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뽀개기-NCS,공기업,인턴,취업,공모전,대학생,토익,이력서

요즘 법조계 현실에 대해 말이 많은데요. 주제 넘지만 한번 최대한 객관적으로 개관해보겠습니다. 후배들이 하도 로스쿨 가지고 아웅다웅하는 것 같아서 약간의 가이드가 될 수만 있으면 다행이겠다 싶어서 휴일에 시간 좀 내서 키보드 좀 두들겨 보겠습니다.    먼저 로스쿨 나와서 변호사 했을 때 밥그릇 수준을 한번 가늠해보죠. 법무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0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변호사업계 총매출액이 1조6000억원 정도입니다. 올해 같은 경우에 이보다 좀 더 늘었다고 하더라도 큰 차이는 안 나죠. 대략 올해 1조8000억원 정도라 칩시다. 전국에 등록한 변호사가 1만1000명 안팎이 되고 휴업, 휴직, 기업체 근무 등을 빼고 실제로 영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 1만명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1인당 평균 매출액이 1억8000만원이 되겠네요.    그런데 평균이 이렇다는 거구요. 평균의 허울을 까발려봅시다. 이런 평균치는 일단 개인 매출이 30억~100억원 정도 되는 고위직 전관 출신 수퍼변호사 수백명과 매출 수천만원에 불과한 무명 변호사 수천명을 한꺼번에 계산한 결과죠. 김앤장의 김영무 변호사 한 사람만 봤을 때 작년 매출이 건강보험료 납입액을 기준으로 보면 540억원입니다. 그러니까 연수원 막 수료한 사람이 평균매출 1억8000만원 올릴 수 있겠다고 꿈꾸는 건 어림도 없는 얘기겠죠?    더구나 이건 매출액이라는 거고 사무실 유지비와 직원 인건비를 빼면 1인당 평균 수입은 더더욱 내려갑니다. 전관 출신 대형 로펌의 수퍼변호사가 혼자 수십억원 버는 거랑 평균 낸 게 1인당 1억8000만원이니까 연수원 수료하고 막 변호사 사무실을 차렸을 때 연간 매출액은 많이 잡아도 그 3분의1인 6000만원 정도입니다. 이 돈 벌어서 사무실 임대료 내고 직원 월급주고 세금 내고 생계를 유지하는게 가능할까요? 순수입은 편의점 알바 정도 될 겁니다. 그러니까 막변들이 개업을 못하고 어디든 취업하려고 애쓰는 거죠. 리스크 줄인답시고 막변들 여럿이 한꺼번에 개업한 경우도 있었는데요. 대부분 망했죠.    그런데 언제까지나 이건 로스쿨 졸업자가 없는 지금의 현실이라는 겁니다. 앞으로 고려해야 할 건 이 정도가 아닙니다.    첫째, 변호사간에 경쟁이 치열해지면 시장규모가 늘어날 여지가 있긴 하겠지만 법률시장 개방으로 외국로펌이 들어와서 시장의 일부를 차지할 겁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시장규모가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적지 않은 거죠.    둘째, 변리사, 법무사와의 밥그릇 싸움도 이겨내야 합니다. 이게 만만치 않아요. 벌써 2000만원 이하의 소액사건을 법무사들이 맡게 해달라는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습니다.    셋째로 앞으로의 변호사 숫자 변화도 역시 중요하게 고려해봐야겠죠. 등록 변호사가 1만1000명인데 5000명 넘길 때가 불과 7년전인 2002년입니다. 몇년사이의 변화가 장난이 아닌 겁니다. 그런데 앞으로의 변화는 더 현란합니다. 2012년부터 로스쿨 졸업자가 2000명이 나와서 그중 4분의3 정도가 변호사로 배출된다고 하면 연수원 출신까지 합쳐서 매년 2000명 이상의 변호사가 배출된다는 건데요. 2000명이란 게 지금 전체 변호사 숫자의 5분의1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숫자입니다. 이 숫자가 한 해에 새로 시장에 진입한다는 겁니다. 