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나부끼는 잎사귀 철따라 피는 예쁜 꽃 나무가지에 앉아 지저귀는 새 푸른 하늘이 정겹다
마실길 걷다 보면 저절로 떠오르는 걸음에 푸른푸릇 솟아오는 즐거움 하늘 향해 감사 기도 올린다
사람은 사회성 동물이다. 친족을 빼고 이웃이나 동료 친구가 없다면 사는 게 아니다. 가족들도 지루할 때가 있으며 집안에 혼자 있을 때는 누구라도 말 상대가 있어야 한다. 결코 혼자서는 살 수가 없는 동물이 사람이다. 협력하지 않으면 삶이 없고 말을 나눌 상대가 없다면 주어진 삶을 다하지 못한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은 그것을 절실히 말해준다. 멀리 있는 친척이나 떨어진 가족보다 이웃이 가깝고 정이 간다. 예로부터 이웃을 모르면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다. 한데 현대는 바로 옆집도 모르고 오다가다 만나도 인사를 나누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우연한 다툼에 한참 싸우다가 경찰서에 가서 주민등록증을 확인하고 이웃인줄 알았다는 이야기는 우스개 소리가 아닌 현실이다. 마실은 이웃이나 가까운 동네에 잠깐 다녀오는 나들이다. 특히 노인들은 가족들이 나간 틈에 쓸쓸하여 손주를 대리고 가던가 아니면 혼자 이웃 나들이를 한다. 삶의 활력소를 찾는 것이다. 한데 그런 풍경이 사라졌다. 아파트에 갇혀 끙끙대며 살다가 무슨 사고가 발생하여도 혼자 당한다. 지순 시인은 그것이 안타깝다. 옛날의 추억이 생생한데 아무데도 갈 곳이 없으며 마땅하게 말을 나눈 친구가 없는 것이다. 마실을 다니던 할머니와 어머니를 따라 잠깐씩 들린 이웃의 풍경은 늘 새로웠고 삶의 방향이 되었는데 주거환경이 바뀌면서부터 마실길은 사라지고 거리는 위험하다. 그러나 플라타너스 기로수길을 따라 옛날의 향취를 향해 걷는다. 새로운 기분이다.푸른잎은 살랑이고 새들은 지저귀고 높은 하늘이 정겹다. 고향의 풍경이다. 저절로 떠오르는 가벼운 걸음은 즐거움이 넘치고 푸르게 솟아나는 활력은 늙음을 잊는다. 그러나 한 순간도 놓치지 않은 믿음은 그 속에서도 은혜를 보답하려는 자세를 갖는 천상 시인이다.[이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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