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숙도 서쪽에 낙동강 하구둑 배수문 5개 증설
4대강 살리기 사업 일환 어도·생태공원도 조성
"수위 낮춰 홍수예방 효과" "환경영향평가 제대로 안돼"
낙동강 하구둑에 배수문이 보다 더 많아진다.
한국수자원공사 부산권관리단은 "4대강 살리기 사업 중 하나로 2400억원을 들여 낙동강 하구둑에 제2배수문을 만들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제2배수문은 기존 하구둑 중 을숙도 서측의 명지쪽 제방이 5개의 수문 등을 갖추는 식으로 만들어진다. 공사가 끝나면 낙동강 하구둑 수문은 10개에서 15개로 늘어난다.
1987년 건설된 낙동강 하구둑은 총길이 2200m로 부산 사하구 하단동과 강서구 명지동을 연결하고 있다. 배수문 10개가 설치돼 있는 하단동과 을숙도 사이 약 500m 구간과 을숙도를 가르는 1400m가량의 도로 구간, 을숙도와 강서구 명지동 사이 소규모 수문을 갖춘 단순 제방 305m 구간으로 구성돼 있다.
수자원공사의 배수문 증설 계획은 이 중 을숙도 서측인 단순제방 305m 구간을 대상으로 하는 셈이다. 한국수자원공사측은 "상류에서 내려오는 강물이 을숙도를 가운데 두고 한 줄기는 기존 배수문 쪽으로 또 다른 한 줄기는 단순 제방 쪽으로 흐른다"면서 "기존 배수문 쪽의 수량은 현재 설치된 배수문으로 통제가 가능하지만 단순 제방 쪽으로 오는 수량은 배수문이 부족해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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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숙도와 강서구 명지동 사이 제방에 새로 조성되는 낙동강 하구둑 제2배수문 조감도.
5개의 수문과 함께 물고기가 오갈 수 있는 갑문식 어도와 생태공원이 조성될 예 정이다.
1981년 초당 1만8300㎥였던 낙동강하구의 법정계획홍수량이 올해 2만2300㎥로 증가한 것에 대비, 단순 제방에 배수문을 5개 더 만들면 수위를 낮출 수 있고 홍수의 위험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 제2배수문은 세계 최대 규모인 너비 95m, 높이 8.5m의 주(主)수문을 포함해 유압식 개폐장치를 갖춰 낙동강 하구 수위를 1.12m가량 낮추면서 물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해 부근 수질 개선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수자원공사측은 보고 있다.
수자원공사측은 또 제2배수문은 천연기념물 205호인 노랑부리저어새를 형상화해 만들고, 배수문 서쪽 끝에 세워지는 전망타워는 을숙도에서 자생하는 가시연꽃을, 수문은 상류를 거슬러 오르는 은어 등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또 숭어, 웅어 등 크기가 큰 회유성 어종들이 수문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길이 91m, 너비 9m에 달하는 계단식 어도를, 치어와 실뱀장어 등 작은 어종을 위한 길이 72m,
너비 15m의 갑문식 어도를 각각 설치한다.
계단식 어도에는 물고기들이 거슬러 올라가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어도관찰창이 마련된다. 전망타워 옆에는 갈대군락과 버드나무 군락복원지, 초지복원지 등을 갖춘 철새테마공원을 비롯해 명지나루 조망쉼터, 자전거도로 등을 갖춘 대규모 친환경 생태공원도 조성한다는 것이 수자원공사측의 계획이다. 하구둑 증설 공사는 2012년 말 완공 예정이다.
이영주 한국수자원공사 부산권관리단장은 "제2배수문 공사를 위해 조만간 기존 하구둑에서 낙동강 상류 방향으로 가물막이 설치 공사를 시작할 것"이라며 "제2배수문은 수량 관리는 물론, 부산과 낙동강을 대표하는 상징적이고도 아름다운 시설물로 탄생하게 돼 지역의 새로운 명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운하반대 낙동강지키기 부산시민운동본부는 "기존에 배수문이 설치된 하구둑 구간의 수질 악화와 생태계 교란으로 하구둑의 개방이 공론화되는 시점에 추가 건설은 어불성설"이라며 "치수효과도 미미한 데다 하구둑 공사로 인한 환경 파괴에 대한 영향평가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증설을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