단지 로스쿨 하니까 변호사 더 많이 나온다는 정도가 아닌겁니다.    로스쿨을 지원할 때 그래도 변호사 자격증 있으면 전문직이니까 대기업 다니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겠죠. 그런데 과연 그렇게 될 지는 계산 잘해봐야합니다. 3년간 돈을 안 벌고 그 대신 벌 수 있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학비, 생활비로 쓰고 변호사가 됐을 때 얼마를 벌 수 있는지 잘 생각해 보세요.    또 변호사 자격증 있으면 나이 들어서도 전문직이니까 먹고 살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 있을 수 있죠. 하지만 그것도 실제로는 안 맞을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나이들어서 예우받고 돈 벌 수 있는 변호사는 법원, 검찰의 고위직 출신 전관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변호사만 쭉 해온 나이든 변호사는 정력적으로 뛰는 젊은 변호사한테 일감 뺏길 수 밖에 없구요. 별다른 경력 없는 늙은이 변호사는 손님들이 기피하지 않을까요? 전관이 아니면 나이들었다고 해서 고객 입장에서는 더 얻을 수 있는 게 없어요. 그것도 생각 좀 해볼 필요가 있죠.    부정적으로만 쓴 것 같은데요. 법조인이라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인정받고 있어요. 어딜가도 법조계만한 엘리트집단 찾기 어렵습니다. 가능성도 무궁무진하긴 합니다. 변호사 자격증을 바탕으로 이것 저것 남들이 가지 않았던 길도 개척할 수는 있겠죠. 또 변호사보다 더 좋은 직업이 있냐고 물었을 때 나올 만한 게 별로 없기도 하죠. 하지만 위에 제가 분석한 현실은 외면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럼 지금의 취업 현황을 보죠. 연수원 500등 이하는 취직도 안된다 그러는데요. 제가 본 걸 바탕으로 한번 알려보죠.    일단 연수원생 1000명 중에 판사는 130~140등 정도에서 커트라인이 형성됩니다. 검사는 300등 정도입니다. 군대 가기 전에 시험에 일찍 붙은 남자의 경우 군 법무관을 다녀오면 이보다 낮은 성적으로도 임관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판검사 간의 우열은 뚜렷하기 때문에 성적 순으로 판사가 거의 끝나야 검사가 시작됩니다. 판검사 임용권인데도 로펌을 택하는 경우는 연봉이 적지 않습니다. 대체로 화우, 율촌 이상만 해도 판사 임용권의 성적 우수자가 들어가면 세후 1억2000 정도는 받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 그리 많지 않습니다. 또 이렇게 연수원에서 모셔갈 정도는 연고대 이하 학벌로는 버겁습니다.    여하튼 700명은 스스로 취직해야 합니다.   갈 수 있는 데는 많지는 않습니다. 연수원 막 수료한 흔히들 말하는 막변들이 필요한 곳이 그리 많다고 볼 수 없죠. 하지만 실제로 취업이 안되는 건 아니고 시간이 좀 걸려서 그렇지 어디든 취업은 합니다. 하지만 갈수록 그 퀄리티가 떨어지고 그냥 학사 졸업하고 대기업 간 사람과의 격차가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올해 헌재에서 일반 사무직원을 뽑는데 서울대 출신의 연수원 수료자가 합격했습니다. 옛날에는 30대 중반에 시험 붙는 바람에 갈 데가 마땅치 않은 사람들이 (대학 졸업한 지 8년만에 사시 붙은 강희락 현 경찰청장 같은 사람들) 어쩔 수 없이 가던 사시출신 경찰 특채가 경쟁률이 10대1을 넘어설 정도입니다.    대기업에서 법무팀에 변호사들 데려가지만 연수원을 막 수료한 사람에 대해서는 진짜로 대리 정도로 데려가고 대우가 그다지 좋지도 않습니다. 경험 없는 사람 실무에 별로 쓸모 없죠. 