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에 떡갈비요리가 많지만 담양 덕인관의 떡갈비는 차원이 다르다. 떡갈비 1인분을 시키면 어른 손바닥 만한 떡갈비 세 덩어리가 나온다. 가운데 갈비뼈가 보이고 둥글 넙적하게 살점이 붙어있다. 한입 베어 물면 한참을 곱씹어야 하는데 이때 갈빗살과 양념이 배인 육즙이 잘 어우러지는 맛이 일품이다. 그냥 다짐육이 아니라 갈비뼈에 붙은 살을 발라서 50~60번 이상 잔칼질을 해서 다시 붙이는 식으로 조선 말기 요리서인 『시의전서』에 나오는 ‘가리구이’ 조리법을 연구해서 찾아낸 방법이라 한다. 1963년부터 50년 넘게 떡갈비 명가로 자리매김해서 ‘남도음식 명가’ ‘착한식당’ 등 명예로운 이름도 얻었다. 2005년에 담양 읍내에서 죽향대로로 이전해 넓고 쾌적한 건물에서 덕인관 떡갈비의 맛을 이어오고 있다.
담양의 자랑거리인 죽녹원과 관방제림 초입, 담양천을 따라 100여m 남짓하게 국숫집들이 즐비한 국수거리가 있다. 그중 첫 집이 진우네집국수다. 관방제림의 굵직한 가로수 아래 야외 테이블에 자리 잡고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먹는 국수는 별미다. 상호를 보면 알 수 있듯 멸치 육수 내서 후루룩 말아 먹는 집국수로 시작했는데, 어느새 이 자리에서 50년이 넘었다. 중면을 삶아 잘 우려낸 멸치 육수와 양념장을 얹어서 낸다. 단무지무침, 콩나물무침, 묵은지만 밑반찬으로 나오는데도 그리 아쉽지 않다. 콩나물 육수 끓일 때 함께 넣어 삶은 달걀은 일반 삶은 달걀과 달리 구수한 맛이 나서 절로 인기 상품이 되었다.
-주소 : 전남 담양군 담양읍 객사3길 32
-영업시간 : 매일 오전 9시~오후 8시
-주요 메뉴 : 멸치국물국수 4000원, 비빔국수 5000원, 삶은 달걀(2개) 1000원
국수의 3대천왕, 옛날진미국수
담양의 죽물시장이 열릴 때 인근 상인들의 한 끼를 해결 해주는 동네 국숫집이었다. 그러다 ‘백종원의 3대천왕’ 프로그램에서 전라도 유명 맛집 중 백종원 대표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국수로 천왕 자리를 거머쥐고 전국구 맛집이 된 옛날진미국수. 손님들은 저마다 굵직한 나무들 옆 야외 테이블에 앉아 멸치국물국수를 기다린다.
국수만큼 푸짐한 양의 오동통한 콩나물이 들어간 멸치국물국수와 푹 삭힌 열무 넣고 전라도 특산 고추장으로 비벼 낸 열무비빔국수. 열무비빔국수에는 멸치 장국이 따라 나오니 어느 것을 시켜도 아쉽지 않다. 이집의 별미는 파전. 바삭한 반죽에 파와 당근 등 야채와 오징어가 푸짐하게 들어가 양념장 찍어 동동주 한 잔과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다.
