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진 “또 엄마 역할이라 긴 시간 필요했지만, 배우로서 놓치고 싶지 않았다”
- <심장이 뛴다> 언론시사회... 박해일 “다른 여배우와는 다른 독특한 에너지와 기운 느껴”
배우 김윤진이 연달아 엄마 역할을 맡은 이유에 대해 밝혔다.
김윤진은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심장이 뛴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참석해 “특별히 대본을 볼 때마다 또 엄마 역할 해야지, 떠 모성애를 표현해야지 생각을 하고 출연을 결정하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김윤진은 “대본을 봤을 때 잘 빠진 대본이었고, 한국영화에서 보통 투톱 배우가 나오면 남자 대 남자 대결을 그린 영화가 많은데 이번 작품은 투톱이 남녀라는 장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윤진은 이어 “스토리나 외형만 보면 또 모성애를 가진 엄마 역할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연희라는 캐릭터는 지금까지 연기했던 역할에 비해서 여성스럽게 연약하고 굉장히 복잡다단한 캐릭터였다. 그런 부분이 배우로서 매력적이었고 욕심이 났다”며 “사실 또 엄마 역할이라 주춤하고 좀 더 긴 시간이 필요했던 게 사실이지만 배우로서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윤진은 극중 딸의 심장이 언제 멈출지 모른다는 진단을 받자 어떻게든 딸을 살리기 위해 응급실에 실려 온 뇌사 직전의 환자의 심장을 이식하려는 영어 유치원 원장 연희 역을 맡아 뒤늦게 불쌍하게 살아온 엄마의 삶을 알고 엄마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밑바닥 인생 휘도 역의 박해일과 연기 대결을 펼쳤다.
김윤진은 “편안한 상황에 있다가 조금씩 변하는 캐릭터가 아니라서 감정선 굴곡이나 표현하기가 지금까지 연기했던 캐릭터 중에 까다로운 캐릭터였다”면서 “영화를 보면서도 선택을 잘 했는지 판단이 안 설 정도로 아직도 고민 되는 캐릭터였다”고 토로했다.
김윤진은 이어 “육체적으로 괴로운 것보다 처음부터 감정 표현을 많이 해야 되는 캐릭터이고 감정 곡선이 뚜렷하지 않는 캐릭터라서 현장에서 어디까지 보여줘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현실적으로 보자면 매 장면마다 울어야 되는 상황에 처해있는데 영화 안에서 그렇게 연기하면 보는 관객이 지칠까봐 그런 고민이 많았다. 육체적인 힘든 것보다 배우로서 좀 더 디테일하고 잘 표현하기 위해서 정신적인 고통이 더 컸다”고 덧붙였다.
김윤진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박해일에 대해 “남자 주인공하고 이렇게 호흡이 짧은 영화는 처음이었다. ‘박해일이 이런 배우구나’ 느낄 만하니까 영화 촬영이 끝나더라. 그게 아쉬웠다”면서 “잠깐이라도 본 박해일은 감정 표현을 하는 장면에서는 몰입을 한 상태를 하루 종일 유지를 하더라. 그게 생각보다 어렵고 굉장히 집요한 것인데 그 모습을 보면서 ‘박해일은 호락호락하게 대충 연기를 하는 배우가 아니구나’ 생각이 들었다. 나이도 어리고 후배지만 나 자신을 잠깐이라도 돌아보게 하는 경험이었다”고 칭찬했다.
이에 박해일은 “김윤진 선배의 캐스팅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다”며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같이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빨리 하게 될 줄 몰랐다. 그런 희열감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촬영 현장에서 처음 만나는데 가만히 걸어오는데도 에너지가 넘치더라”고 말했다.
박해일은 특히 “6년 반이라는 긴 시간 동안 미국 드라마를 했다는 것을 듣고 그 경험치가 너무 궁금했고 전세계 시청자와 나눴던 경험들이 3개월 반이라는 짧은 촬영 기간에 어떻게 발휘되나 궁금했다”며 “다른 여배우와는 사뭇 독특한 새로운 에너지와 연기적 기운을 느꼈다. 효율적으로 촬영장을 이끌어가는 것도 후배로서 새로운 지점이었고 보고 느낀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영화 <심장이 뛴다>는 심장병을 앓고 있는 딸에게 이식할 심장을 애타께 찾던 엄마 연희(김윤진)가 우연히 딸과 같은 혈액형을 가진 뇌사상태의 환자가 응급실로 실려 오는 것을 목격하고선 환자의 보호자에게 거액을 주고 기적처럼 동의를 받아내고 심장을 이식하려는데 갑자기 친아들인 양아치 휘도(박해일)가 나타나 아직 살아있다며 엄마를 이송 중이던 앰뷸런스를 탈취해 도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태가 악화된 딸을 살리려는 엄마와 뒤늦게 자신을 떠났던 엄마의 그간 사정을 알게 되면서 혼수상태에 빠진 엄마를 목숨 걸고 지키고 살리려는 아들의 절박하고 안타까운 대결을 그렸다. 영화는 단순한 선악의 대결구도가 아닌, 평범한 두 사람이 각자 자기 가족의 목숨이 걸려있는 위태롭고 절박한 상황을 맞으면서 어쩔 수 없이 맞서게 되는 절박하고 안타까운 상황과 그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변해 가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절박한 상황에서 행해진 그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과연 일반적인 선과 악의 잣대로 평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에 던진다. 혼수상태의 남자의 엄마 앞에서 심정을 토로하는 김윤진의 절절한 눈물 연기와 엄마를 구하기 위해 피투성이 달리는 박해일의 오열은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하지만 영화는 예상할 수 있는 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이야기와 전개로 인해 제목처럼 심장을 뛰게 하거나 가슴을 울리지는 못한다. 두 인물의 갈등이나 대결 역시 치열하게 전개되질 못해 극적 긴장감도 현저히 떨어진다.
★ 출처 코리아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