그래도 영업 안해도 되고 조직이 받쳐준다는 이유로 연수원생들끼리의 경쟁률이 적지 않습니다.    여차저차 개인변호사 사무실이나 소형 로펌에 월급변호사로 취업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죠. 이 경우 대체적으로 연수원 수료 후 5~7년 지난 사람이 세후 월급으로 500~700만원 정도 받는 게 보통입니다. 그런데 연수원 수료 후 6년쯤 지난 사람이라면 나이가 남자 기준으로 30대 후반입니다. 그러면 그 나이에 대기업에서는 과장 정도되는데 일단 월급에서 별 차이가 없게 됩니다.    이 시점에서 비교해보면요.    대기업 과장-조직이 받쳐준다. 월급 외에 복리후생이 상당히 있다. 부장 이상 승진하면 저 상태의 변호사보다는 돈 더 번다(이상 장점) 승진이 말처럼 쉽지 않다. 전문직이 아니다. 짤리면 갈 데가 마땅치 않다(이상 단점)    소형 로펌 또는 새끼변호사-그래도 법조인이라는 점에서 남들이 인정해준다. 계속 이 정도 수입은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이상 장점) 복리후생이나 퇴직금 없다. 조직이 받쳐주는 뒷심이나 자부심 이런 거 없다. 누적해서 번 돈이 대기업 과장보다 더 적고 쏟아부은 시간과 돈은 더 많다(이상 단점)    누가 앞으로 더 나을지는 모르게 됩니다. 순전히 케이스 바이 케이스가 되는 거죠. 어쨌든 향후 임원 승진만 한다면 대기업 과장의 완승이 되는 거구요. 부장까지 갔다가 작은 기업으로 옮기는 경우에도 크게 밑진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밖에도 법조계가 어렵다는 걸 말해주는 지표는 많습니다.    신영철 대법관 사태에서 평판사들이 판사회의 열면서 강경대응하는 이유가 뭘까요? 신 대법관의 행동은 예전 법원장들에 비하면 양반이고 기실 별 것도 아니죠. 그런데도 판사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근본적인 이유는 어떻게든 판사들이 법원 안에서 버텨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기 때문에 재판압력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겁니다.    즉, 예전에는 법복 벗으면 밖에 돈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내부가 좀 아니꼽게 돌아가면 “* *같네 나는 나가서 돈이나 벌란다”라면서 술술 사표 썼는데 이제는 그렇게 간뎅이 부은 짓을 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어떻게든 남아 있어야 하다 보니 내부 불합리에 목소리가 커진 거죠.    변호사가 싸구려가 되가면서 판검사가 갑으로서 누리는 영예는 상대적으로 다소 올라가고 있습니다. 당장에 연수원 수료자를 임용권이냐 아니냐로 보고 결혼시장에서도 값어치가 꽤 달라지죠.    그리고 판검사들이 일반인들이 아는 것보다 월급을 꽤 많이 받습니다. 연정공에도 올라왔지만 판검사는 3급 공무원 월급을 받고 시작합니다. 행시 합격한 사무관보다 월급 봉투가 두툼합니다. 검사장 또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을 목전에 둔 연수원 17기 기준으로 원천소득영수증상의 1년 급여가 1억원 넘습니다. 수당도 있고, 또 카드도 적당히 쓸 수 있게 나옵니다.    판검사가 연봉이 많을까요? 교수가 많을까요? 당연 전자입니다. 부장판검사하다 로스쿨 교수로 옮긴 사람들 연봉 다 깍입니다(물론 교수는 다른 외부 활동으로 부수입 얻을 수 있죠). 생각보다 판검사들 따뜻하게 삽니다. 판검사하면 돈은 적어도 명예로 살고 변호사하면 명예는 떨어지고 갑에서 을로 추락하지만 돈은 많이 번다는 공식에 상당한 변화가 있습니다.    변호사업계가 얼마나 추운지 몇가지 예를 들어보죠. 일단 로스쿨 교수로 가는 거를 보면요. 