠습니다. 잘보고가요 울히 류화자까님 ㅠㅠ오랜만인거가타여ㅜㅜ♥
아니....바보가튼자식ㅠㅠㅠ잡으면 한번은 잡혀줘야지ㅠㅠ!! 제발...꿈이기를...이렇게 해어지면안되는거시야ㅠㅠ 이런 오글거림과 아련함도 류화님 손을 거치니 너무나도 재밋네여ㅠㅠ잘보고갑니다♥
뭔가.. 하나 알고가네요.. 먼저 좋아한사람이. 더 많이좋아하는사람이 상대방보다 빨리질려서 버린다는거. 맞는말인거 제가 확실히 알겠거든요. 잘보고갑니다-.
류화님..와...이 아련함..진짜 아련함이 묻어나요ㅠㅠㅠ모두다 꿈이라고 믿을래요ㅠㅠㅠ 일어나보니 행복했던 때로ㅠㅠㅠ
에고고 다시 만났는데도ㅠㅠ 다시 다가오려는데도 밀어내려는 병헌이의 마음을 잘 모르겠네요 에횽ㅠㅠ 다시 만나도 잘 못해줄 거 같아서 그런가? 그런 마음인 거면 바보네요 병헌이는ㅠㅠ잉 아련한 글이에요 잘 보고 갑니당
아ㅠㅠㅠㅠ 진짜 아련해요ㅠㅠㅠㅠㅠ 찬희가 불쌍해요ㅠㅠㅠㅠㅠ 그래도 제 상상에서는 병헌이랑 찬희랑 잘 되는걸로.....ㅎㅎㅎ
저 짤이 픽 속의 병헌이 표정 같아서 더 와닿아요ㅜㅜ 다시 제맘 말하는 찬희맘도 이해가고 병헌이도 이해가고ㅜㅜ 그래도 안타깝긴네요ㅜㅜ 저는 이거 꿈아닌걸로-!ㅋㅋ 이렇게 끝나니까 뭔가 더 여운이 있어서 좋아요, 저는ㅎㅎㅎㅎㅎ
으아ㅠ 분위기 좋은 픽이네요ㅠ 해피엔딩이었음 했지만 ..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