-주소 : 전남 담양군 담양읍 객사3길 26
-영업시간 : 오전 10시 30분~오후 7시
-주요 메뉴 : 멸치국물국수 4000원, 열무비빔국수 5000원, 파전 8000원
담양 대표 디저트 카페, 담양제과
담양에 가면 들르려고 SNS에서 ‘담양카페’를 검색하자 초록 대통에 초록 꽃잎이 떠 있는 사진이 한가득이다. 무슨 음식인가 들어가 보니 담양제과에서 만드는 ‘대나무케이크’라 했다. 담양에 도착해서 찾아가 보니 테이블 두 개의 작은 찻집이다. ‘담양에서 나고 자란 대나무, 댓잎, 죽순 및 곡류 등을 이용해 담양에서만 먹을 수 있는 빵과 음료를 제작하는 작은 시골 제과점’이라고 겸손하게 소개하지만 대나무케이크에 숟가락을 넣어 보니 댓잎과 에스프레소에 적신 티라미수 시트에서 내공이 느껴진다. 이 케이크 하나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수상, 한국관광공사 인증 ‘한국관광명품’ 인증을 얻어낼 만큼 예쁘고 맛있다. 댓잎 추출물을 넣어 만든 대나무우유도 인기 상품이다.
송강 정철이 조정에서 물러나 하향하여 머물렀다는 송강정을 찾아가다 보니 길가에 동화 속 오두막 같은 작은 집이 눈에 띈다. 쌍교다방이라는 간판을 보고 가까이 가니 요즘 빈티지 트렌드에 맞게 예쁘게 꾸며 놓았다. 뒤에는 영산강의 지류가 흐르고 있어 둑방길을 야외 테이블로 사용한다. 예전에 근처에 다리 두 개 즉, ‘쌍교’가 있어서 이 동네 지명이 쌍교라고. 프림 대신 우유를 넣은 쌍교다방커피, 헤이즐넛 원두에 설탕을 넣은 달달구리커피, 안동 생마와 바나나 그리고 꿀을 넣은 쌍교마차, 물 한 방울 타지 않고 와우리 생딸기로만 만든 리얼생딸기주스 등 개성 있는 음료 메뉴를 선보인다.
곡창 지대인 호남의 중소 도시에는 곡물 창고로 쓰던 큼지막한 건물이 곳곳에 있다. 시대가 바뀌어 그 소명을 다한 창고를 전시장이나 카페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서플라이도 그런 사례다. 곡물 창고로 쓰던 층고 높은 벽돌 건물 안쪽에 샹들리에를 달고, 긴 나무 테이블을 중앙에 여러 개 배치해 공간을 여유 있게 사용했다. 곳곳에 초록 관엽 식물과 네온 장식을 넣어 젊은 세대가 좋아하게 꾸몄다. 커피 역시 에스프레소 커피는 기본이고 오랫동안 내린 더치 커피를 선보인다. 다쿠아즈와 마들렌 등 고급 양과를 함께 먹을 수 있어 2016년에 오픈하고 바로 담양의 핫스폿이 되었다. 2017년에 광주 동명동과 상무지구에도 분점을 냈다.
-주소 : 전남 담양군 담양읍 객사2길 14
-영업시간 : 오전 11시~오후 10시
-주요 메뉴 : 더치 아메리카노 4900원, 더치 라테 5900원, 다쿠아즈 3400원
명옥헌 앞 야외 카페, 오팔
네모난 연못 안에 떠 있는 동그란 섬, 그리고 붉은 꽃으로 뒤덮인 배롱나무 사진으로 유명한 담양 명옥헌. 배롱나무 꽃이 피는 한여름이면 동네 초입부터 관광객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주민들이 사는 곳이라 명옥헌을 찾은 관광객들은 동네 안으로 차를 갖고 갈 수가 없어 초입의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그 주차장 바로 앞에 ‘오팔’ 카페가 있다. 너른 마당은 잘 손질된 잔디밭이고, 2층짜리 세련된 건물에 야외 테이블이 많아 누구라도 쉬어 가고 싶은 곳이다.
외국에서 오랫동안 전문 바텐더로 일하다가 고향에 돌아와 세련된 공간을 만든 주인장은 이제 현란한 칵테일 믹솔로지는 숨기고, 솜씨 좋게 에스프레소 머신을 다룬다. 블랙 앤 화이트 그리고 민트 색의 야외용 스트링 체어에 앉으면 담양을 감싸 안은 나지막한 능선을 넘어온 초록 바람의 시원함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