다들 부장급이 가니까 이런 사람들은 변호사를 하면 돈은 더 쥘 수 있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사건 끌어오려고 개고생하고 후배 법관들한테 고개 숙이고 다니면서 비굴하게 몇 푼 더 버느니 판검사할 때보다 연봉 적어도 로스쿨 교수가 낫겠다고들 판단하는 겁니다. 물론 교수를 많이 우대해주는 사회 분위기도 한몫하겠죠.    지금 인하대 로스쿨의 권성 원장의 경우 경기고-서울법대 나와서 법원장과 헌재 재판관 한 사람입니다. 충남대 로스쿨 서영제 원장의 경우 서울지검장-대전고검장한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대형 로펌에 파트너급 할 수도 있지만 연봉 채 2억도 안되는 직업을 갖고 있죠. 이 양반들이 고위직 전관(두 사람은 판검사 중 상위 1% 안에 들만큼 성공한 케이스죠)이라는 이유로 변호사해서 쉽게 떼돈 번다면 굳이 지방대 로스쿨을 가지 않겠죠. 이런 초고스펙 전관들이 명문대도 아니고 지방대를 택할 정도라는 건 그만큼 변호사업계가 힘들다는 걸 보여주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 있습니다.    검찰의 경우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천성관 검찰총장 지명자보다 선배들도 여럿입니다. 천성관이 연수원 12기인데 8기도 아직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왜냐구요? 검사들은 차장검사에서 제때 검사장 승진을 못하면 고검 검사로 근무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옷을 다 벗었죠. 동기들한테 밀리면 치욕을 못 견디고 돈 벌러 나갑니다. 하지만 요새는 그런 경향이 확 줄었습니다. 고검 검사로 스테이하면 연차가 있어 1급 공무원 대우를 받은 지 10년 가까이 되기 때문에 월급과 수당 그리고 적당히 쓸 수 있는 카드값까지 세후로 월 1000만원이 약간 넘어요.    그러니까 조직에서 인정받지 못했다는 치욕을 자존심 센 검사들이 이겨내고 쪽팔리지만 계속 근무합니다. 돈 앞에서는 장사가 없어요. * 승진도 안되고 *같네 하면서 밖에 나가서 비굴하게 후배 검사들한테 샤바샤바하고 사건 주우러 다녀도 순수입이 고검 검사하는 것보다 2배 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면 업무 널널하고 연금까지 생각해보면 쪽팔려도 고검에 남는 게 낫지라는 생각 안할 수 없습니다.    법원의 경우 사시합격자 첫 300명 시대인 연수원 13기 이하부터 고등법원 부장(차관 대우) 승진을 두고 엄청난 암투가 벌어집니다. 예전에 적게 뽑을 때는 대부분 승진했지만 이제는 그게 안됩니다. 우리 사법제도상 마지막 사실심인 2심이 형량을 결정하기 때문에 고법 부장에 올라서느냐 안되느냐는 나중에 변호사해서도 수입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죠. 예전에는 “* 나는 그런 데 목매달지 않는다”면서 박차고 나오기도 했지만 요새는 안 그래요. 고법 부장이 다들 법관들의 순수한 꿈이기도 하지만 밖에 나갔을 때 수입을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에 치열하게 경쟁합니다.    변호사는 을 중의 을입니다. 법조계 사람들 모이면 말석에 앉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서 그걸 벌충해왔는데 이제 그게 어렵다는 겁니다. 막변들 취업 안되니까 시민단체 찾아가서 무료변론하겠다느니 어쩌니 그러는데 그런 사람도 하도 많아서 수용이 안되고 있어요.    이런 게 모두 지금의 현실이구요. 3년이 지나면 지금 변호사 전체 숫자의 5분의1 정도가 매년 새로 시장에 진입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판단은 자기가 할 수 밖에 없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