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 / 중국고대철학 / 철학과 / 2019101252 / 최어진

[최어진]

중국 고대 사회와 오늘날의 한국 사회 

 중국 고대 철학을 배우고는 있지만 사실 중국 고대 사회가 어땠는지에 대해서는 잘 감이 오지 않았다. 뭔가 알고 있는데 알고 있지 않은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인지 중국에 대한 역사나 문화에 대한 배경 지식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서는 그러한 과정이 꼭 필요하겠구나 하고 느꼈다. 동양 철학에 대해서 배우면서 앞에서도 말했던 알지만 알고 있는 것 같지 않은 느낌을 꽤 자주 느끼는 것 같다. 분명 우리에게 뭔가 익숙하고 친숙하지만 그것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기 위해 열어보면 이게 뭐지 싶은 것이다. 그래서 친숙하기에 만나면 반갑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애매함과 헷갈림이 조금은 혼란스럽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렇기에 그런 간격에서 주는 낯섦이 때로는 더 잘 다가오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익숙함과 낯섦 사이 다시 한번 사물과 현상, 그리고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이 철학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장점 중에 하나일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역시 중국 고대 사회와 오늘날 한국 사회는 ‘다르다’라는 것을 느꼈다. 어떤 점에서 그것이 확 와닿았냐면 너무나 단순한 것이지만 고대의 사람들은 논어의 편과 장을 특별한 주제로 구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제목도 가장 먼저 나오는 장에서 글자를 따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당시에 그들에게 있어 편집 과정에서의 그러한 구분이라는 사고 자체가 발달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우리와는 그런 것부터 차이가 날 수 있구나 하고 놀라게 되었다. 그만큼 우리는 이미 고도로 발전된 사회에서 복잡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이미 너무 익숙해서 교과서에서나 누구나 우리 사회가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 사회라고는 말했지만 새삼 그 말이 참 새롭고 낯설게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왜 그것을 논어를 읽으면서는 그렇게 많이 느끼지 못했을까를 생각하니 어쩐지 더 신기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만큼 논어에 나오는 그 구절들이 지금의 우리에게도 많이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었다는 사실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오랜 시간도 전에 만들어진 내용이 어떻게 지금까지 우리에게 의미가 있으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가라는 궁금증도 함께 들었다. 과연 그럴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다. 결국, 그들과 똑같은 우리가 모두 인간이라는 같은 존재(종)라는 이유 때문만일지, 아니면 그것을 넘어서는 무엇이 있는 것일지 하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이는 나아가 모든 인류를 묶어주는 공통적인 무언가, ‘인간다움’이라든지, ‘보편적임’이라든지, 그러한 것들의 근원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두 번째로 든 느낀 점은 이것 또한,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옛날의 사회는 훨씬 단순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사회 구조뿐만 아니라 사람의 사고 구조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정보량이 많지 않은 사회였으며 그러한 정보를 독점한 소수의 엘리트 위주로 돌아가는 사회였던 것이다. 거기에서 오는 불합리함과 한계가 매우 뚜렷한 사회였다. 그전에는 당연히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익숙한) 인물로서 그런 겉으로 이미 다 드러나 있는 너무 확실하고 뚜렷한 불합리함과 한계에 더 집중하여 생각하였던 것 같다.

 하지만 수업을 들어가면서 옛날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비교하여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사회에서 그렇게 모두가 원하고 인정하는 ‘의사’라는 직업을 생각하여 볼 때, (물론 이는 매우 단순한 접근이겠지만) 지금은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우리나라 안에 단 몇 퍼센트라는 순위에 들어 이를 쟁취해야만 그러한 ‘자격이’ 주어진다. 그러한 과정에서 학교의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무수히 많이 과목들에 대한 소양을 모두 거의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않으면 안된다. 하지만 옛날의 의사라는 직업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저 몸에 대한 지식만을 탐구하며 이를 공부하고 원한 사람들이 의사가 되었을 것이다. 단순히 그들은 그들이 원하는 또는 필요로 하는 지식을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익혔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생각이 든 것이다.

 무엇이 더 낫다고 할 수는 절대 없겠지만 결국,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시스템이’ 우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단지 이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거기에 맞춰서 익숙해지고 맞춰가고 있을 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세상이 복잡해져서 사람들의 생각도 복잡해진 걸까, 아니면 사람들의 생각이 복잡해져서 사회는 더욱 복잡해지는 걸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어떤 길을 선택해야만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한 의미에서 고전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사회는 분명 어떠한 면에서 명확히 불합리한 사회였지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 사회도 겉으로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현대 사회는 우리에게 단순함을 빼앗고 끝없는 경쟁과 결코 온전히 만족될 수 없는 허무 속에 우리를 던져놓고 이미 정해놓은 그러한 ‘시스템’ 안에 갇혀 우리가 삶을 결코 벗어날 수 없는 마치 쳇바퀴를 도는 것과 같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되었다. 당장 내 삶만 봐도 늘 눈앞에 주어진 것만을 먼저 다 해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뒤를 돌아보면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음을 아는 것처럼 말이다. 당연함과 일상을 한 꺼풀 벗겨내면 보이는 세상과 나 자신은 또 다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호밀밭파수꾼™]

전국시대만 하더라도 우리와는 상당히 동떨어진 시대라서 우리가 그 시대를 명확하게 알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 시대의 사람이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알 수도 없을 뿐더러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시대에도 지금도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는 원칙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엇이 인간답게 사는 것이냐에 대해서는 시대마다, 사람들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이 다르다라고 하는 것때문에 보편적인 것이 있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고쳐야 하느냐는 질문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내용이 조금씩 다를 뿐이지 결국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동일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대동이라고 말합니다. 시스템은 고정 불변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시대마다 사람마다 보충되어 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